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이주아동 구제대책 극소수만 혜택”…이주인권단체, 법무부에 개선 촉구

이주인권 단체들은 최근 법무부가 마련한 ‘불법체류 아동 구제대책’의 혜택을 소수만 누릴 수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21일 ‘이주 배경 아동 청소년의 기본권 향상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이주아동네트워크)는 성명을 내고 “법무부의 대책에 해당하는 대상은 미등록 이주 아동 가운데 극소수만 혜택을 보게 된다”며 “이번 조처는 아동의 인권 침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그들의 권리도 온전히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주아동네트워크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재단법인 동천, 사단법인 두루, 아시아의창 등 15곳으로 구성돼 있다. 단체들이 문제 삼는 건 법무부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국내 출생 불법체류 아동 조건부 구제대책 시행방안’이다. 당시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 아동의 조건부 체류허가를 시행하면서 구제 대상 요건을 ▲국내 출생자 ▲국내 체류기간 15년 이상 ▲신청일 기준 국내 중고교 재학 또는 고교 졸업 등으로 규정했다. 법무부는 구제 대책 적용 아동의 수를 적게는 100명, 많게는 500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만 19세 이하 미등록 외국인은 2017년 5279명에서 2020년 8466명으로 약 60% 급증했다. 이주아동네트워크는 “외국에서 중도 입국했거나 15년에 미달하더라도 한국에 충분히 동화한 경우도 구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모든 아동은 국적이나 지위와 무관하게 권리를 누리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

‘대한민국 올해의 이민자’에 브랜든 신부

45년간 한국 사회 통합에 기여한 아일랜드인 오키프 다니엘 브랜든(69) 신부가 ‘대한민국 올해의 이민자’로 선정됐다. 법무부는 지난 2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제14회 세계인의 날 기념식’을 열고 올해의 이민자로 꼽힌 브랜든 신부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오키프 다니엘 브랜든 신부는 한국에서 ‘오기백’ 신부로 불린다. 1976년 25세의 나이로 입국한 뒤 성골롬반외방선교회 선교사로 활동하며 한국 민주주의 발전과 노동자 권익보호에 힘썼다. 1980년대에는 ‘노동자들을 위한 집’을 마련해 노동법을 연구하고 노동자 대상으로 각종 상담 활동을 벌였다. 이후 1990년대에는 서울 봉천9동의 철거민과 빈민들을 위한 지원 활동을 펼쳤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는 ‘지구살리기 심포지엄’과 ‘기후변화 세미나’ 등을 개최해 환경생태 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는 활동을 벌여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이날 법무부는 조삼혁 아산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과 사단법인 ‘너머’에도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조삼혁 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의 초기 정착, 취·창업을 지원했고 공동육아 나눔터 등을 설치해 다문화자녀 성장 지원 활동도 진행한 공으로 상을 받았다. 사단법인 너머는 국내 고려인 동포의 안정적인 국내 정착을 도운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지강 더나은미래 기자 river@chosun.com

이주인권단체 “장기 미등록 아동 체류 대책, 전면 보완해야”

이주인권단체가 국내에서 태어난 장기 미등록 이주 아동에게 체류 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전면적인 대책 보완을 요구했다. 이주배경아동청소년기본권향상을위한네트워크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지난 22일 보고한 업무 현황에 ‘국내 출생 장기 불법 체류 아동 대책’을 포함한 점을 환영하지만, 여전히 이주 아동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네트워크는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사단법인 두루, 아시아의 창, 재단법인 동천 등 17곳으로 구성돼 있다.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만 19세 이하 미등록 외국인은 2017년 5279명에서 2020년 8466명으로 60.4% 대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미등록 외국인이 25만1041명에서 39만4897명으로 57.3% 증가한 비율보다 3.1%포인트 높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에는 “법무부가 체류 자격 부여 대상을 국내에서 출생한 아동으로 한정한 것이 문제”라며 “단순히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미 한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해 사회의 구성원이 된 다수의 아동이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근거가 불분명한 체류 자격 부여 기준도 문제 삼았다. 이들 단체는 “합리적인 근거나 기준 없이 15년이라는 긴 기간을 체류 자격 부여 요건으로 제시한 것도 우려된다”며 “앞서 같은 제도를 도입한 다른 국가의 사례를 보더라도 대체로 2~7년의 체류 기간을 자격 요건으로 제시하거나 국내 사회와의 통합 여부 등을 복합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법무부가 제도를 한시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문제”라며 “아동 인권에 대한 더 깊은 고민을 통해 정책을 보완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태연 더나은미래 인턴기자 kite@chosun.com

“수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농인과 청인 벽 허무는 역할 하고 싶어”

[우리사회 利주민] 한국 수어 하는 일본인, 후지모토 사오리 평창 페럴림픽 홍보대사 참여 후 수어에 관심 갖고 제대로 공부 외국인 첫 수어통역사 필기 통과 K팝 수어 영상 만들어 알리기도 ‘농인(聾人)’의 사전적 의미는 ‘청각장애로 인해 듣거나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농인들은 스스로를 ‘보는 행위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일본의 농인 작가 사이토 하루미치는 농인들을 ‘보는 문화권의 사람’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농인들의 문화를 ‘농문화’라 부르고 비장애인과 장애인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대신 청인(聽人)과 농인으로 구분한다. 수화(手話)가 아니라 수어(手語)로 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중적으로 이런 구분조차 잘 알려지지 않았기에, 수어를 배우는 청인은 많지 않다. 그런데 지난 7월, 국내 최초로 수화통역사 필기시험을 통과한 외국인이 나왔다. 주인공은 일본 요코하마 출신 방송인 후지모토 사오리(32). 유엔 해비타트 한국위원회와 행정안전부, 2020 한일 축제 한마당 등 여러 분야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사오리는 유창한 한국어로 “코로나19로 실기시험이 미뤄졌지만, 합격은 자신 있다”며 “수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농인과 청인을 잇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 외국인 수어통역사 “한국어가 한국의 문화를 담은 언어인 것처럼 수어도 농인들의 언어예요. 표정과 공간 등 시각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농인의 문화를 담은 독립된 말이죠. 수어가 전 세계 공용이 아니고 일본 수어, 한국 수어가 다른 것도 그 때문입니다. 문화가 다르니까요.” 사오리는 수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농문화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수어 이름’이다. “농인들은 손가락과 얼굴을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코로나 사태로 설 곳을 잃은 이주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8월 중순 다시 급증하면서 정부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상향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그 누구도 비켜갈 수 없지만, 재난 상황에서 사회경제적 약자는 그 피해를 정통으로 맞는다. 코로나19가 이주민 사회를 파고들고 있다. 최근 실시된 이주민 대상 설문에 따르면, 이주민 10명 중 6명은 코로나19 이후 소득 감소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전염병 유행은 건강을 넘어 생계의 문제로 다가왔다. 이주민에게 더욱 가혹한 코로나 지난 6월 이주민 인권단체 ‘이주민과함께’는 부산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민 33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설문조사(복수 응답)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66.7%는 경제적 피해를 가장 큰 문제로 꼽았고, ‘장보기·대중교통 이용 등 일상생활의 불편’(38.1%), ‘의료기관 이용의 어려움과 두려움’(28.8%), ‘차별적인 제도와 정책’(25.8%), ‘개학 연기, 어린이집 휴원으로 인한 자녀 돌봄’(25.5%) 순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코로나19 관련 정보 부족’(16.5%)과 ‘일상에서 차별과 혐오’(16.2%)를 꼽은 응답자도 있었다. 이진혜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는 “경제적으로 소득이 적은 이주민들은 코로나로 생계 문제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한국인이라면 사회복지 제도의 수급자로 선정될 만한 사람이 그 어떤 사회적 안전망으로부터 구제받지 못하고 방치돼 있다”고 했다. 경제적 피해의 원인으로는 ‘일이 줄거나 없어졌다’는 응답이 63.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안정적인 일자리보다는 일용직에 종사하는 이주민이 많은 탓이다. 그나마 직장을 갖고 있던 이주민의 20.7%는 ‘직장이 휴업하거나 직장에서 해고당했다’고 답했다. 고용 환경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치명타로 작용한 셈이다. 이주민과함께는 설문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통해

자아 찾으려는 엄마들의 ‘참고서’가 되고 싶어요

[레벨up로컬] 정유미 소셜벤처 ‘포포포’ 대표 잘나가던 8년 차 잡지 에디터에게 경력 단절은 갑자기 찾아왔다. 정유미(35)씨는 지난 2016년 되던 해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됐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그와 경북 포항에 사는 남편은 줄곧 주말 부부로 지냈지만 아이가 생긴 뒤 포항으로 내려갔다. 아이의 탄생은 축복이었지만 ‘정유미 에디터’라는 이름의 종말이기도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다시 이름 석 자로 자신을 소개하는 일이 많아졌다. ‘소셜벤처 포포포 대표 정유미’라는 명함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9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포포포에는 지난 시간 경력 단절 여성으로 살면서 고민한 것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했다. 포포포는 엄마이면서 자신의 일과 자아를 가진 사람으로 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잡지와 그림책에 담아내는 소셜벤처다. “서울 토박이였던 제게는 다소 보수적인 포항의 문화가 낯설었어요. 아는 사람도 없었고 종일 아이만 들여다보면서 지내다 보니 문득 내가 결혼 이주 여성과 다를 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포항에 결혼 이주 여성이 많거든요. 내가 이 정도인데 그들은 얼마나 외로울까 싶어서 직접 찾아나섰어요. 동네 책방에 결혼 이주 여성들을 모아 잡지 만들기,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시작했죠.” 지난해 4월 ‘포포포’를 설립한 그는 지난 1월부터는 계간지 ‘포포포매거진’을 발행하고 있다. 포포포는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을 연결한다(Connecting people with possible possibilities)’는 뜻이다. 정 대표는 “엄마라는 이유로 희생하며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엄마라는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끌어안고 자신의 삶을 일궈가는 모든 사람을 이어내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매거진에는 일과

“나도 어엿한 이주민 선배… 우리가 나서 후배들 자립 도와야죠”

[우리사회 利주민] 소모뚜 주한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 소모뚜(45) 주한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이 한국 땅을 밟은 건 1995년이다. 한글 자모를 겨우 읽던 스무 살 청년은 “한국에서 강산이 두 번 넘게 변할 만큼 시간을 보냈다”며 너스레를 떨 만큼 한국어에 유창한 중년이 됐다. 그에게 일어난 변화는 한국어 실력만이 아니다. 고향 미얀마에서 민주화 운동을 하던 그는 이주노동자 인권 운동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2003년 한국 정부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과 대대적인 강제 출국 조치에 맞선 장기 농성장 한가운데 그가 있었다. 또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 설립, 이주민들로 구성된 다국적 밴드 ‘스톱 크랙다운(Stop Crackdown)’ 활동 등 이주노동자 인권운동사(史)의 기념비적인 현장마다 빠지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주한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군부 독재에 저항하는 시위를 10년간 이어갔고,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한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을 모아내는 구심점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인천 부평동에 있는 미얀마 식당 ‘브더욱 글로리’에서 만난 그는 “인권의 소중함을 한국에서 배웠다”고 했다. “한국은 시민의 힘으로 민주화를 이뤄낸 나라잖아요. 인권이 존중받는 사회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껴요. 미얀마 군부에 억눌려 주눅 들어 살던 미얀마 사람들도 자유로운 한국에서 살면서 자신감을 되찾곤 해요.” 한국인에게 의존해선 안 돼… 자립이 원칙 소모뚜 위원장은 난민이다. 지금이야 한국을 ‘참 살기 좋은 나라’로 표현하지만 한국 정착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로 생활하던 소모뚜 위원장은 2004년 난민 신청을 했다. 당시 법무부는 “본국에서 민주화 활동을 소극적으로 했고 귀국해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로 난민 신청을 기각했다. 이후 소송을

“장애·인종·나이 상관없이 춤추며 ‘다르게, 함께’ 사는 사회 만들고파”

[우리사회 利주민] 문화예술단체 ‘쿨레칸’ 만든 임마누엘 사누 “춤은 우리가 가난한지 부자인지, 어떤 피부색을 가졌는지 모른다. 단지 지금 당신이 춤을 춘다는 사실만 안다.” 서울 당산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 마련된 춤 연습실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다. 이 글을 붙인 사람은 지난 2012년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온 무용수 임마누엘 사누(40)다. 그는 지난 2014년 한국인 동료와 함께 문화예술단체 ‘쿨레칸’을 세우고 부르키나파소 전통 춤 공연과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일 만난 사누는 쿨레칸을 단순한 ‘무용단’이 아닌 ‘공동체’라고 설명했다. “쿨레칸은 누구나 춤을 출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믿음을 전달하는 공동체입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수업을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떠나고 싶었지만 떠날 수 없었던 나라 한국 그는 지난 2014년 불거진 ‘아프리카 출신 무용수 착취 사건’의 주인공이다. 그가 일하던 포천 아프리카 박물관이 부르키나파소에서 그를 포함한 무용수 12명을 데려와 착취한 사건이다. 박물관은 매월 월급 50만원을 지급하면서 그들을 매일 무대에 서게 했고, 어린이 체험 활동 강사 일까지 시켰다. 쥐가 나올 정도로 열악한 숙소를 제공하고, 항의하면 “아프리카 사람은 하루 1달러면 살지 않느냐”는 식으로 말하면서 여권까지 압수했다. 결국 언론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해결됐고, 그의 동료 대부분은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한국에 남았다. “처음엔 저도 한국을 떠나고 싶었어요. 하지만 한국에 나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저를 도와주는 친구도 많았어요. 한국에 ‘만딩고 춤’을

[공변이 사는 法] “이주민 마주할 때마다 오히려 제가 성장하죠”

비영리단체서 이주민 무료 법률 지원 여성·노동·아동 등 광범위하게 다뤄 “늘 밝은 이주민들에게 인생 배우죠”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들이 ‘이주민’이라는 정체성만 갖고 사는 건 아닙니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한 이주 여성, 돈 벌러 온 이주 노동자, 공부하러 온 유학생 등 다양해요. 이들에게 발생하는 법률 이슈도 사회 전 영역에 걸쳐 있어요. 이주민이라고 하나의 단어로 묶을 수 없을 정도로요.” 이진혜(34) 변호사는 이주민들을 무료로 법률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이주민센터 친구’에서 상근으로 일하고 있다. 그가 다루는 영역은 여성 인권, 노동, 아동, 장애 등 광범위하다. 이 변호사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아서 궁금한 거 있으면 뭐든 물어보라고 홍보한다”며 “늘 새로운 일이 들어와서 지겨울 틈이 없다”고 했다. 센터를 찾는 이주민들의 가장 큰 고민은 체류 자격이다. 자녀가 있는 경우 이주 아동들의 교육 문제도 함께 걸려 있다. 법적으로 다투는 송사도 올해만 20건을 접수해 진행하고 있다. 이진혜 변호사가 근무하는 이주민센터 친구의 사무실은 서울 대림동에 있다. 이른바 ‘작은 중국’으로 불릴 만큼 중국 동포가 많이 사는 지역이다. “저희 센터로 중국 동포가 많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진 않아요. 몽골, 네팔, 파키스탄 등 정말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찾아오세요. 대림역 9번 출구 바로 앞이라 나름 역세권이거든요. 교통이 편리한 건 둘째치고 상담 오시는 분들에게 장소 안내할 때 편해요. ‘대림역’ 하면 다들 아십니다.” 이진혜 변호사가 이주민에 관심 갖기 시작한 건 로스쿨 재학 시절이다. “1학년 때 이주민 무료 법률

[모두의법] 사회 구성원의 자격과 미등록 이주 아동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특정 국가나 지역 출신에 대한 혐오, 차별적 발언이 일상으로 퍼지고 있다. 만약 올 하반기까지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 사회는 이방인을 어떻게 인식할까? 전망은 비관적이다. 감염의 해외 유입을 막기 위해 각국이 앞다퉈 국경을 높이고 있지만, 그 앞에서 좌절하는 난민들의 목소리는 벽을 넘기 어렵다.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바이러스의 확산은 공공정책이 왜 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이라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단속의 위협 없이 검사받을 수 있고, 감염됐다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최근 정세균 국무총리는 ‘미등록 외국인’도 신분 걱정 없이 마스크를 공급받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국가기관이 ‘불법체류자’라는 멸칭(蔑稱)에 가까운 용어를 쓰지 않고 ‘미등록 외국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최초의 사례로 보인다. 물론 유엔 등 국제 무대에서는 국제표준에 맞춰 ‘미등록 이주민’이라는 표현을 이미 사용하고 있다. 미등록 이주민도 방역 정책의 대상에 포괄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이 발언의 기저에 깔려 있다.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면 마땅히 국가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사회 구성원의 범위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확장되리라 본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내놓은 결정은 ‘사회 구성원이 될 자격’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한다. 진정 대상인 피해자들은 국내에서 출생한 미등록 이주 청소년이다. 이들은 법무부의 ‘불법체류 학생의 학습권 지원 방안’ 지침에 따라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부모와 함께 강제 퇴거가 유예됐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다시 강제 퇴거 대상이 됐다. 법무부는

“탈북민, ‘먼저 온 통일’이라 여겨주길… 北에서의 경험 잘 써먹어주세요”

 [우리사회 利주민]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위원 지난해 국내 거주 이주민은 261만명이다. 전라북도 전체 인구(181만8157명)를 훌쩍 넘는 규모다.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라는 말도 낡아버린 지 오래다. 이주민들은 한국에서 나고 자라진 않았어도 시민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다하며 우리 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사회 利주민’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주민들을 소개하는 시리즈다. 첫 주자로 탈북민 조충희(57·사진) 굿파머스 연구위원을 만났다. “저 같은 사람을 ‘먼저 온 통일’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써먹으면 좋겠어요.” 조충희 위원은 지난 2011년 탈북해 한국으로 오기 전까지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10년간 수의사 겸 축산 전문 공무원으로 일했다. 북한 사정에 밝은 그는 현재 농축산 전문 국제개발협력 NGO 굿파머스와 함께 아시아 개발도상국 농가를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에 북한 축산 전문가는 여럿 있지만, 북한 출신은 그가 유일하다. 지난해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나 최근 코로나19 사태에도 북한 상황을 가늠하려는 여러 언론이 그를 찾았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땐 5년 넘게 몸 쓰는 일로 먹고살아 내 전문성을 펼칠 날이 올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사람들이 찾는 한 가진 지식을 모두 쏟을 생각”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北에서 출신 성분 탓에 온갖 수난… 가족 위해 한국행 결심 조충희 위원은 한국 땅을 밟기까지 북에서 지난한 시간을 버텨야 했다. 그는 “고생은 끝도 없었지만 돌아보니 고마운 사람이 참 많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지금에야 웃으며 말하지만, 둘로 나뉜 한반도 양쪽에서 그의 삶은 끝없는 좌절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주민, 세금 꼬박꼬박 내고도 재난지원금은 못 받는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기도는 지급 기준에 ‘외국인 제외’ 서울은 한국 국적자의 가족까지 혜택 독일, 세금 내는 내·외국인에 지원금 포르투갈은 난민 포용, 한시 시민권도 지방자치법상 외국인도 주민에 포함 지원 대상 구분은 차별, 평등권 침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재난 지원 대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주 노동자를 포함한 대다수 외국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재난지원금의 재원이 국민 세금이라서 원칙적으로 한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지급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이주민 지원 시민단체들은 체류 자격을 얻어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은 소득세와 지방세 등 세금을 꼬박꼬박 내면서도 차별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일 이주공동행동 등 단체 62곳은 “난민 인정자, 인도적 체류자, 이주민 등을 재난지원금 정책에서 제외한 건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청구인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다. 서울시는 지난달 18일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긴급생활비 30만~5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수급권자와 차상위 계층 등 생활안정지원 대상자 외 주민에게도 생활안정급여를 지원해 복지 사각지대를 개선하고 지역 내 경제를 활성화하는 게 주요 목적이다. 경기도는 1300만 경기도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결정하면서 “기본소득의 이념에 맞게 소득과 연령에 관계없이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에 ‘외국인은 제외한다’고 명시한 점이다. 서울시와 경기도는 주민등록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결정하는데, 경기도는 아예 외국인을 배제했고 서울시의 경우 한국인 배우자가 있거나 한국인 자녀를 양육하는 등 한국 국적자와 가족 관계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긴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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