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커피를 마시나요?” 커피업에 몸담은 지 10년이 넘었지만, 이 질문은 늘 어렵다. 마치, 물은 왜 마시나요? 밥은 왜 먹나요? 이런 질문처럼 느껴진다. 나에게 커피는 각성제다. 아침에 출근하면 사무실 책상에 앉아 한두 모금이라도 마셔야 무엇인가 시작하는 느낌을 받는다. 진정한 하루는 이때 출발하지 싶다. 집에서 휴식하는 주말 아침에도 눈뜨면 일단 커피를 내린다. 그 따듯한 기운에 다시 이부자리로 파고들어 간다 하더라도 커피는 출발이다. 먹을 거 다 먹고도, 당 떨어지는 느낌이 심하게 들 때는 커피믹스가 제격이다. 커피믹스 한잔의 칼로리는 40~50㎉다. 밥 한 그릇이 300㎉인 데 비하면 식사를 대신하기는 어렵지만, 달콤한 그 맛은 식간 급한 불 끄기엔 제격이다. 커피는 리프레시다. 사람을 만나는 자리에서도 커피는 빠질 수 없다. 어려운 미팅일수록 약간의 긴장감과 편안함을 동시에 주는 음료는 아마도 커피뿐일 것이다. 정신을 맑게 하면서도 차 한잔을 두고 커피 고르는 취향부터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커피는 중재자이기도 하다. 왜 커피를 마시냐는 질문이 무색하게도, 커피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커피는 수도승들이 밤새 기도하고 성서를 연구하기 위해 처음 마셨다. 그러나 높은 사람이 마시면 아랫사람도 마시고 싶고, 그 옆 사람도 마셔보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계급과 돈으로 막혀 있어도 문화란 그렇게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다. 대항해 시대의 범선들이 이 수요를 맞추기 위해 무역 항로를 개척하기 시작했다. 1497년 바스쿠다가마에 이어 콜럼버스도 항로 개척에 성공한다. 더 적극적인 공급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