재능기부
[Cover story] 헐크 이만수가 요즘 행복한 이유①

2014년 10월 SK와이번스 감독직 은퇴 후 라오스 ‘아짱’으로 변신 ‘밥’ 대신 ‘꿈’…야구 하나가 만든 변화     “10회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만수(60) 전 SK와이번스 감독은 자신의 현재를 이렇게 설명했다. 본게임은 끝났는데, ‘나눔’이라는 연장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완전히 새롭고, 완벽하게 감사한 삶이란다. 시작은 전화 한 통이었다. 47년 야구 인생을 끝낸 2014년 10월, 그는 아내 깜짝 선물로 동유럽 여행권을 준비했다. 그런데 라오스의 교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좀 와주세요.” 간곡한 부탁이었다. 감독 시절, 지인 소개로 알게 된 이 교민에게 “바쁘니 나중에 가보겠다”고 약속한 후 야구용품을 보내주긴 했지만, 진짜 요청이 올 줄은 몰랐다고 한다. 망설이는 그에게 아내가 따끔하게 한마디했다. “동유럽은 언제든 갈 수 있지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다음 달, 그는 동유럽 대신 라오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소년 야구단 ‘라오 J브러더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4년 후, 이만수는 더 이상 ‘헐크’가 아닌, 라오스 ‘아짱(선생님이라는 뜻)’으로 불린다. 그동안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지난 15일, 서울 목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야구로 최정상에 섰을 때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했다.   ◇삶을 송두리째 바꾼 한 통의 전화   -라오스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원래 ‘라오 J 브러더스’ 야구단은 2014년에 현지 교민인 제인내 씨가 만든 거예요. 점심시간에 직원들과 함께 회사 주차장에서 야구를 했는데,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더래요. 몇명을 모아 캐치볼을 하다, 규모가 커져 야구단까지 만든 거죠.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 야구 지식이 없어 가르치기가

[Cover story] 헐크 이만수가 요즘 행복한 이유②

왕년의 야구 스타, 거절 당하며 첫 사회 경험  “야구로 정상에 있을 때보다 나누며 사는 지금이 더 행복해”   지난해 7월, 이만수는 야구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라오스 총리가 수여하는 훈장을 받았다. 그는 이제 라오스에 야구장을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 지난해엔 라오스 올림픽조직위원장과 교육체육부 장관을 만났다. 그 결과, 와따이 국제공항 남쪽에서 20㎞ 떨어진 부지 2만평을 50년 동안 빌리는 것을 승낙 받았다. 그는 한국의 ODA(국제개발협력) 자금을 통해 라오스 야구장 건립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부처도 쫓아다니고 있다. 하지만 이런 결실을 맺기까지 그는 험난한 길을 걸어야만 했다. 좋은 일을 ‘잘’하는 것 또한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했기 때문. 사회공헌과 나눔에 있어서 ‘뉴 페이스’인 그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야구 스타의 옷을 벗어 던지고 “신입사원의 자세로 직접 뛰어다녔다”고 했다.    ◇거절당하고 도전하며 깨닫게 된 것들   -한국에 돌아와서 후원자를 만나러 다녔다고 하던데. “네. 과거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 때 친절했던 사람들이 싸늘하게 돌아서더군요. 50명을 만나면, 50명 모두가 제 부탁을 거절했어요. 대놓고 사기꾼 취급을 하더군요. 세상이 냉정한 곳이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 같아요. ‘왕년의 야구 스타’ 이만수도 별 수 없나보다 싶었죠 (웃음). 후원받아오겠다고 큰소리쳤던 라오스 아이들의 얼굴이 아른아른 거렸습니다.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열심히 발로 뛰었죠. 5개월이 지나자 주변 사람들이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제가 아이들 돕는 일을 일회성으로 할 줄 알았거나 언론 플레이하는 정도로 생각했던

[기부 그 후] 생명을 살리는 ‘음악’을 전합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지난해 4월 말, 서울 시립어린이병원의 ‘보호자 없는 병실’. 부모들이 키우길 포기한 중증 장애 아동들이 치료받는 이곳에서, 이날 어린이 환자 침대마다 ‘찾아가는 바이올린 연주회’가 연이어졌습니다. 간호사들이 간혹 동요 테이프를 틀어줬지만 눈앞에서 연주를 보는 건 처음인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지 뇌 병변 등으로 정확한 의사 표현은 못해도 손발을 흔들고 활짝 웃으며 좋아합니다. 평소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던 병원도 이 날 만큼은 어느 공연장 못지않은 밝고 신나는 분위기로 가득 찼습니다.   같은 달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도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놀라운 은혜)’의 차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어느새 평생 참아온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합니다. ◇‘음악’ 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치료제’   병원 밖을 나설 수 없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은 비영리단체 ‘이노비’. 이노비에서는 클래식·뮤지컬·재즈·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음악가 300여 명이 재능기부로   국내외 호스피스 병동, 암병동, 어린이 병원 등을 찾아 다니며 무료 공연을 펼칩니다. 지난 10년간 국내외에서 올린 공연 수만 800회 이상에 이릅니다. “음악은 한 번에 수많은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의 마음까지 위로하며 치료 자체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것이 이노비의 존재 이유이자, 목표죠.” 김유원 이노비 매니저는 병원에서 공연 중 만났던 수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을 잊을 수 없다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한 환자분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위한 음악회가 열리는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본인을 응원한다는 생각이 들어 힘이

“학생은 공부만 하라구요? 우린 음악도 하고 싶어요”

수능을 불과 2주 앞둔 시기에, 고3 수험생 조한비(18)양은 무대에 섰다. 친구들은 독서실에서 공부와 씨름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조양은 밴드 연주에 맞춰 노래 ‘하늘바라기’를 불렀다. 그녀의 모습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꼬마야 약해지지 마/ 슬픔을 혼자 안고 살지는 마.” 길고 긴 수험 생활을 버티는 데 힘이 되어 준 노래였다. “가장 큰 별이 보이는 우리 동네/ 따뜻한 햇살 꽃이 피는 봄에/ 그댈 위로해요/ 그대만의 노래로” ◇ 음악으로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는 드림트리 콘서트 지난 10월 29일 용산구청아트홀 소극장 가람에서 드림트리 콘서트가 열렸다. ‘드림트리빌리지’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배울 여건이 안 되는 아이들에게 재능기부를 통해 실용 음악을 가르쳐주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9개월간 주 1회 실용음악 개인레슨을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한 사람은 2013년부터 용산구에서 AM실용음악학원을 운영하던 이성교(35)씨. 그는 음악을 좋아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 2014년 ‘드림트리빌리지’를 시작했고, 2015년에는 서울시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등록됐다. 이곳에서는 다문화, 소년소녀 가장, 새터민, 한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9개월간 주 1회 실용음악 개인레슨을 진행한다. 비용은 실용음악 학원 수익과 후원 및 재능기부를 통해 이루어진다. 모든 교육이 끝나면 음악을 가르쳐 준 선생님들과 주민들, 가족 및 친구들 앞에서 그동안 연습한 결과를 선보인다. 그렇게 해서 연 콘서트가 2014년을 시작으로 벌써 3회째다. 드림트리빌리지를 거쳐 간 아이들만 50명이 넘는다. 올해 드림트리콘서트 주제는 ‘우리들의 이야기’였다. 보컬에서부터 피아노, 기타, 베이스, 코러스까지 모두 아이들이 도맡았다. 그렇게 서로 다른 사연을 가진 친구들이

[Cover story] 나눔을 몰랐던 배우, 비영리단체 대표가 되다

2009년 ‘라파엘의 집’ 봉사하며 나눔에 눈떠…  2년 전부터 국내 길 소개하는 ‘길이야기 캠페인’ 진행… 작가·화가·IT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 재능기부 회원 100여 명연예인의 영향력으로 이웃 생각하는 문화 만들고파 “‘길스토리’를 단체로 만들겠다고 했을 때, ‘사고 안 칠 자신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사람들 눈에 보이는 건 대표를 맡은 ‘배우 김남길’이니까, 제가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모든 게 다 무너질 수도 있다면서요. 그때는 당연히 자신 있다고 했는데 저도 사람인지라 힘은 조금 듭니다. 요즘도 자다 벌떡벌떡 일어나서 ‘내가 미쳤었지!’라고 한다니까요(웃음).”지난달 28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 앉은 김남길(35) ‘길스토리’ 대표는 과묵하고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와 다르게 진솔한 이야기들을 늘어놨다. 길스토리는 그가 2013년 설립한 문화예술 NGO다. 현재 길스토리에는 작가·화가·작곡가·사진작가·IT전문가·변호사·회계사·번역가 등 100명이 넘는 다양한 전문가가 프로보노(Probono·재능기부) 회원으로 소속돼 활동 중이다. ◇자원봉사로 공익활동 첫발… 단체까지 설립 인기 배우가 100명이 넘는 회원을 직접 모아 비영리단체를 차릴 정도면, 처음부터 나눔에 뜻이 있었던 게 아닐까. 그러나 김 대표는 “먹고 사느라 정신이 없어서 봉사나 기부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2003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후,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까지 1만~2만원도 벌기 어려울 만큼 힘든 시절을 보냈다. 그러던 그가 나눔에 눈을 뜨고, 공익활동을 결심한 건 ‘라파엘의 집’과 ‘인도네시아’ 덕분이다. 김 대표가 중증 장애어린이를 돌보는 ‘라파엘의 집’을 후원하게 된 건 2009년 무렵. 소속사 지인의 소개로 나갔던 봉사활동에서 그는 난생처음 나눔의 기쁨을 경험했다. 바쁜 스케줄

낙원상가 사장님들 “소외계층 악기, 우리가 책임진다”

개인·단체서 중고악기 기부 받아 무상 수리한 후 소외계층에 후원 옥상공연장 콘서트 수익금 기부도  “형님, 그렇게 연주하시니까 왕년의 실력 나오는데요?” “아이고, 이젠 악기 들기 부끄러워. 멋지게 소리나 고쳐봐야지.” 지난 21일 오후, 종로 낙원악기상가 2층. 색소폰, 기타, 바이올린, 플루트 등 악기를 손에 든 신사 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합주를 하나 했더니, 각자 악기를 무릎 위에 올리곤 한 음 한 음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나사를 몇 번 풀고 조이자, ‘끼익’거리던 선율이 부드러워진다. 음계가 완벽해질 때까지 몇 차례 꼼꼼하게 체크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보니 모두 20년 넘게 낙원악기상가를 지켜온 사장님들이다. 기타리스트, 바이올리니스트부터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악기 제작 학위를 받은 전문가까지 이력도 다채롭다. “낙원악기상가에서 10년 경력은 명함도 못 내밉니다. 각자 전문으로 하는 악기만큼은 완벽한 소리를 내게 만드는 장인(匠人)들이거든요.” 유강호 낙원악기상가 번영회 회장(유일뮤직 사장)이 설명했다. 한참 악기를 조율·수리하던 사장님들은 “앞으로 재능기부 많이 하려면 틈틈히 수련해야 한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낙원악기 상가 사장님들이 뭉쳤다. 개인·기업·단체를 통해 중고 악기를 기부받아 무상으로 수리 및 조율한 뒤, 이를 문화예술 소외계층의 악기 교육 사업에 지원하는 ‘악기 드리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낙원악기상가는 3월 한 달간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을 통해 문화 소외지역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악기를 신청받았다. 전국 지역아동센터·아동양육시설·그룹홈 등 416개 기관에서 문의가 쇄도했다. 바이올린 755대, 피아노 135대 등 요청받은 악기만 무려 2602개에 달한다. 혹여 기부받은 중고 악기 숫자가 필요한 양에 못 미칠 경우를 대비해, 낙원악기상가는 4층 야외공연장 ‘멋진하늘’에서

[Cover Story] 샘킴, 나의 요리 나의 나눔

요리와 음악 통해 즐거운 기부 이끌다…‘소울푸드 콘서트’로 환아 돕는 셰프 샘킴 “요리로 도울 수 있는 일 뭐든 하고 싶어”… 특정 단체 홍보대사 안 맡는 이유 “즐기면서 좋은 일 하실 준비 되셨죠?” 평소 방송에선 말이 없던 샘킴(38) 셰프가 앞치마를 벗고, ‘소울푸드(Soul Food) 콘서트’의 MC로 무대에 나섰다. 150명의 관객이 내지르는 환호성이 터질 듯했다. 지난 13일 저녁,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세라’. 드라마 ‘파스타’의 촬영지이자 샘킴 셰프가 총주방장인 식당이다. 한 달 전 식사 예약을 해야 하는 이 ‘핫(hot)’한 식당은 이날 모든 영업을 접었다. 대신 요리와 음악, 기부를 공유하는 ‘나눔의 장(場)’으로 변신했다. ‘소울푸드 콘서트’는 초대 손님이 추억의 음식(일명 소울푸드)을 재현하면, 이를 샘킴 셰프와 보나세라 요리사들이 따라 하면서 수백 인분의 요리를 완성해 관객들과 나눠 가지고, 초대 가수들의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다. 관객은 그에 상응하는 기부로 답한다. 입장료(6만5000원) 이외에 음식·음료 값을 레스토랑 곳곳에 둔 모금함에 원하는 만큼 지불하는 것.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9월, 첫 공연엔 120장의 표가 이틀 만에 매진됐고 올해엔 정원을 30명 늘렸는데도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행사 당일에는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식당 앞엔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우산을 쓴 채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이 긴 행렬을 이뤘다. 이날 150명의 관객에게 다섯 가지 메뉴를 선보이느라, 주방에선 쉴 새 없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칼질 소리가 그칠 줄 몰랐다. “2분 남았다”는 신호에, 주방 요리사들은 모두

[Cover Story] 기부’로 웃기는 사람들

[Cover Story] 국내 최초 기부 팟캐스트 ‘기부스’ 1년 가게·음반 등 홍보해주고 현금·물품·재능 기부받아 출연진 6명 입담에 웃음 ‘빵빵’ 기부 방송은 무겁다는 편견 지워 작가·출연진 100% 재능기부 320여명 참여, 약 14억 모아 “본 방송은 방송 심의 규정을 전혀 준수하지 않습니다. 기부 첫 경험, 기부 강요 방송, 기부 선도 방송, 기부 팟캐스트. 우리는 찬우션이에요!” 컬투 정찬우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6평 남짓한 스튜디오 안이 이내 시끌벅적해진다. “한 주간 어떻게 지냈느냐”는 안부 인사에 가수 션이 먼저 입을 연다. “얼마 전에 루게릭병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승일희망재단과 희망콘서트를 열었는데, 힙합하는 친구들이 100% 재능기부로 무대를 꾸몄어요. 2000명이 스탠딩 공연장을 가득 메워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힙합과 기부? 다소 안 어울리는 조합인데 괜찮았나요?” 다른 출연진의 질문에 션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내가 하면 다 기부가 된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진다. 짤막한 안부가 오가고, 본격적인 입담 경쟁이 시작된다. 방송 대본은 굵은 글자로 듬성듬성 채워진 A4 네 장뿐. 1시간 동안 진행되는 방송 분량은 오롯이 출연진 6명의 재치와 유머로 채워진다. 지난 24일 밤 9시 서울 마포구 웰빙센터. 국내 최초 기부 팟캐스트(다운로드 방송) ‘기부스(즐겁게 기부하는 사람들)’의 녹음 현장이다. ‘기부스’는 출연자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홍보하고, 홍보비 대신 현금·현물·재능 등을 기부하는 방송이다. 가게 홍보, 음반 홍보, 제품 홍보, 재능 홍보, 구인구직, 애인 구함, 프러포즈, 기념일, 다이어트, 시험 합격 등 무엇이든 홍보할 수 있다. 다만 그에 상응하는 기부가 이뤄져야

큰맘 먹고 하던 기부·봉사활동… 취미를 더하니 즐거움이 두 배

삼성그룹 임직원, 538개 재능기부 봉사단서 활동 스킨스쿠버동호회, 섬 해역 해양 정화 활동 배드민턴동호회, 장애인과 함께 훈련하고 시합 법률·의료 등 전문직 재능기부도 꾸준히 이뤄져 기업마다 사내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자원봉사활동 활성화를 고민하는 가운데, 스킨스쿠버·음악·사진·춤·스포츠 등을 활용한 ‘동호회 봉사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은 재능기부 봉사단만 그룹 내 538개에 달한다.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제일모직 스킨스쿠버 동호회’가 그중 하나다. 아름다운 바다를 온몸으로 느끼기 위해 지난 1995년 처음 뭉쳤던 이들은 최근 거문도, 오동도, 백도 인근 해역을 돌며 해양 정화 활동을 한다. 음악을 좋아하는 직원들로 구성된 ‘삼성테크윈 아름다운소리봉사단’은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청소년들을 위해 연주하고 노래한다. 매년 10회 이상의 공연을 갖는데, 소아암이나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는 아동을 위해선 특별 모금공연을 펼친다. ‘삼성전자 사진동호회’는 아동복지시설의 아이들과 독거노인들의 사진을 찍어 무료로 앨범을 제작해 준다. 자매 결연을 하고 있는 농촌 마을의 특산물과 주변 관광지를 촬영해 홍보하기도 하는데, 이를 통해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한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SDI 배드민턴 동호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어울림 체육’에 앞장선다. 동호회원 40여명이 일주일에 한 번씩 장애인들과 함께 훈련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좌식 배드민턴(장애인을 위해 않아서 하는 배드민턴 시합)’을 펼치며 눈높이를 맞춘다. ‘삼성SDS 경기댄스동호회’는 2011년부터 한 달에 두 번씩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정신지체 장애인생활시설 ‘예가원’을 찾아 장애 아동의 재활을 위한 댄스 교실을 열고 있다. 한편 전문성을 무기로 한 재능기부 활동도 많다. 2006년, 삼성그룹 내 250여명의 변호사가 참여해

외로운 바둑의 길… 후배들이 재능기부로 세상과 함께했으면

바둑기사들의 재능기부 ‘다면기’ 참가… 바둑 국가대표 감독 유창혁 ‘프로바둑 기사와 마주 앉을 기회.’ 바둑 애호가들에게 이보다 더 큰 영광은 없다. 이를 통해 좋은 일까지 한다면 ‘금상첨화’다. 오는 15일 서울 왕십리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개최되는 프로바둑 기사들의 ‘다면기’ 행사는 그런 취지로 마련됐다. ‘다면기’는 프로바둑 기사 한 명과 2인 이상의 바둑 애호가들이 대국을 벌이는 것.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이하 세스넷)가 주관하고, KB국민은행·외환은행 등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엔 조훈현·유창혁·양재호 등 국내를 대표하는 프로기사 50명이 재능기부로 나서며, 100여명의 아마추어 바둑인들도 동참한다. 행사 참가비(1인 10만원)와 기업 후원금, 바둑기사들의 소장품 경매 수익 등은 모두 사회적기업 육성과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지난 3일 세계대회 그랜드슬램 달성자(4대 메이저대회 우승)이자 현 바둑 국가대표 감독을 맡고 있는 유창혁(48·사진) 9단을 만나 이번 행사의 의미를 물었다. ―프로바둑 기사들의 재능기부 활동이라는 점이 이색적이다. “2009년 ‘세스넷’이란 곳을 알게 되면서 첫 행사가 열렸는데, 올해 세 번째다. 바둑기사들은 바둑문화 보급과 사회공헌 차원에서 갖가지 봉사에 참가하는데, 대부분 개인적인 활동이고 일회성에 그쳤다. 바둑이 개인적인 경기다 보니 개인 성적이 우선시되고 단합은 부족한 면이 있다. 하지만 우리 바둑은 지금 변화를 필요로 한다. 중국에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위협받으며, 1000만명에 육박했던 바둑 인구가 절반으로 줄 만큼 관심도 떨어졌다. 이 행사는 개인이 아닌 단체의 자격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재능기부를 할 기회라는 점이 특별하다.” ―행사 수익금을 사회적기업에 지원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몇 차례 기부나 자선활동을 했었지만 늘

재능기부 성공하려면… ‘파트너’와 꾸준히 소통하라

비영리단체 3곳의 조언 실력 뛰어난 전문가도 비영리단체 이해 있어야 홍보대사도 재능기부자 활용 담당자 두고 기부자 모집해 “실력, 열정보다 중요한 것은 재능기부자와 비영리단체 사이의 ‘궁합’이다.” 비영리단체 실무자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B국제구호단체 담당자는 “한 청년이 몇십 장짜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언제든 활용해달라’며 연락이 왔는데 어떤 일이 맞을지 감이 전혀 안 오더라”면서 “사람을 관리하는 것도 상당한 에너지를 쏟는 일이라 고민을 하다 결국 연락을 못 했다”고 말했다. 실력이 뛰어난 전문가라도 ‘공급자 중심’의 재능기부는 부담스럽기 매한가지다. A사회복지법인 실무자는 “아티스트들에게 완성된 작품에 대해 수정을 요구했을 때, 종종 ‘시안 수정이 어렵다’는 피드백을 듣곤 한다”면서 “재능기부자들도 해당 단체의 성격, 사업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재능기부자도 만족하고 비영리단체도 반기는 재능기부의 핵심은 ‘유연한 소통’이다. 이를 위해 월드비전은 지난 2009년부터 홍보팀 내에 재능기부자를 전담으로 관리하는 직원을 뒀다. 현재 월드비전의 재능기부자들은 30여명. 담당자는 분기에 한번 이상은 꼭 연락을 한다. 김수희 월드비전 홍보팀 과장은 “재능기부자들을 이해관계자가 아닌 ‘파트너’로 생각했다”면서 “단체가 원할 때만 재능기부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면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플랜코리아는 홍보대사의 재능기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김중만 사진작가는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행사에서 1시간가량 사진강의를 진행한 후 30여명의 참가자와 함께 출사에 나섰다. 김중만 사진작가는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피드백을 주며 열정적으로 참여했고, 그만큼 참가자들의 호응도 높았다. 더불어 플랜코리아 사업 홍보에도 도움이 됐다. 김혜현 플랜코리아 대외협력팀 대리는 “홍보대사들은 단체에

디자인·컨설팅·광고까지 재능 나눠… 회사도 직원도 빛난다

재능기부 실천하는 회사들 소디움 파트너스 비영리단체 CI·로고 제작 매출 2~3%, 재능기부에 투자 이노션 월드와이드 비영리·민간단체의 광고 작년 총 60편 제작·기부 보스턴컨설팅그룹 10주간 3~5명 투입돼 경영환경·모금전략 컨설팅 남수단나눔조합 아나운서·PD 등 모여 남수단 방문해 벽화 그려 브랜드 전략·디자인 전문기업 ‘소디움파트너스’는 1997년 회사가 창립하자마자 IMF를 맞았다. 일감은 턱없이 부족했고, 직원은 남아돌았다. 구조조정을 택하는 대신, 이 회사는 ‘재능기부’를 택했다.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와 함께 ‘희망의 지렛대’라는 캠페인(소외계층 아이들에게 교복지원, 교통비 지원, 학습지원 등을 해주는 프로그램) 로고 디자인 작업을 한 것이 계기였다. 이후 정일선 대표는 아예 재능기부 전문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 엔젤스’를 만들었다. 브랜드 전략가와 디자이너로 구성된 팀이 파트너 비영리단체에 파견돼, CI나 BI, 로고 디자인 등을 제작한다. 발달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을 벌여온 ‘하트하트재단’, 의료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을 돕는 ‘메디피스’, 글로벌 빈곤 이슈에 대응하는 ‘굿네이버스’나 ‘팀앤팀’, 학대받는 아동을 보호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의 로고 디자인이 모두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정일선 소디움파트너스 대표는 “빨리 성장하는 것보다 천천히 오랫동안 성장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며 “IMF 덕분에 회사 출범 초기부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소디움파트너스 매출의 2~3%를 매년 재능기부 프로그램에 투자한다. 정 대표는 “10여년 동안 NGO와 함께 일하면서 자신의 일을 소중히 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배운다”며 “회사 직원들도 물질적인 보상이 아닌 내부 동기에 의해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사회적 시민’이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광고, 컨설팅도 재능기부…직원들 참여 경쟁 높아 개인만 재능기부를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