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TALK] 의리의 사회적경제, ‘뭉치면 힘이 되으~리’

‘동네빵네협동조합’에 지난 10월은 역사적인 달입니다. “대형 제과점 공격에 함께 맞서보자”며 서울 서대문구·은평구 지역의 동네 빵집 11곳이 작년 7월에 설립한 이곳은 1년 넘게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신흥중 이사장은 “힘 합쳐 좋은 빵만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경영도 마케팅도 어렵기만 하더라”고 했습니다. 창립 후 1년 3개월이 지난 10월 드디어 흑자가 났고, 직원들에겐 밀린 작업수당이 돌아갔습니다. 반전 스토리 뒤엔 연세대 사회적기업 동아리 ‘인액터스(Enactus)’가 있습니다. SNS나 인터넷, 블로그를 통한 적극적인 홍보로 외부 매출을 늘리고, 필요한 서류작업도 도맡았습니다. 신 이사장은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열정적으로 채워줬다”고 했습니다. 흔히 사회적경제 조직을 ‘호혜(互惠)와 협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뚜렷한 성과를 찾긴 쉽지 않습니다. 지역 재생을 위해 모인 청년협동조합 ‘성북신나’의 박동광 상임이사는 “사회적경제 관련 교류회나 네트워크 모임은 많지만 인사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리의 꿈 협동조합’ 사례는 아군(我軍)이 생겼을 때 얻을 기회를 잘 보여줍니다. 이 협동조합의 모태는 2005년 설립된 사회적기업 ‘바리의 꿈’입니다. 연해주 고려인들이 생산한 콩으로 된장이나 청국장을 만들어 국내에 판매하고 수익을 생산자에게 돌려 그들의 자립을 돕는 기업입니다. 작년부터 원자재인 콩을 직접 들여온 바리의 꿈은 이를 한국에서 유통할 동지를 모았습니다. 해피브릿지협동조합, (서울형)사회적기업 ‘이로운넷’, 친환경쇼핑몰 ㈜쿠키씨앤씨, ㈜우리밀급식(협동조합 전환예정) 등이 조합원으로 함께했습니다. 유기농 두유시장 판매 1위를 차지한 ‘이로운 아침 유기농 두유’는 모두의 힘이 모인 결과입니다. ‘협동조합’이라는 한 지붕 아래서 바리의 꿈은 콩을 들여오고, 이로운넷·쿠키씨앤씨는 온라인, 해피브릿지는 프랜차이즈

[Cover Story] 변화를 꿈꾸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받아들여라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캐피털 ‘어큐먼’ 재클린 노보그라츠 개인·기업 기부금 사회적기업에 재투자, 800만달러 종잣돈에서 9000만달러 성장 “사회적 영향력·기업가 보고 투자한다” 1987년, 일등석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 곳곳을 돌던 스물다섯 살의 국제은행가는 잘나가던 뉴욕 월스트리트 직장을 뒤로한 채 아프리카로 향했다. ‘세상을 바꾸겠노라’는 원대한 꿈을 품고서. 첫발을 내디딘 지 20여년이 흐른 2011년,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Forbes)는 그녀의 이야기로 표지를 메웠다. ‘세상을 바꾸는 혁신가’라는 이름으로. 세계 곳곳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비영리 임팩트 투자기관 ‘어큐먼(Acumen)’의 설립자이자 베스트셀러 ‘블루스웨터’의 저자, 재클린 노보그라츠(Jacqueline Novogratz) 이야기다. 어큐먼은 2001년 창립 이후 지금까지 개인·기업·재단 등으로부터 돈을 기부받아 사회적기업에 재투자해오며, “자선 대신 투자야말로 개발도상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한다. ‘글로벌 펠로 프로그램(Global Fellows Program)’을 통해 전 세계 곳곳의 사회적기업가를 선발·교육해온 어큐먼은 최근 우리나라와도 협력을 시작했다. 아산나눔재단을 통해 선발된 한국인 참가자는 어큐먼의 ‘글로벌 펠로 프로그램’ 선발을 위한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된다. 아직 글로벌 펠로로 선발된 한국인은 한명도 없었다. ‘더나은미래’는 국내 언론과 좀체 인터뷰를 한 적이 없는, 재클린 노보그라츠를 이메일 인터뷰했다. ―자선단체가 아닌,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기관을 생각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는가. “현지에 가보니, 전통적인 자선이나 원조로는 빈곤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분명했다. 돈이나 물건을 주고 마는 건 자생력을 키울 수도 없고 지속 가능하지도 않았다. 기존 자선단체 방식과 영리적인 투자, 그 둘이 결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회성 기부금을

사회공헌 가치 극대화? 사회적기업을 보면 그 답이 보입니다

최태원 회장 ‘새로운 모색…’ 펴내 정부·지자체 지원금으로 만들어져 지역 저소득층 결식 아동들에게 나눠주던 도시락은, 맛과 영양, 판로를 개선해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도시락으로 변모했다. 도시락 배달과 함께 저소득층 아이들을 일일이 찾아가고 챙기는 건 덤이다(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 적은 위탁료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방과 후 프로그램을 위탁 운영하는 사회적기업도 시작됐다(행복한학교). 사무·청소용품, 부품 등 20만 가지의 물품을 받아 계열사 내에 공급하던 ‘유통’ 기업은 노하우는 남기고 방향을 틀어, 사회적기업 제품을 유통하는 또 다른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났다(행복나래). ‘사람’을 길러내기 위해, 카이스트와 함께 국내 최초로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도 만들어졌다. “사회적기업에 답이 있다”며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는 SK그룹에서 설립·지원하고 있는 사회적기업들이다. 지난 2009년, SK는 미래기획위원회와 노동부가 주최한 ‘사회적기업 활성화 심포지엄’에서 “자금 500억원을 조성해 사회적기업을 다각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다양한 사회적기업을 개발·지원해오고 있다. 대기업에서 ‘사회적기업’ 지원에 발 벗고 나선 이유는 뭘까.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발간한 책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통해 그 물음에 이렇게 답한다. “2000여억원. SK그룹에서 매년 사회 공헌에 쏟아붓는 비용이다. 자원봉사와 프로보노 참여도 매년 진행한다. 그러나 이런 비용과 노력을 들이면서도 사회적으로 우리가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 사회문제 해결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더 좋은 곳에 자원을 사용할 수는 없는지 늘 고민이었다. 그 답을 ‘사회적기업’에서 찾았다. SK그룹과 같은 대기업에서 할 수 있는 건, 더욱 많은 사회적기업이 만들어지고 투자가 늘어, 그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한국 사회적기업 세계적 수준… 공유와 협력 늘려야

사회적기업월드포럼 2014 재범률 낮추는 영국 ‘센트럴 키친’ 요리사·영양사 교육으로 일자리 창출 감옥에서 출소 후 재범률 2.5% 불과 대만 사회적기업 ‘칠드런포어스’ 정신장애 있는 아이들에게 일자리 제공 年 수익 930만달러 달해 한국의 활발한 아이디어에도 주목 유일하게 사회적기업 인증제도 있어 아름다운가게 등 이미 세계적인 수준 “밥 대신 일자리를 주자.” 25년 전, 미국 워싱턴 DC의 로버트 에거(Robert Egger)는 가난한 이들에게 밥을 나눠주는 것에서 한계를 발견했다. 대안은 간단했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자는 것. 밥을 먹으러 찾아오는 이들에게 요리를 가르쳤다. ‘신선하지만, 상품 가치가 떨어져서 안 팔리는’ 지역 농가의 식재료를 썼다. 지역 급식소에서 음식을 나눠주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소문이 나면서 지역 저소득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급식으로도 들어갔다. 1989년에 워싱턴 DC에서 시작한 사회적기업 ‘센트럴 키친(Central Kitchen)’ 이야기다. 오늘날 센트럴 키친에서 교육해 배출하는 요리사·영양사는 한 해 100여명. 매일 5000끼가 급식소에, 5000끼가 학교에 공급된다. ‘밥 대신 요리’가 가져온 변화는 컸다. 지난 15일, 사회적기업 월드포럼에 참여한 마이클 커틴(Michael Curtin) DC 센트럴 키친 대표는 “보통 감옥에서 출소한 이들은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재범률이 60%에 이르는데, 센트럴 키친에서 교육받은 이들은 재범률이 2.5%에 불과하고, 워싱턴 내 최저임금보다도 높은 임금을 받는다”면서 “신선한 음식으로 학교 급식을 제공하다 보니, 지역사회 내 저소득층 아이들의 영양 상태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의 역발상이 ‘음식’을 통해 지역사회를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사회적기업이 함께 복지 서비스 ‘공동 생산(Co-production)’ 추세 세계적으로 많은 사회적기업이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했던 사회문제를

알코올중독 이겨내고… 세상 위한 광고장이로 다시 태어났어요

美사회적기업협회 케빈 린치 의장 잘나가는 ‘광고장이’로 21년을 살았다. 광고를 만드니 부와 명성이 따라왔다. 사회적 영향력?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런 그가 두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대표가 됐다. 미국 사회적기업협회(Social Enterprise Alliance) 의장이자 CEO인 케빈 린치(Kevin Lynch·사진) 이야기다. 미국 사회적기업협회는 현재 15개 주, 17개 지부, 1100여명의 사회적기업 멤버가 소속되어 있는 네트워크의 중심이다. 지난 16일 사회적기업 월드포럼에서 만난 그는 “개인적 삶의 변화를 겪으면서 사회적인 가치에 눈뜨게 됐다”고 했다. “어릴 적부터 ‘어떻게 하면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있을지’ 돈 버는 일이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1980년 대학 졸업 직후 들어간 광고 회사에서 9년간 일하다 나와 내 광고 회사를 차렸는데, 약물 의존도가 점차 심해졌죠. 90년대 중반, 알코올과 마약중독이 바닥을 찍었어요. 동업했던 파트너들과도 깨졌고요. 우연한 계기로 미국에서 유명한 ‘알코올중독자를 위한 12가지 단계 원칙(Twelve Steps of Alcoholics Anonymous)’ 프로그램을 접하게 됐습니다. 제 삶을 바꾼 계기가 됐죠.” 알코올과 마약 중독에서 회복하는 과정은 그에게 ‘내면적으로 일깨워지는 시간’었다고 한다. 산다는 게 뭔지,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뭔지, 삶의 의미에 대해 되짚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딜레마에 봉착했다. “광고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자, 그 무엇보다 ‘해로운’ 산업으로 여겨졌어요. 사람들에게 광적으로 소비하라고 부추기고,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당시 내가 할 줄 아는 건 광고가 유일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광고 마케팅을, 뭔가 좋은 일을 하는 데 쓸 수 없을까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사회적벤처 네트워크 등을 통해 사회적기업가들을

사회적경제 人들 자금 마련 어떻게 했나

자금 수요 조사 보고서 발표 일반 금융권은 여전히 문턱 높아 담보·보증에 느끼는 부담 25%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조직들은 여전히 ‘특수관계인 차입'(대표자의 친인척이나 출자 관계에 있는 사람과 법인)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4일 (재)한국사회투자가 발표한 ‘2014 사회적경제조직 자금 수요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1.4%가 ‘특수관계인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했고, ‘정부보조금’ (23.7%) ‘일반 금융기관 대출'(17.9)이 뒤를 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금 조달 과정에선 여전히 많은 사회적기업이 ‘담보 및 보증 부담'(25.5%)을 힘들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게 가장 어렵다’고 답한 사람도 20.3%나 됐다. 이보연 한국사회투자 주임연구원은 “재무적 가치 외에 사회적 가치도 함께 평가해야 하는 사회적경제 조직의 특성상, 신용이나 담보만 따지는 일반 금융보다 더 세세한 사업계획서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면서 “문서 작성 경험이 별로 없고, 인력도 따로 없는 사회적기업들엔 가치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긴 사업보고서가 버거운 작업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 규모를 묻는 질문에 절반가량이 5000만원 미만의 금액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자금 용도는 운영비(35.1%), 시설비(34.4%), 사업개발비(28.2%) 등으로 드러났다. 반면, 사회적기업가의 ‘금리 저항선'(부담을 느끼지 않는 정도의 금리)은 지난해 3%에서 5%로 증가했고, 담보 제공이 가능하다고 답한 기업 수도 작년보다 18%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억원 이상 담보가 가능하다고 답한 기업이 작년보다 세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경제 조직들의 ‘홀로서기’ 가능성을 보여준 수치다.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정부가 사회적경제 분야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세상 바꾸는 ‘연쇄창업가’가 꿈…딜라이트·우주 등 대박 신화 이어져

셰어하우스 브랜드 ‘우주’ 만든 김정헌 대학생 주거난 해소 위해 만든 공유주택 6개월 동안 16개 대학교 돌며 마케팅해 목표는 돈 버는 것보다 사회 문제 해결 쉬운 건 재미없다. 어려운 문제에 도전할 때, 신이 난다. 아직 30대 초반이지만 벌써 사회적기업만 두 번 창업한 김정헌(31·사진)씨 이야기다. 그가 공동창업한 ‘딜라이트’는 저가형 보청기 사업을 벌이는 소셜 벤처로 올해 매출 40억원을 바라본다. 지난해에 창업한 국내 첫 셰어하우스(sharehouse·공유주택) 브랜드 ‘우주’는 창업 1년 6개월 만에 15호점 셰어하우스까지 확대했다. 지난 8월, 김씨는 대학생 4명과 고군분투한 우주 창업기를 담은 책 ‘같이의 가치를 짓다'(유유출판)를 출간하더니, 돌연 우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유는 무엇일까. “셰어하우스 경쟁 업체가 30~40개가 생겼어요. TV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얼마 전 종영했던 드라마 ‘괜사(괜찮아 사랑이야)’의 주요 배경도 셰어하우스였죠. 이젠 셰어하우스가 주거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요. 전 일종의 ‘트리거(trigger·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않았나 싶어요.” 이번 달부터 김씨는 희망제작소 사회적경제 핵심인재육성센터의 ‘스타트업 사회적기업가 과정’ 전담 감독으로서,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돕겠다고 나섰다. 김씨의 목표는 선발된 15개 기업을 6개월 동안 10% 이상 성장시키는 것이다. “경기도 광역 전세버스가 문제잖아요. 서강대 학생들이 ‘눈뜨면 도착’이라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일산이나 분당, 용인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들끼리 ‘전세버스를 같이 빌려 통학하자’는 일종의 승용차 함께 타기 서비스입니다. 공실률이 50%가 넘는 동네 독서실 자리를 공유하는 서비스도 있고, 폐이어폰을 기증받아 팔찌를 만드는 팀도

[희망 허브] 세상에 없던 발효 초콜릿으로 직원도 소비자도 행복한 세상 꿈꿔요

100대 1 경쟁 뚫고 亞·太 대륙 대표로… 까르띠에 여성 창업어워드 참가하는 장지연 ‘황후’ 대표 카카오 콩에서 추출한 효소 첨가로 유통기한 1년까지 늘어난 발효 초콜릿 韓 명장 초콜릿 선정·세계발명대회 금상 “사회적기업 배울수록 알겠더라고요 회사가 아닌 사람을 키우고 싶은 마음 그게 제가 추구하는 방식이었다는 걸” 다음 달 13일, 프랑스 북부의 해변 휴양지 ‘도빌(Deauville)’에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여성들이 모인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까르띠에 여성 창업 어워드(Cartier Women’s Initiative Awards)’ 결선 심사가 열리는 곳.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Cartier)가 지난 2006년 국제여성포럼, 맥킨지앤드컴퍼니, 인시아드 비즈니스스쿨과 함께 발족한 대회다. 1년 이상, 3년 이하 신규 사업을 이끄는 여성 사업가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한데, 기업 창의성과 지속 가능성,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은 18명만이 초청장을 거머쥘 수 있다. 100대 1의 경쟁률이다. 아시아·태평양 대륙을 대표해 참가하는 장지은(35·사진) ㈜발효초콜릿황후(이하 황후) 대표도 그중 하나다. “정말 간절한 마음이었거든요. 제가 젊음을 바쳐 고민한 것들을 평가받으니까요. 제가 가진 기업가 정신을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사회 초년병 ‘사장님’ 10년의 고민을 떠안다 장 대표는 스물두 살, 대학(제과제빵 전공)을 갓 졸업한 나이로 조그만 공장 사장을 한 적이 있다. 도넛을 만들어 강원·충청 지역의 마트나 식당에 납품하는 곳이었다. “원래 부모님과 친지들이 동업으로 준비했던 건데, 다들 사장 맡기를 꺼려서 등 떠밀려 맡게 됐죠.” 경영도 몰랐고, 인간 관계도 미약했던 시절이지만, 공장은 “그런대로 굴러갔다”고 한다. 한번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 덕분이다.

잘나가던 중소기업 사장님들 사회적기업에 눈돌린 이유는

미래 TALK 최근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사회적기업 대표들을 찾아다니느라 분주합니다. 중소기업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만남은 철저히 비공식 루트로 이뤄집니다. 사장님들은 ‘사회적기업 설립에 2000만원, 인증까지 받으면 50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기준과 비용까지 제시하면서, 컨설팅을 의뢰한다고 합니다. 벌써 몇 차례 이러한 제안을 받고 있는 한 사회적기업 대표는 “중소기업 사이에서 소문이 돌았는지 알음알음 찾아오시는데, 제시하는 가격도 비슷한 걸 보니 ‘업계 비용’으로 자리 잡은 듯하더라”면서 “안 가본 설명회가 없을 정도로 사회적기업 지식도 풍부한 분들이었는데, 최근 사회적기업 인증이 까다로워지자 이 분야 ‘선수’들을 찾아다니는 눈치였다”고 귀띔합니다. 소위 ‘잘나가던’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사회적기업 인증에 혈안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혜택 때문입니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인건비를 지원받고(1년차 90%, 2년차 75%, 3년차 50%), 최대 1억원의 사업개발비, 시설비 등 융자 지원, 일정 한도 내에서 세금 감면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혜택이 다양한 만큼, 인증 절차도 까다롭습니다. 이윤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인 목적을 위해 재투자하고, 취약 계층을 30% 이상 고용(일자리·사회서비스 제공형 사회적기업)해야 하는 등 갖춰야 하는 요건이 많습니다. 이를 모두 충족해도 사회적기업진흥원과 고용부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몇 차례 심사에서 탈락한 IT업종의 한 중소기업 사장은 “이미 고용하고 있는 직원의 절반 이상이 다문화가정을 비롯한 취약계층이고, 기부나 사회공헌도 많이 하고 있는데, 단지 인증을 기준으로 모든 혜택이 사회적기업으로만 가는 게 불공평하다”면서 “돈을 벌면서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사회적기업 아니냐”는

늦더라도 스스로 일어서도록… 기술 교육으로 저개발국 돕는다

변화하는 국제개발협력 현장 에이에이알재팬, 미얀마서 장애인 직업 교육 협동조합 모델 도입해 미용실·잡화점 등 운영 코이카·YMCA 등 동티모르서 빈곤 퇴치 사업 커피 가공장·카페 설립해 1년 만에 재정 자립 주민 간 불신… 공동체 교육 등 기반 마련해야 ‘Tailor'(재단사)라고 쓰인 문틈 사이로 수북이 쌓인 헝겊들이 보였다. 울긋불긋한 지갑과 손가방, 옷가지 같은 것들이다. “미얀마는 ‘론지(Longyi·치마처럼 입는 미얀마의 전통의상)’ 같은 걸 직접 해 입어요. 봉제 옷감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 클래스의 인기가 가장 높아요.” 요사쿠 오시로(29·Yosaku Oshiro) ‘에이에이알 재팬(AAR·Association for Aid and Relief japan)’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방문한 이곳은 14년 전 미얀마의 태풍 피해를 돕기 위해 ‘양곤(Yangon)’시(市)에 들어온 일본의 긴급구호단체다. 당시 미얀마의 많은 장애인이 직업 없이 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아예 눌러앉아 미얀마 장애인의 직업교육을 펼치고 있다. 미용·재봉 교실에 2009년 컴퓨터 수업까지 추가하며, 지금까지 13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요사쿠 코디네이터는 “미얀마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낮고, 도로·건물 등의 접근성도 떨어져 열심히 일을 배워도 취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었다”고 한다. 2010년 무렵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던 ‘협동조합’ 모델을 들여오면서부터다. 이 단체는 직업 교육을 이수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안에 ‘셀프헬프그룹(SHG·자조모임)’을 만들게 하고, 그들의 욕구를 파악해 공간이나 인력,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했다. 총 18개의 마을 그룹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9개 그룹에서 현재 자신들만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요사쿠 코디네이터는 “장애인들이 모여 미용실을 오픈하기도 하고, 봉제업체나 잡화점을 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제개발협력,

[Cover Story]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이 동네는 지금 36.5℃

공익의 메카로 떠오른 성수동 값싼 임대료·편리한 교통 등 입지 좋아 주택가에 둥지 튼 사회적기업·비영리단체 청년 창업·공정무역 가게 늘어나고 토크콘서트 등 주민과 소통의 장 열리기도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인근이 공익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여의도 공원을 6개 합친 크기의 서울숲(35만평)이 개원한 지 10년째, 서울숲 5분 거리에 위치한 성수1가 일대가 사회혁신가들의 움직임으로 들썩이는 모양새다. 서울숲에 들어서면 분양 당시 평당 4000만원이 넘는 최고급 아파트로 주목받았던 갤러리아포레가 눈길을 끌지만, 뒷골목은 연식이 20~30년은 더 된 낡은 저층 주택들이 밀집해있다. 3년 전부터 이 주택가 곳곳에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올해는 사회혁신가 16명의 공동 주거 공간(셰어하우스·sharehouse)까지 만들어졌다. 지난 3년, 이 변화의 흐름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페인트칠이 벗겨진 단독주택, 어지럽게 가로지르는 전깃줄, 골목 바깥으로 삐죽 나와 있는 쓰레기봉투… 3~4년 전 서울숲 뒷골목 풍경이다. 재개발에 묶인 동네는 활기가 부족했고, 정육점·식당·미용실 같은 동네 상가엔 손님이 드물었다.  2012년 6월,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지도2)가 성수1가에 사회적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이유도 값싼 임대료 때문이었다. 우준석 영업총괄팀장은 “임대료가 저렴하면서도, 서울숲 공원, 편리한 교통 등 여러모로 입지가 좋았다”고 했다. 이곳은 성수대교만 지나면 서울 압구정동과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다. 이 때문에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압구정의 비싼 임대료에 밀려온 예술가들의 공방이나 연예기획사 연습실 등도 둥지를 틀었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2003년 서울숲공원을 조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비영리단체인 서울그린트러스트(지도8)가 지난해 초 서울숲으로 이전하면서, 단독주택을 개조해 담장문을 활짝 열었다. 작년 가을에는 ‘성수동 동네꽃축제’를 기획하며

못생겨서 외면받던 과일… 사회 공동체 위한 보배로 거듭나다

사회적기업 ‘파머스페이스’ 성장 요인 해외 현장 방문하고 창업 공모전서 입상 1억원 넘는 사업비와 투자자 관심 얻어 발달장애인이 디자인한 과일 박스로 아동 후원금 마련·장애인 인식 개선까지 이 집은 ‘못난이 과일’로 승부한다. 울퉁불퉁한 배, 작디작은 사과, 찌그러진 참외…. 못난이 과일은 맛과 영양에는 전혀 차이가 없지만, 외관에 흠이 있거나 모양 혹은 크기가 일정치 않아 버려진다. 부산의 친환경 과일 카페 ‘열매가 맛있다’는 못생겨서 외면받던 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판매한다. 소농가(小農家)는 버려지던 과일로 소득을 올릴 수 있고, 도시민은 저렴한 가격에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부산대 앞에 문을 연 이후 1년 만에 2호점(보수동점), 3호점(경성대점)까지 확장했다. 자본금 150만원으로 시작한 창업인데, 2년 만에 200배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열매가 맛있다’를 운영하는 부산형 예비 사회적기업 ‘파머스페이스’의 성장 요인은 무엇일까. 파머스페이스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성장 단계를 해부해봤다. ◇성장단계1. 창업 공모전, 성장 기회로 삼았다 2012년, 동아대 경영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서호정(33)씨와 윤영준(32)씨는 ‘농산물 유통의 거품을 빼자’며 마음을 모았다. 일개 대학원생이던 이들 수중에 사업 자금은 없었지만 패기는 있었다. 공모전이란 공모전은 다 도전했다. 첫 단추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청년 등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2012년 5월)이었다. ‘해외연수 아이디어 공모전'(2012년 7월)에도 참가, 일본의 B급 농산물 유명 유통회사이자 직판매장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키몬 히로바’ 현장도 다녀왔다. 일본 견학은 사업 가능성의 확신을 얻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곧이어 아산나눔재단의 ‘정주영창업경진대회'(2012년 8월)에 참가, 본선까지 진출했다. 900개가 넘는 팀 중 8위 안에 들어 상금(300만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