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사랑의열매, 혹서기 취약 가정·아동에 총 87억원 지원

3만9000여 명에게 냉방기·여름용 생필품 전달저소득 가정 아동 ‘여름방학 지원’에도 45억원 경기 지역의 한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는 이진규(가명)씨는 겨울보다 여름이 더 두렵다. 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와도 더위를 이겨낼 냉방용품을 갖추지 못했다. 이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를 지원받고 있지만 월세와 식비, 만성질환으로 지출되는 병원비를 쓰고 나면 여유가 없다. 이주민 가정인 김학승(가명)씨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최고 수위인 4단계로 상향되면서 부부와 세 자녀가 집에 머무는 시간도 늘었다. 평소 자주 찾던 복지시설 이용도 어렵고,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선풍기 하나로 여름을 나야 한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사랑의열매’)가 코로나19와 폭염으로 어려움을 겪는 재난 취약 가정을 대상으로 ‘혹서기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저소득 가정을 비롯한 홀몸 노인, 쪽방 거주민, 장애인 등 재난 취약 가구 3만9000여 명에게 냉방기와 여름용 생필품을 지원했다. ‘시원한 여름나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사업에는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31일까지 진행한 ‘대한민국 사회백신’ 나눔 캠페인의 모금액 중 일부인 42억4984만원이 투입됐다. 사랑의열매는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속에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점을 감안해, 지난해(33억5867만원)에 비해 지원 규모를 8억9117만원 증액했다. 기부금으로 구매한 냉방기, 여름용 생필품, 보양 식품 등은 전국 지자체와 2229개 배분협력기관 등을 통해 재난 취약 계층에게 전달됐다. 이와 별도로 저소득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여름방학 지원 사업’도 45억원 규모로 진행했다. 방학을 맞은 저소득 취약 가정 아동의 학습 격차를 해소하고,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복권위원회 기금으로 마련된

취약가정 아동 4명 중 1명 “온라인 수업들을 개인 공간 없다”

취약가정 아동 4명 중 1명은 온라인 수업을 들을 개인 공간이나 책상·의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대책은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 박사진과 함께 전국 취약가정 초·중·고교생 8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시기, 취약가정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학습 실태 조사’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응답자의 대부분(88.7%)은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는 공간이 ‘집(거주지)’이며, 26.3%가 ‘학습을 위한 개인 공간이나 책상·의자가 없다’고 답했다. 온라인 수업·학습에 필요한 개인용 디지털 기기를 갖추지 못한 비율은 전체의 41.1%에 달했다. 그 중 31.8%는 형제나 자매 등 가족 구성원과 디지털 기기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기기가 없다는 응답은 9.2%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6%는 지난 학기에 ‘온라인 학습에 도움을 준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온라인 수업 내용이 어려울 때 혼자 해결하는 비율은 16.3%, 해결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비율은 7.9%으로 조사됐다. 응답 아동 중 18.6%는 ‘2019년에 비해 2020년 성적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아동들은 대면 수업이 재개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8.6%가 ‘대면 수업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대면 수업이 학습에 효과적’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75.4%였다.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은 “아동·청소년들이 코로나19로 학습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전문기관, 전국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효과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대책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5일 ‘제2회 아동·청소년 복지 온라인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기아대책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

[사회혁신발언대] 컴퓨터 없이 온라인 수업받는 아이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면서 저소득 가정의 온라인 학습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가정방문을 진행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었던 두 아이가 있다. 영구 임대 아파트에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고등학생 민수(가명)와 부모님의 이혼으로 어머니의 일용직 수입이 전부인 고등학생 효진(가명)이. 민수는 싱어송라이터가 꿈이라고 했다. 싱어송라이터가 되어 자신이 만든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효진이는 아름다운 집을 짓는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했다. 수줍은 목소리로 꿈을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보니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두 가정에는 컴퓨터가 없었다. 컴퓨터를 설치할 공간조차 없었다. 당장 먹고사는 일이 우선인 이 가정이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는 건 불가능해보였다. 코로나19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디지털 빈부격차‘라는 또 한 번의 좌절을 안겼다.     “제발 도와주세요. 아이가 죽을지도 몰라요.” 아프리카 기니 출신 하디아씨의 요청은 간절했다. 그는 2013년 남편과 한국으로 망명했다. 넷째를 임신한 하디아씨는 고혈압과 선천적인 뱃속 질환 때문에 제왕절개 수술로 출산을 해야 했다. 하지만 난민 지위를 얻지 못한 그에게 공공영역의 지원은 불가능했다. 비자가 없어 일용직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상황에서 출산이 임박해왔다. 산모와 아이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코로나19가 취약계층의 일상을 무너뜨리고 있다. 당장 한 끼를 걱정해야 하는 이들이 상당수다. 이들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우리(가정복지회)는 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의 10%를 기부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찐기부야 챌린지’를 기획했다. 찐기부야 챌린지는 트로트 가수 영탁의 노래 ‘찐이야’에서 착안한 제목이었다. 취약계층의 일상 회복을 목표로 삼고 홍보를 시작했다. 스타와 팬이 함께하는

“코로나 이후 6개월, 전 세계 아동 800만명 노동·구걸에 내몰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6개월 만에 전 세계 아동 1억1000만명이 배고픔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월드비전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코로나19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월드비전은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취약지역 주민들의 직간접적 삶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긴급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중남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아시아 24개국의 1만4000여 가정과 아프리카 소상공인 2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800만명의 아동이 노동하거나 구걸을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입 감소를 겪은 캄보디아 가정 중 28%가 아동을 노동 현장에 보낸다고 응답했고, 방글라데시의 경우 조사대상의 34%가 아이들이 구걸에 내몰렸다고 답했다. 유엔은 학교 급식에 의존하던 아동 3억 6800만명이 다른 식량 공급원을 찾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월드비전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가 닥치면 최빈국에서는 취약한 아동과 그 가족이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다”면서 “취약국가에서는 내전, 정치적 불안, 기후변화 등 기존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소득급감이 겹쳐 주민들이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1일 코로나19의 아프리카 지역 확산세가 빨라졌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국제구호단체에서는 취약계층 대상의 즉각적인 생계지원 없이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달성은 물론, 아동들의 다음 세대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동주 월드비전 국제구호 취약지역사업팀장은 “전 세계에 닥친 코로나19라는 끔찍한 재난으로 고통받는 아동들을 위해 최근 수십 년간 있었던 어떤 구호사업 현장에서보다 큰 규모의 지원 대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노동 불평등 해소에 노사 힘 모은다”…사무금융우분투재단 공식 출범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 소속 노동자와 사용자가 공동으로 비영리재단을 설립하고 노동시장의 불평등·양극화 해소를 위한 활동에 나섰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재단법인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출범식이 열렸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KB증권, KB국민카드, 애큐온저축은행, 교보증권, 하나카드, 신한생명, 비씨카드, 한국예탁결제원 등 8개 기업의 노사가 출연한 80억원을 기금으로 하는 비영리재단으로 신필균 복지국가여성연대 대표가 초대 이사장에 올랐다. 재단 이름의 ‘우분투(UBUNTU)’는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의 아프리카 코사족 말에서 따왔다. 이날 출범식에는 신필균 이사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노동계·시민단체·정관계 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은 ‘차별 없는 일터, 함께 잘 사는 사회’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앞으로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 ▲비정규직 보호 위한 조사·연구 시행 ▲취약계층 금융지원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 등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에는 한국장학재단에 사무금융 분야 비정규직 종사자의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장학금 1억5000만원을 전달한 바 있다. 신필균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비정규직이 신분제로 고착화하고 있다. 공정한 조건에서 일하고 공정한 임금을 받는 것은 모든 사람의 기본권이다. 노동시장에서 극심한 차별이 발생하는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사무금융우분투재단 이사(사무금융노조 위원장)는 “사무금융노조는 정규직 임금을 비정규직과 나누는 ‘연대임금’을 실천할 것”이라며 “모든 노동자를 위한 임금 투쟁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사용자 측을 대표해 출범식에 참석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사무금융우분투재단 이사)도 ‘상생’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사무금융우분투재단이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할 초석이 되기를

‘전주비빔빵’과 함께 구매하는 사회적 가치

“비빔빵 102개 포장 가능할까요? 학생들 간식용이에요.” 지난 15일 오후에 찾은 전북 전주시청 근처의 작은 빵집. 8평 남짓한 매장은 손님들로 북적댔다. 비빔빵을 102개나 구매한 진주기계공고 교사인 송현종(48)씨는 “비즈쿨 수업 프로그램으로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 30여 명과 익산에 들렀다 비빔빵을 사려고 일부러 이곳에 왔다”고 했다. 제빵사를 지망하는 학생들도 아니고, 도대체 창업과 빵집이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송씨는 “이 빵집이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만들면서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어 방문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매출 2억원을 달성한 핫한 사회적기업 ㈜천년누리 전주빵카페의 성장 스토리를 심층 취재했다. ◇”전주비빔빵, 들어보셨나요?” “아니, 진짜 손님들이 다 알고 오신다니까요. 전주의 하루 방문객이 2만9000명이라곤 하지만, 여긴 한옥마을에서도 1㎞ 넘게 떨어진 구도심이라 걸어서 오기가 어정쩡하거든요. 그런데 관광객은 물론, 서울, 수원,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서 와요. 와서 ‘청각장애인도 일한다면서요?’라고 물어보세요. 손님들이 빵값을 지불하면서도 기분이 좋대요. 사람들이 이기적인 것 같지만, 이타주의가 잠재돼 있다고 봐요. 전주비빔빵이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자립을 위해서도 소중하지만 한국인들의 공동체 연대 의식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장윤영(46) ㈜천년누리 대표는 “손님들이 비빔빵을 사면서 사회적 가치까지 구매하는 경험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광객이 많았던 지난달에는 매장과 전주역까지 운행하는 콜택시가 주말에 800건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전주빵카페 이야기가 방송과 SNS로 알려지면서 응원하는 팬들도 생겼다. 장 대표는 “여름에 페이스북을 통해 모르는 분이 매장에서 일하는 어르신들 고기 드시라고

12만명의 봉사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 찾아간다

대한적십자사 봉사원 2만666가정 직접 찾아가 수혜자 맞춤 지원하는 희망 솔루션 프로그램 의료 소외계층 1만157명 희망 진료센터 지원 받아 “모든 것이 생소했어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어려웠고요. 발음도, 억양도 많이 달랐거든요. 모르는 단어도 너무 많았어요. 식당에 적힌 ‘셀프(Self)’란 뜻도 몰랐으니까요. 그때마다 전화로 ‘SOS’를 요청하면, 항상 달려와서 해결해주셨어요. 한국에 올 땐 혼자였지만, 도착한 이후에 저는 혼자가 아니었어요.”(대학생 조하나〈가명〉씨)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더라고요(웃음). 뭐든 적극적으로 배우려하는 모습이 참 예뻤어요. 처음부터 마음이 잘 통한 데다가, 워낙 자주 만나다 보니 다들 ‘모녀지간’으로 알아요.”(주부 정종숙씨) 2009년 여름, 두 사람은 대한적십자사 봉사자와 수혜자로 처음 만났다. 북한에서 자란 하나(23)씨는 19세 나이로 홀로 한국 땅을 밟았다. 중국 공안을 피해 산골 낭떠러지를 지났고, 태국 메콩 강을 건너다 경찰에 체포도 됐다. 두 달간의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한국. 탈북자 정착 지원센터인 ‘하나원’에서 적응 교육을 마치고 처음 거리로 나온 날, 그녀를 마중 나온 사람이 바로 정종숙(60)씨였다. 정씨는 2005년부터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해왔다. 정씨는 버스·지하철 이용 방법부터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등록등본,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등 각종 서류 발급하는 법, 은행 현금자동인출기(ATM) 사용법도 알려주고, 청약저축 등 재테크 노하우도 조언했다. 무료로 컴퓨터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해 자격증도 딸 수 있도록 했다. 지인을 통해 아르바이트 자리도 구해줬다. 정씨는 만날 때마다 하나씨의 건강 상태도 체크했다. “얼굴에 있는 붉은 여드름 자국이 항상 마음에 걸렸어요. 알로에나 피부약을 발라도 없어지질 않고, 항상

파퐁씨, 울지 말아요… 언니들이 있잖아요

[적십자 봉사원 동행 르포] 필리핀 이주여성 손잡아 준 희망풍차 사업 5년 전 만나 週에 2~3회 말동무 돼주고 도움 건네 희망풍차 사업 선정으로 집안 전체 리모델링하고 파퐁씨는 요양원 취직과 적십자사 회원 활동 나서 인적이 없는 2차선 도로를 달리다 보니, 오른쪽에 축사 2~3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흙길은 중간중간 구멍이 파였고, 돌멩이가 차량 바닥에 닿을 듯 말 듯했다. 박현숙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 철원지구협의회장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을 다녀오면 승용차 바닥이 심하게 망가졌다”고 했다. 5분 남짓 갔을까. 파란 지붕과 하얀 외벽이 눈에 띄는 양옥집을 발견했다. 지은 지 얼마 안 돼 보였다.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집 입구에 ‘하모니’라는 팻말이 적힌 이집은 넬리디 파퐁(45)씨와 남편, 두 아들의 보금자리다. 파퐁씨는 16년 전 필리핀에서 시집온 결혼 이주 여성이다. “선생님 오셨어요?” 파퐁씨는 박씨를 보자마자 반갑게 말을 건넸다. 급히 부엌으로 간 파퐁씨는 주전자에 보리차와 몇 시간 전에 찐 단호박을 내왔다. 동행한 채명옥 적십자 철원봉사회장이 “아직 덜 익었는데, 그래도 맛있다”고 했다. 박현숙씨는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야”라고 자세히 일러줬다. 1996년부터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한 박씨는 5년 전 파퐁씨를 처음 만났다. 다문화가정 실태조사를 위해서였다. 16년 전 국제결혼한 파퐁씨의 삶은 처참했다. 원래 이 집은 축사 창고를 임시로 개조해 만든 곳이었다. 창문도 없는 어두컴컴한 18평 내외의 공간에서 매월 대지 임대료 20만원을 내고 살았다. 생활 편의시설이라곤 임시로 설치한 녹슨 기름보일러, 1950년대를 연상시키는 재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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