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① “날 때린 가족, 원망도 했지만… 세상의 응원에 힘을 냈어요”

[캠페인|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1) 학대의 상처 벗고 웃음 되찾은 나현양 이모의 욕설·폭행에 가출… ‘나 같은 건 죽어야지…’ 문제아로 방황했던 아이 전문상담원 도움으로 정서·진로 치료 받고 미술 치료하던 교수가 재능 발견해 적극 지원 아티스트 컨설턴트 목표… 하루 20시간 그림 그려 예고 진학하고 미대 준비 이모와도 만나서 화해 아동 학대로 한 아이가 죽으면, 선진국에선 사회 전체가 들썩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아동복지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부모에게 맞아 아이가 숨져도, 사건은 금방 잊힙니다. 개발도상국의 아이들은 더합니다. 배고파서, 아파서,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전쟁이 나서…. 각종 이유로 아이들은 다치고 죽습니다. 아동 문제에 대한 인식, 그것은 문맹국과 비문맹국을 가르는 잣대입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굿네이버스와 함께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보호받지 못하는 국내외 아이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지구촌 아이들의 행복을 지켜줄 방법을 찾아볼 것입니다. 편집자 주   지난달, 전라도의 한 그룹홈에서 만난 김나현(가명·17)양은 큼지막한 빨간색 가방을 메고 있었다. “미술 학원에 가는 길”이라고 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그림을 그린단다. 이날도 나현양은 하얀 캔버스 앞에 앉았다. 팔레트에서 초록색 물감을 찾아 슥슥 붓을 움직였다. 이파리가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배추가 완성됐다. 나현양은 지난해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미술을 본격적으로 공부한 지 1년밖에 안 됐지만, 실기 점수는 항상 상위권이다. 나현양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문제아’였다. “그땐 정말 세상이 미웠어요. 제 자신을 망가뜨리고 싶었어요. 날 버리고, 때리고, 욕했던 가족들에게 복수하고 싶었어요.” 나현양은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⑦·<끝> 타지키스탄]암흑 속 마을… 소수력 발전소로 빛 되찾아

정부 차별받은 카마로프 전기 공급 하루 2시간 뿐 발전소 공사비 지원에 주민들 직접 건설 나서 한 달 25㎾ 전기 생산 바구니 제작 교육으로 여성들도 자립 나서고 감자·꿀·과일 재배 등 지속적 수익 창출 기대 “주민들은 어둠 속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이병찬 굿네이버스 타지키스탄 지부장이 카마로프 계곡에 세워진 회색 건물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고장 난 채 방치된 수력발전소들이 눈에 들어왔다. 1991년 시작된 타지키스탄의 내전이 6년 동안 계속되면서, 발전소들은 작동을 멈췄다. 그러나 정부는 발전소를 수리하거나, 전력을 생산할 비용을 지원하지 않았다. 카마로프 마을이 내전 당시 반군이 주둔하던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곳에 공급되는 전기량은 하루 2시간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로부터 철저히 소외된 채 차별을 받아온 카마로프 마을. 이들에게 겨울은 가장 잔인한 계절이다. ◇어둠 속에서 빛을 되찾은 주민들 “도심에 나갔다가 마을로 돌아올 때면, 무덤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어요. 암흑이 돼버린 우리 마을엔 빛이 필요했습니다.” 카마로프 지역 면장인 라지마프(남·45)씨는 3년 전을 떠올렸다. 마을에 전기를 공급할 방법을 궁리하던 때였다. 그는 마을 어귀에서 한국인을 만났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산속으로 들어온 이병찬 지부장이었다. 타지키스탄은 전 세계에서 여덟째로 수자원을 많이 보유한 나라다. 연간 3000억㎾ 전력 생산이 가능하지만, 현재 활용하는 전력량은 전체 수자원의 5%에 불과하다. 개발 비용과 전문 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한 환경이다. 게다가 카마로프 마을은 타지키스탄 내에서도 수자원이 가장 풍부한 곳. 이병찬 지부장은 2011년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소를 설계하고, 공사에 필요한 예산 3000만원을

내전에 갈 곳 잃었던 아이들 타지키스탄의 리더가 되다

두스티 학교 지난 2월 16일, 타지키스탄에서 만난 사요라(여·20)씨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나를 후원해준 한국을 곧 만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사요라씨는 타지키스탄 국립외국어대를 수석 입학, 4년 간 장학금을 받고 공부했다. 오는 3월에는 한국에 간다. 계명대 영어학과의 교환학생으로 선발됐기 때문이다. 사요라씨는 “한국의 선진 교육을 배우고 싶다”면서 “사회복지사가 돼서 타지키스탄의 어려운 이들을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요라씨는 다섯 살 때 혼자가 됐다. 엄마는 장티푸스를 앓다 돌아가셨고, 아빠는 정부군에 의해 총살을 당했다. 1991년 구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타지키스탄은 6년간 내전을 겪었다. 사요라처럼 부모를 잃은 아이 2000여명이 거리로 내몰렸고, 800여명의 과부가 일거리를 찾아 방황했다. “전쟁을 기점으로 타지키스탄의 모든 개발과 교육이 멈춰버렸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았습니다. 월급을 못 받게 된 선생님들이 모두 시장에 나가 채소를 팔았거든요. 내전을 겪은 학생들은 중등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인이 됐습니다. 대학생들이 ‘받아쓰기’ 공부를 할 정도였죠.” 이병찬 굿네이버스 타지키스탄 지부장이 내전 직후를 떠올렸다. 머물 곳도, 돌아갈 곳도 없는 고아와 과부들을 돕기 위해 굿네이버스는 1998년 다브로사셋트스바 보육원을 세웠다. 갈 곳 없이 방황하던 여섯 살 사요라를 받아준 곳도 다브로사 보육원이었다. 입학료, 수업료, 급식비까지 전부 무료였다. 선생님들의 월급도 평균 소득 이상으로 책정했다. 전문 인력이 몰리자 수업의 질이 높아졌고, 소문을 타고 보육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이 지부장은 “보육원 입학 기준을 전쟁 과부의 자녀나 고아로 한정했다”면서 “당시 가장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미래의 리더로 세우는 것이 비전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설립

[날아라 희망아] 가난한 소년 알하지… 공부가 하고 싶어 매일 학교 앞을 서성입니다

아픈 외할머니 도우며 학업의 꿈 키우는 아이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NGO 직원 되고 싶어” 알하지(9)군이 흙먼지가 뒤덮인 가방을 열어 보입니다. 젓가락 길이의 나뭇가지가 한가득입니다. “숫자 공부를 하기 위해 직접 자른 것”이라고 합니다. 조그만 공책도 한 권 들어 있습니다. “글씨연습을 했다”는 페이지에는 알파벳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알하지는 이 흙투성이 가방을 항상 메고 다닙니다. 마을에 있는 움막 학교에서 공부하지만 매일 갈 수는 없습니다. 정식 등록을 하려면 1만2000세파(약 2만4000원)를 내야 하는데, 아직 500세파밖에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가방을 메고 마을을 서성이다가 가끔 움막이 한가할 때 들어가 앉습니다. 알하지의 등에서 가방이 떠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알하지는 아빠와 함께 차드 북쪽의 ‘니제르(Nizer)’ 국경지역에서 지냈습니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빠는 돈을 벌기 위해 엄마랑 떨어져 살았는데, 6남매 중 셋째인 알하지만 데리고 갔습니다. 2년 전 갑작스러운 폐병으로 아빠가 죽자, 알하지는 엄마에게 돌아와야 했습니다. 차드 은자메나시 왈리아 지역에서 농사일을 하던 엄마는 아이를 다시 알리가르가 지역에 사는 외할머니께로 보냈습니다. “키울 여력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외할머니 마리암(60)씨의 사정도 녹록지는 않습니다. 집 근처 밭에서 피망, 토마토, 양상추 등을 재배하며, 한 달에 1만세파(약 2만원) 정도를 벌었던 마리암씨는 최근 농사일에서 아예 손을 뗐습니다. 가슴 통증과 다리 저림이 심해 거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2주 동안 수입도 뚝 끊겼습니다. 마리암씨가 힘겹게 손을 들어 집 앞 텃밭을 가리켰습니다. 풀이 아무렇게나 쓰러지고, 땅은 메말라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이를 잘 돌봐야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⑥] 아프리카 차드 희망학교 지원 사업

척박한 땅에 심은 교육의 씨앗… 지역경제 꽃피웠다 교육 무시했던 주민들 인식 개선·계몽으로 배움의 중요성 깨달아 “간호사·화가 되고 싶다” 꿈없던 아이들 목표 생겨 학교에 사람 모이자 마을 활기 되찾고 지역경제도 살아나 “열두 살 때까지 학교 구경도 못했어요. 학교 때문에 이사 가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어요. 밥 짓고, 빨래하고, 물 길어오고…. 하루를 그냥 흘려보냈어요.” 3년 전까지 “꿈을 가져본 적 없다”던 켄소(15·여)양은 현재 ‘간호사’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2010년, 아프리카 차드(Chad) 파샤 아테레 지역에 ‘요나스쿨’이라는 초등학교가 생기면서부터다. “늦은 나이라 어린 동생들과 같이 배우지만 상관없어요. 학교 와서 연필을 처음 잡으면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을 알았어요.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히센(18·남)군이 늦게라도 소질을 발견한 이유는 2012년 차드 은자메나시 도고레 지역에 ‘리앤차드스쿨’이 생겼기 때문이다. 두 학교는 모두 굿네이버스 차드가 지은 아프리카 ‘희망학교’다. 각각 탤런트 고(故) 박용하, 가수 이승철의 기부로 마련됐다. 초등학교는 6칸 교실, 유치원, 교무실, 보건소, 우물 등으로 구성됐다. 박근선 굿네이버스 차드 지부장은 “밭일을 하거나, 양을 치던 아이들이 희망학교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척박한 땅에 희망의 씨를 뿌리다. 중앙아프리카 중북부에 위치한 차드(Chad)는 척박한 땅이다. 사하라사막이 국토의 북쪽을 덮고 있고, 사헬가뭄이 수십 년간 지속됐다. 교육 환경도 나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6개국(중앙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말라위, 니제르, 탄자니아, 차드) 중 초등학교 중도탈락률(72%)이 가장 높다. 베라모토(60) 은자메나시 장학사는 “차드는 학교 수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한 인식이나 교사의 자질도 떨어진다”고

라이벌? 우린 협력하는 선의의 경쟁자

NPO 회장 신년 대담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 변화 없인 성장 불가능… 끊임없는 혁신 필요해 투명성 강조되는 시대… 관련 기관 자료 통합해 표준화된 기준 마련해야 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 – NPO 성장 주요인은 방송모금·세제혜택 등 사회에 조성된 기부 문화… 규모 다른 단체 간에도 멘토 두고 결연 필요해 지난 5년 동안 국내 NPO는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경제 위기와 NPO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이 성장세는 계속될 수 있을까. 한국NPO공동회의 이사장인 이일하 굿네이버스 회장과 공동대표인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의 신년 대담을 통해 ‘한국 개발복지 NPO, 향후 5년의 과제’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사회=올해는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국내 대표그룹 회장들이 공통으로 ‘위기’를 강조하는 신년사를 했다. 신년사에서 어떤 점을 강조하셨는지 궁금하다. 이일하 회장(이하 이일하)=투명성을 강조했다. ‘도가니법’으로 불리는 법이 통과되면서 사회복지법인 이사의 3분의 1 이상은 사회복지위원회 또는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 추천해 선임토록 바뀌는 등 법인 운영의 투명성이 강화됐다. 시민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NPO는 국가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사회복지법인과는 다르지만, 곧 사단법인도 사회복지법인과 같은 사회감시망이 더 넓어질 것이다. 이를 대비해야 한다. 양호승 회장(이하 양호승)=지난 5년 동안 1년에 20~30%씩 성장해온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제 중대한 변화 없이는 성장률이 감소하거나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에게 ‘위기’와 ‘혁신’을 강조했다. NPO 단체가 늘어 모금이나 사업방법도 비슷해지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사업과 성과를 창출하도록 주문했다. 투명하고 전문성 있는 사업을 통해 가장 신뢰받는 기관이 될 것, 월드비전의 60년 노하우를

[날아라 희망아] 상처가 덧나 아파하는 아이다… 치료를 도와주세요

피부병에 고통받지만 부모 월급 석달치 모아야 진료 겨우 한 번 받아 붉은 벌판 위에 세워진 움막은 금방이라도 스러질 것 같았습니다.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지붕 사이로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아이다(6)가 물기를 가득 머금은 축축한 바닥에 누워, 옅은 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소녀는 몸을 잔뜩 움츠렸습니다. 잔뜩 경계하는 눈빛을 보이더니, 엄마 뒤로 몸을 숨깁니다. 손을 내밀며 인사를 건네자, 가늘게 떨리던 아이다의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아픈 부위를 만질까 봐 무서워서 그런 거예요.” 크리시(41)씨가 딸을 살며시 안으며 말했습니다. 아이다는 지난해 5월, 피부병에 걸렸습니다. 왼쪽 턱에 작은 상처가 났는데, 날이 갈수록 쓰라리고 욱신거렸습니다. 병원에 갔더니, 충치 때문이라며 왼쪽 어금니를 뽑았답니다. 하지만 상처는 낫질 않았고, 고통은 심해졌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상처에서 피가 나더니 살점이 떨어져 나갔습니다.아이다의 왼쪽 볼은 움푹 패, 하얀 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말라위의 의료 환경은 열악합니다. WHO는 말라위가 전 세계에서 전문의가 가장 부족한 나라라고 발표했습니다. 말라위 전체 인구가 1500만명인데, 전문의 수가 260명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의사 한 명당 돌봐야 할 환자가 약 5만8000명에 달합니다(한국은 전문의 한 명당 환자 수 500명). 문제는 전문의들조차 수술할 역량이 부족해, 약을 나눠주는 수준에 그친다는 점입니다. 아이다 역시 그랬습니다. 어렵게 교통비를 마련해 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병원 세 곳 모두 약만 나눠줄 뿐, 제대로 된 치료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지난 9개월간, 약을 먹어도 아이다의 상처는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아이다의 병이 낫질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⑤ 스스로 흘린 땀의 대가는 더 달콤하다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⑤ 아프리카 말라위 NGO 중심 사업 벗어난 현지 주민 중심 개발 성과 치오자 마을_2011년 버섯 재배 시작 버리는 옥수숫대 활용 등 친환경 적정 기술로 성공 치무트 CDC 조합원_전문가에 경작 지도 받고 재배한 옥수수 팔아 소득 가게 열고 자녀 학교 보내 붉은색 흙더미 위로 빗방울이 후드둑 떨어졌다. 땅으로 스며든 빗물은 10분도 안 돼, 물웅덩이를 만들었다. 진흙탕이 돼버린 땅 위로 푸른 옥수수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보기와는 달리, 지금이 1년 중 가장 배고픈 시기예요.” 김선 굿네이버스 말라위 지부장이 옥수수밭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4월에 수확한 옥수수가 다 떨어질 시점”이란다. 치오자 지역 주민들의 한 달 평균 소득은 17달러.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주민이 75%를 넘는다. 반면 물가는 높다. 한 끼 식비가 0.5달러, 신발 한 켤레가 20달러, 책 한 권이 10달러에 달한다. 인구의 85% 이상이 농사를 짓는 나라 말라위. 우기철에도 농부들은 배가 고프다. ◇현지 맞춤형 개발, ‘적정 기술’ 세차게 퍼붓는 소나기 사이로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치오자 마을 창고에 들어서자,’이달의 수확왕’으로 선정된 세파니(33)씨가 덩실덩실 몸을 흔들고 있었다. 세파니씨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느타리버섯 재배를 시작했다. 굿네이버스로부터 버섯 종균과 배지(버섯 배양을 위해 사용되는 영양물질)를 공급받고, 재배 노하우를 교육받았다. 1년 후, 성과는 놀라웠다. 1년 동안 옥수수를 키워 벌어들인 수익(4만5000콰차·18만원)보다 버섯 재배를 통한 소득(5만콰차·20만원)이 더 높았다. 세파니씨는 “버섯은 건기, 우기 상관없이 연중 내내 재배할 수 있어서 수입이

“굿시스터즈 덕분에 공부가 더 즐거워요”

여학생 인식개선 운동 말라위 디암피 학교 여학생 동아리 에이즈 예방과 인권 및 직업 교육 지난 1월 9일, 아프리카 말라위 차세타(Chseta) 마을에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디암피(Dyampwi)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50명이 주인공. 교내 동아리, ‘굿시스터즈(Good Sisters)’의 1기 졸업생들이다. 이들은 마을 주민 1500명 모인 자리에서, ‘여성들도 공부할 권리, 직업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주제로 다양한 노래와 연극을 선보였다. “말라위에서 가장 시급한 사업이 바로 여성 인권 교육이었습니다.” 학생들의 연극을 지켜보던 조진화 굿네이버스 말라위 지부 간사가 설명했다. 말라위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여자아이들의 수는 전체의 59%. 그중에서 중학교에 진학하는 여자아이들은 14%(남자아이는 33%)에 불과하다. 초경이 시작되는 13세를 기점으로, 결혼 또는 임신하는 여자아이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말라위 주민들의 하루 평균 수입은 1달러 미만이다. 배고픈 여자 아이들은 ‘슈거대디(Sugar Daddy)’로 불리는 남자들에게 몸을 팔고, 1달러를 번다. 조혼 풍습도 남아있다.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된 이들은 학업을 포기한다. 오염된 식수나 말라리아에 노출된 이들은, 6명당 1명꼴로 임신 또는 출산 중에 사망하고 있다. 굿네이버스가 아프리카 말라위 차세타(Chseta) 지역에서 여성 인권 관련 애드보커시(Advocacy·권리옹호) 활동을 시작한 이유도 바로 그때문이다. 굿네이버스는 지난해 디암피 학교 여학생 50명(13~18세)을 선발해, ‘굿시스터즈’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4번씩 성교육, 에이즈 예방 교육, 여성 인권 및 직업 교육을 실시했다. 동기 부여를 위해, 말라위 정부에서 NGO승인국장으로 일하는 여성 리더를 강사로 초빙하기도 했다. 면 생리대 제작 방법도 가르쳤다. 말라위 여성들이 흡수가 잘 안 되는 나뭇잎이나 천조각을 사용하고

단순한 일자리 아닌꿈을 선물받았어요

‘굿쉐어링’ 직원 오가나·어뜨남씨 몽골 울란바토르시 외곽에 위치한 성근하이르항. 이곳은 시내에서 인구 밀집도가 가장 높다. 한파에 가축을 잃고 도심으로 몰려든 유목민이 많아서다. 이들은 천막으로 된 몽골 전통 가옥 게르를 짓고 산다. 일자리가 없어 실업률도 높다. 이 지역에 지난 2010년 굿네이버스는 사회적 기업 ‘굿쉐어링(Good Sharing)’을 세웠다. 직원은 총 8명. 굿쉐어링이 현지 지역 주민에게 주는 ‘일자리’는 상상 이상의 의미였다. 굿쉐어링 공장에서 만난 오가나(31)씨는 “매달 41만투그릭(40만원 남짓)씩 월급을 받는데, 2년 동안 매달 5만~10만투그릭씩 저축한 돈에 사장님께 일부 빌린 돈을 합쳐 올해 내 땅을 샀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 방 두 개짜리 벽돌집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 41만투그릭은 몽골 중소기업 수준이라고 한다. 그의 고향은 시내에서 차로 8시간 걸리는 시골 마을 우르항가이. 그는 부모님과 함께 염소 250마리, 양 200마리, 소 40마리, 말 45마리를 키웠던 부유한 유목민이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의 혹독한 겨울 날씨에 먹을 게 없던 가축이 대부분 죽었다. 도시로 나온 그가 선택한 곳은 금광 채굴 광산. “끈을 타고 지하 17m로 내려가 금가루가 담긴 흙을 자루에 담아 위로 올려 보내는 일이었어요. 하루에 3~5명 정도가 죽었어요. 금을 찾기가 점점 어렵고, 주변에 다치거나 죽는 사람이 많아 시내로 다시 돌아왔죠.” 아이들은 시골 친척집에 맡겨놓은 채 아내와 함께 가구 공장에서 일했다고 한다.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12시간 일해 받는 월급은 25만투그릭. 주말 근무는 기본이요, 때때로 밤을 꼬박 새워 일했지만 생활비 대기도 벅찼다.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④ 마음으로 만든 난방 기술… 줄어든 아이들 기침 소리

지속 가능한 개발변화의 현장④ 몽골 울란바토르 유연탄 사용하는 주민들 매연으로 가시거리 짧고 호흡기 질환 심해져 지세이버(G-Saver) 대한민국 ‘적정기술’ 1호열 붙잡아두는 방식으로 빈곤층 난방비 절약 효과 몽골 정부 입찰 낙찰돼 2011년부터 본격 사용 “예전에는 석탄을 땐 지 2시간 만에 갈아야 했거든요. 요즘은 4~5시간 만에 석탄을 갈아요. 지세이버(G-Saver)를 설치하니까 오랫동안 따뜻해요. 어떤 때는 너무 더워서 문을 약간 열어놓기도 해요.” 지난해 말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바이아르츠측(여·39)씨는 반팔 티셔츠 차림이었다. 바깥은 영하 30도가 넘는 추운 겨울이었지만, 천막으로 지은 몽골 전통 가옥인 게르 내부는 훈훈한 온기로 가득했다. 바이아르츠측씨는 2011년 9월 지세이버를 설치했다. 지세이버는 기존 난로에서 쉽게 빠져나가는 열을 붙잡아두는 축열기(蓄熱器)다. 타원형 함석통 안에 축열재료인 맥반석과 황토, 진흙 등을 넣은 대한민국 제1호 ‘적정기술’ 제품이다. “궁금해하는 이웃이 많아요. 집에 놀러 와서 ‘이게 뭐냐’고 물어보면 ‘땔감을 절약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줘요. 석탄을 구하기 어려워 나무나 소똥, 말똥을 연료로 쓰는 시골에도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영하 50도까지 내려가는 몽골의 겨울은 가난한 바이아르츠측씨의 여섯 가족에겐 재앙이다. 그 겨울은 무려 9개월 동안 계속된다. 남편은 11월부터 1월까지 탄광에서 일한다. 주말도 없이 2주마다 밤샘 근무를 해서 버는 돈은 20만투그릭(20만원 남짓). “탄광이 문을 닫는 봄부터 가을까지 큰딸이 벽돌 공장에서 일해서 하루 7000투그릭씩 벌어요. 지세이버 덕분에 아끼는 한 달 석탄 값 4만투그릭(4만원 남짓)이 우리에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몰라요.” ◇몽골 빈곤층 한 달 생활비 중 70%가량이

‘지역개발사업’으로 인프라도 삶도 한층 UP

WFP 네팔 사무소 니콜라 오벨린 부소장 ‘FFNV 사업’ 시행 3년 ‘혼자서도 잘해요’ 아닌 마을 사람들 전체 삶의 질 높이는데 도움 한국 ‘새마을운동’ 보며 발전 철학에 강한 인상… 빈곤 이겨낸 한국에 네팔도 많은 희망 얻어 1961년 설립된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이하 WFP)은 지난해 전 세계 식량 구호 활동의 54%를 진행한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WFP의 지원을 받은 영양실조 어린이만 1100만명이다. WFP는 2011년부터 3년 동안 한국 정부(코이카)·굿네이버스와 함께 네팔 도티지역에서 ‘푸드 포 뉴 빌리지(Food for New Village·이하 FFNV) 사업’을 펼치고 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1년, WFP 네팔 사무소 니콜라 오벨린(Nicolas Oberlin) 부소장을 만나 이번 사업의 의미를 들어봤다. -‘FFNV 사업’이 3년 동안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는데, 지난 1년을 평가한다면. “지금까지 우리는 네팔 중서부 100만명의 사람을 대상으로 직업(공공근로사업)을 주고, 그 노동의 대가로 음식이나 돈을 제공해왔다. 일명 ‘푸드 포 워크(Food for Work)’나 ‘캐시 포 워크(Cash for Work)’ ‘캐시 포 애셋(Cash for Asset)’ 등이었다. 하지만 FFNV 사업은 좀 특별하다. 단순히 지원만 하는 게 아니라, 마을을 발전시키고 아이들 교육에 힘을 쏟는다. ‘혼자서도 잘해요’ 방법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 전체 삶의 질과 사회적 지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농업 생산성 증가, 교육 발전, 인프라 구축, 위생 교육 등 확실한 목표가 있다. 음식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변화다. 이 사업은 멀리 내다보고 도와주는 방식이다.” -왜 사업 파트너로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