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그후
[기부 그 후] 부족하고 서툴지만 발달장애인 스스로 가꾼 텃밭

-꿈더하기지원센터의 텃밭 가꾸기 프로젝트   “우리가 키운 배추로 김치를 담궜어요!” 지난해 12월 서울 영등포구 꿈더하기지원센터(이하 꿈더하기) 프로그램실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발달장애 친구들이 직접 기른 무와 배추, 고추 등을 수확해 김장을 한 것이지요. 30여 명의 발달장애 친구들과 부모님 그리고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지역 주민이 함께 김치를 만들었습니다. 같은 해 가을엔 영등포구청 앞마당에서 열리는 장터에 나가 수확한 농산물들을 내다 팔기도 했습니다. 그날 일일 장사꾼으로 변신한 김가희(19∙가명) 양은 어깨가 으쓱합니다. “우리가 키운 상추와 고추를 사 가는 사람이 있다니 정말 신기했어요. 앞으로도 직접 기른 채소를 시장에서 팔고 싶어요.”     ◇ 텃밭 가꾸기로 흥미 더하고 꿈은 쑥쑥   꿈더하기지원센터는 2013년 설립됐습니다. 이곳에는 발달장애, 지적장애, 경계성장애 등이 있는 친구들이 와서 사회화 교육, 심리 치유, 직업 훈련 등 다양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합니다. 바리스타 및 제빵 교육을 받은 친구들이 만든 빵과 커피는 꿈더하기 베이커리와 카페에서 팔리지요. 지역민들 사이에선 맛이 아주 좋다고 소문이 났답니다. 지난해 여름, 봄에 심었던 씨앗이 싹을 틔었다. 새싹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는 꿈더하기 친구들. ⓒ꿈더하기지원센터 그러던 어느 날, 채민정(46) 꿈더하기지원센터 센터장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냅니다. ‘직접 텃밭을 가꾸고 관리하면 친구들의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2015년 채 센터장은 사회복지사 선생님과 지역 주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을 모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텃밭을 가꿔봅시다!” 2015년 텃밭 가꾸기 시행 첫 해에는 서울고용노동청 지원으로 농작물을 무사히 길러냈습니다. 친구들은 씨앗, 묘목 등을

[기부 그 후]엄마 아빠가 없다는 현실을 감당할 수 있겠죠?

현수(가명·5세)는 손님이 떠난 모텔 방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태어난 지 일주일도 안 된 갓난아기였습니다. 남겨진 것은 메모 한 장. 졸지에 고아가 된 현수는 아동복지시설 구세군서울후생원으로 보내졌습니다. 뒤늦게 찾아낸 부모는 한국 국적도 없는 중국인. 그들은 언젠가 아이를 데리러 오겠다는 말과 함께, 또다시 연락이 끊겼습니다. 현수는 말 배우는 속도가 더뎠습니다. 다섯 살이 될 때까지 혀 짧은 발음을 내기도 했죠. 부모와 일대일로 주고받는 애정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않아서일까요. 발달 검사 결과, 현수는 또래보다 언어발달이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아이들은 세상과는 다른 출발점에 섭니다.   ◇ 부모와의 이른 헤어짐… 애정이 모자라는 아이들   현재 후생원에 머무는 아이들은 총 75명. 그 중 약 20명이 현수처럼 부모와 헤어지거나 *베이비박스에서 발견된 유기아동들입니다. 아이들은 늘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합니다. 선생님에게 서로 안아달라 떼를 쓰거나, 또래 친구를 깨물고 괴롭히기도 하지요. “엄마 가지 마요”하며 퇴근하는 선생님을 붙잡고 한참 우는 일도 부지기수입니다. 후생원에서는 선생님 한 명이 현수 같은 아이 다섯을 돌봅니다. 아이들 모두에게 필요한 만큼의 사랑을 주지 못하는 선생님들도 마음이 아픕니다. “애정을 가지고 보살피는데, 아이한테는 부족할 거예요.” 애정 결핍과 정서적 불안정을 겪는 아이들은 언어 발달이 늦거나 지능발달 면에서 뒤쳐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아이들의 아픈 마음을 보듬고, 언어 발달도 돌봐줄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후생원은 아이들의 꾸준한 언어치료와 주기적인 나들이를 지원하기 위한 해피빈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750명에 달하는 네티즌과 웰라이프 직원들의 따뜻한 손길로, 3주

[기부 그 후] 낯선 언어, 문화 속에 있는 중도입국청소년들의 고민

태어나 한평생 살던 곳을 떠나,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에서 살아가야 한다면 어떨까요? 모든 것이 낯설고 막막하지 않을까요? 한국에도 그런 친구들이 있습니다. 외국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들어온 ‘중도입국 청소년’입니다.   ◇ 중도입국청소년을 아시나요?  중도입국청소년은 부모의 재혼 또는 취업으로 한국에 오게 된 미성년 자녀들을 말합니다. 국제 결혼 자녀나 이주노동자 가정의 자녀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태어난 나라에서 어느 정도 성장한 뒤 한국에 들어 온 아이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한국말이 서투르다보니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국내 교육을 못따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불안정한 환경은 중도입국청소년들을 정서적으로도 취약하게 만듭니다. 부모를 따라 온 아이들은 아빠나 엄마가 한국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2~3년간 친척집을 전전합니다. 그러다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되기도 하고 방어적인 성격으로 변하기도 합니다. 한국에 들어온 후에도 적응하긴 쉽지 않습니다. 관광 비자를 받은 아이들은 3개월에 한 번씩 본국에 다녀와야 하고, 낯선 한국인 계부나 이복형제들 때문에 가정내에서 정을 붙이기 힘들어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 불안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삶 꿈꾸는 아이들 그래서 대부분의 중도입국청소년들은 ‘국적 취득(귀화)’을 준비합니다. 한국 국적을 얻으면 국내에서 대학을 가거나 정식 취업을 하는 등 보다 안정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국적을 취득하려면 법무부 주관의 귀화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시험은 한국어 능력, 대한민국의 역사와 풍습, 애국가 등 국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평가하는데, 통과하기가 만만치 않은 편입니다. 이에 국제구호개발기관인 사단법인 글로벌비전은 인천 중도입국청소년들의 한국어 공부와 국적 취득을 위한 공부 전반을 돕고

[기부 그 후] 콩 한쪽, 닭 한 마리가 일으킨 아프간 여성들의 삶

  저는 두 딸과 아들 하나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남편은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혼자 책임지는 하루하루의 삶이 고통의 연속입니다. 저는 아프가니스탄 카불(Kabul)주의 콸리 슘자이(Qaly Shumlzai) 마을에 살고 있어요. 우리 마을엔 저와 같은 여성들이 200명이 넘습니다. 마당에서 키우는 암탉 몇 마리가 유일한 생계원입니다. 닭을 살 돈조차 없는 이웃들에 비해선 그나마 나은 편이죠. 하지만 아침마다 알 수확량이 넉넉하진 않습니다. 닭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꾸준히 알을 낳게 하려면 뭐가 필요한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배고픔보다 더 힘든건 아프간의 문화적 관습입니다. 아프간 여성들은 집 밖으로 자유롭게 나갈 수 없습니다. 대부분 남편의 허락 없인 혼자 일을 하거나 회사에 다니는 등 경제활동을 할 수도 없죠. 생계를 위해서는 오로지 남편이나 아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남편마저 잃은 과부들은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전전하며 구걸을 해서 먹고 삽니다.    우리도 비슷합니다. 우리 가족의 생계는 오로지 어린 아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한창 학교 다닐 나이인데도 아들은 매일 거리에 나가 돈을 벌었죠. 온 가족이 아들의 수입에 의존했습니다. 저도 밖에 나가 일을 하고 싶었지만, 여성인 제게 허락된 일자리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절망 그 자체였죠.  시골인 우리 마을에서는 많은 산모들이 아이를 낳다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고기나 달걀처럼 단백질이 든 음식을 먹지 못해 다들 영양결핍 상태이기 때문이죠. 특히 닭고기나 달걀은 그림의 떡입니다. 닭을 키울 수는 있어요. 하지만 닭을 살 돈도, 닭을 키울 수 있는

[기부 그 후] 아이들의 꿈에 든든한 발이 되어주세요

한없이 두려운 소리, ‘잔액이 부족합니다’ #1. 책가방보다 마음이 더 무거운, 주나의 이야기 ‘내일은 30분 일찍 일어나서 걸어가야지.’ 여고생인 주나(가명·17)는 아침잠을 줄이고 다른 친구들보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섭니다. 교통카드 잔액이 몇 백 원 단위로 줄어들 때마다 마음이 무겁기 때문입니다. 방과 후,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교육을 위해 분당우리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에듀투게더센터’로 갈 때도 책가방은 여전히 주나의 어깨 위에 있습니다. 가방을 집에 내려놓고 센터에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집에 가는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가방을 동여맨 채 센터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2. 저녁밥보다 꿈이 소중한, 태인이의 이야기 “일주일에 3~4일 정도 굶고 군것질 안하면 그럭저럭 학원에 다닐 수 있어요. 40분 정도는 걸어 다녀요. 언덕 두 세 개만 넘으면 금방이니까요.” 대한민국 최고의 베이스 연주자가 꿈인 태인(가명·16)이는 따뜻한 밥보다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는 게 익숙합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는 편안함도 내려놓습니다. 밥 먹을 돈과 교통비를 아껴야 베이스를 배우러 학원에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 5만원, 아이들의 든든한 ‘꿈’이 됩니다 “저소득층 가정 아이들의 생활 상담을 진행하면, 교통비에 부담을 느끼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요. 심지어 아르바이트로 교통비를 충당하는 학생들도 있어 안타까웠죠.” 분당우리복지재단의 박수진 사회복지사는 작년 8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가정 학생들에게 교통비를 지원하기 위해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이후 저소득 가정 학생들에게 교통비 신청을 받자, 40여명이 저마다 절실한 상황을 적어 신청서를 냈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데 부모님께 교통비를 타서 쓸 수는 없어요. 한 시간 거리는 걸어 다녀요.’

[기부 그 후] 쓰라린 상처 위로 새 살이 돋아납니다

몽골의 초원지대에서 태어난 너밍에르덴. 7개월된 아기에게 세상의 모든 것은 그저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다른 아기들과 다를 바 없이 무럭무럭 성장하던 너밍에르덴에게 불행이 찾아온 건 순식간의 일이었습니다. 무심코 기어다니다 만진 엄마의 빨래 냄비가 넘어지면서, 안에 담겨있던 뜨거운 물이 너밍에르덴의 가슴과 왼팔의 여린 살을 일그러뜨렸습니다. 하지만 현지 병원에서 해줄 수 있었던 건 그저 아픈 부위를 소독해주는 것 뿐이었습니다. 결국 가슴과 겨드랑이의 살 화상 후유증으로 단단한 떡살이 됐습니다. 피부가 오그라들면서(구축현상) 팔을 드는 것도, 젖병을 잡는 것도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너밍에르덴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데, 화상으로 딱딱하게 굳은 살은 움직일 줄을 몰랐습니다. 언제부턴가 너밍에르덴은 게르(몽골의 전통 이동식 가옥) 밖으로 잘 나가지 않았습니다. 친구들은 자유롭게 뛰어 노는데, 잘 움직여지지 않는 팔이 속상했던 걸까요. 조용해진 딸을 보는 부모의 마음은 미어졌습니다.    낯선 나라, 한국에서 시작된 사랑 그 때 도움의 손길이 다가왔습니다. 몽골로 의료봉사를 온 한림화상재단과 한강성심병원의 화상 전문 의료진이 너밍에르덴의 사연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의료진은 현지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판단 아래 너밍에르덴을 초청 수술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단단한 떡살을 떼어내고, 그 위를 다른 부위에서 떼어낸 새 살로 덮는 피부 이식 수술을 한국에서 하기로 했습니다.열악한 게르에서 지내며 소와 양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너밍에르덴 가족의 월 생활비는 20만원. 엄청난 수술비는 물론, 한국으로 갈 경비조차 마련할 수 없었습니다. 국내외 화상 환자 후원 기관인 한림화상재단은 너밍에르덴을 돕기 위해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KT&G 임직원들의 모금, 나눔팔찌를 제작하고 판매해 수익금을 기부한

[기부 그 후] ‘도서관’으로 케냐 아이들의 꿈을 짓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냥 돌을 던질 뿐이었죠.”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차로 8시간을 달려 도착한 마을 카바넷. 그 곳 아이들은 버스 한 대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거리에서 돌을 던지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리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의 있었지만 꿈은 ‘농부’ 또는 ‘택시기사’로 한결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만난 세상의 유일한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공부를 지속한다는 것은 늘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카바넷 아이들을 위해 월드투게더는 마을 도서관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8월, 드디어 ‘윙윙도서관’이 개관했습니다. 개관식에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도서관 안으로 미처 다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며 꿈을 키울 수 있는 도서관이 생겼지만 한 가지가 부족했습니다. 바로 도서관을 가득 채울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 위해 월드투게더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목표금액은 600만원. 모금함을 연지 3개월 만에 1800여명의 네티즌이 자신의 콩을 기부해주었습니다. ‘우리 집에 잠들어있는 책을 필요한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요.’ ‘더 많이 나누지 못해 미안해!’ 아이들을 향해 따뜻한 응원의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697만원으로 윙윙도서관에는 백과사전, 동화책, 고등학교 진학시험 준비를 위한 문제집 등 300여권의 책이 구비됐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방과 후 교실에 쓰일 물감과 악기도 마련됐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콩의 기적’ 덕분에 카바넷 아이들은 더 이상 돌을 던지며 하루를 보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카바넷 아이들이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세요? 얼마 전 독서왕

[기부 그 후] 생명을 살리는 ‘음악’을 전합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지난해 4월 말, 서울 시립어린이병원의 ‘보호자 없는 병실’. 부모들이 키우길 포기한 중증 장애 아동들이 치료받는 이곳에서, 이날 어린이 환자 침대마다 ‘찾아가는 바이올린 연주회’가 연이어졌습니다. 간호사들이 간혹 동요 테이프를 틀어줬지만 눈앞에서 연주를 보는 건 처음인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지 뇌 병변 등으로 정확한 의사 표현은 못해도 손발을 흔들고 활짝 웃으며 좋아합니다. 평소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던 병원도 이 날 만큼은 어느 공연장 못지않은 밝고 신나는 분위기로 가득 찼습니다.   같은 달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도 작은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놀라운 은혜)’의 차분하고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어느새 평생 참아온 눈물을 뚝뚝 흘리기도 합니다. ◇‘음악’ 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치료제’   병원 밖을 나설 수 없는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는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은 비영리단체 ‘이노비’. 이노비에서는 클래식·뮤지컬·재즈·국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음악가 300여 명이 재능기부로   국내외 호스피스 병동, 암병동, 어린이 병원 등을 찾아 다니며 무료 공연을 펼칩니다. 지난 10년간 국내외에서 올린 공연 수만 800회 이상에 이릅니다. “음악은 한 번에 수많은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의 마음까지 위로하며 치료 자체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이것이 이노비의 존재 이유이자, 목표죠.” 김유원 이노비 매니저는 병원에서 공연 중 만났던 수많은 환자들과 그 가족을 잊을 수 없다며 말을 이어갔습니다. “한 환자분은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을 위한 음악회가 열리는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본인을 응원한다는 생각이 들어 힘이

[기부 그 후] 함께 지어올린 집, 함께 지어가는 삶

“술을 먹고 몸이 따뜻해지면 잠자리에 들었어. 그렇지 않으면 너무 추웠거든” 매년 겨울, 주영재(61·가명) 할아버지에게 온기를 준 유일한 물건은 ‘술 한 병’이었습니다. 벽과 지붕이 무너진 단칸방은 바람조차 제대로 막아주지 못했습니다. 좁은 집안에 들여놓지 못해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된 가전제품은 언제 화재의 원인이 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집은 불안하고 추운 공간이었습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네티즌이 만든 선물, ‘기프트 하우스’ 그런 할아버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였습니다. 현대 엔지니어링과 협력해 저소득층 재난위기가정에 영구적으로 집을 지원하는 ‘기프트 하우스’의 입주자로 할아버지를 선정한 것이죠. 희망브리지와 현대엔지니어링은 붕괴의 위험과 살을 에는 추위로부터 할아버지를 지켜줄 수 있는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을 계획했습니다. 지역사회도 힘을 모았습니다. 충북 음성군청은 기프트하우스가 세워지는 과정에 있어 복잡한 행정 처리를 도왔고, 미공건축사사무소의 손영태 건축사는 건축 인·허가와 관련된 문제에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네티즌들은 할아버지의 보금자리에 온기를 더했습니다. 네이버 해피빈에 할아버지의 ‘기프트 하우스’를 위한 모금함이 개설됐고, 작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47명의 네티즌이 자신의 콩을 기부했습니다. 많은 사람의 참여로 모금된 377만원은 할아버지의 새 이불과 세탁기, 냉장고, 밥솥이 됐습니다. 특히 해피빈을 통해 할아버지의 사정을 알게 된 동서식품 임직원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십시일반 기부금을 출연한 인연으로, 올해에는 청주 지역사회를 위한 벽화그리기 봉사에까지 힘을 보태 주었습니다. 이제는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어요 지난해 12월, 기프트 하우스에 입주한 할아버지는, 더 이상 추위를 이기기 위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됩니다. 따뜻하고 아늑한 집이 있으니까요. 변한 것은

[기부 그 후] 다시 세워지는 집, 오래 간직되는 추억

쿵. 쿵. 쿵.. 오늘도 어김없이 정일순(가명) 할머니의 집 천장이 울립니다. 사람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소리입니다. 할머니의 보금자리는 건물 1층과 2층 계단 아래 자투리 공간, 부엌 천장은 계단과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불편한 건 소리만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계단을 다닐 때마다 천장의 콘크리트가 부서져 내릴 때도 있습니다. 수시로 떨어진 돌에 찌그러진 식기들도 눈에 띕니다. 덩어리뿐 아니라 가루도 날립니다. 숨을 쉴 때마다 목이 아프다고 합니다. 천장에는 철근 구조물이 흉물스럽게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살기에 불편한 공간이지만 할머니가 떠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집은 6년 전 세상을 먼저 떠난 할아버지와 20년이 넘게 살았던 공간입니다. 자녀들과 연락이 끊긴 뒤 서로 의지해 살았던 할아버지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기초노령연금에 의지해 생활하고 계십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노인일자리를 통해 소일거리를 하셨는데, 이제는 다리가 너무 불편해졌기 때문이죠. 간간이 파지를 주워 생활비에 보태지만, 다리가 아파 그나마도 할 수 없는 날이 더 많습니다. 다행히 집주인이 가격을 크게 올리지 않아 20년 전과 비슷한 전세금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할머니 댁에 구로 집수리 협동조합이 찾아왔습니다. 조합원들은 우선 마구잡이로 튀어나온 철근들을 잘라냈습니다. 묵은 먼지와 페인트를 벗겨낸 후 비가 와도 걱정 없도록 방수 페인트칠도 새로 했습니다. 계단에서 더 이상 부스러기가 떨어지지 않게 마감처리도 꼼꼼히 했고요. 가루가 날려 지저분했던 부엌도 말끔히 청소했습니다. 천장을 바꾸자 흡사 ‘폐가’ 같던 집이 깨끗하게 되살아났습니다. 할머니 댁의 변화는

[기부 그 후] 승리의 행복을 지켜주세요

“숫자… 못 읽어요.” 승리(가명)가 처음 경천공간에 왔던 날, 아이는 마치 영화 ‘늑대소년’의 주인공 같았습니다. 9살이 될 때까지 정서적 문제를 가진 부모님 밑에서 제대로 된 교육과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글과 숫자를 몰랐고, 낯선 사람이 말을 걸면 작은 어깨를 움츠리기만 했습니다. 영양부족으로 치아 건강과 시력에 이상이 생겼고, 어렸을 적 발병한 폐렴은 재발을 반복했습니다. 제대로 된 먹을 것, 입을 것 하나 갖춰지지 않는 환경에서 긴급 분리된 승리. 경천공간 선생님들은 승리의 회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또래보다 늦은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쇠약해진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치료과정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경천공간 선생님들의 힘만으로는 어려운 상황. 선생님들은 네이버 해피빈 모금을 통해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승리의 교육비와 의료비 마련이 주목적이었습니다. 경천공간에서 승리를 위해 정한 목표 모금액은 440만원. 해피빈을 통해 승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많은 분들이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특히 신한은행 임직원들은 승리의 사연을 듣고 목표액을 넘어서 추가 기부금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금액은 약 774만원. 네티즌이 모아준 십시일반의 응원과, 신한은행 임직원의 도움으로 예상 수준을 훨씬 웃도는 치료비용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승리의 소식을 들은 약사 선생님은 직접 승리에게 필요한 영양제까지 보내주셨습니다. 모금 이후, 승리는 눈에 띄게 건강해졌습니다. 반 공기도 채 삼키지 못하던 승리는 이제 밥 세 그릇을 거뜬히 비워낼 정도로 식사량이 늘었습니다. 여덟 살 동생들 사이에서 머리 하나 불쑥

[기부 그 후] 반려동물 입양으로 찾은 새로운 행복

노란 빛깔에 까만 입이 도드라져 ‘입이 시키먼 남자’, 줄여 ‘입시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시남이’. 시남이의 어미 개는 중성화 수술이 되지 않은 채 버려져 길을 떠돌다 임신했고, 결국 차가운 바닥과 축축한 벽으로 둘러싸인 유기 동물 사설 보호소에서 시남이를 낳았습니다. 감기라도 한 번 돌면 시남이처럼 작은 강아지들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0여 마리의 유기견들이 모여있는 보호소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유약한 아기강아지에게 적합할 정도의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시남이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의 도움으로 홍대에 위치한 깨끗하고 소규모로 운영되는 유기견 입양 카페 ‘아름품’에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낯선 이에게 경계심이 강하던 시남이는 쾌적한 환경에서 따뜻한 관심과 돌봄을 받으며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입양과 구조에 보태진 4,841명의 힘 지난 6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에서는 시남이가 있던 곳과 같은 유기 동물 보호소들의 시설 보수와 의약품 제공 등 지원 및 유기견 입양을 독려하기 위해, ‘입양으로 강아지 공장을 멈춰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만들었습니다. 강아지 공장을 통해 한 달에 시장에 경매되는 강아지들의 숫자는 약 2만 마리. 공장에서 격리돼 무수한 강아지들을 낳아야 하는 모견들의 고통은 물론, 넘쳐나는 공급으로 소중한 생명을 언제든 돈 주고 구입할 수 있는 물건쯤으로 생각해 쉽게 사고 버리는 이들 때문에 반려동물들은 끝없는 공포를 겪습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아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안락사의 공포까지. 이 모든 문제들의 중심에 ‘강아지 공장’이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카라는 시민들의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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