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꾸려가는 마을 가게로 진정한 시민자산화 모델 만들 것”

[인터뷰] 우영승 빌드 대표  “주민이 직접 소유하는 마을 가게를 만드는 게 목표예요. 카페, 식당, 꽃집 등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거죠. 남녀노소는 물론 장애인·비장애인까지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월곶지구를 ‘오래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빌드는 경기 시흥의 월곶지구 지역 재생을 목표로 지난 2016년 설립된 회사다. 사명(社名)에는 ‘작은 가게가 강한 지역사회를 만든다(Small businesses BUILD strong community)’는 뜻을 담았다. 빌드는 지역에 활기를 더하는 작은 가게들을 매년 한 곳씩 만들어왔다. 창업 첫 해에 오픈한 브런치 레스토랑 ‘바오스앤밥스’를 시작으로, 이듬해에는 책방이자 카페 겸 꽃집인 ‘월곶동책한송이’, 2018년에는 실내 놀이터인 ‘바이아이’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쿠킹 클래스와 식재료 판매 활동을 하는 ‘월곶식탁’을 선보였다.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우영승(28) 빌드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가게의 지분을 매각해 시민들이 소유·운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월곶지구를 ‘시민자산화의 성지(聖地)’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했다. 올해 창업 5년차가 된 빌드는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바오스앤밥스의 월평균 매출만 3000만원에 달하고, 월곶동책한송이는 2800만원가량 된다. 매장에서는 영업만 하지 않는다. 육아 여성을 위한 모임이나 프로그램 등 마을 사람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공간으로도 쓰인다. “빌드의 사업 모델이 카페, 식당이다 보니 단순한 부동산 개발업자로 보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빌드는 단순히 수익만 노리는 기업이 아니에요.  마을 활성화가 목적이라, 모든 매장을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할 수 있게 ‘예스키즈존’으로 운영하고, 지역 주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지속가능할 수준의 수익을 내면서,

페트병으로 옷을?…’쓰레기 경제’ 뛰어드는 소셜벤처

폐플라스틱 섬유로 운동화·가방 등 제작 ‘폐기물 자체를 만들지 말자’는 움직임도 “최근 몇 년 새 폐플라스틱으로 제품을 만드는 소셜벤처가 부쩍 늘었습니다. 2017년 창업 당시만 해도 경쟁사가 손에 꼽을 정도였거든요. 대기업들도 친환경 소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입니다.” 소셜벤처 ‘몽세누’의 박준범 대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해 패션 의류를 만든다. 원단은 페트병에서 추출되는데 비율에 따라 20% 라인부터 100% 라인까지 다양하다. 피부와 맞닿는 면이 적은 아웃도어나 방수재킷은 100% 플라스틱 원단으로, 티셔츠와 후드티는 유기농 면 소재와 혼방하는 식이다. 쓰레기를 활용한 창업 아이템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소셜벤처가 늘고 있다. 가장 대중적인 소재는 폐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한 재활용 섬유로 소비재를 제작하는 것이다. 친환경 신발을 만드는 소셜벤처 LAR은 페트병 5개로 운동화 한 켤레를 뽑아낸다. 제작 과정에서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신발끈까지 100% 재활용 원료로 만드는 게 특징이다. 폐페트병으로 가방을 만드는 플리츠마마는 최근 환경부·제주특별자치도·제주도개발공사·효성티앤씨와 함께 페트병 수거부터 재활용 섬유 추출, 친환경 가방 제작까지 협력하는 리사이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소셜벤처 ‘리와인드’는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생분해성 원료로 테이크아웃 잔을 만들고, 밀짚으로 도시락 용기를 제작한다. 지난 6월 기준으로 전국 1500여 곳의 카페, 호텔, 리조트 등에 생분해 일회용품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에 테이크아웃 용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부터는 커피 전문점 블루보틀에 밀짚으로 만든 도시락,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스푼, 아이스 컵을 납품하고 있다. 김은정 리와인드 대표는 “천연 소재로 만든 생분해 일회용품을 땅에 묻으면 3개월 이내 자연에서 분해되고,

신생 소셜벤처 노리는 ‘나쁜 투자 주의보’

해외 벤처캐피털 한국 담당자로 소개 성사 조건으로 지분·이사직 등 요구 투자 제안 거부할 땐 강요·협박까지 “투자 제안이 계속 들어오는 게 좋은 일인 줄만 알았어요. 처음엔 즐거운 마음으로 미팅 잡고 사업 설명하고 했는데, 결국 이면(裏面) 계약을 요구해요. 투자사 이름으로 지분 10%를 요구하고 개인 명의로 따로 5% 달라는 식이죠. 명백한 불법이란 걸 알면서도 투자가 필요한 입장에선 그야말로 ‘희망고문’입니다.” 창업 6개월 차 소셜벤처 대표 A씨는 지난 한 달간 투자 제안만 10차례 넘게 받았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의 데모데이에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이후였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무렵 자칭 투자자라는 사람들로부터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졌다. A씨는 “투자자가 필요한 터라 매번 투자 제안에 성실히 임했지만 대부분 시간 낭비였다”면서 “주변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사이비 투자자 때문에 애먹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소셜벤처 대표들이 ‘나쁜 투자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 주 타깃은 창업한 지 1년이 채 안 된 신생 기업이다. 사이비 투자자들의 접근 방식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해외 벤처캐피털(VC) 한국지사 담당자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업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초보 대표’들의 약점을 노린 것이다. 투자자를 연결하는 브로커들도 있다. A씨는 “사모펀드 운용 위임장이 있다는 사람이 투자 성사 시 개인 지분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한번은 정부 모태펀드와 연결해준다며 이면 계약으로 지분 5%를 요구한 브로커도 있었다”고 했다. 소셜벤처 운영 1년 차인 B씨는 “해외 VC 소속 투자자로부터 5억원 투자에 지분 10%를 제안받았는데, 이면 지분을 5% 챙겨주면 추가 투자 건을 무조건

소풍벤처스, 농식품 소셜벤처 육성 프로그램 ‘임팩트어스’ 본격 가동

임팩트투자사 소풍벤처스가 농식품 분야 소셜벤처 육성 프로그램 ‘임팩트어스(Impact Earth)’를 론칭했다고 28일 밝혔다. 임팩트어스는 농식품 분야 생태계 혁신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창업 초기 벤처 기업에 성장 자금과 멘토링 등을 제공하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고,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주최하며 소풍벤처스가 운영을 맡았다. 소풍벤처스는 최대 10개 팀을 선발해 앞으로 15개월간 사업 성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선발팀에게 각 15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되며, 농식품 기술·산업 전문가의 전담 멘토링과 벤처 기업이나 투자자와의 네트워킹도 제공된다. 임팩트어스 참가팀을 소개하는 데모데이도 개최된다. 이후 선발팀이 내는 사회적가치와 재무 성과에 따라 최대 2억원 규모의 소풍벤처스 시드투자를 받을 수도 있다. 소풍벤처스 측은 “안전한 먹을거리의 지속가능한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임팩트투자의 핵심 분야 중 하나”라며 “기술을 통해 이 분야 혁신을 일궈나가는 창업팀이 성장할 수 있도록 소풍벤처스,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팩트어스 참가팀 모집은 다음 달 19일까지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임팩트어스 홈페이지(earth.sopoong.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국경은 못 넘지만… 현지 인력 키워 도움의 손길 이어나간다

[언택트 시대, 진화하는 제3섹터] ①국제개발협력 “냐루타라마 지역 어때요? 주민 대부분이 일용직 노동자와 그 가족인데, 부모가 오랫동안 일을 못해 영양실조 상태인 아이들이 많아요.”(그레이스) “분배는 지역 공무원에게 도움받으면 좋겠네요. 제가 연락할게요.”(시프리엔) 지난 6일(현지 시각)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있는 소셜벤처 ‘키자미테이블’에서는 열띤 토론이 열렸다. 키자미테이블은 식당을 운영하며 지역 청년을 고용하는 소셜벤처다. 이날 직원들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현지 주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는 ‘언택트(untact·비대면)’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평소라면 엄소희, 류현정 공동대표와 현지 직원들이 둘러앉아 의견을 나눴겠지만,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인 직원은 모두 귀국한 상황이다. 키자미테이블은 화상회의를 중심으로 한 언택트 소통을 사내에 도입했다. 엄소희 대표는 “일자리를 잃을까 걱정에 빠진 직원들을 다독이고 현장 상황도 파악할 겸 언택트 회의를 도입했는데, 오히려 직원들의 자율성과 사기가 오르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현지 직원들은 결정 권한이 있는 일까지도 대표에게 물어보곤 했는데, 지금은 ‘스스로 해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현지 직원들은 이날 회의에서 지역 선정, 식자재 수급법, 분배 과정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내놨다. “현지 직원들에게 주도권을 주자” 언택트 개발 협력의 핵심 국제개발협력에도 언택트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NGO, 소셜벤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등 국제개발협력 기관들은 코로나19로 국가 간 왕래는 물론 개도국 내 이동까지 어려워지면서 사업 대부분이 ‘올스톱’됐다. 이들은 기존 사업을 비대면으로 꾸려나갈 수 있도록 새로운 방식의 개발 협력 모델 구상에 돌입했다.기존 국제개발협력사업은 공여국 기관

“소셜벤처, 창업·성장 과정서 임팩트투자 도움 가장 컸다”…정부 첫 소셜벤처 실태조사 발표

소셜벤처가 창업·성장 단계에서 자금 조달할 때 ‘임팩트투자사’로부터 가장 큰 도움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19년 소셜벤처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셜벤처가 창업 6개월 이내에 임팩트투자로 조달한 평균 자금은 9억6800만원으로 은행 등 금융기관(2억5200만원), 정책자금 융자·보증(1억7700만원), 자체 자금(1억2200만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원 횟수로 따지면 정부 지원(663건)이 임팩트투자(125건)에 비해 5배 이상 많지만, 건당 평균 금액으로 치면 임팩트투자가 가장 규모가 크다. 정부 차원에서 소셜벤처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보고서를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총 250쪽 분량으로 이루어진 이번 실태조사 보고서는 국내 소셜벤처 998곳에 응답을 요청한 설문조사와 일부 소셜벤처 대표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그룹 인터뷰로 구성됐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소셜벤처 대표 2명 중 1명은 “투·융자 심사 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만 평가하는 일반 금융 기관에선 지원을 받기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 지원제도에 대한 소셜벤처 대표들의 불만은 주로 과도한 행정작업에서 나왔다. “불필요한 서류까지 기업이 직접 작성해서 내도록 요구해 기업 운영에 과도한 부담을 지운다”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또 일반 투자자는 ‘사회적가치 추구를 수익 창출의 걸림돌로 인식한다’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투자를 제안한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소셜벤처 대표들은 임팩트투자를 일반 금융사의 투·융자와 정부 지원의 빈틈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일반 금융사는 수익성만을 기준으로 투·융자 여부를 결정하고, 정부는 과도한 행정 작업을 요구하는데 비해, 임팩트투자사는 투자사의 유연성을 가지면서도 사회적가치를 투·융자 심사 기준에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 국내 소셜벤처의 80.5%는 제조업·정보통신업 등 기술기반업종인 것으로

루트임팩트, 소셜벤처 운영 교육 과정 ‘헤이캠퍼스’ 개최

소셜벤처 중간지원기관 루트임팩트가 오는 5월부터 연말까지 소셜벤처·사회적기업·비영리단체 등 사회적가치 추구 조직 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 프로그램 ‘헤이캠퍼스(Hey Campus)’를 진행한다. 29일 루트임팩트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부

[공변이 사는 法] “사회적경제 조직 위한 ‘법률적 판’ 깔아주는 일이 제 사명이죠”

기업 사내 변호사서 공익변호사 길로 현재 사회적경제 조직 법률지원 전담 사회적기업 구성원도 법률 이해 필요 협동조합 정체성에 맞는 법 만들어야 공익변호사도 용기가 필요하다. 법률적 구제가 어려운 의뢰인이 몰리는 데다 인력 부족으로 몸과 마음이 지칠 때도 많다. 도움을 요청하는 모든 사람에게 손길을 내밀 수는 없다. 21일 서울 서대문구 두루 사무실에서 만난 김용진(36) 변호사는 깡마른 체격에 눈 밑 다크서클이 짙었다. 그는 대기업 사내 변호사로 일하다 사직서를 내고 지난 2015년 공익사단법인 두루에 합류했다. 법무법인 지평이 공익 법률 활동을 목적으로 두루를 설립한 이듬해다. 김 변호사는 “처음엔 하고 싶은 일을 신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웃었다. 구성원들 법률적 이해 있으면 비용·시간 줄일 수 있어 “두루 초창기에는 전문 분야랄 것 없이 영역을 넘나드는 일을 많이 했어요. 사내변으로는 절대 맡을 일 없었던 난민 사건을 수행했을 때 공익변호사 일이 녹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죠. 종교적 박해를 피해 한국에 온 파키스탄 사람들이었는데, 교회를 다닌다는 이유로 거리에서 구타를 당하고 그 일이 지역 일간지에 실리기도 했는데 난민 입증에 결국 실패했거든요. 난민 분야는 여전히 증명 책임의 문턱이 높습니다.” 김 변호사는 몇 해간 다양한 공익 분야를 경험했고, 지금은 사회적경제 조직 법률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그는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등이 ‘사회적경제’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이지만 조직의 성격을 따져보면 정말 다르고 발생하는 법률 이슈도 제각각”이라고 했다.

소풍, 올해부터 매월 창업팀 선발한다…’월간소풍’ 론칭

임팩트 액셀러레이터 소풍(sopoong)이 소셜벤처 창업팀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월간소풍’을 론칭했다. 월간소풍은 매월 소셜벤처 창업팀을 선발해 최대 1억원의 투자를 집행하는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매월 심사를 진행해 연간 총 15팀의 창업팀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소풍은 지난 2008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임팩트투자사로 지금까지 총 49곳의 초기 창업팀 대상 엑셀러레이팅을 진행했으며,  상·하반기로 나눠 연2회 창업팀을 선발해 최대 4000만원의 투자를 집행해왔다. 창업팀 선발은 크게 ▲사회문제와 솔루션(PSF)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팀(S0) ▲최소 기능 제품(MVP)을 가지고 고객 접점을 찾고 있는 팀(S1) ▲임팩트 비즈니스 모델(IBM)을 토대로 사업화 단계에 진입하는 팀(S2) 등 세 분야로 나뉜다. 선발 기준은 창업팀의 역량, 사업성, 임팩트(사회적가치) 등이다. 소풍은 서류평가와 대면 면접을 통해 엑셀러레이팅 여부와 투자 규모를 결정한다. 소풍 측은 “올해부터는 투자 규모를 확대해 ‘임팩트 유니콘’ 발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월간소풍으로 매월 투자가 집행되면 개별 창업팀에게 필요한 시기에 투자를 집행할 수 있어 엑셀러레이팅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월간소풍 첫 모집은 오는 7일까지며, 서류 심사 결과는 10일에 발표된다. 자세한 내용은 소풍 홈페이지(www.sopoong.net)를 참조하면 된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임팩트를 명확히 표현할 순 없을까?… 소셜벤처 중심 측정 지표 만들었죠

지난 2008년 설립된 에스오피오오엔지(sopoong·이하 ‘소풍’)는 국내 최초의 임팩트투자사다. 소셜벤처가 우리 사회에 확산하기 시작한 때부터 생태계를 이끌어온 셈이다. 지금은 D3(디쓰리)쥬빌리, 옐로우독 등 다양한 임팩트투자사가 생겨났지만, 창업 초기 단계 소셜벤처 전문 액셀러레이터는 소풍이 유일하다. 지난달 소풍이 발표한 ‘임팩트 액셀러레이팅 리포트’에는 10년간 소풍의 경험이 모두 담겼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임팩트 측정 방식을 통해 내놓은 이 리포트는 ▲소풍의 피투자사 임팩트 측정 결과 ▲소풍의 임팩트 측정 결과 ▲임팩트 담론 분석 ▲임팩트 액셀러레이팅 매뉴얼 등으로 구성됐다. 2018년 5월 리포트 제작에 돌입해 지난해 12월에 마무리됐으니 1년 반이나 걸렸다. 지난 6일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한상엽(37) 소풍 대표와 연구를 총괄한 이은선(38) 경남과학기술대 경제학과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10년간의 소셜 임팩트 분석한 리포트 펴내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임팩트 액셀러레이팅 리포트’를 펴낸 이유부터 듣고 싶다. 한상엽(이하 ‘한’): 소풍 10주년을 맞이하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10년 차가 된 소풍이 생태계에 의미 있는 존재로 남을 수 있을까 고민이 됐다. 무엇보다 소풍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소셜벤처 생태계에 기여하겠다는 생각으로 이은선 교수와 함께 임팩트 액셀러레이팅 리포트를 기획하게 됐다. 이은선(이하 ‘이’): 나도 비슷했다. ‘보은’의 마음이랄까. 석·박사 학위 모두를 사회적기업 연구로 받은 연구자는 내가 국내 최초다. 당시 선행 연구가 부족해 전국의 현장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해왔는데, 초보 연구자였던 나에게 기꺼이 시간과 경험을 나누어준 소셜벤처들에 대해

“소셜벤처 투자와 육성, 한 기업 아닌 생태계 키운다는 마음으로 해야”

[2019 아시아임팩트나이츠 릴레이 인터뷰] ②잉그리드 칼스타드 카타풀트 오션(Katapult Ocean) COO 해양 강국 노르웨이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해양 관련 소셜벤처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해양 분야 소셜벤처 투자·육성 기관인 ‘카타풀트 오션(Katapult Ocean)’이 내놓은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해양 분야 스타트업이 많은 나라로, 유럽 해양 분야 스타트업의 25%가 노르웨이 기업이다. 카타풀트 오션은 지난해 4월 설립됐지만, 이미 20여곳의 소셜벤처에 투자할만큼 규모를 키우고 있다. 또 촘촘하고 효과적인 육성 프로그램으로 짧은 기간에 임팩트투자 업계에서 주목 받는 ‘루키’로 떠올랐다. 지난달 21일 아시아임팩트나이츠 포럼에 참석한 잉그리드 칼스타드 카타풀드 오션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슬로서 3개월간 집중 트레이닝…모든 자원 동원해 소셜벤처 역량 극대화 ―카타풀트 오션을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해양 분야 소셜벤처를 키우기 위해 투자·육성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는 엑셀러레이터다. 오슬로에 본사가 있고, 지금까지 24곳의 소셜벤처에 크고 작은 투자를 진행했다. 조만간 12곳에 신규 투자 유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해상 운송, 해양 생태계 보호, 수산업 등 해양 관련 분야 소셜벤처에만 투자한다.” ―특별히 해양 분야만을 전문으로 한 이유는? “유럽 전역에서 스타트업 흐름이 거세긴 하지만, 전문 육성 기관이 전 분야에 걸쳐 있는 건 아니다. 노르웨이는 해양 산업이 크게 발달한 나라다. 그래서 스타트업 중에서도 해양 분야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많고, 해양 산업에 투자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업인이나 자산가도 많다. 바다를 중시하는 국민 정서 덕에 해양 환경을 보호하면서

작은 태양광 배터리, 아프리카 빈곤 지역 아이들을 학교로 모으다

‘타임지 선정 100대 발명품상’ 받은 장성은 요크 대표 인터뷰 전력 공급 어려운 아프리카 학교에 ‘솔라카우’ 태양광 충전기 본체 설치 학생에겐 우유병 모양 배터리 제공 학교 가면 집에서 쓸 전력 충전 가능 “2년 안에 아이 10만명 등교시킬 것” 우유병 모양의 작은 배터리가 개발도상국의 전력 문제와 아동 교육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소셜벤처 ‘요크(YOLK)’가 만든 ‘솔라카우(Solar Cow)’ 얘기다. 솔라카우는 젖소 모양을 한 충전 본체와 흰 우유병 모양 배터리로 이뤄진 태양광 충전 시스템이다. 지난해 요크는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저개발국에 솔라카우를 설치했다. 탄자니아와 케냐의 빈곤 지역 학교에 본체를 가져다 놓고 배터리를 나눠준 뒤 아이들이 등교해 공부하는 동안 충전할 수 있게 했다. 두 마을에서 2년간 실시한 시범사업은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학생들의 출석률이 몇 달 만에 10% 이상 높아진 것이다. 솔라카우는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9년 최고의 발명품 100선’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경기 의왕의 요크 사무실에서 만난 장성은 대표는 “처음부터 누군가를 돕기 위해서 요크를 창업한 건 아니었다”고 했다. 요크는 초경량 태양광에너지 패널 ‘솔라페이퍼’를 만든 태양광 배터리 제조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5년 제품 출시 당시 45일 만에 킥스타터 펀딩 목표액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초과 달성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장 대표는 “솔라페이퍼 후속작을 기획하면서 ‘우리 기술력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없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면서 “고민 끝에 생각해낸 게 아프리카의 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