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생활비보다는 일자리 제공… 장애인 경제적 자립 돕는다

KGC인삼공사의 사회공헌 재봉틀을 돌리는 15명의 손이 바삐 움직였다. 20평 남짓한 공간에는 ‘홍이장군’ 마크가 새겨진 노란색 수면조끼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크리스마스 때까지 주문받은 조끼를 충분히 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정진 번동코이노니아 장애인보호작업시설 원장이 미소를 지었다. 1991년 설립된 번동코이노니아는 장애인 자활과 자립을 돕는 사회적기업이다. 지난 2010년부터는 KGC인삼공사의 사은품인 앞치마 1만8000개, 수면조끼 4000개를 맞춤 제작하고 있다. 번동코이노니아의 1년 매출액 3억원 중 약 2억원이 KGC인삼공사의 사은품 제작으로 이뤄진다. 김 원장은 “대부분의 기업이 행사 한 달 전에 갑자기 주문한 뒤 번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인삼공사는 연간 계약을 맺었다”면서 “사은품 수량과 배송 시기를 연초에 미리 확정해 주문하기 때문에, 어려움 없이 제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가 번동코이노니아에 사은품 제작을 의뢰한 것은,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서다. 후원금만 전달하는 것보다는 이들에게 일할 기회와 환경을 지원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김경옥KGC인삼공사 CA부 사회 공헌팀 과장은 “직원들이 당장 생활비보다 일자리 걱정이 없어졌다는 점을 더 기뻐하시더라”면서 “원단 구입 비용이 부족하지 않도록, 후원금 일부를 연초에 선지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번동코이노니아가 제작한 홍이장군 앞치마와 수면조끼는 전국에 있는 정관장 가맹점으로 전달된다. KGC인삼공사가 아이들의 면역력 증진을 위해 제작한 ‘정관장 홍이장군’을 구매하면, 해당 사은품이 선착순으로 무료로 지급된다. KGC인삼공사는 전 직원이 자발적으로 급여의 일정 부분을 떼어 모은 ‘정관장 사내기금’으로 장애인의 수술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는 이 기금으로 번동코이노니아에서 일하는 50대 여직원의 어깨 수술 비용을 후원하기도 했다.

미래를 바꾸는 ‘희망공동체’ 협동조합 시대 개막

내달 1일 협동조합기본법 발효 5인 이상에 법인격 부여, 시행 앞두고 관심 집중… 상담 하루 100건 넘어 스페인 ‘FC바르셀로나’, 미국 ‘AP통신’ 등 혁신성 기반으로 성공 막연한 기대 경계하고 신념 공유한 소수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 “매주 발기인이 될 만한 분들을 만나고, 투자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알아볼 생각입니다. 법이 발효되는 흐름에 맞춰 속도를 내야죠.” 1인 출판사를 운영 중인 김태영 대표(씽크스마트)와 송영민 대표(도서출판 시금치)는 최근 문화출판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동종업계 동료들이 같은 고민을 나누면서부터 시작된 논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등록된 출판사 수가 7만개가 넘는데, 이 중 70% 이상이 소위 ‘1인 출판사(종업원 수 5인 미만)’입니다. 자금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좋은 콘텐츠를 얻기도 힘들고 제작·유통 과정에서도 벽에 부딪히는 부분이 많아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눴던 고민은 올 초 7명의 1인 출판업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해결책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 송영민 대표는 “1인 출판사 100여개가 모이면, 출판 공정 중에 항상 똑같이 하는 인쇄, 물류, 마케팅 등의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며 “여기에 대형 출판사들만 해왔던 시장조사나 테마기획전 등도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1인 출판사만의 장점인 독자와의 자유로운 교류, 출판 단계마다 새로운 방식의 협력 시스템을 만드는 것 등도 협동조합을 통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된다. 5인 이상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협동조합을 꾸릴 수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시장 지형도에 상당히 큰

“비영리의 효율화·영리의 사회적 책임… 사회적기업가 MBA로 키운다”

아쇼카 유(University)(사회적기업가 양성 프로그램) 마리나 킴 대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도 생겨난다. 리더는 사회문제를 통찰력 있게 바라보는 역량을 키워야 하며, 본인이 속해있는 조직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도 이해해야 한다. 기존 경영대학원(이하 MBA) 코스에 사회적 정신을 접목시킨 사회적기업가 MBA 프로그램이 필요해진 이유다.” 아쇼카 유(University) 설립자인 마리나 킴(Marina Kim) 대표는 지난 9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 스탠퍼드대학(국제관계학 전공) 재학 당시 우연히 ‘사회적기업 운동’을 접한 후 실리콘밸리가 아닌, 사회적기업으로 진로를 바꿨다. 마리나 킴의 노력으로 스탠퍼드대에는 ‘소셜이노베이션(Social Innovation)’이라는 부전공이 신설됐고, 그는 직접 ‘아쇼카 유(University)’를 설립했다. 아쇼카 유는 사회적기업 지원기관인 ‘아쇼카재단’의 대학 프로그램으로, 사회적기업가 MBA가 그 중심이다. SK사회적기업가(SE) 센터가 주최한 ‘아쇼카 유 초청워크숍’을 위해 방한한 그를 통해, 사회적기업가 MBA의 역할을 들어봤다. ―아쇼카 유에 대해 소개해달라.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교육시키는 우수 대학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학부 수준의 프로그램들도 있지만, MBA 프로그램이 주축이다. 아쇼카재단이 축적한 지식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다. 이미 사회적기업 정신을 훌륭히 교육시키는 대학에는 ‘체인지메이커 캠퍼스(Change Maker Campus)’라는 지위를 부여하기도 한다. 현재 전 세계 150개의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이 학교들은 매년 ‘아쇼카 유 익스체인지’라고 하는 정례회의를 열기도 한다.” ―사회적기업가 MBA 프로그램이 일반 경영학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전통적으로 영리기업은 사회적인 의무에 대한 고민이, 비영리 단체는 효율적인 일 처리와 책임감 증진에 대한 갈증이 높았다. 이러한 양쪽의 고민이 최근에는 효과적인 경영과 사회에 대한 임팩트로

잿빛 피란민 마을… 주민이 예술로 되살렸다

‘마을 살리기’ 민·관이 손잡은 부산을 가다 6·25 피란민 살았던 부산 동구 빈집 마을 알록달록 리모델링해 부산시와 지역주민의 협업·소통 이뤄진 결과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도 힘들 만큼 좁다란 비탈길 양쪽으로 집들이 빼곡했다. 알록달록한 철제대문의 칠은 곳곳이 벗겨졌고, 인적이 드물어 조용했다. 골목길 사이로 올라가니 25평 남짓한 마당이 눈에 들어왔다. 청년 20여명이 고추·상추 모종을 심은 텃밭상자를 나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부산지역 미술·디자인학과 학생들이 모여 만든 청년 사회적기업팀 ‘아코아’와 마을기업 ‘인사이트영’의 공동프로젝트 현장이다. 이곳은 부산 동구청 뒤쪽에 위치한 수정동. 6·25 전쟁 당시 몰려왔던 피란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곳이다. 동구에만 이렇게 버려지거나 빈집들이 600채가 넘는다. 아코아 대표 김종흠(30)씨는 “빈집에 쓰레기가 쌓이고 노숙자나 비행청소년들이 들어와 자는 등 슬럼화되면서 각종 문제가 생겼다”며 “빈집을 아름답게 리모델링하고 텃밭을 꾸며 마을을 재생하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아코아는 마을기업 인사이트영과 함께 ‘물탱크 텃밭’도 꾸미고 있다. 쓰지 않고 방치된 옥상의 물탱크를 잘라서 예쁜 무늬로 칠한 다음, 미니 텃밭으로 만드는 것이다. 김씨는 “물탱크는 철거비용을 주민들이 내야 하기 때문에 쓰지도 않으면서 방치된 것이 부산에만 23만개나 된다”며 “물탱크 아랫부분에 바퀴를 달아 마을 곳곳에 배치해 주민들이 공동으로 텃밭을 가꾸게 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영 운영위원이자 마을 만들기 계획가인 안효득(43)씨는 “텃밭을 중심으로 주민공동체를 만들 수 있고, 생산된 작물을 팔 수도 있고, 생태자연학습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 주민의 높은 니즈 문화예술을 통해 쇠락해가는 지역사회를 되살리는 부산의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또따또가’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돌 지난 ‘청년 소셜벤처’ 걸을 때까지 지원한다

H-온드림 오디션 “학교를 그만두거나 보호시설에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요리사 교육을 하고 취업을 돕겠다.”(영셰프) “폐자전거를 활용해 새로운 자전거 소비시장을 만들어내고, 친환경 녹색 청년일자리를 만들겠다.”(DBC) “학교텃밭 활동을 통한 창의 인성 프로그램을 보급하겠다.”(스쿨팜) … 이들은 전국 318개 청년 소셜벤처가 참여한 ‘H-온드림 오디션’에서 최종결선에 진출한 사회적기업가다. 지난 7월 2일부터 20여일 동안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지역에서 열띤 경쟁 속에 최종 결선에 진출한 팀은 총 59개 팀이다. 이들이 오는 26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만난다. 최종 결선에서는 오로지 30개 팀만이 살아남는다. 이번 오디션은 최근 여기저기서 쏟아지다시피하는 청년대상 창업공모전과는 많이 다르다. 응모대상은 2011년 한 해 동안 전국 21개의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위탁운영기관을 통해 인큐베이팅을 받은 바 있는 창업 팀들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사단법인 씨즈의 서유경 기획개발팀장은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진행해보니, 창업 팀들이 시장에서 자립하는 데 1년이라는 육성 기간은 다소 부족했다”면서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있지만 그 정도로 준비된 팀이 사실상 많지 않다”고 했다. ‘H-온드림 오디션’은 그런 고민에 의해 탄생했다. 인큐베이팅을 마친 창업 팀 중 조금만 더 뒤를 받쳐주면 사회적기업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곳을 선별, 육성과 인증의 중간지대를 메워주는 것이다. 이번 오디션을 통해 최종 선발된 팀들은 어떤 지원을 받게 될까. 지원도 ‘런칭 그룹’과 ‘인큐베이팅 그룹’으로 나뉘어 제공된다. 런칭 그룹은 별도 인큐베이팅 없이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팀들로, 이들에게는 대상 3000만원, 비전 및

[사회적기업 2.0시대가 왔다] ⑤ 1사1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에 대기업 노하우 전수… 파트너십 발휘해 동반성장 농산물 생산해 유통하는 ‘자연찬 유통사업단’ 현대글로비스 유통망으로 판매처 확보 어려움 해결 현대차 퇴직 임원 초빙… 재무·회계 노하우 전수 ‘㈜이지무브’ 매출 급성장 40억 지원 받은 ‘안심생활’ 요양보호사 육성해 중년층 여성 취업 도와 최근 대기업에 ‘사회적기업’ 바람이 불고 있다. 전문성과 열정을 갖춘 사회적기업을 발굴·지원하거나, 직접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대기업도 많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지난해 12월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내 대표기업 22곳과 ‘1사1사회적기업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 기업들은 사회적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1대1 맞춤형 컨설팅 지원과 경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더나은미래’는 1사1사회적기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를 취재한다. 첫 번째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파트너 사회적기업인 ㈜이지무브·㈔안심생활·자연찬 유통사업단이다. ‘자연찬 유통사업단(이하 자연찬)’은 국내 영농장애인과 농촌 취약계층이 생산한 농산물을 유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은 건 올해 6월이지만, ‘자연찬’은 설립되기까지 3년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이 유통사업은 국내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모델이라 철저한 연구와 검증이 필요했다. 관련 분야 전문가를 찾던 김세열 자연찬 대외협력팀 본부장은 기업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장애인 이동 편의를 지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사회문화팀을 직접 찾아가 이 사업의 필요성을 전했다. 장애인 4인 가족의 월 평균소득은 170만원으로, 일반 4인 가족 월 평균소득(480만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영농장애인의 경우 이보다 더 열악한 120만원이다. 국내 영농장애인은 13만명에 달하지만,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도 판매처를 확보 못 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업 필요성에 공감한 현대자동차그룹은 그때부터 김 본부장과 함께 사업 구상에 들어갔다. 영농장애인 관련 연구

관객과의 소통 공간 만들어··· 젊은 예술가 홀로서기 돕는다

신진 예술가의 자립기반 개척 신진 작가 자립 위해 카페 연계해 전시·판매 일반인 작품 구입 시 10개월 무이자 할부로 작가 성장 토대 마련 음원 창작 뮤지션 올바른 유통 문화 위한 ‘프리마켓’ 운영도 지난 6월 2일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제1회 ‘브리즈아트페어’가 열렸다. 신진 작가들을 위한 전시 행사였다. 남편과 두 아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박연이(38)씨는 이날 판화작품 한 점과 콜라주 한 점 등 2점을 샀다. 박씨는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몇 번이고 물어도, 작가들이 직접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며 “아이들이 들락날락거리면서 수없이 감상한 후 결정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들의 비용은 총 100만원. 일반 직장인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박씨는 “‘오운아트캠페인(Own Art Campaign)’으로 10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해져 큰 맘을 먹었다”고 했다. ‘오운아트캠페인’은 일반인의 미술 작품 구입을 지원하기 위해 이자율 0%로 대출해주는 영국의 ‘오운아트론(Own Art Loan)’을 본떠, 할인된 이자비용은 에이컴퍼니와 작가가 각각 절반씩 부담한다. 일반인들에게는 미술을 편하게 접할 기회를, 신진 작가들에게는 작품 전시 및 판매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열렸던 이번 행사는 공정 미술기업을 표방하는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가 주최했다. ◇아티스트의 존재를 세상에 알려라 에이컴퍼니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예술가들을 응원하고, 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11년 초 설립됐다. 막연히 ‘예술가들에게 힘이 되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2008년 만들어진 온라인 카페 ‘아티스트팬클럽’이 그 전신이다. 일산, 명동, 영등포 등의 카페와 연계해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카페

[사회적기업 2.0시대가 왔다] ④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만들자

안에선 협동, 밖에선 지원… 사회적기업 성장의 밑거름 협동조합·자활 공동체 등 상호 거래 시스템 만들고 홍보 부족한 사회적기업 외부자원 이용해 적극 활용 “지속적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지난 2006년 삼성전자는 전국의 소형 가전 폐기물 처리를 ‘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에 맡겼다. ‘중소형 가전 폐기물도 적정 처리를 하라’는 환경부의 지침에 따라, 폐가전제품 처리를 맡을 파트너를 찾던 참이었다. 각지에서 쏟아질 물량 150t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필수였다. ‘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는 SR센터(서울), 컴윈(화성), 사람과환경(전주). 살림(부산) 등 13개 지역의 재활용 전문 사회적기업이 모인 조직으로, 파트너로선 안성맞춤이었다. 권운혁 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 이사장은 “같은 업종에 있으면서, 정보와 폐기물 처리 기술을 공유하고 공동 시장 개척을 하기 위해 함께 뭉쳤다”며 “사회적기업은 영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많지 않은데, 우리 네트워크는 커다란 한 영업 부서가 되어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고 말했다. 적정 기술에 대한 연구, 기초수급자를 위한 직업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장 개척 등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해나가며, 600명 고용(취약계층 70%), 300억 매출(연합회 전체)을 이뤄냈다. 권운혁 이사장은 “소모품을 공동 구매하면서, 목장갑 하나로 아낀 돈만 1300만원”이라며 “중복 투자를 막고, 공동 교육으로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 등도 모였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능력을 인정받아 작년에는 LG전자와도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전문가들은 사회적기업이 좋은 생태계 위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네트워크’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장은 “강원도 원주의 사회적기업 ‘행복한 시루봉’은, 밥을 하기에는 적절치 않지만 떡을 만들기 좋은

영리기업, 사회적기업 키울 수 있을까… “생존 안 되면 지원 의존할 수 밖에”

사회적기업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 정부지원·외부 도움 받고… 돈·명예 모든걸 희생한다는 사회적기업 편견 없애야 ‘딜라이트’는 성공한 청년 사회적기업의 대명사다. 2010년 9월 창업한 딜라이트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보청기를 34만원짜리 초저가로 판매하는 서울형 사회적기업이다. 사회적기업 연구동아리 활동을 하던 대학생 3명이 함께 경기도 부천의 가톨릭대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열고 보청기 개발을 성공시킨 것이 그 시작이다. 이제 딜라이트는 직원이 41명, 작년 매출액 15억원, 오프라인 지점도 9개나 설치됐다. 하지만 최근 만나본 일부 사회적기업가는 “딜라이트가 20억이 넘는 외부 투자를 받은 이후 달라졌다. 과연 사회적기업인지 영리기업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왜 그런 걸까.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위치한 딜라이트 본사에서 김정현(26) 대표를 만나 그 이유를 들어봤다. ―딜라이트가 외부투자를 받은 이후 기업 성격이 영리기업 쪽으로 바뀌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다. “처음에 34만원짜리 제품 딱 1개뿐이었는데, 2010년 9월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그해 2억원어치를 팔았다. 전화와 편지를 수십통 받았고, 제주도에서 부모님 모시고 비행기 타고 오거나 지방에서 KTX 타고 올라왔다. 온라인을 통해 공급했더니 애프터서비스를 하는 것도 문제이고, 사람들이 직접 보청기를 보고 난 후 사용해보고 싶어하더라. 그때가 스물네 살이었다. 갑자기 커지니까 고민이 많았다. 처음엔 작게 시작해서, 영업공간도 없고 제조시설도 없었다. 모두 외부시설에 생산주문을 맡기고 있었다. 학교를 휴학하고 제대로 투자유치를 받기로 했다. 여러 곳과 접촉했는데, 투자의사가 있는 곳이 딱 3곳이었다. 한 곳은 절대적인 금액이 너무 적어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었고, 또 한 곳은 금융·재무적인 투자만

“무엇을 원하고, 해결하고 싶은지에 집중하라”

알렉스 니콜스 영국 옥스퍼드대 사회적기업 연구소 ‘스콜센터’ 창립 멤버 옥스퍼드대 스콜센터-단순 가르침 벗어나… 1년에 한 번 포럼회, 기업 네트워크 구축 청각장애인 취업 위해… 고민하던 MBA 학생, 택배社 차려 고용까지 “그들에겐 필요한 것곰곰이 생각해봐야”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매김한 사회적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7월 3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제2회 아시아 사회적기업 리더 공동포럼 2012(SELF ASIA with ASES 2012)’에선 전 세계 사회적기업 권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회적기업의 생태계 조성과 연대를 위해서다. 알렉스 니콜스(Alex Nicholls) 교수는 영국 옥스퍼드대 최초의 사회적기업가 정신 분야 종신교수이며, 2004년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위해 설립한 스콜센터의 창립 멤버다. 현재까지 40편 이상의 논문과 5권의 저서로 사회적기업을 연구해왔으며, 특히 2009년 사회투자에 대해 쓴 논문은 영국경영학회가 뽑은 기업가 정신 부문 최우수 논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스콜센터(Skoll Centre)’는 미국의 아쇼카재단과 함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 양성기관으로 꼽힌다. 먼저 센터를 소개해달라. “스콜센터는 옥스퍼드대 내에 있는 학부과정의 하나로, 세계적인 사회적기업가를 키우기 위해 설립됐다. 2003년부터 이베이 초대회장인 제프 스콜(Jeff Skoll)이 만든 스콜재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일 년에 한 번씩 ‘스콜 세계포럼’을 통해 사회적기업가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 멘토링의 개념을 도입해 기존 사회적기업가들이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을 준다. 옥스퍼드 외에도 하버드, 스탠퍼드, 시애틀, 뉴욕대 등에서 사회적기업가를 배출하기 위한 교육기관을 운영한다.” ―한국에선 사회적기업 육성 정책이 ‘고용’과

[사회적기업 2.0 시대가 왔다] ③사회적기업의 현재와 고민

사회적기업 꿈꾸는 청년 늘어… 공공시장 열어줘야 가치 있는 일 하겠다며 영리기업에서 전환 해 우선 구매·가산점 등 자생력 키울 시스템 필요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돈도 벌자.” 2009년 가을, 사회적기업가를 꿈꾸는 한 청년이 모교인 연세대에 구인 포스터를 붙였다. 몇 달이 지났지만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없었다. 그로부터 3년. 이 회사는 주요 언론사를 포함, 1만7000개의 사이트에서 활용되는 프로그램을 공급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했다. 소셜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IT형 사회적기업 ‘시지온’ 이야기다. 이인경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사무국장은 “고등학교에서 사회적기업 공모전 참여의사를 밝히고, 중학교에서 사회적기업 탐방 의뢰를 해오는 등 저변이 더 확대되는 추세”라며 “청년들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적 트렌드, 정부의 정책방향이 만난 결과”라고 말했다. ‘더나은미래’는 세스넷, 하자센터, 사회연대은행, 함께일하는재단 등 청년 사회적기업가를 육성하는 4곳 단체의 협조를 받아, 청년 예비 사회적기업가 35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이들의 고민과 당부를 들어봤다. 왜 청년들은 사회적기업을 꿈꾸는 걸까. 설문에 참여한 35명의 창업 전 종사직업을 보면, 대학생 및 대학원생(16명)이 가장 많았으나, 영리기업(7명)과 자영업(6명)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사회적기업 연구 및 프로젝트 실행 동아리 등을 꾸리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하는 글로벌 비영리단체 ‘사이프(SIFE)’, 사회적기업 연구 대학연합동아리 ‘센(SEN)’, 서울대학교 내 사회적기업 연구동아리 ‘스누위시(SNU WISH)’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영리기업에서 일하다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도 많다. 강연과 콘서트의 결합을 시도한 강연기획 전문 예비사회적기업인 마이크임팩트 한동헌 대표도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2년 반 근무하다 사회적기업 창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일자리·재료공급·납품 조합끼리 서로 도와 다함께 뭉쳐야 지역이 산다

19개 협동조합 활동중인원주 협동사회경제네트워크 지난 2009년 65차 UN총회는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지정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2008년에 발생한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로 발생한 경제위축을 협동조합이 보완하고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국내에서도 ‘협동조합기본법’이 공포되었다. 아직은 생소한 협동조합. 한국협동조합연구소 김기태 소장은 협동조합을 영리기업과 비교해 설명했다. “영리기업은 출자자·운영자·소비자가 분리되어 주주가 단시간에 빠르게 돈을 벌기에는 적합합니다. 하지만 기업이 돈을 잘 벌기 위해선 임금을 낮춰야 하고, 상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해야 합니다. 소비자와 노동자에겐 불리합니다. 협동조합의 모델은 그 반대입니다. 협동조합은 소비자가 출자자이고, 운영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품 가격을 높이거나 일하는 사람들의 임금을 낮추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협동조합의 형태를 잘 보여주는 모델은 이탈리아의 트렌토다. 트렌토는 인구가 50만명인 도농복합도시인데 이 중 23만5000명이 협동조합의 조합원이고 협동조합이 536개가 있다. 트렌토의 시민들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을 협동조합을 통해 구매하고 자기가 생산한 것도 협동조합에 판매한다.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사업의 목적은 이윤의 극대화가 아니라 공급자와 소비자, 운영자가 상호 신뢰의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이 오래 지속되는 것에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배추 파동이 났을 때, 소비자협동조합은 배추 파동 전과 비교해 차이가 별로 없는 가격으로 배추를 판매했습니다. 그 비결은 간단합니다. 소비자협동조합은 미리 생산자와 가격을 합의해 시장상황과 관계없이 계약이 된 수량을 정해진 가격에 구매합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입을 미리 예상하고 마음 편하게 좋은 배추를 기르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협동조합의 조합원인 소비자는 조합을 통해 안전하게 생산된 먹거리를 안정적인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