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NPO스쿨 대표
[사회혁신발언대] 챗GPT에 비영리조직이 직면한 문제를 물었더니

질문) 비영리조직이 직면한 문제는 무엇인가?답변) 비영리조직은 가까운 미래에 다음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1) 재정적 지속가능성 불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2) 빠른 기술변화에 대한 적응은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습니다.3) 심화하는 자원 경쟁으로 소규모·기성 조직은 부담이 커집니다.4) 까다로운 기부자들의 기대 변화로 신뢰 구축이 더욱 부각됩니다.5) 정부 정책, 경기침체, 자연재해 등 외부적 영향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챗GPT(Chat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에 비영리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물었다. 챗GPT는 5개 항목을 지목했고 항목별 설명을 제시했다. 항목별로 구성된 내용이 핵심을 다루고 있었고 문맥은 매끄러워 이해가 쉬웠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한국의 비영리조직이 직면하고 있는 주요 이슈는 무엇인가’를 물었다. 챗GPT는 제한된 자원과 지속가능성, 투명성에 관계된 조직의 신뢰도 이슈를 꼽았다. 화제를 돌려 기후변화를 위해 일상에서 실천할 방법, 직장에서의 번아웃 대처법, 인간의 성격변화 가능성 등 점점 까다로운 질문을 해봤더니 ‘자신이 생각하는 적절한 의견’을 제시했다. 챗GPT가 공개 이후 두어 달 만에 월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다. 여타 소셜미디어(SNS) 사용자 통계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숫자다. 챗GPT를 만든 ‘오픈AI(OpenAI)’는 2015년 미국의 샘 알트만, 일론 머스크 등이 10억달러를 합작투자한 비영리단체로 출발했지만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가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상업화됐다. OpenAI는 챗GPT 출시 전에도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를 공개했으나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챗GPT에 적용함으로써 전 지구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기존 포털사이트의 검색엔진이 원하는 정보를 나열해 제시하는 수준이었다면, 챗GPT는 원하는 정보를 맥락에 맞게

조대식 KCOC 사무총장
[사회혁신발언대] 대규모 재난 앞에 해야 할 일과 해선 안 되는 일

형제 나라 튀르키예 남동부에서 규모 7.8의 대지진이 발생한지 나흘째다. 튀르키예와 인근 시리아 양국의 희생자 수는 1만5000명을 훌쩍 넘기면서 지난 2015년 네팔 대지진 피해 규모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발 빠르게 구호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12년 전 지진 피해지역인 시리아 인근의 전쟁터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아랍의 봄’으로 내전이 발발한 리비아에서 경험한 재난 현장의 모습은 지금도 떠올리고 싶지 않을 만큼 참혹했다. 이처럼 대규모의 재난을 돕기 위해서는 뜨거운 가슴이 중요하다. 그러나 마음만으로 현장에 뛰어들면 도움이 되기보다 오히려 구호 활동에 방해될 수도 있다. 뜨거운 가슴과 함께 갖추어야 할 차가운 머리에 대해 생각해본다. 첫째, 지진과 같은 재난 현장에는 여진이 지속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장에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전문적으로 훈련되지 않은 채 단순히 선한 의지만으로는 도움은커녕 오히려 현장에서 혼선만 일으킬 수 있다. 재난 현장 자체의 위험성과 민감성이 있기에 현장에는 오랜 기간 훈련된 전문가가 투입돼야 한다. 아무나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억지로 가서도 안 되는 곳이다. 둘째, 해외 재난은 국내 재난과 대응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단지 장소와 물리적 거리의 차이가 아니다. 국제적인 대형 재난의 경우 국내외 기관들이 참여하는 매우 복잡한 조정 체계에 따라 진행된다. 현지 정부뿐 아니라 UN과 국제 NGO, 현지 민간기관 등 다양한 대응 기관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공조와 조정 체계에 대한 이해

윤성호 대한적십자사 부회장
[사회혁신발언대] 왜 적십자 인도주의 리더십인가?

근대 이전에는 신과 소통할 수 있는 주술적 능력이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근대 이후 신에 대항한 인간의 주체적 자아가 형성되면서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특별한 리더십보다 엘리트 대중과 교감하는 합리적 지도력이 중요해졌다. 근대 유럽인들은 수학과 과학적 지성을 앞세워 자신의 존엄성을 찾아갔다. 당시 지식인들은 인간이 신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이유를 인간의 이성(理性)에서 찾았다. 이성은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과 동의어였다. 서양의 이성은 메소포타미아에서 발원한 기하학(geometry)이 그 뿌리다. 기하학은 경작지의 면적 측량에서 출발해 이집트를 거쳐 그리스에서 한 차원 높은 추상적 고등수학으로 발전했다. 합리와 추상적 논리를 중요한 가치로 여긴 당시 그리스 철학자들은 새로운 학문에 열광했고 모두 기하학의 마니아가 됐다. 기원전 6세기 피타고라스는 이 고등수학을 기반으로 세상을 수로 설명하는 수리적 세계관을 세웠다. 서양의 수리적 전통은 플라톤의 이데아론으로 꽃을 피운 후 서양철학 2000년을 지배하는 이성적 사고의 원형이 됐다. 이러한 수학적 전통을 감안하면 근대 인문학자들이 인간을 자연계의 어떤 종과도 차별되는 특별한 존재로 여긴 이유가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때문이라는 설명은 당연했다. 바로 이 수학적 이성 때문에 인간은 신으로부터 독립할 충분한 자격이 있고 신만큼 존엄하다고 생각했다. 수학에 바탕을 둔 근대의 합리적 인문주의는 시간이 흐를수록 한계를 명백히 드러냈다. 인간이 수학적 사유 능력을 가진 존재라서 존귀한 것이라면 수학 교육의 세례를 받지 못한 대다수의 평범한 인간은 어떤가? 평민과 노예, 여성 그리고 아프리카의 흑인, 봉건사회의 압제에 신음하던 동시대 아시아인들의

이해영 세종학당재단 이사장
[사회혁신발언대] 한류 소비자에서 전문가까지, 세종학당재단의 도전

지난 11월, 200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한국을 주제로 파리에서 강연했다. 강연자는 제주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 ‘폭풍우’와 ‘빛나: 서울 하늘 아래’를 집필한 지한파 작가이자,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지낸 프랑스인 장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다. 13개국 100명이 넘게 참석한 파리 거점 세종학당 기념행사에서 이 거장은 청중들의 들썩이는 기대를 뒤로한 채, 준비된 원고를 그저 조용하고 차분하게 읽어 내려갔다. 그러다 한글 이야기가 나온 좌담에 이르러서 그는 호소력 있는 소통의 태도로 한글에 대한 지식과 사랑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한글은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고, 전 세계에서 가장 쉽게 배울 수 있는 문자라면서 말이다. 그날 대문호가 보여준 한글과 한국어 사랑은 놀랄만한 감동이었다.  프랑스인들의 한국어 사랑에 대한 증거는 또 있다. 지난 9월 개원한 프랑스 거점 세종학당에서는 첫 수강생 모집에 900명이 넘는 지원자가 한꺼번에 몰려 북새통이 벌어졌다. 올해 10월 개최된 세종학당 우수학습자 말하기 대회에서 무려 230대1의 경쟁을 뚫고 대상을 받은 학생도 프랑스 라로셸 세종학당 학생이었다. 그런데 유럽에서의 한국어 학습 붐이 어디 프랑스에만 국한된 것이랴. 조용하던 유럽에 한류의 바람과 함께 찾아온 한국어 학습 열기는 유럽에 27개국 57개소의 세종학당이 설치되는 동력이 되었다.  바야흐로 세계는 한류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진 한국어 학습 열기로 뜨겁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유명 대학에 설치된 한국어 전공 학생 수가 500명이 넘었고 올해 타슈켄트에서 개최된 세종학당 지역별 워크숍에 9개국 184명의 참가자가 몰렸다는 것이나, 베트남에서는 한국어가 제1외국어로 채택되고 국영방송에서 한국어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사회혁신발언대] 자원봉사의 뉴노멀, 그리고 안녕캠페인

누구랄 것 없이 인류의 미래를 입에 올리는 세상이 됐다. 변화는 빨라졌고, 미래는 당겨졌다. 과거와 현재의 추세에서 벗어난 미래를 보여주는 것, 즉 전망(展望)이 어려우니만큼 그에 대한 분석과 예견이 넘쳐난다. 역사적으로 인류는 취약점을 보완하며 위기를 극복해왔고, 특히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미래를 구상하는 데 딱히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근본적이고 만성적인 현재의 위기는 단순히 시스템 일부를 보완하는 것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보다는 시스템 자체와 그것이 존재하는 가정에 의문을 던지고 변화를 꾀하는 새로운 사고가 요구된다. 이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가치에 눈을 돌릴 때다. 기후위기, 양극화, 저출생, 사회적 고립 등 더 불안한 미래사회를 예측하는 단어는 차고 넘친다.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그냥 살던 대로 사는 수밖에 없는데 이는 참 암울하지 않은가? 전대미문의 팬데믹이 강고해 보이던 성장주의 근대적 시공간에 균열을 내고 있다. 경제학자 파르타 다스굽타(Partha Dasgupta)는 성장사회에서 벗어나 ‘자연자본과 개인의 건강이 훼손되지 않는 성장, 즉 미래세대의 웰빙까지 고려하는 것이 미래사회의 전략’이라며 성숙사회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숙사회는 국가, 그리고 경제성장 중심에서 벗어나 개인과 지역의 자율과 분권, 다원 가치로 전환, 사회적 약자를 우선하는 따뜻한 공동체로 표현될 수 있겠다. 전통적으로 자원봉사는 빈곤 심화를 주요한 사회문제로 보고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활동에 주력해왔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자원봉사의 패러다임을 다양한 사회문제의 해결에 기여하는 자발적이고 창조적인 시민운동으로 서서히 전환하면서 새로운 시도와 실천을 통해 스스로 변화를 가속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통한 미래사회의 구상, 즉 새로운

아나스타샤 샤포발 굿네이버스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자원활동가
[사회혁신발언대] 누구도 난민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지난 2월 24일 아침, 음악 수업이 있어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Lviv)로 향하던 중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갑작스런 분쟁 발생으로 수업이 취소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2월 중순부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분쟁 가능성은 주요 뉴스 중 하나였다. 당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은 ‘설마 21세기에 무슨 전쟁이 일어날까’하며 단순 루머일 뿐이라 생각했다. 믿을 수 없게도, 현실로 마주한 분쟁의 현실은 참담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불안감이 몰려왔다. 바로 전날까지도 나는 선생님을 꿈꾸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하지만 분쟁 발생 직후 아이들에게 영어와 음악을 가르치고 싶다는 꿈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은 소망도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말았다. 내가 살고 있던 이즈마일(Izmail) 지역에서 20km 떨어진 군 시설이 폭격 되면서 가족들은 서둘러 짐을 쌌다. 20여 년의 추억이 담긴 고향을 떠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두려웠다. 평소엔 루마니아 국경까지 2시간 거리였지만, 밀려드는 피란민 행렬로 10시간 만에 루마니아에 도착했다. 낯선 땅 루마니아에서의 첫 달은 고비였다. 무작정 우크라이나를 벗어나긴 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했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일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 독일, 스위스 등 다른 나라로 뿔뿔이 흩어진 친구들이 그리웠고, 매일 연주하던 피아노가 생각났다.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가족, 친척과 함께 안전한 공간에 머무는 것뿐이었다.    루마니아에서 지내며 한국에서 시작된 NGO(비영리기구) 굿네이버스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를 계기로 자원활동가로 함께 할 기회를 얻게 됐다. 같은 어려움을 겪은 우크라이나인을 위로할

권영실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사회혁신발언대] 난민법 제정 10주년, 투명한 난민심사제도 마련해야

오늘(20일)은 대한민국이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한 뒤 10번째 맞는 ‘세계 난민의 날’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이 난민협약에 가입한 지 30주년 되는 해다. 이는 난민이라는 새로운 사회구성원이 한국 사회에 정착하기 시작한 지 30년 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난민은 우리 사회에서 가려진 존재이자 온전히 정착하지 못한 주변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부는 작년 말 난민법 개정안을 발의하여 난민인정자와 인도적 체류자에게 취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이들에게 취업활동을 허가만 하였을 뿐, 언어와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생계를 유지하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난민법은 난민에게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인도적 체류자에게도 난민에 준하는 처우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과 실무의 괴리와 이주민에 대한 차별적인 개별 법령으로 인해 이들이 마주하는 한국의 현실은 여전히 녹록하지 않다. 지난해 난민도 공공주택에 입주할 자격이 있다고 판시한 법원의 판결에도 국토교통부는 여전히 이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인도적 체류자는 취업할 수 있는 분야가 실질적으로 단순노무직에 한정되어 있다. 귀화도 불가능하다. 소득·재산과 무관하게 매달 부과되는 높은 건강보험료를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취업지원 외에 난민과 인도적 체류자의 처우에 개선할 부분이 산적해 있음에도 정부의 난민법 개정안의 초점은 난민인정 재신청자에 대한 적격심사 제도 도입에 있다.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받은 사람 등이 다시 난민인정 신청을 하고자 하면 적격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중대한 사정 변경을 입증하지 못하면

이종현 AVPN한국대표부 총괄대표
[사회혁신발언대] 100세 인생, 새로운 길을 여는 ‘제론테크놀로지’

21세기 디지털 기술은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학생들은 가상현실 ·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역사, 미술 등을 배울 수 있고, 기업들은 기존 경영 방식을 바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은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지만,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운 노년층은 때때로 불편함을 넘어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심각성을 감안해 UN은 2021년 10월 세계 노인의 날 주제로 ‘모두를 위한 디지털 형평성(Digital Equity for All Ages)’을 선정하기도 했다. 제론테크놀로지(Gerontechnology)는 노년층의 디지털 형평성 증진을 위해 등장한 개념이다. 제론테크놀로지는 ‘노인학(Gerontology)’과 ‘기술(Technology)’ 두 단어의 복합어로, 노년층이 편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그들에게 최적화시킨 기술을 의미한다. 고령화가 심화하는 범지구적 현상을 과학 기술을 활용해 해결하고자 하는 게 목표다. 예를 들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인공지능 돌봄, 원격진료, 위급상황 시 도움 요청 연계 등 스마트 리빙 서비스를 통해서 노년층의 고립을 예방하고 일상생활을 돕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제론테크놀로지는 단일 분야의 연구에서 여러 과학 분야와 융합하여 하나의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했고 이는 1989년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ISG)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ISG는 30여 년간 노년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자 노력하면서, 노년층이 육체적 · 정신적으로 안정되는 것을 넘어서 소비와 여가생활까지 자유롭게 누리는 것을 목적으로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올 10월, 대구에서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로 다시 한번 꽃피울 예정이다. ‘2022년 제론테크놀로지 세계대회’는 국제제론테크놀로지학회가 주최하는 국제학술대회(ISG 2022)와 실버산업전문가포럼이 주최하는

정일선 굿네이버스 탄자니아 대표
[사회혁신발언대] ‘우리의 지구, 우리의 건강’은 지켜질 수 있을까

아프리카 최대의 담수호인 빅토리아 호수는 ‘신이 내린 선물’로 불렸다.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꼽힐 정도로 생물 다양성을 자랑했고, 지역 주민에게는 생계를 유지하는 삶의 터전이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호수는 재앙으로 변해갔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이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조사 결과, 고유종의 76%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획량이 많이 감소하면서 호수에 의존해 생활하던 주민들의 삶도 더욱 고단해졌다. 기후변화로 빅토리아 호수는 기생충 번식에 좋은 환경이 됐다. 오염된 식수는 설사, 구토 등의 수인성 질병을 유발했다. 보건의료, 식수위생 인프라가 부족한 탓에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했다. 특히 토양매개성 기생충, 주혈흡충, 사상충증 등의 소외열대질환(Neglected Tropical Diseases, NTDs) 감염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장애나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탄자니아에 속한 빅토리아호수 남부의 코메(Kome) 섬도 소외열대질환으로 고통받는 곳 중 하나다. 굿네이버스는 2009년부터 코메 섬의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의 의료 지원을 위한 소외열대질환 관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에는 보다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위해 소외열대질환 클리닉을 개소했다. 지난 2020년부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민관협력사업의 하나로, 한국건강관리협회와 3년간 20억원 규모의 ‘탄자니아 코메 섬 보건환경 개선을 통한 초등학생 건강증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코메 섬 내 초등학교 12곳의 아동을 대상으로 영양실조와 빈혈 유병률을 낮추기 위한 급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구충약, 복합 미량 영양소를 지원했다. 일상생활 속에서 기생충 감염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건인식개선 교육도 병행했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우물과 화장실을 신축 또는 개보수해 안전한 식수위생시설 인프라 구축에도 힘썼다.

임성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어촌정책팀장
[사회혁신발언대] 청년과 농촌, 생명의 순환 고리를 잇다

언제부터인가 농촌이라는 단어와 청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멀어지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는 사람이 많았다. 농촌은 식물과 동물을 키워내는 일을 하는 곳이자 풍요로운 삶의 보금자리로서 생명력이 가득한 장소이다. 청년은 몸과 마음이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의 사람으로 절정에 달한 생명력을 품은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아름다운 생명력을 내포하고 있어 공통점이 많은 두 단어인데, 오늘날 우리 사회는 농촌과 청년이 가까이 있는 광경이 오히려 낯설다. 이러한 가운데 농촌으로 들어오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최근 5년간 약 1만3000명의 사람이 도시에서 살다가 농촌(산촌과 어촌을 포함해서)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이렇게 농촌으로 들어온 사람들의 수는 2019년까지 약 46만3000 명에 이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중 약 50%가 40세 미만이라는 것이다. 인구감소로 농촌 소멸의 우려가 종종 거론되는 상황에서 젊은 층의 농촌 유입이 늘어나는 것은 그 자체로도 긍정적인 느낌이다. 그런데 이러한 추세가 나타났기 때문에 만족하고 말 것인가? 우리의 청년들이 농촌에서 온몸으로 부딪혀 가며 일궈낸 삶의 양식은 기성세대가 농촌에서 삶을 생각할 때 막연히 떠올리는 모습과 다른 부분이 많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농촌으로 간 30대 이하 청년층의 수는 2019년 기준으로 약 22만4000명이다. 이들 중 약 8만2000명은 동반 가족이고, 나머지 약 14만2000명이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농촌에서 살며 일을 하는 청년의 숫자가 약 14만2000명인 셈인데, 이들 중 농업 종사는 0.9%, 어업 종사는 0.1%에 불과하다. 나머지 99%는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청년도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사회혁신발언대] 자원봉사의 변화적응적 도전

전 인류가 바이러스와의 전투를 펼친 지난 두 해 동안 우리나라의 자원봉사현장 또한 치열하고 준엄했다. 자원봉사자들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까닭은 불신과 배제가 아닌 연대와 협력의 힘임을 실증했다. 위기에 처한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펼친 자원봉사자들은 물리적 거리두기가 사회적 거리감으로, 개인의 고립으로 고착되지 않도록 필요한 곳에 손을 내밀어 우리 사회에 안전한 온기를 보강하였다. 그리고 이제 ‘자원봉사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둘러싼 사회환경은 변했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필요한 변화를 촉진해야 한다. 그동안 새롭고 다양한 비대면의 활동과 개인의 참여를 촉진하는 접근방식이 개발되었으며 비대면 자원봉사가 활성화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대면봉사를 대체할 수는 없다. 자원봉사현장을 다시 정비하고, 안전한 활동현장을 지키기 위한 준비는 누구랄 것 없이 우리 모두의 과업이 되었다. 지난 7월, 촛불재단 자원봉사 콘퍼런스에서는 불확실성과 도전으로 가득한 현재 상황에 맞서 ‘영감얻기’ ‘배우기’ ‘행동하기’(Inspire, Learn, Act)로 자원봉사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제안을 하였다. 격변하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돌봄을 요구하는 곳은 많아지고,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는 넓어지기 마련이다. 국경의 구분 없이 시민의 자원봉사활동을 격려하고, 차세대의 시민의식을 높이는 주요한 통로로서 자원봉사를 일상화해야 할 이유다. 바이러스 시기를 거치면서 더욱더 곤경에 빠진 사회적 약자 돌봄활동, 벌어진 학습격차를 줄이기 위한 학습지원활동, 지역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시민참여로 해결하기 위한 안녕캠페인의 활성화, 보다 근본적인 기후위기 대응 등이 중요한 과제로 자원봉사시민 앞에 있다. 위드 코로나 시기, 자원봉사의 전환을 도모하며 두 가지의 접근방법을 제안하려

[사회혁신발언대] 농촌의 희망, 청년여성 농업인

기후위기로 인해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탄소중립을 위한 식품체계의 변화가 요구되는 전환의 시대에는 농업·농촌으로 청년 여성을 부르고 있다. 청년기본법상 청년은 만 19~35세 미만이다. 농식품부가 정책 대상으로 삼는 청년은 만 19~39세 미만으로 조금 더 폭넓다. 실제 농촌마을 현장에 가보면 청년은 50대까지 포괄하고 있다. 통계로 따지면 농촌의 청년인구는 전체 농가인구의 약 9%인 20만2000명(여성 8만9000명)이고,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여성청년은 6만6000명 중 2만2000명이다. 청년여성농업인은 절대적으로 희소하다. 이러한 희소성은 청년여성들에게 기회이기도 하지만 어려움이기도 하다. 그간 청년농업인 지원정책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청년농업인들의 초기 정착을 위한 청년정착지원금(3년, 100만원 내외)과 정착 이후 기반조성을 위한 청년후계농 제도, 농지임대나 보금자리 주택, 청년농업인 창업지원 등 다양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청년여성들에게 녹녹하지 않다. 청년여성농업인들의 좌충우돌 정착기를 들어보면 의견은 공통적이다. 마을에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목소리를 내기가 어렵고, 여성이기 때문에 정책지원 과정에서도 농사의 지속성에 대한 의심을 받는다. 심지어 정책지원을 받아도 땅이나 집을 구할 때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피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나홀로 귀촌한 여성청년들은 사회의 패배자로 의심받거나 결혼하면 지역을 떠날 사람 또는 중매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주거에 대한 안전 역시 이들에게는 큰 고민이다. 또한 결혼, 자녀양육 등 생애주기에 따른 생활여건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청년여성농업인은 농촌을 선택하는 계기도 다양하고 그들이 갖고 있는 재능 또한 다양하고 복합적이다. 그들은 농산물을 음식과 연계하거나, 공예나 예술로 만들기도 하고, 농민의 삶 그 자체를 컨텐츠로 보급하기도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