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한상의 등 정책 개입 75% 탄소 가격 낮추고 제도 실효성 흔들어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K-ETS)가 도입 10년을 넘긴 지금, 산업계의 조직적 개입으로 본래 취지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기후 정책 감시기관 ‘인플루언스맵(InfluenceMap)’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15년간 포스코 등 철강 산업과 대한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범산업 협회가 제도의 약화를 주도해왔다고 지적했다. 인플루언스맵은 배출권거래제에 대한 한국 25개 기업과 11개 산업 협회의 정책 관여 활동 데이터 234건을 조사하며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기업의 영향력을 구조적으로 추적했다. 보고서는 “지속적인 기업 로비는 배출권거래제의 목표 수준과 실효성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녹색 전환 속도를 늦추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 철강·화학·석유·가스 4개 산업이 정책 개입 75% 가장 적극적으로 정책에 관여한 주체는 범산업 협회(36%)였으며, 이어 철강(20%), 화학(11%), 석유·가스 산업(8%)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 산업 부문이 전체 정책 관여 활동의 75%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IT, 통신, 금융, 자동차 등 신산업 분야의 정책 개입은 미미했다. 인플루언스맵은 “정책 개입이 활발했던 산업일수록 무상 할당 확대, 상쇄 기준 완화, 이월 한도 확대 등 제도 완화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는 2024년 국회 정책 세미나에서 규제 중심 제도를 반대하며 인센티브 중심의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했고, 포스코는 2023년 환경부 공청회에서 ‘이월 제한 폐지’를 촉구한 바 있다. 이들 기업은 겉으로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지지한다고 밝혀왔지만, 실제로는 배출권거래제를 ‘산업 부담’으로 규정하며 제도 약화를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