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지난달 8일 서울 중랑구에 있는 사회적기업 '더사랑' 직원들이 컬러 점토를 소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다현 청년기자
발달장애인과 시니어가 함께 일하는 ‘더사랑’ 사업장 방문기

장애인 특성에 맞춰 업무 배분시니어는 발달장애인 근무 지원 발달장애인 윤종혁(34)씨는 음식점 등에서 단순 노동직을 전전했다. 주로 설거지를 맡았는데 오래 서 있기가 어려워 일을 지속할 수 없었다. 휴식 시간을 가질 때면 일이 느리다며 상사에게 혼나기 바빴다. 함께 일하는 동료의 놀림과 괴롭힘도 잦았다. 지난해 옮긴 새 직장 ‘더사랑’은 달랐다. 올해로 입사 2년을 맞은 윤씨는 “여기에선 일이 느리거나, 조금 쉰다 해도 혼내는 사람이 없어서 맘 편히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더사랑은 발달장애인과 노인 등 고용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앞장서는 사회적기업이다. 2011년 서울 중랑구에서 시작한 더사랑은 자체 쇼핑몰 ‘보킷’과 포장 업체 ‘굿패커’를 만들어 발달장애인과 은퇴 시니어의 경제 활동을 돕는다. 현재 발달장애인 22명과 시니어 7명이 함께하고 있다. 지난달 8일 발달장애인과 노인이 함께 일하는 더사랑 사업장에 방문했다. 더사랑 직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일하는 오전반과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오후반으로 나뉘어 하루 4시간씩 근무한다. 이곳에서는 발달장애인을 ‘청년직원’으로, 고령자를 ‘시니어 선생님’으로 부른다. 이날 오후반에서는 청년직원 10명이 나란히 앉아 점토 포장 작업을 하고 있었다. 더사랑 청년직원 김동혁(33)씨는 자신을 “10년 차 베테랑”으로 소개하며 작업 방법을 설명했다. 그는 동료 직원에게 농담도 건네며 능숙하게 작업을 이어나갔다. 조영화 더사랑 대표는 “장애인 일터는 우울할 것 같다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사랑에서는 유쾌함만을 이어 나가고 있다”며 “조금의 신경만 써도 발달장애인에게 친화적인 업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근무만족도는 이곳을 ‘작은 천국’이라 부를 만큼

지난해 4월 발달장애인과 가족 550여 명이 24시간 지원 체계 구축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여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선DB
경기도, 전국 최초 ‘최중증 발달장애인’ 실태 조사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돌봄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경기도형 중증 돌봄 체계’를 별도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내 발달장애인은 지난해 말 기준 5만 8732명으로, 전국 발달장애인의 22.3%를 차지한다. 도내 발달장애인 수는 2019년 5만 2166명, 2020년 5만 4170명, 2021년 5만 6450명 등 매년 2000여 명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 중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24시간 돌봄이 필요할 정도로 지원이 절실하지만, 학계와 현장에서 합의된 정의가 없을 정도로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경기도는 지적장애나 자폐성 장애가 있는 발달장애인 중 자해·타해 같은 도전적인 행동을 하며 시설 이용을 거부하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워 일상생활이 어려운 인원으로 잠정 정의하고 있다. 경기도는 조사를 통해 ▲도내 최중증 발달장애인 규모 ▲최중증 발달장애인과 보호자 특성 ▲장애·건강 상태 ▲돌봄 및 가족 지원 현황 ▲복지서비스 이용실태 ▲야간·주말 돌봄 여건 등을 파악한다. 다음 달 조사를 시작해 오는 10월까지 보고서 작성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조사는 도내 31개 시·군의 발달장애인 약 1500명을 대상으로 하며 ▲도시형 ▲도농복합형 ▲농촌형으로 구분해 진행한다. 이후 최중증 발달장애인 가족과 초점집단인터뷰(FGI)를 진행한다. 장애인 전문가 집단을 구성해 자문회의도 열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24시간 돌봄을 골자로 한 ‘경기도형 중증 돌봄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김능식 경기도 복지국장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이 지역 사회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은 기자 bloomy@chosun.com

이진희 베어베터 공동대표는 “베어베터가 10년간 지속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업의 방점이 수익 창출이 아닌 ‘발달장애인 고용’에 찍혀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요즘은 베어베터가 알게 모르게 뿌려온 씨앗이 점차 꽃을 피우고 있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이신영 C영상미디어 기자
직무 개발에 집중한 10년… “발달장애인도 대기업으로 출근합니다”

[인터뷰] 이진희 베어베터 공동대표 지난 2012년 발달장애 사원 5명과 함께 시작한 ‘베어베터’는 10년 만에 300명이 넘는 직원이 일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발달장애인 사원 242명, 이들을 지원하는 비장애 관리직원은 100명을 넘는다. 이들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을 고용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베어베터에서 일을 배운 발달장애 사원이 대기업 정직원으로 이직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네이버, 삼정회계법인, 대웅제약 등으로 이직한 사원은 65명에 이른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베어베터 사무실에서 만난 이진희(57) 공동대표는 “베어베터가 지속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업의 방점이 수익 창출이 아닌 발달장애인 고용에 찍혀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발달장애인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하는 모습이 익숙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달장애인들은 어떤 일을 하나요? “복사·제본 등 인쇄 작업부터 로스팅 원두를 소분·포장하는 바리스타, 화환·화분을 관리하고 플로리스트까지 발달장애 사원들이 수행하는 직무는 다양해요. 최근에는 네이버, 카카오, NHN 등 베어베터 파트너사 사옥 내 편의점에서 발달장애인이 근무할 수 있도록 했어요. 발달장애 사원들은 하루 4시간씩 근무하면서 상품 검수, 유통기한 확인, 매장 청결유지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대기업 사옥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파견 근무인가요? “매장마다 다릅니다. 베어베터 소속 직원이 운영하는 곳도 있고, 기업에서 직접 발달장애 사원을 고용해서 운영하는 매장도 있어요. 최근에 기업들은 발달장애인이 만든 제품을 구매하는 방식의 ‘간접고용’을 넘어 발달장애인을 직접 고용하고 싶어해요. 일해본 경험이 있는 베어베터 소속 발달장애인들이 이직해 대기업 소속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과정이 궁금한데요. “어떤 기업에서 발달장애인 채용 공고를 내면, 이 내용을 사내에 공유해요.

경기 시흥에 있는 늘봄스토어 2호점. /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편의점 ‘늘봄스토어’ 4호점 오픈

GS리테일이 다음 달 초 발달장애인에게 취업 기회와 자립을 지원하는 ‘늘봄스토어’ 4호점을 연다. GS25 운영사인 GS리테일은 19일 서초구청,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한우리보호작업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늘봄스토어 4호점인 ‘GS25서울도로교통공단점’을 열기로 했다. 늘봄스토어는 발달장애인에게 편의점 매장관리 전반에 대한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국내 최초 장애인 직업 훈련형 편의점이다. 2019년 1월 한우리정보문화센터 안에 1호점을 오픈한 것을 시작으로 시흥웨스트점과 구립강서점으로 점포를 확대했다. GS25 서울도로교통공단점까지 문을 열면 총 4개 점포가 운영된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GS25는 늘봄스토어 시설 설치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한다. 서초구청은 사업에 필요한 행정 지원을,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는 공단 내 장소를 제공한다. 장애인 근로자 추천과 실제 점포 운영은 한우리보호작업장이 맡을 계획이다. GS25 늘봄스토어 서울도로교통공단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장애인 직업 훈련 교사가 상담을 통해 장애인이 가진 능력에 따른 개별 재활계획을 수립하고, 직무 지원과 교육도 제공한다. 장애인 교육생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스토어매니저 업무교육을 수료하고, 성취도에 따라 GS25 늘봄스토어 매장에서 일하거나 GS25 직영점에서 일할 기회를 갖게 된다. 정재형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장은 “5월 말 3호점인 구립강서점을 오픈한 데 이어 5개월 만에 4호점을 오픈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앞으로도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원규 더나은미래 기자 wonq@chosun.com

김현일 디스에이블드(THISABLED) 대표는 “회사 이름을 ‘장애’라는 뜻의 ‘디스에이블드(disabled)’의 철자 ‘d’를 ‘th’로 바꿔 ‘이것은 가능하다(THIS ABLED)’로 정했다”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한 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 예술가 아닌 ‘한 명의 예술가’로”

[인터뷰] 김현일 디스에이블드 대표 국내 첫 장애인 예술가 에이전시 ‘디스에이블드(THISABLED)’는 발달장애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한다. 지난 2016년 설립 직후부터 작가들의 사회적·경제적 자립을 돕는 전시회를 열었고 이후 작품을 활용한 기획, 디자인, 상품, 영상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지난 7월 28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디스에이블드 본사에서 만난 김현일(31) 대표는 “회사 이름을 ‘장애’라는 뜻의 ‘디스에이블드(disabled)’의 철자 ‘d’를 ‘th’로 바꿔 ‘이것은 가능하다(THIS ABLED)’로 정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불가능한 일들이 가능한 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른 나이에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로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우연히 한 전시장에 들어갔어요. 거기에 걸린 그림이 전체적으로 좋았어요. 색감도 그렇고요. 그런데 관람객도 없고 심지어 인포데스크에 사람도 없이 텅 빈 채 방치돼 있었어요. 그림도 삐뚤빼뚤 걸려 있고요. 알고 보니 발달장애 예술가분들의 그림이었어요. 그날 이후, 이렇게 좋은 작품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작가를 직접 찾아가서 작가님 어머니에게 제안했죠. 그렇게 3개월 정도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2016년에 첫 계약을 했어요.” -우연히 발달장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건가요? “학창시절 윗집 살던 형이 발달장애인이었어요. 피아노 되게 잘 쳐서 뉴스도 촬영하고 인터뷰도 많이 하고 나름 유명했어요. 발달장애인 중에 특별한 능력을 보이는 ‘서번트증후군’이었죠. 그래서 재능있는 발달장애인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죠.” -사업을 의지만으로 시작하긴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어머니께 돈을 빌렸어요. 무일푼으로 창업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당시 어머니께서 망하면 바로 취업하는 조건을 붙여서 빌려 주셨죠(웃음).”

서정훈 콩세알 대표는 "사회적농업을 통해 돌봄의 대상이었던 사람들이 작물을 돌보며 돌봄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하린 청년기자
“농장에서 발달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서정훈 콩세알 대표 화제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특정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부터 2~3세 수준의 지능을 가진 사람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영우’ 같은 자폐인, 더 나아가 직업인으로서의 자폐인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1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발달장애인의 고용률은 28% 수준이다. 전국 장애인 고용률인 34.6%에 비해 낮다. 지난해 기준 등록 발달장애인 수는 25만5207명으로 이 중 13만5867명(약 62%)이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문제는 지방으로 갈수록 취업률은 턱없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서울시 내 발달장애인 민간고용률은 30%이지만 지방은 5% 수준에 불과하다. 농촌형 사회적기업 1호로 등록된 ‘콩세알’은 해법을 농업에서 찾았다. 이른바 ‘사회적농업’이다. 사회적농업은 장애인, 고령자 등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의 사회통합과 자립을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 중심의 농업활동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9년부터 사회적농업 실천조직을 ‘사회적농장’으로 선정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전국에 83개소가 있다. 참여자는 장애인, 노인, 경력단절여성 등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로, 지역사회의 주민, 조직 등과 네트워크를 이뤄 협력한다. 핵심 기능은 농촌자원 활용해 돌봄, 교육, 직업훈련 기회 제공이다. 돌봄의 대상에서 돌봄의 주체로 인천 강화군에는 사회적농장 5곳이 있다. 그중에서 농업회사법인 ‘콩세알’이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달 29일 인천 강화군 양서면에 있는 콩세알 본사를 찾았다. 서정훈 대표는 “2005년 친구 5명이 모여 ‘일벗’이라는 생산공동체에서 출발했다”면서 “청소년 자원봉사단, 재가노인 봉사 등을 병행하면서 ‘함께 일하고 더불어 사는 것’을 꿈꿨다”고 말했다. 올해로 설립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소속 발달장애인 A씨가 편의점에서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베어베터
호텔리어부터 AI매니저까지… “발달장애인 직업, 산업 트렌드 따라 확장”

신드롬을 일으킨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지난 18일 종영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억지스럽지 않게 풀어낸 배우들의 연기와 탄탄한 스토리는 자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비틀었다는 호평을 받는다. 로스쿨을 수석 졸업한 자폐인 변호사를 현실에서 찾아보긴 어렵지만, 비장애인과 함께 다양한 산업군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들은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이터매니저’, 테마파크·놀이공원에서 근무하는 ‘캐스트’, 호텔 객실·식음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리어’까지. 발달장애인 일자리는 공공·민간기관 지원을 바탕으로 산업 트렌드에 따라 넓혀가고 있다. 발달장애 직무 개발 위해 유망 산업 분석 1990년대만 해도 발달장애인은 우편 수발, 제품 포장 등 단순 업무만 맡았다. 마땅한 정규직 일자리도 없었다. 이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공단)은 장애인의 고용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1994년부터 ‘직업영역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직업영역개발은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직무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공단이 개발한 직무만 50개에 이른다. 발달장애인 직무 개발은 유망 산업군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재 성장하는 산업군이나 앞으로 성장할 산업군 직무를 개발해 고용률을 지속적으로 늘리기 위해서다. 유은경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직업영역개발부장은 “하나의 직무를 개발할 때마다 발달장애인 특성과 산업 트렌드의 접점을 찾는데 집중한다”면서 “직업을 정하고 나면 해당 직업이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 중 발달장애인이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업무들로 세분화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AI 엔진 학습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를 입력하고 관리하는 ‘데이터매니저’ 직무가 새롭게 개발됐다. 데이터매니저는 ▲데이터 레이블링(차·사람 등 자료에 이름 달기) ▲오류 데이터 검증 ▲자료 저장과 공유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신재생에너지

"우리도 어엿한 '배구팀'이랍니다" 하나더하기의 안덕희(앞줄 가운데) 대표와 발달장애인 배구팀. /시흥=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발달장애인이 숨차게 운동하고, 마음껏 일하는 곳… 사회적기업 ‘하나더하기’

[인터뷰] 안덕희 하나더하기 대표 “발달장애인에게 운동은 필수예요.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면 그나마 학교에서 했던 체육 활동마저 할 수 없게 되죠. 초중고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든 발달장애인이 건강한 체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안덕희(51) 대표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하나더하기’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마음껏 운동을 배울 수 있다. 2011년부터 발달장애인이 기초 체력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배구, 태권도, 하키 등 종목도 다양하다. 지난 4월에는 시흥도시공사와 발달장애인 배구선수를 육성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선수 육성에 나섰다. 하나더하기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발달장애인에게 직업 재활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공동작업장을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하나더하기 이름을 건 과자와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수익금은 다시 발달장애인 스포츠 복지 사업에 사용한다. 학생 50명, 성인 70명. 총 120명이 하나더하기의 구성원이다. 지난달 23일 경기 시흥의 ‘동키마켓’에서 안 대표를 만났다. 하나더하기 작업장과 연계된 카페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발달장애인들이 직원으로 일한다. 노란색 그늘막을 지나 매장에 들어서니 밝은 음악과 커피 원두 가는 소리가 가득했다. 발달장애인의 ‘운동할 권리’ -가게가 정말 예쁘다. “그런가(웃음). 카페형 매장으로 꾸며봤다. 커피뿐 아니라 지역 생산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하나더하기 공동작업장에서 제작한 먹을거리와 생활용품도 있다. 건빵, 두부과자, 고구마 스틱 같은 먹거리를 대량 구매 후 소분해 판다. 협력업체인 생활공작소가 만드는 락스, 섬유유연제, 물티슈 같은 생활용품은 하나더하기에서 포장을 맡아서 하고 있다.”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하나더하기의 주 사업은 무엇인가? “하나더하기의 시작이자 주축은 발달장애인을

소소한소통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작한 쉬운 선거 교육자료 '우리 동네를 부탁해' /소소한소통 제공
소소한소통, 지방선거 정보 쉽게 알려주는 ‘우리 동네를 부탁해’ 발간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 이해를 돕는 교육자료 ‘우리 동네를 부탁해’를 발간했다. 4일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 노인, 청소년 등 누구나 쉽게 지방선거를 이해할 수 있도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교육자료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우리 동네를 부탁해’는 지방선거 관련 개념을 다루는 그림책(1권)과 쉬운 공약 사전(2권)이 한 세트다. 1권 ‘우리 동네를 부탁해: 지방선거 이야기’는 지역사회 구성 요소와 선출 대상(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의원, 교육감 등)의 역할을 설명한다. 공약을 근거로 투표하는 방법도 소개한다. 소소한소통은 “책을 보고 정책에 기반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물론, 누구나 지역사회 일원으로 선거권을 가치 있게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2권 ‘우리 동네를 부탁해: 쉬운 공약 사전’은 선거 공약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를 설명하는 자료다. ▲가족·양육 ▲경제·산업 ▲교육 ▲교통 ▲노동·일자리 ▲복지 ▲주거·부동산 등 9개 분야에서 총 100개 단어를 선정했다. 자료는 무료 배포한다. 오는 13일까지 소소한소통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책을 받아볼 수 있다(자료 소진 시 마감). 14일부터는 소소한소통 홈페이지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공약마당에서 PDF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다. 14일에는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발달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우리 동네를 부탁해’ 사용 안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7일에는 실무자를 위한 온라인 강의를 연다. 학교, 기관에서 해당 자료를 활용하는 법을 설명할 예정이다. 참여 신청이나 자세한 내용 확인은 소소한소통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버전 외에 시각장애인, 다문화 유권자를 고려한 자료도 제작했다. 시각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버전에는 목차를 안내하는 점자와 음성 서비스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삽입했다.

소소한소통 '쉬운 10대 공약' 홈페이지 화면. /소소한소통 제공
소소한소통, 대선 공약 쉽게 풀어 쓴 ‘쉬운 10대 공약’ 발표

대선을 앞두고 발달장애인 유권자를 위한 ‘쉬운 공약집’이 공개됐다. 24일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은 대통령 후보들 공약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바꾼 ‘쉬운 10대 공약’을 온라인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등 주요 후보 4명의 10대 공약을 정리했다. 어려운 공약 문구를 쉬운 문장으로 바꾸고, 후보들이 제시한 분야별 정책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설명을 더했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관련 공약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지원할게요’라고 풀어쓰고, 아래에 ‘소상공인: 작은 회사, 가게, 식당 등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해설을 덧붙였다. 각 공약별 핵심 주제가 무엇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삽화도 넣었다. ‘모두가 오래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약 옆에 와이셔츠를 입고 사원증을 목에 건 사람을 그려 넣는 식이다.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 유권자를 위해 만든 자료지만, 한자어나 정책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면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쉬운 10대 공약’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서 후보 사진을 클릭하면 각 후보 공약의 세부내용을 볼 수 있다.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메뉴도 별도로 마련했다. 이 자료는 PDF로도 내려받을 수 있다. 발달장애인도 유권자로서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할 권리가 있지만, 낯선 전문 용어가 가득한 공약집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많은 발달장애인이 ‘부모님이 뽑으라고 한 사람’ ‘익숙한 사람’을 뽑고는 한다. 백정연 소소한소통 대표는 “후보의 이미지, 정당, 주변 권유에 의해서가 아니라 공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투표하는 것은 발달장애인이 유권자로서 누려야 할

“장애인 디자이너 대신 ‘특별한 디자이너’로 불러주세요”

[인터뷰] 남장원 키뮤스튜디오 대표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그린 원화에는 그들만의 감성과 스타일이 있어요. 굉장히 독특해요. 작품을 주변에 소개해봤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그때 가능성을 발견하고 스튜디오를 설립했죠. 발달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세상을 변화시키는 ‘체인지 메이커’를 꿈꾸면서요.” 지난달 17일 만난 남장원(39) 키뮤스튜디오 대표는 “특별한 디자이너가 만든 콘텐츠로 세상의 경계를 허무는 곳이 바로 키뮤스튜디오”라고 했다. ‘키뮤’는 키덜트 뮤지엄(kidult museum)의 약자다. 몸은 성인이지만 아이의 감성을 가진 발달장애인을 키덜트에 빗대 표현했다. 키뮤스튜디오는 ‘장애인의 그림’이 아니라 ‘디자이너의 그림’으로 소비되는 것을 추구한다. 이런 이유로 ‘발달장애인’을 대신 ‘특별한 디자이너’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다. “보통 개인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지만, 이곳에서는 하나의 작품에 디자이너 2명 이상이 붙습니다. 협업 시스템이죠. 특별한 디자이너가 본인의 특수성과 장점을 살려 원화 형태의 그림을 그리면, 비장애 디자이너들이 수정·보완하는 식입니다. 특별한 디자이너들은 색감, 원화 등 각 분야에서 특출난 경우가 많아요. 본인의 장점을 통해 서로 부족한 점을 메워주죠. 이런 시스템 덕분에 그림의 질도 높아지고, 디자이너의 역량이 넓어졌다고 생각해요. 협업 시스템은 키뮤스튜디오의 DNA가 됐습니다.” 현재 키뮤스튜디오에서 활동하는 특별한 디자이너는 10명이다. 발달장애인 문화예술학교인 총현비전대학의 졸업생을 대상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총현비전대학에는 키뮤디자인학과가 있다. 대학 설립 당시, 키뮤스튜디오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맡은 인연이 전공 개설로 이어졌다. “키뮤디자인학과의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들을 디자이너로 채용하기도 하고, 대외공고를 내 인턴을 거쳐 채용하는 과정도 있습니다.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림에 얼마나 재미를 느끼는가’하는 부분이에요. 이외에도 디자인적 관점,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한 가지

“쉬운 정보일수록 어렵게 만들어집니다”

[인터뷰] 백정연 소소한소통 대표 ‘쉽게 알아보는 코로나19’ 안내서 제작최우선 가치는 발달장애인 ‘안전·권리’그들과 더 친해지려 ‘소소한수다’ 기획 “발달장애인 중에는 아직 코로나19가 뭔지 모르시는 분도 많아요. 정확한 마스크 착용법도요. 마스크를 밀착시키지 않거나 뒤집어 쓰기도 하고, 애초에 왜 써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지난해 3월, 백정연(41) 소소한소통 대표는 ‘쉽게 알아보는 코로나19’라는 안내 책자를 펴냈다. ‘코로나19는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면서 널리 퍼지는 병’이라는 간단한 설명과 함께 마스크로 입과 코를 완전히 가린 그림을 보여주며 올바른 착용법을 알려줬다. 이 책자는 대구 지역 특수학교와 복지관, 주민센터 등에 약 4만8000부 배포됐다. 사회적기업 소소한소통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언어’를 찾는 일을 한다. 지자체 복지 서비스 소개 책자, 복지관 이용 안내문 등 발달장애인이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바꿔 설명해주는 작업을 진행한다. 농사 매뉴얼이나 영화 예매 방법 등을 담은 자료도 만든다. 2017년 설립 이후 연평균 100건의 쉬운 정보를 만들고 있다. 지난달 24일 서울 문래동 사무실에서 만난 백정연 대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한 덕분인지 쉬운 정보를 전달하려는 움직임이 확 늘었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대에 정보는 생존 수단이잖아요. 사회적 거리 두기, 자가 격리, 비말 감염, 잠복기 등 감염병 증상이나 예방 수칙 관련한 낯선 단어들이 쏟아지면서 많은 장애인 지원 기관이 쉬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고민을 시작했어요. 정부도 처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요. 보건복지부로부터 ‘장애인을 위한 코로나19 안내서’를 제작해 달라는 의뢰가 와서 지난해 6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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