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자란다… 변화는 ‘현재 진행형’

우간다 카킨도 지역, 11년된 월드비전 사업장   우간다 서쪽 끝, 카킨도(Kakindo)로 가는 길은 멀었다. 16시간 걸려 도착한 공항에서, 다시 6시간을 차로 달렸다. 포장도로는 붉은 흙길로 바뀌었고, 길옆으로 줄줄이 선 나무에 흙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곳. 여기는 월드비전이 2006년 첫 삽을 뜬 카킨도 사업장이다. 올해로 11년째. 아이와 마을의 온전한 자립을 위해 식수도, 보건도, 영양도, 안전도, 부모들의 소득까지도 조금씩 갖춰가야 하는 먼 길. ‘끝이 있을까’ 싶은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 변화의 현장을 찾았다. ◇아동을 위한 자립 마을 “사람은 넘쳐나는데 깨끗한 물은 부족했어요. 아이들 영양실조도 심각했고요.” 2007년부터 이곳을 지켜온 나오미(34) 월드비전 카킨도 지역개발 매니저의 말이다. 처음 5년은 급한 불부터 껐다. 말라리아, HIV, 수인성 감염 질병…. 아프거나 죽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식수도 파고, ‘아동 결연’을 맺어 예방접종도 하고, 영양교육도 했다. 5년 이후엔 사업을 좀더 촘촘하게 엮었다. 영아 예방접종, 산모 관리, HIV 테스트를 위해 시골을 직접 찾아가는 ‘아웃리치’도 시작했다. 학교에선 남녀 아이들에게 면 생리대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부모들에겐 소득 증대 교육을 했다. “식수 펌프를 팔 때는 꼭 ‘식수 위원회’를 꾸려요. 식수 위원회가 주체가 돼서, 마을 사람들 머릿수대로 돈을 걷어 초기 펀드를 조성합니다. 수리나 부품 구입 등 돈의 사용 시기나 내역도 위원회에서 정합니다. 저희는 결국 떠날 사람이니, 지역이나 지역정부에서 답을 찾도록 하는 것이죠.”(나오미 지역개발 매니저) ◇지역이 이끄는 변화 11년이 지나자, 지역이 조금씩 변했다. 그 안에는 변화를 이끄는

1세대 활동가에게 듣는 ‘국제개발협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국내 신생 국제개발협력 NGO ‘더 라이트 핸즈’ 손정배 대표 인터뷰   “20년 전만해도 사람들이 ‘국제개발’에 대해 잘 몰라 ‘부동산학과냐? 도시 계획이냐?’라고 할 정도였죠.” 국내 신생 국제개발협력 NGO ‘더 라이트 핸즈’의 손정배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1세대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남도 도울 수 있다’는 욕심에 황무지 같은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뛰어들어 영국 맨체스터 대학에서 국제개발협력을 전공, 이후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장기 해외 사업을 맡았다. 최근엔 직접 NGO를 세우기도 했다. 국제개발협력에 대해선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주인공인 셈. 손 대표에게 국제개발협력 현장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다른 문화에 대한 작은 호기심,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로 거듭나게 해 손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문화를 경험하고 싶은 마음이 남달랐다. 그 해소 창구가 된 건 의료 및 종교단체의 해외봉사활동. 첫 시작으로 기아대책을 통해 우간다에 1년간 봉사를 떠났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뛰어 놀던 아이가 며칠 뒤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상처가 굉장히 컸다”고 회상했다. “’사람들의 지속적인 삶과 성장을 위해 내가 좀 더 배워야겠다’는 동기 부여가 확실히 됐죠.” 이후 그는 영국 유학을 결심했다. 영국 유학을 마친 후 2011년, 손 대표는 영국계 NGO ‘세이브더칠드런’에 입사했다. 세이브더칠드런 우즈베키스탄 지부장으로 3년간 근무한 시간은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이다. “이전까진 국제개발을 책으로 알았던 것 같은데 우즈베키스탄에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가 노력할게 뭔지, 어떻게 현지와 함께 해결할지를 치열하게 고민했죠.”

[기부 그 후] ‘도서관’으로 케냐 아이들의 꿈을 짓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냥 돌을 던질 뿐이었죠.”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차로 8시간을 달려 도착한 마을 카바넷. 그 곳 아이들은 버스 한 대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거리에서 돌을 던지며 하루를 보냈습니다.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리는 아이는 없었습니다. 수많은 아이들의 있었지만 꿈은 ‘농부’ 또는 ‘택시기사’로 한결 같았습니다. 아이들이 만난 세상의 유일한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공부를 지속한다는 것은 늘 꿈같은 일이었습니다.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카바넷 아이들을 위해 월드투게더는 마을 도서관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2013년 8월, 드디어 ‘윙윙도서관’이 개관했습니다. 개관식에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모였는지 도서관 안으로 미처 다 들어가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이 공부하며 꿈을 키울 수 있는 도서관이 생겼지만 한 가지가 부족했습니다. 바로 도서관을 가득 채울 책입니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기 위해 월드투게더는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목표금액은 600만원. 모금함을 연지 3개월 만에 1800여명의 네티즌이 자신의 콩을 기부해주었습니다. ‘우리 집에 잠들어있는 책을 필요한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요.’ ‘더 많이 나누지 못해 미안해!’ 아이들을 향해 따뜻한 응원의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모인 697만원으로 윙윙도서관에는 백과사전, 동화책, 고등학교 진학시험 준비를 위한 문제집 등 300여권의 책이 구비됐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방과 후 교실에 쓰일 물감과 악기도 마련됐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날아온 ‘콩의 기적’ 덕분에 카바넷 아이들은 더 이상 돌을 던지며 하루를 보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카바넷 아이들이 책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아세요? 얼마 전 독서왕

2016 세계 에이즈의 날 ‘글로벌 펀드와 한국의 협력’ 간담회 개최

2016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 맞이해‘글로벌 펀드와 한국의 협력’ 간담회 열려에이즈가 없는 세상을 위한 세계의 노력세계 3대 질병을 종식시키기 위한 책임 강조 및 참여 독려     7800만 명. 지난 1981년, 첫 에이즈 환자가 보고된 이후로 감염된 사람들의 숫자다. 에이즈와 관련된 질병으로 약 35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에이즈는 암, 심장병, 결핵 등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사망 원인 중 하나다.  1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글로벌 펀드(The Global Fund to fight AIDS)는 ‘스페이스 노아(서울 중구 세종대로16길 23)’에서 ‘세계 에이즈의 날(12월 1일)’을 맞아 에이즈의 심각성을 알리고, 한국 정부의 에이즈에 대한 국제적인 참여를 촉구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글로벌 펀드는 지난 2002년 설립된 전세계 3대 질병인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자금을 유치하고 지원하는 민관 협력 시스템으로, 각국마다 파트너 기관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2016년 현재 전체 자금의 93.5%가 정부지원금이고 나머지 6.5%는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 기업 및 민간단체 등의 지원금이다. 이 자금으로 2012년 기준으로 국제 에이즈 자금의 20%, 결핵은 75%, 말라리아 자금의 67%를 지원했다. 글로벌 펀드를 통하여 2015 년까지 2000만 명 이상이 새 생명을 얻었다.    간담회에서는 글로벌 펀드의 한국 컨설턴트이자 파트너인 ‘지핸즈’의 한희정 대표가 ‘국제 에이즈 문제에 대한 글로벌 펀드와 한국의 반응’을 주제로 발표한다. 국제 에이즈 분야에 대하여 가장 많은 투자(20%)를 하고 있는 글로벌 펀드의 노력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한국의 대응 실태를 살펴본다. 이어 우간다 분디부교 지역 정부(Bundibugyo District Local Government) 보건부 소속의 크리스토퍼 키이타(Christopher Kiyita)씨가 ‘아프리카 에이즈의 현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② 재난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사람들, 피스윈즈 레스큐

사진으로 보는 피스윈즈 레스큐 재난대응 긴급구조팀 훈련현장   ‘피스윈즈 레스큐(Peace Winds Rescue)’는 일본의 대표적인 국제구호단체인 ‘피스 윈즈 재팬(Peace Winds Japan)’의 긴급구조팀이다. 일본은 재난이 많은 국가이기에 재난구조와 관련된 조직들이 많은 편인데, 피스윈즈 레스큐는 그 중에서도 국내·외 재난에 함께 대응하기위해 상설 운영되고 있는 민간 유일의 구조팀이다. 1년에 몇 번이나 있을 지 알 수 없는 출동을 위해 장비를 갖춘 조직을 상설 운영하고, 각종 교육·훈련으로 구조요원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외 재난에 대응하는 상설 구조팀은 소방방재청의 119구조대, NGO ‘휴먼인러브(Human in Love)’ 정도에 그친다. 피스윈즈 레스큐팀도 처음부터 구조팀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2010년 가을, 국제 재난 구호사업을 하면서 초동대응력을 높이고 인명구조에 기여하기 위해 구조견을 훈련시켰던 것이 시작이다. 하지만 구조견이 생존자를 발견해도 소방이나 경찰 등의 전문구조팀에 바로 인계된다는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2012년 1월부터 피스윈즈 레스큐팀을 꾸려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구조사업 전담자를 제외한 피스윈즈 레스큐의 구조대원들은 평소 전국의 피스윈즈재팬의 여러 사업장에서 각자의 일을 하다가 정기훈련 및 실제상황에 우선적으로 소집된다. 대원들의 국적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으로 다양하며 여성 구조대원도 있다. 구조능력 향상을 위해 구조견뿐만 아니라 헬기, 수륙양용차, 요트, 드론, 열감지카메라, 위성인터넷 장비, 내시경 등 다양한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한 달에 한번 2박3일의 정기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매월 훈련의 내용이 바뀌고 있으며, 외국 구조팀들과의 합동훈련이진행되기도 한다. 지난 10월 24일~26일까지 2박 3일 동안 피스윈즈 레스큐팀의 정기훈련현장에 동행했다. 10월의 주요

모링가 나무에서 빈곤의 해결책을 찾은 가나의 사회적 기업

영국문화원은 사회적 기업 월드포럼 행사 전야에서 사회적 기업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소개하는 짧은 영상 시리즈를 공개했다. 영국문화원은 방글라데시, 가나, 인도, 파키스탄에서 사회적 기업이 사람들의 삶과 공동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주는 영상을 제작했다. 이 영상과 ‘모링가커넥트(MoringaConnect)’의 대표 크와미 윌리엄씨(Kwami Williams)와의 인터뷰는 모링가커넥트가 이룬 가나의 영양실조 해결과 가난한 농민들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한 활약상을 잘 보여준다. Q. MIT를 졸업한 항공우주 공학자와 하버드대학의 개발경제학 전공자가 어떻게 가나의 농부들을 돕는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게 됐는가? A. 우스운 소리처럼 들릴 수 있지만 우주에서 토지로, 경제 이론에서 식품과 화장품 브랜드로 온 것이 내가 걸어온 길이다. 공동창업자인 에밀리 커닝함(Emily Cunningham)과 나는 각자의 학위가 개도국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확산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었다. 이런 탐색의 과정을 거쳐 다방면의 학문으로 개발(Development)을 접근하는 D-Lab이라는 MIT의 과정을 등록했고, 개도국만을 위한 것이 아닌 수혜자와 공여자가 함께 누리기 위한 함께 만들어내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집중했다. 2012년 1월, 수업의 과정으로 모링가를 재배하는 가족들과 함께 일해보기 위해 가나를 방문했었다. 일정이 끝나갈 때 쯤, 소작농 가족들의 빈곤과 영양부족의 해결책이 그들 뒤뜰에 있는 모링가 나무에 놓여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때부터 모링가 나무에서 가치를 창출해내기 위해 애써왔다. Q. 왜 빈곤의 해결책으로 모링가 나무를 주목했는가? A. 가나 농부들이 우리에게 계속 ‘모링가는 기적의 나무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처음에는 의심쩍었지만 모링가 나무를 연구할수록 그들이 옳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모링가는 내건성(가뭄에 잘 견디는) 열대 나무로 성장이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 ① 섹터와 국경을 넘는 재난대응 민관협력플랫폼, 아시아퍼시픽얼라이언스

“거대한 재난은 거대한 플랫폼으로 막는다” ‘아시아 퍼시픽 얼라이언스(ASIA PACIFIC ALLIANCE)’. 줄여서 ‘A-PAD(Asia Pacific Alliance for Disaster Management)’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재난에 공동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 주도 재난대응 전문 국제기구다.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한국 등 아시아 6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의 방재전문가인 ‘파이잘 잘랄(Faisal Jalal)’이 의장(Chairperson)을 맡고 있고 본부 사무국은 일본 도쿄에 있다. 각 국가의 A-PAD는 1,2,3섹터가 연합한 국가별 재난대응플랫폼을 만들고, 국가별 플랫폼들은 다시 국경을 넘는 국제적 플랫폼으로 묶여 상호지원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작년 4월 25일에 발생했던 네팔 대지진 때 A-PAD 활동을 보면 이들의 특징이 드러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의료진을 파견했고, 스리랑카에서는 구호전문가들을 파견했다. 일본에서는 긴급구조팀과 구조견을 파견해 인명구조작업을 실시하였다. 각 나라 A-PAD는 기본적으로 독자적인 성격을 띠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상호연계 되어 활동한 것이다. 당시 네팔에는 A-PAD의 멤버들이 없었지만 ‘ISAP(Institution for Suitable Actions for Prosperity)’,  ‘NEST(National Society for Earthquake Technology-Nepal)’ 등 현지 단체들이 재난공동대응에 참여했다. 이들 현지 단체는 네팔 정부군의 도움을 받아 헬기를 이용, 접근이 어려운 네팔-중국 국경의 오지마을까지 진출해 구호활동을 펼쳤다. 국제구호사업에 대한 한국의 상식으로는 방글라데시나 스리랑카 같은 개발도상국가가 다른 나라를 돕는 것이 생경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A-PAD 안에서는 모든 국가가 스스로의 재정과 인력으로 피해국가를 지원한다. 피해국가 역시 주체로서 구호활동에 함께 참여한다. 이는 재난대응에서만큼은 선진국이 후진국을 지원한다는 통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각각의 나라가 자국 내의 자원을 모아 스스로 문제에 대처해야 하며, 국제적으로는 모든 나라가 주체가

우간다에서 온 편지…”축구하는 매일이 새로워요”

한국에 계신 후원자님께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파이어스 오쿠루트(Pius Okurut)예요. 올해 12살이고, 우간다 쿠미(Kumi) 지역에 있는 은예로(Ngero) 초등학교 7학년에 다닌답니다. 사실은 자랑할 일이 있어요.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거든요. 9월 6일이니까, 이제 50일밖에 안 남았어요. 한국은 어떤 곳인가요? 그곳도 예전엔 우간다처럼 가난했었다고 ‘언티(Aunty)’ 조이가 말했어요. 참, 조이는 2010년도에 한국에서 이곳으로 온 기아대책봉사단이에요. 한국 이름은 이명현이지만, 우리 동네 사람들은 모두 ‘언티 조이’라고 불러요. 제가 왜 한국에 가냐구요? 축구하러 가요. 전 우간다 대표팀 수비수거든요. 진짜 월드컵은 아니지만, ‘기아대책 희망월드컵’이 서울에서 열린대요. 케냐부터 브라질까지 10개 나라에서 한국의 후원자님들이랑 결연을 맺고 있는 어린이가 110명이나 모인대요. 벌써부터 긴장되고 기대돼 잠이 안 와요. 우간다에서 축구는 진짜 인기가 많아요. 프리미어 리그가 시작되면 온 동네 사람들이 텔레비전이 있는 식당에 모일 정도죠. 하지만 제 형편에 진짜 축구를 한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어요. 우리 동네는 전기랑 수도도 제대로 없는 곳이어서 축구용품을 구하기 힘들거든요. 저희 아빠는 3년 전 후천성면역결핍증(HIV)으로 돌아가셨어요. 집에서 기르는 소하고 조그만 텃밭이 우리 가족이 가진 전부죠. 원래 운동을 잘하는 편도 아니에요. 또래에 비해 키도 작고, 몸무게도 29㎏밖에 안 되거든요. 이렇게 조그만 제가 어떻게 희망월드컵 대표팀으로 뛰게 됐는지 궁금하시죠? 조이는 제가 친구들에게 꿈을 심어줄 수 있다고 했어요. 우간다 대표팀 11명 모두 ‘열심히 하면 누구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의 증거라고요. 희망월드컵 참가 준비를 시작하고 나서, 매일 매일이 새로워요.

[특별 기고] “20년 전 처음 방문한 아프리카… 그곳에서 죽어가던 아이들이 내 삶을 바꿨죠”

김혜자 월드비전 친선대사 아프리카 방문을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은, 2012년 말 황열병 주사를 다시 맞기 위해 병원에 다녀온 후다. 잠시 휴식을 위해, 그리고 호기심에 찾았던 아프리카. 그 여정이 내 삶을 이렇게 완전히 바꿔놓을 줄은 몰랐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를 처음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이 지금도 눈앞에 생생하다. 앙상하게 뼈만 남은 채, 파리를 쫓을 힘조차 없이 무기력하게 앉아 있던 아이들. 그런 자녀를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던 엄마의 슬픈 얼굴. 그저 아프리카의 야생 동물을 기대하며 방문한 땅에선, 상상조차 못했던 장면들이 펼쳐졌다. 에티오피아를 다녀온 후, 아무런 죄 없이 삶의 벼랑 끝에 내몰린 운명 속 아이들이 자꾸 눈에 밟혔다. 더러운 물 때문에 목숨을 잃는 그 아이들을 지켜줘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어른들의 몫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월드비전과 함께 이 아이들을 도와달라고 호소하기 시작했다. 나의 진심이 통했던 것일까? 우리 주변에서 따뜻한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배고프고 아픈 아이들을 돕기 위해 작은 동전들을 모아 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바로 월드비전 ‘사랑의 빵’ 캠페인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가 받았던 도움을 전 세계로 나누기 위해 동전을 모으는 캠페인이었다. ‘사랑의 빵’ 캠페인을 시작으로, 한국월드비전은 가난한 이웃들을 전 세계에서 넷째로 많이 돕는 모금단체로 성장했다. 아무 조건 없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53만명의 월드비전 후원자분들이 함께한 덕분이다. 이렇게 이웃을 돕는 기쁨을 소중히 하는 분들이 우리나라에 많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그분들이 있었기에 월드비전은 더

비영리단체들, 아동권리·국제개발 전문화에 포커스

대형 NGO 조직 개편 단행 사업 본부 통합하거나 기능 확대하고 전담팀 신설 아동복지 분야 역할 키우고 국제개발 전문성 위해 대륙별에서 사업별로 개편 ‘선택과 집중’. 최근 대형 비영리 단체들의 잇따른 조직 개편에서 보이는 키워드다. 5~6개로 쪼개졌던 본부를 3개 이내로 통합하거나 ‘팀’ 단위로 이뤄졌던 사업을 ‘실’로 격상하는 등 단체의 방향성이 크게 달라지는 모습이다. ‘아동 권리 옹호’와 ‘국제 개발사업의 전문성 강화’가 두 축이다. 지난해 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은 아동 권리를 위한 ‘옹호사업팀’을 신설했다. 기존에 복지사업본부에서 일부 담당했던 기능을 확대, 전담팀을 구성한 것이다. 이영균 어린이재단 경영기획실장은 “최근 재단이 운영하는 전국 70여개 사업 현장에서 아이들의 권리와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제기돼왔다”면서 “조직 내에 있는 아동복지연구소를 중심으로 ‘아동안전지수’ 등 관련 지표와 통계를 발표하고, 학교를 중심으로 나눔 교육을 확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이하 유니세프)는 기존에 운영되던 ‘아동권리국’을 ‘아동권리본부’로 격상시키고 올해부터 국내 아동을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한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아동 친화 도시’를 선정하고, 관련 정책 및 매뉴얼을 공유할 계획. 민준호 유니세프 기획본부팀장은 “국내 후원이 꾸준히 증가해온 만큼 한국 아동에게 꼭 필요한 사회적 이슈를 찾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본부 내에 ‘어린이친화도시 인증위원회’를 설치해 각 지자체의 아동 친화 실태를 조사·평가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역시 2014년 1월을 기점으로 아동권리사업팀을 별도로 조직하고, 인력을 보강했다. 아동 보호 전문 기관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담팀을 중심으로 아동 학대 예방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개발, 변화의 현장⑥] 아프리카 차드 희망학교 지원 사업

척박한 땅에 심은 교육의 씨앗… 지역경제 꽃피웠다 교육 무시했던 주민들 인식 개선·계몽으로 배움의 중요성 깨달아 “간호사·화가 되고 싶다” 꿈없던 아이들 목표 생겨 학교에 사람 모이자 마을 활기 되찾고 지역경제도 살아나 “열두 살 때까지 학교 구경도 못했어요. 학교 때문에 이사 가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웠어요. 밥 짓고, 빨래하고, 물 길어오고…. 하루를 그냥 흘려보냈어요.” 3년 전까지 “꿈을 가져본 적 없다”던 켄소(15·여)양은 현재 ‘간호사’를 목표로 공부하고 있다. 2010년, 아프리카 차드(Chad) 파샤 아테레 지역에 ‘요나스쿨’이라는 초등학교가 생기면서부터다. “늦은 나이라 어린 동생들과 같이 배우지만 상관없어요. 학교 와서 연필을 처음 잡으면서,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을 알았어요.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히센(18·남)군이 늦게라도 소질을 발견한 이유는 2012년 차드 은자메나시 도고레 지역에 ‘리앤차드스쿨’이 생겼기 때문이다. 두 학교는 모두 굿네이버스 차드가 지은 아프리카 ‘희망학교’다. 각각 탤런트 고(故) 박용하, 가수 이승철의 기부로 마련됐다. 초등학교는 6칸 교실, 유치원, 교무실, 보건소, 우물 등으로 구성됐다. 박근선 굿네이버스 차드 지부장은 “밭일을 하거나, 양을 치던 아이들이 희망학교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척박한 땅에 희망의 씨를 뿌리다. 중앙아프리카 중북부에 위치한 차드(Chad)는 척박한 땅이다. 사하라사막이 국토의 북쪽을 덮고 있고, 사헬가뭄이 수십 년간 지속됐다. 교육 환경도 나쁘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6개국(중앙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말라위, 니제르, 탄자니아, 차드) 중 초등학교 중도탈락률(72%)이 가장 높다. 베라모토(60) 은자메나시 장학사는 “차드는 학교 수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교육에 대한 인식이나 교사의 자질도 떨어진다”고

60%가 아프리카 학생… 빠르게 성장한 ‘한국’ 배우러 왔어요

아주대학교 국제대학원 쉬는 시간이 시작되고 학생들이 복도로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한 강의실만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틈 사이로 간간이 들리는 영어에 수업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약속시간보다 20여분 지났을 때 강의실 문이 열렸다. “반갑습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수원 아주대학교 국제대학원 NGO 학과의 이완 왓슨(38) 교수는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며 악수를 청했다. 그는 ‘사회 발전과 빈곤 감축 (Social Development and Poverty Reduction)’이라는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참이었다. 왓슨 교수 뒤로는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학생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강의실 밖을 지켜보고 있었다. 1996년 3월 개원한 아주대학교 국제대학원은 현재 26개국 97명이 공부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인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96명의 외국인 중에서도 60%에 해당하는 57명이 카메룬,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대륙에서 온 학생들이다. 57명 중 8명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개발도상국가 공무원 대상 장기석사과정 프로그램 학생들이고, 나머지는 NGO학, 국제개발학 등을 공부하기 위해 스스로 아주대를 찾았다. 대다수의 사람이 아프리카인과 아프리카 대륙을 NGO 활동의 수혜 대상자로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많은 아프리카인들 역시 NGO와 국제개발 현장에서 활동한다. 문제는 이들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체계적인 공부를 원할 때, 영어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영국이나 미국은 학비와 생활비가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아주대학교 국제대학원 교학팀 김재은(39)씨는 “우리는 전 수업을 영어로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비의 50~100%까지 지원해주는 장학제도가 있고, 짧은 시간 가난에서 일어선 한국의 역사를 함께 배울 수 있는 장점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