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부족해도, 나이가 많아도 걱정 마세요

청년·시니어 위한 프로그램들 ‘청년 고용률 40%.’ ‘2018년 고령사회 진입.’ 최근 한국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손꼽히는 청년 실업과 시니어 문제를 상징하는 키워드다. 공익 분야에서는 청년 창업과 시니어의 다양한 활동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은 사회적기업 창업 공간과 멘토링, 창업 비용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포함, ‘소셜벤처 경연대회’ ‘사회적기업 캠프’를 개최한다. 서울시청년일자리허브에서는 지속가능한 청년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영리 부문에서도 청년 창업 지원 활동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동그라미재단은 작년 8월부터 사회적 목표를 가진 지역 기업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로컬 챌린지 프로젝트’ 1기를 운영하고 있다. 재단은 올 하반기에는 분기별로 프로젝트 대상 기업을 상시 모집할 계획이다. 사회적기업 지원 기관인 ‘루트임팩트'(Root Impact)는 잠재적 사회 혁신가 자질을 갖춘 청년들을 선발, 사업 아이템 구상에서부터 비즈니스 모델 수립까지 전 단계에 걸쳐 육성을 지원하는 ‘지구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한편 은퇴자 혹은 은퇴 예정자들을 위해 공익 현장에서 제2의 인생을 살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 많다. 희망제작소의 ‘행복설계 아카데미’,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사회공헌 아카데미’, KDB시니어브리지센터의 ‘시니어, 재능 나누고 행복 더하기’ 프로젝트, ㈔한국자원봉사문화의 ‘앙코르 아카데미’ 등이 대표적이다. 멘토링 등의 재능 기부,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직 은퇴자들을 멘토링 전문가로 육성, 서울시 소상공인들을 위한 경영 자문 상담 활동을 펼치는 ‘희망설계아카데미’를 연 2회 운영한다. 코이카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도 전문성을 갖춘 시니어들을 선발, 개발도상국에 파견해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현지

돈 많이 드는 건축은 ‘그림의 떡’? 착한 기업에게 기회 제공합니다

소셜하우징 건설 분야 사회적기업이 공공임대주택을 만들면 어떨까. 지난 6일, 사회적기업 ㈜내일은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있는 4층짜리 원룸을 SH공사의 임대용 주택으로 매각했다. 사회적기업으로서는 첫 성과다. 실력과 전문성이 있다 하더라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신축 공사는 사회적기업의 입장에서 그림의 떡인 것이 현실이다. ㈜내일은 지난 4년간 과천과학관, 고흥천문관과 같은 전시관과 대형 테마파크 특별전시 등 지금까지 100여개에 달하는 전문 인테리어를 맡았고 연 1000건이 넘는 임대주택 도배·장판 사업을 진행했다.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이 주된 사업이었던 ㈜내일이 신축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한국사회투자의 ‘소셜하우징 융자사업’을 통해서다. ㈜내일은 총 사업비 9억원 중에서 4억5000만원가량을 빌렸다.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아니다. 이 사업은 공익적인 목적을 띤 서울시 소재의 건설 관련 사회적기업 또는 협동조합을 대상으로 하며, 총 사업비(토지매입비·건축비)의 50% 이내를 연 2%의 금리로 융자받을 수 있다. ㈜내일의 사회적 목표는 주거빈곤 가정에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것. ㈜내일이 태동한 지점도 지역 봉사 활동이었다. ㈜내일의 김은천 대표는 20년 전부터 강북구의 ‘해뜨는집’이라는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보일러 수리, 도배 공사 등의 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그는 “공사 과정도 정직하게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윤을 내면서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싶었다”고 설립 목적을 밝혔다. 2010년부터 ㈜내일은 영리사업 외에도 서울시 ‘희망의 집수리’ 사업, 강북구 내 복지관 등 지자체와 함께 주거환경개선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노인·장애인 등 취약 계층이 이용하는 시설엔 20~30% 저렴한 가격으로 공사를 진행한다. 지난 3년간 직·간접적으로 혜택을 받은 취약 계층만

“사회적기업에서 산 것처럼 해달라”… 실적쌓기에 막힌 공공시장

공공시장 우선구매 제도 허와 실 사회적기업 유통 판로·자생력 위해 실시돼 작년부터 구매실적 의무화… 기관평가 반영 “공공기관이 터무니없는 납품가 요구… 조달청 입찰 등록도 어려워 ‘그림의 떡’” 각 기관에 식자재를 보급하는 사회적 기업 H사는 얼마 전 건강식품을 취급하는 한 기업으로부터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A공공기관에 건강식품을 납품하기로 했는데, 우리는 사회적기업이 아니다. 대신 수수료를 떼줄 테니 H사에서 납품한 것처럼 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였다. 작년 8월 공공기관에서 사회적기업 제품을 구매한 실적을 보고하는 것이 법으로 의무화되면서, 사회적기업 제품 구매 실적을 늘리기 위한 ‘꼼수’였다. H사 대표는 “일반기업 제품을 구매하면서 사회적기업에서 산 것처럼 하고, 단순히 제품구매 실적을 늘리려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식으로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가 이루어진다면 사회적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할 수 있겠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공공시장 우선구매 제도’는 사회적기업의 생산품과 서비스를 공공기관에서 우선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다(사회적기업 육성법 제12조). 사회적기업의 유통 판로를 지원하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목적에서 실시되고 있다. 애초에는 권고수준이었으나, 작년 8월부터 구매실적 공고가 법으로 의무화되고 제품구매 실적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이용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지난 4월 말, 고용노동부는 “작년 한 해 504개 공공기관은 1916억원 규모의 사회적기업 제품을 구매했고 올해는 63.5% 증가한 3133억원을 구매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작 사회적기업 관계자들은 현재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가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저가 입찰제’방식은 가격 경쟁력이 낮은 사회적기업이 공공기관에 조달하는 데 장애물이 되고 있다. 사회적기업의 경우 일반 기업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공공기관들이 납품

컨설팅은 방향제시 해결사가 아닙니다

업그레이드 필요한 사회적기업 컨설팅 사회적기업의 辯 사업설명만 1시간… 컨설턴트도 자주 바뀌어 대기업 방식 제시해 우리완 맞지 않더라고요 컨설턴트의 辯 경영관련 지식이 없어 컨설팅 진행이 안 됐어요 브로셔 제작·홈페이지 구성만 물어와 당황했죠 #1. 2009년, 교육관련 사회적기업 ‘공신’은 한 프로보노(Probono·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식이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 단체로부터 온라인서비스 관련 컨설팅을 받았다. 1~2주에 한 번씩, 몇 개월 동안 주말에 시간을 내어 프로보노 단체를 찾아갔지만 진전은 없었다. 강성태 대표는 “전문가를 만나 실질적인 도움을 얻으려고 했지만 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매번 1시간씩 설명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며 “담당 컨설턴트도 종종 바뀌는 등 아쉬움이 많았다”고 했다. 환경분야 예비사회적기업의 H대표는 “컨설턴트 중 상당수가 한 번 정도 현장에 방문해 30분 상담을 진행한 후 보고서 하나만 제출하면 컨설팅이 끝”이라며 “제시하는 전략도 인력·자본이 적은 사회적기업엔 적용하기 힘들거나 방향성이 맞지 않은 대기업 방식이라 실효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2. 국내의 한 대기업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재무·세무·회계 등의 전문컨설팅을 진행했다. 2주 동안 지방을 돌아다니며 경영컨설팅을 진행했던 K담당자는 “폐지를 주워 내다 파는 사업을 하는 한 노부부가 있었는데 차변, 대변 등 재무제표 보는 방법도 모르는 등 경영관련 지식이 전무해 전문컨설팅을 전혀 진행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 컨설팅지원사업에 참여 중인 L컨설턴트는 “브로셔를 만들어 달라, 홈페이지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등 컨설팅업체가 모든 걸 다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인 줄 안다”면서 “컨설팅은 방향이나 전략을 도출하는 것이 주된

[Cover Story] 해외선 각광받는 ‘임팩트 투자’<사회적 가치 고려하는 금융거래방식> 한국에선 투자처 찾기 어렵다

[Cover Story] 임팩트 투자에 희비 엇갈리는 사회적기업 생태계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환경가치 고려하는 금융거래 방식이지만 실제 투자받는 기업 적어 벤처, 임팩트 투자자들 “복지 위주의 사회적기업 투자하기 어렵다” 토로 사회적기업도 명분 외에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등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비즈니스 기회 잡아야 임팩트 투자 받을 수 있어 집을 공유해 같이 쓰는 ‘셰어하우스(Sharehouse)’ 사업을 벌이는 소셜벤처 ‘프로젝트옥’은 최근 스페인과 일본 등 해외로부터 투자문의를 받았다. ‘프로젝트옥’은 방치된 공간이나 공공기관의 유휴공간 등을 빌려 리모델링한 후, 제삼자에게 재임대해주는 사업을 벌인다. 보증금 없이 3~4명이 평균 30~35만원의 월세만으로 살 수 있어 ‘반값 주거비’를 실현할 수 있다. 1호점의 경쟁률이 15대 1이 넘는 등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4개월 만에 7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프로젝트옥’은 사업자금을 임팩트 투자 및 컨설팅 업체인 미스크(MYSC)로부터 투자받기도 했다.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따져 투자하는 ‘임팩트 투자(impact investing)’는 최근 몇 년 사이 해외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다. 지난달 6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G8 사회적 임팩트 투자 콘퍼런스’에 참석한 데이비드 캐머런(David Cameron) 영국 총리는 “빈곤·에너지문제·금융양극화 등 세계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팩트 투자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초 JP모건이 전 세계의 99개 임팩트 투자자 그룹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임팩트 투자 시장 규모는 90억달러(약 9조5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임팩트 투자기금은 늘어나는데, 마땅히 투자할 사회적기업은 없어 하지만 임팩트 투자 기금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에 비해, 현실은 아직

청년 사회적기업 육성 3년차… ‘얼마나’보다 ‘무엇’에 집중해야

청년 사회적기업가 25人의 목소리 “한국도 사회적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젊은 사회적기업가들을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최초의 사회적기업가라고 불리는 아쇼카 재단의 빌 드레이튼(Bill Drayton)이 ‘더나은미래'(2010년 5월 18일자) 인터뷰에서 강조한 말이다. 사회적기업가는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일까. 고용노동부는 2011년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예비 창업팀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자금(3000만원 이하), 공간, 컨설팅, 네트워크 연계 등을 1년간 지원한다. 2011년부터 시작된 사업을 통해 1000여개 가까운 창업팀이 배출됐다. 올해는 연령 제한(만19~39세)을 폐지한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이 진행 중이다. ‘더나은미래’는 청년 사회적기업가 25명을 만나 3년째를 맞은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의 성과와 한계, 대안을 짚어봤다. ◇사회적기업가로서 정체성 확립에는 큰 도움을 받아 “개인적으로 소셜벤처로 창업한 게 다행이다. 몰랐다면 돈만 밝히는 악덕업주가 되지 않았을까. 상주하는 멘토들이 사업의 사회적인 의미는 무엇인지 계속해서 고민하게 만들어줬다.”(증강 현실 콘텐츠 제작업체 ‘더 봄’의 윤지훈 대표)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은 사회적기업네트워크(세스넷), 씨즈, 열매나눔재단, 사회연대은행, 함께일하는재단 등 전국 중간 육성 기관 약 20곳이 인큐베이팅을 맡고 있다.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 사회적기업가 대다수는 중간 육성 기관을 통해 “소셜 미션 강화 및 정서적 지지에 도움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업 연계에 도움이 되었다는 입장도 많았다. 사회적 경제 콘텐츠 제작업체인 베네핏의 이성만 편집장은 “초기에는 중간 육성 기관 사업 파트너로 일하면서 역량을 키웠고, 이후엔 씨즈가 한 포털 사이트를 소개해줘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보급하고 있다”고 했다. 중간 육성 기관의 사업 컨설팅은 실질적으로

홍보 지원·기부 방송으로 사회적기업 판로 개척 도와

롯데홈쇼핑의 사회공헌 미국의 항공기 제조기업 ‘보잉(The Boeing Company)’사는 사회적기업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스(Pioneer Human Services)’에서 부품을 납품받는다. 지난 1966년부터 40년 넘게 이어져 온 거래다. 직원의 85%가 약물중독자 혹은 전과자 출신으로 구성된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스는 안정적인 판로를 통해 1000명이 넘는 취약 계층의 자활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기업과 사회적기업의 파트너십으로 손꼽히는 성공사례다. 사회적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자신들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고 마케팅 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장애인 직업재활 사회적기업 ‘위캔쿠키’의 임주현 마케팅 팀장은 “사회적기업에 (대중매체) 홍보는 엄두를 내기 힘든 활동”이라며 “2001년 설립 이후 주로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제품을 알렸다”고 했다. 공정무역 사회적기업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이미영 대표 역시 “5년 넘게 기업을 운영했지만, 특별히 비용을 들여 홍보해본 적은 없었다”고 했다. 롯데홈쇼핑(www.lotteimall.com)이 사회적기업과 고객이 만나는 다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광고제작, 홍보, 유통, 판매의 역량을 살려, 사회적기업의 판로를 열어주겠다는 취지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우수 사회적기업 36곳을 선정, 기업 홍보 영상을 직접 제작해줬다. 김준상 롯데홈쇼핑 대외협력팀 매니저는 “사회적기업을 직접 방문해 영상 콘셉트를 논의해 정한다”며 “영상 제작 및 방송에 들어가는 경비는 모두 롯데홈쇼핑의 기부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제작비 500만원을 포함, 한 기업당 1100만원 정도가 들었다. 완성된 홍보 영상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자체 홈쇼핑 채널을 통해 방송됐다. 공정여행 사회적기업 ‘착한여행사’, ‘트래블러스맵’을 포함, 친환경 사회적기업 ‘두레마을’이나 재활용전문 사회적기업 ‘SR센터’, 장애인 고용 사회적기업 ‘청밀’이나 ‘굿윌스토어’ 등이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들의 공통점?

국내 최초 사회적기업 연구 동아리 ‘넥스터스’ 출신 인재들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생들이 세운 기업들의 연 매출 총합이 프랑스 국민총생산(GDP)과 맞먹는 2조7000억달러(약 3000조원)에 이른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지난해 말 발표됐다. 휼렛패커드(HP)의 빌 휴렛과 데이비드 패커드, 야후의 제리 양과 데이비드 필로,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등 혁신을 일으킨 기업의 대표는 모두 스탠퍼드대 출신이었다. 현재 한국의 청년 사회적기업가들은 어떨까. 딜라이트 김정현(27), 시지온 김범진(27), 터치포굿 박미현(29), 위즈돔 한상엽(29) 대표.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사회적기업가로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들의 공통점은 ‘넥스터스(NEXTERS: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멤버였다는 점이다. 넥스터스는 국내 최초의 사회적기업 대학생 연구 동아리다. 한국에서는 ‘사회적기업’이란 용어조차 생소하던 당시 이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업’을 설립하기 위한 고민을 해왔다. 넥스터스의 역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세대 경영대학에 재학 중이던 한상엽씨는 책 ‘세상을 바꾼 대안기업가 80인'(마고북스)을 읽고 사회적기업가의 세계에 푹 빠졌다. 한상엽씨는 몸담고 있던 경영학회, 동아리 등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사회적기업 관련 프로젝트 기획서를 내밀었다. 꼭 필요한 이들에겐 삼고초려를 하기도 했다. 그 결과 김범진씨를 비롯해 10여명의 사람이 관심을 가졌다. 김씨는”지금 회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철학 등이 ‘넥스터스’ 활동을 하면서 고민하고 연구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터스’가 삼았던 모토는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하는 것’. 이들은 매주 자신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 기획서를 써서 발표하고, 구성원들에게 평가를 받았다. ‘넥스터스’ 초기 멤버였던 박윤중(28·연세대 사회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중)씨는 “주위 사람들이 넥스터스 모임을 보면

“한국도 록펠러 재단처럼 전략적 자선사업 펼쳐야”

허브 서울 공동대표 정경선씨 록펠러재단·아쇼카처럼 전문적 생태계 키우고자 자선활동 전업으로 택해 업무와 카페가 결합된 코워킹 공간 ‘허브 서울’ 멤버 간 네트워크 통해 정보 교류와 협업 꿈꿔 자선도 규모의 경제 필요 열정과 진정성 가지고 인재 선발 심혈 기울여야 업무공간을 공유(일명 코워킹)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지난 2005년 영국 런던에서 이런 실험을 위해 설립된 ‘더 허브(The Hub)’는 현재 암스테르담·마드리드·샌프란시스코 등 전 세계 30여곳으로 퍼졌다. 지난 1월 초 한국에도 문을 열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문을 연 ‘허브 서울’이 바로 그것. 60평 규모의 공간은 카페와 회의실, 컴퓨터로 업무를 보거나 이벤트를 열 수 있는 공간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 공간이 소셜 섹터의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브 서울’에서 만난 정경선(27) 공동 대표의 말이다. 지난해 2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대가(家)의 3세다. “록펠러재단이나 아쇼카처럼 전략적이고 임팩트 있는 자선 활동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며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편한 길을 마다하고 고생길을 택한 이유는 뭘까. “2008년 무렵 일본의 한 보험 회사에서 인턴을 했는데, CSR팀이 기업의 전략을 세우는 데 상당히 큰 축을 담당하고 있더라고요. 그룹사에 CSR 본부가 따로 있어서, 이곳에서 기업의 사회공헌 전략을 짜고 협력사와 고객, 직원 등을 어떻게 챙기는지 관리하는 걸 봤습니다. 그때그때 어려운 이들을 돕는 걸 넘어서서,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는 이후 대학생 문화 기획 동아리 ‘쿠스파(KUSPA)’를 결성, 자선 파티를 열어 수익금을 기부하거나

“뭉쳐야 산다” 공공시장 진출하는 사회적기업들

“청소 일을 오래 했는데, 지금은 전에 없던 자긍심이 생겼어요.” 3일 오전, 영하 20도의 혹한에도 진춘희(50·㈜푸른환경코리아)씨의 표정은 밝았다. 진씨는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대곡역의 환승 통로를 청소 중이었다. 막대걸레로 바닥을 미는 모습이 경쾌해 보였다. 환승을 위해 이동하는 사람들이 통로에 들어차자 작업을 멈추고 걸레를 한쪽으로 치웠다. 13년간 철도역사 환경미화원으로 일했던 진씨는 현재 사회적기업의 직원이다. 대곡역의 청소 작업을 책임지는 반장 역할도 맡고 있다. 진씨는 “철도 계약직으로 일할 때보다 (직업)교육도 잘 받고, 사람들이 대하는 것도 달라 일이 더 즐겁다”고 했다. ◇사회적기업 향한 공공시장 문 열려 청소 전문 사회적기업 ㈜푸른환경코리아는 지난해 7월부터 대곡역을 포함, 22개의 경의선 철도역사 청소를 맡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가 시행한 입찰을 통해서다. 코레일은 과천-안산, 경춘선, 경의선 등 3개 구간의 철도역 청소관리에 대해 사회적기업만 참여할 수 있는 ‘제한입찰'(계약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여 진행하는 방식)을 실시했다. 계약 기간은 21개월로, 총 100억원 수준의 입찰이다. 사회적기업에는 초대형 규모의 거래다. 청소 사회적기업 중에서 가장 큰 매출(50억 규모)을 자랑하는 ㈜푸른환경코리아는 과천-안산 구간을 따낸 후, 경의선은 ㈜두성시스템과, 경춘선은 ㈜다우환경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입에 성공했다. 정희석 ㈜푸른환경코리아 대표는 “청소 전문 사회적기업이 60여개 있는데, 매출 규모가 5억~6억원 정도 되는 곳이 많다”며 “실적이나 역량이 부족한 기업들은 공공시장 입찰에 참여하기 힘들기 때문에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했다. 대표 기업인 ㈜푸른환경코리아가 관리와 진행을 맡고, 함께 참여하는 기업은 정산이나 서류 정리 등을 지원하는 형식이다. 지분 비율은 9대1이다. 남석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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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 공공시장 우선구매 제도 활용법 ‘공공시장 우선구매 제도’는 사회적기업의 생산품과 서비스를 공공기관에서 우선적으로 구매토록 하는 제도다(사회적기업 육성법 제12조). 사회적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고 자생력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하지만 강제력 없는 권고 수준의 법령이다. 이런 한계를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 보완하고 있다. 495개 공기관(최상위 기관 기준)은 오는 2월부터 4월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우선구매 실적과 올해 구매 계획을 공고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평가 점수 자체의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거래를 유도하기 위한 충분한 촉진책이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작년 8월 제도 시행 이후, 사회적기업의 물품과 서비스를 찾는 공기업의 수요는 느는 추세다. 안수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판로 개척 담당 과장은 “법 발효 후 지금까지 사회적기업 물품에 대한 공공기관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선구매 제도나 사회적기업 전반에 관한 교육 문의도 많다”고 했다. 공공기관 입장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e-store 36.5′(www.estore365.kr) 사이트다. 2012년 8월 오픈한 이 사이트는 사회적기업 제품의 구매를 원하는 공공기관들을 위해 마련됐다. 상품 목록은 물론, 우선구매 제도 안내, 관련 워크숍 안내, 우수 사례 등 공공구매와 관련된 허브 역할을 한다. 이수역과 노원역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복합 매장 ‘스토어 36.5’ 등 오프라인 매장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공공기관의 (사회적기업) 우선구매 실적 입력도 이 사이트를 통해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구매자의 발상 전환도 필요하다. 단순 물품이 아닌 서비스를 결합하면 좀 더 넓은 의미의 공공기관 우선구매가 이뤄질 수 있다. 현재 국내 사회적기업 중에서 재화를

“초반에 실력 검증받으려면 어쩔 수 없어… 외부투자 받을 곳 없는 것도 문제”

사회적기업가들의 고충 – 객관적 평가는 필요한데 활동만으로는 시간 걸려 단시간에 성과 나오는 공모전에 매달리게 돼… 사업마다 내용 다르니 중복이라고 보기 힘들어 “정말 고민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청년 사회적기업가들 내부에서도 논의가 많고요. 대회 준비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어요. 공모전이 한번 끝나고 나면, 한 달 동안 아플 정도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요.” 서현주(32) ‘삼분의이’ 대표는 “그럼에도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시 예비 사회적기업 ‘삼분의이’는 자폐아동을 대상으로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2009년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청년창업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비영리사업은 창업멘토링이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856개 팀 중 비영리사업은 ‘삼분의이’ 단 1개였던 것. 서대표는 이후 한 NGO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가 대상 경영교육 프로그램에 신청했지만 내부 사정상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참여자가 아니었기에, 인큐베이팅 기회도 없었다. 서 대표는 “사업 3년차에 접어들면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기회도 필요했고, 무엇보다 네트워크 확장이 절실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받은 상금은 자폐 아동 대상 교육비, 미술 수업 재료비, 자원봉사자 활동비 등으로 사용했다. “교육비를 받으면 수익이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현재 제공하는 미술 교육 프로그램은 시범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학교에 무료로 제공한다”고 말했다. ‘공모사업에 지원한 내용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중복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았다. 미디어 사회적기업 ‘베네핏’의 조재호(26) 대표는 “영상제작, 잡지발행, CSR 마케팅으로 나눠 따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를 각각 3개의 공모사업에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300만원의 수익도 못 냈던 사업 초반에는 마케팅 비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