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②] 오로지 발달장애인 고용이 목표인 기업, 베어베터

김정호 전 NHN한게임 대표, 사재 25억원 출연 창업 5년 만에 발달장애인 200명 고용하는 ‘꿈의 기업’으로    국내 등록 발달장애인 수는 20만명을 넘어섰지만, 이들이 사회에서 일할 환경은 열악하다. 만 15세 이상 발달장애인(지적, 자폐성 장애인) 18만596명 중 취업에 성공한 이는 4만2508명으로, 약 23%에 불과하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2016).  특히, 자폐성 장애인의 고용률은 17%로 15개 장애유형 중에서도 후순위에 그친다. 사회성을 갖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중에서도 고용 순위에서 한참 밀린다.  오로지 ‘발달장애인 고용’이 목표인 회사가 있다. 전체 직원 240명 중 84%(201명)가 장애인이며, 그 중 지체장애 2명을 제외한 199명이 모두 발달장애인(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을 통칭)이다. 게다가 베어베터에서 고용하는 자폐성 장애인은 68명에 달한다. 지적장애인 인구가 자폐성 장애인보다 10배 많은 것을 감안한다면, 취업 사각지대인 자폐성 장애인 고용에 유독 강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임금은 어느 수준일까. 하루 4시간 근무하는 장애 직원들의 평균 임금은 월 67만6115원(2017년 기준). 개인의 능력과 근로 의지에 따라 8시간 근무하는 직원들도 14명이 있다. 물론, 4대 보험과 퇴직연금도 지급한다. 창업한지 5년 만에, 발달장애인 200명을 고용한 회사. 서울 성수동 아파트형 공장 8층에 자리잡은 ‘베어베터(BEAR.BETTER)’ 이야기다. 베어베터는 김정호 전 NHN한게임 대표가 2012년 사재 25억원을 투자해 만든 사회적기업이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 장애인)을 고용해 제과나 인쇄물을 기업에 판매한다. 발달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 일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이 회사의 목표다. 김정호 대표가 발달장애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회사 동료였던 이진희 전 NHN 이사 때문이다. 현재

잘나가던 ‘삼성맨’, 돌연 퇴사한 까닭?

[인터뷰]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 사회취약층 SW 테스팅 교육부터 취업까지교육생 평균 70% 국제자격증 시험 합격 잘 나가던 ‘삼성맨’이 돌연 사표를 던졌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를 거쳐 삼성전자에서 소프트웨어(SW) 테스팅 전문가로 활약한 간부급 직원의 결정이라 회사는 발칵 뒤집어졌다. 친구, 아내, 동료 모두 “객기다”, “순간적인 충동”이라며 퇴사를 극구 반대했다. “육아휴직을 줄 테니 나가지 말라, 재택근무도 가능하다”는 부사장의 설득에도 불구, 퇴사를 강행한 그는 2015년 SW 테스팅 전문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혈혈단신 설립한 사회적기업은 2년 후 직원 11명, 매출액 3억원의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12월엔 서울시 여성능력개발원에서 주최한 ‘2016 서울시 여성 일자리박람회’에서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석원 테스트웍스(46) 대표의 이야기다.   왜곡된 채용 현실 보고 창업 결심… 소외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삼성전자에 근무할 때 은평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 20명을 대상으로 ‘SW 테스터(tester)’ 교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국제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두 달 반 동안 하루 4시간씩 총 200시간 동안 진행했죠.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도 합격률이 40~50%에 불과할 정도로 자격증 취득이 어려웠지만, 저희 교육생들 중 70~80%가 합격했어요. 그럼에도 이분들은 일반 기업에 서류를 내는 족족 낙방했다고 해요.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편견 때문이었죠. 막상 취업에 성공해도 프로젝트가 끝나면 바로 계약을 해지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 고용 불안정에 시달려야했답니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서 만난 윤 대표가 사회적기업 창업 계기를 설명했다. ‘SW테스터’란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며 오류 및 결함을 찾아내는 업무를 말한다. 개발자에게 해당 사항을 공유, 결함을 보완해간다. 윤 대표는 “국내 SW테스터 숫자는

사회문제 해결하는 ‘진짜’ 혁신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 토크 포럼 개최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문제 해결하는 ‘진짜’ 혁신가를 소개합니다    더나은미래와 ㈔스파크가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를 주제로 ‘스파크포럼@더나은미래’를 개최합니다. 아이패드 화가, 모바일 요리사, 유머 작가 등 세상에 없는 직업을 만들어내는 ‘창직 카운슬러’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인터뷰 기사보기)이 “필요하면 일자리를 만들어라”란 주제로 특강을 엽니다. 이후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으로 사회문제 해결과 비즈니스,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셜 이노베이터(Social Innovator)’ 두 명을 초대해 성공 노하우를 듣고, 전문가 및 대중이 함께하는 토크 테이블이 진행됩니다. 이번 포럼에 연사로 참여하는 소셜이노베이터는 공유 서비스로 어린이 통학 안전을 지키는 ‘셔틀타요’의 손홍탁 대표(인터뷰 기사보기), 3D 프린팅 기술로 장애인의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그립플레이’의 이준상 대표(인터뷰 기사보기)입니다. 사회문제 해결과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에 관심이 있는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일시: 2017년 2월 22일(수) 저녁 6~9시 ◆장소: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콘퍼런스홀 ◆신청: 온오프믹스(신청하기) ◆문의: ㈔스파크 사무국 (02-511-9595)

“식당 아르바이트 할 땐 몰랐어요”…돌봄이 있는 일터 ‘영셰프 밥집’

요리로 꿈을 찾고 일자리도 찾는다 아주 특별한 일터, ‘영셰프밥집’   “식당 주방에서 일할 때는 손님과 대면할 일이 없어서 먹는 사람을 볼 일도 없었어요. 음식을 만들기 바빴던 거죠. 여기선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손님들의 표정과 느낌이 다 보여요. 책임감과 뿌듯함을 동시에 배웠죠.” 김민교(21)씨의 얼굴엔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특히 ‘요리’ 이야기를 할 때 그러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경상도의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셰프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했다. 요리를 좋아하지만 정식으로 배워본 적이 없었다. 그런 김씨에게 이곳 ‘영셰프밥집’은 꿈 같은 장소다. 요리, 환경, 목공, 텃밭 농사, 경영학, 음악 등 다양한 교육은 물론 매일 아침 직접 요리를 대접하는 실습도 진행된다. 또래 친구들과 함께 요리하며 협업을 배우고, 자립하는 법을 익힌다. 그는 “좋은 식재료로 요리해, 사람들이 믿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만들고 싶다”며 눈을 빛낸다. ◇청소년이 마음껏 꿈꾸고 자립하는 ‘영셰프스쿨’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 위치한 ‘영셰프스쿨’. 요리로 자립하고자하는 17~22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요리 대안학교다. 이곳엔 김씨와 같은 청소년들이 꿈을 키워가고 있다. 영셰프스쿨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 건 2010년. ‘청소년과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먹고 살자’는 비전을 품고 있던 한영미(47) 슬로비 대표의 시도였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에게 지속가능한 현장을 보여주고, 어른들이 이들의 자립을 끌어주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어요. 일터인 ‘밥집’에서 외로움을 이기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싶었습니다.” 영셰프스쿨은 한 대표의 축적된 노하우에서 비롯된 프로젝트다.

‘천년의 色’ 지켜온 마을 기업, 새 활력 되찾은 비결

동그라미재단 로컬챌린지 프로젝트 ‘염색장’ 윤병운 선생 타계 후사업 전략 부족해 위기였지만멘토링·문제 진단 받아 매출 상승 ‘쪽빛’. ‘자연을 닮은 푸른빛’을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한때 쪽 재배의 맥이 끊기면서 사라질 뻔했던 이 빛깔을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 있다. 전남 나주시 명하쪽빛마을에 있는 사회적 기업 ‘㈜명하햇골’이 그 주인공이다. 명하햇골은 명하쪽빛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천연염색 사회적 기업으로 그 중심엔 7년 전 타계한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염색장’ 고(故) 윤병운 선생이 있었다. 쪽 재배부터 염색, 발효까지 모든 작업을 손수 해내며 ‘천년의 색’을 지켜온 그의 전통과 정신은 마을을 지탱해온 힘이었다. 의류·액세서리·비누 상품은 소문을 탔고, 천연염색 교육·체험과 쪽빛마을축제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그러나 그가 타계한 후 5대째 이어지던 명하햇골의 전통 염색 가업이 위기를 맞았다. 가족 기업에서 시작해 단기간에 마을 기업으로 확장되면서 중·단기 세부 사업 전략과 목표, 실행 계획이 부족했던 것. 쪽 체험을 넘어 마을을 먹여 살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최경자 명하햇골 대표는 “전남·광주 지역의 인프라에서는 디자인, 스토리텔링, 브랜드 창출이 쉽지 않았다”면서 “명하햇골의 도약을 고민하다가 로컬챌린지 프로젝트를 알게 돼 문을 두드렸다”고 설명했다. ‘로컬챌린지 프로젝트(Local Challenge Project)’는 지원이 열악한 지역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동그라미재단이 2013년 시작한 사회공헌 사업이다. 단순한 자금 지원뿐 아니라 10개월 집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제 진단과 역량 개발을 위한 전문가 집중 교육, 일대일 멘토링과 컨설팅, 사업 실행 계획 수립과 투자 유치까지 지원하는 맞춤형 ‘원스톱(One stop)’ 서비스다. 2015년

[사회적경제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①] 장애인에서 장인으로, 사회적기업 웹와치

혁신과 가치, 두 마리 토끼 잡은 사회적기업 장애인이 꿈꾸는 직장, ‘웹와치’의 비결    “로.그.인.입.니.다.”  이경욱(시각장애 3급)씨가 왼손으로 키보드 탭(Tab)키를 3번 누르자, ‘스크린 리더(컴퓨터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프로그램)’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떤 홈페이지는 로그인 메뉴가 이미지로만 만들어진 경우가 있어요. 시각장애인은 이미지 자체를 인식하지 못해요. 웹사이트 코딩 과정에서 이미지 파일을 대체하는 텍스트가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이 홈페이지처럼요.”  B사 홈페이지 ‘회원가입’ 메뉴에 탭키를 두드리자, 또박또박 글씨를 읽는 소리가 들렸다. “회.원.가.입.입.니.다.” 다음 페이지로 이동해 첫번째 항목 탭 키를 누르자, ‘이름’이란 음성이 나왔다. 하지만 성별을 표시하는 항목에서는 ‘성별, 성별’이라는 소리만 들렸다. “여긴 잘못 됐어요.” 이씨가 말문을 열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선 시각 정보를 청각 정보로 바꿔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홈페이지에서는 남성도, 여성도 ‘성별’이라고 소리가 나죠. 웹접근성이 떨어지는 웹페이지입니다.”  이씨의 일과는 웹페이지 화면을 분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웹 접근성은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게 아니에요. 상지장애인(어깨에서 손에 이르는 부분의 장애)일 경우 마우스 사용이 힘들고, 비장애인도 환경에 따라서 키보드만 사용할 경우도 있지요.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영상에 자막을 달아야 하는 것이 의무이고요. 장애 유형과 경증에 관계없이 누구나 동등하게 홈페이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리의 업무입니다.” ◇ 평등한 인터넷 세상을 꿈꾸며…“우리도 네티즌이고 싶다” 이씨의 일터는 웹접근성(모니터링) 전문 사회적기업 ‘웹와치’다. 누구나 장벽 없이 웹페이지와 모바일을 이용할 수 있는지 각 ‘웹사이트’를 평가하고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회사다. 이곳은 대표를 포함한 직원 25명 중 장애인이 14명이다. 이 중에서 11명은 중증장애인이다.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⑧ 문제 정의에 관한 문제 #2

오승훈의 공익마케팅   아침에 눈을 떴더니 집 앞에 지름 30m의 싱크홀이 생겼다. 주위 사람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자고 했더니, 모두 삽 한 자루씩을 들고 왔다. 문제가 해결될까? 지질, 토목, 건축 등 관련 전문가와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도 모두 모여야 한다. 반대로 지름 1m의 웅덩이가 생겼다. 이웃집에 연락했더니, 지질, 토목, 건축 전문가와 정부, 지자체에 연락하겠다고 한다. 이때는 삽 한 자루만 들고 오면 된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해결 대안은 크기가 맞아야 한다. 큰 문제를 지향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지나치게 크다’라는 말은 상대적이다. 큰 문제를 정의했다면 그에 맞는 대안이 있어야 하고, 문제를 작게 정의했다면 또 그에 적절한 대안이 있어야 한다. ‘환경 문제’를 제기할 때는 그에 맞는 해결 대안을, ‘한강 수질 오염 문제’를 제기할 때는 또 그에 맞는 해결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해결될 것 같고, 사람들이 이 문제 해결에 동참한다. 몇 년 전, ‘과자 과대포장 고발’ 영상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만약, 그 청년이 ‘과자 업체의 부도덕성 고발’이라고 했거나, ‘대기업의 사회적 윤리 위반’이라고 했거나,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로 발생하는 대기업의 시장 지배’라고 했다면, 우리가 그만큼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냈을까? 우리가 만약 그 문제에 그만큼의 관심이 없었다면, 언론은 그 문제를 다루었을까? 광고, 홍보 등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도 마찬가지 원리가 적용된다. 1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 부족을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월 2만 원의 후원금이 필요하다면, 도무지 해결될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⑧]3D프린팅 기술로 장애인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이준상 ‘그립플레이’ 대표

장애인들에게 점 하나, 선 한 줄 그리는 행복을 선물합니다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⑧]  3D 프린팅으로 장애인용 필기 보조기구 제작  이준상 그립플레이 대표  인터뷰     “뇌병변 장애 아동들은 펜을 들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절단 장애인을 위한 의수( 義手)처럼, 신경계 이상으로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든 이들을 위한 필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3D 프린팅 기술이라면 각자의 손에 맞는 필기구 제작이 가능할 거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회적기업 ‘그립플레이’의 이준상(33) 대표가 설립 계기를 설명했다.  그립플레이는 3D 플린팅 기술로 뇌병변이나 척수 장애 등으로 손을 움직이기 힘든 이들을 위해 필기 보조 기구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펜이 달린 ‘ㄷ자’ 모양의 보조기구 사이로 네 손가락을 끼워 사용하는 그립플레이의 제품은 기존 장애인용 필기구 크기가 대‧중·소뿐이던 것과 달리, 3D 프린터로 개개인의 손에 맞춰 제작된다. 게다가 모든 제품이 사용자에게 유해하지 않도록 옥수수 전분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다. 처음엔 장애인의 가정이나 회사를 직접 방문해 손 모양과 치수를 측정했지만,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내주면 측정값을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지방에 있는 장애인들도 주문 제작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올해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사 보조 기구, 타이핑 보조 기구 등 파생상품 개발까지 예정돼 있다. 혁신성과 품질을 인정받아 그립플레이 제품은 2016년도 장애인 고용공단 건강보험 수가 지정 품목으로 등록돼 신청하면 사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3D 프린팅 제품 중 최초 인증이다. 성공의 바탕이 된 건 이 대표가 6년 간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③]여성용품 쇼핑몰로 저소득층 소녀 돕는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

‘그 날’의 경험, 생리대가 필요한 소녀들에게 전해집니다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③]  여성용품 쇼핑몰로 저소득층 소녀돕는다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   여자라면 한 달에 한 번, ‘그 날’의 불편함을 겪는다.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월경일 때문에, 그리고 각종 통증과 불쾌한 냄새 때문에. 저소득층 소녀들은 생리대 가격 때문에, 매월 재정적 부담까지 느낀다. 이지앤모어는 ‘모든 여성’에게 ‘편리한 월경 라이프’를 제공해주는 것을 모토로 하는 소셜벤처로,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대를 맞춤형으로 주문하는 전문 쇼핑몰을 운영한다.  “직장 생활이 바쁘다보니, 생리대를 미리 사놓지 않았어요. 갑자기 월경이 시작되면, 급하게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일쑤였죠. 그런데 남편이 아이디어를 줬어요.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싸던데 왜 비싸게 사느냐’고 하더라고요.” ◇나만의 맞춤형 생리대 주문 가능해…1+1 기부 상품도 제작    이지앤모어의 안지혜(31·사진) 대표는 본인의 경험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타깃은 2030대 직장 여성들. 아이템은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대를 맞춤형으로 주문하는 전문 쇼핑몰’이다. 생리량에 따라 대형·중형·오버나이트 중 사이즈를 선택 및 추가 구성해 한 달의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제조사의 생리대, 면 생리대, 생리컵 등 다양한 월경용품들을 쇼핑몰에 소개하고 있다. 창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그녀는 생리대를 구매할 돈이 없어 대체품을 사용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회용 생리대를 5~6시간 동안 교체하지 못하거나, 사용 방법조차 모르는 소녀들이 많았던 것. 이에 안 대표는 비즈니스에 사회적 가치를 덧입힌 상품을 만들었다.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 용품 ‘모어박스’ 한 세트가 판매될

장애아동의 미래를 연주하다…사회적기업 ‘툴뮤직’

지난 10월 30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제1회 툴뮤직 장애인 음악콩쿠르’가 개최됐다. 이전에도 많은 장애인 음악 콩쿠르가 있었지만, 이날 대회는 참가자 대기 시간부터 기존 콩쿠르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참가접수부터 수상자발표까지 길게는 한나절 이상 기다려야 했던 콩쿠르와 달리, 현장 대기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대폭 줄인 것. 57명의 경연 참가자를 위해 10명의 스태프가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이다. 심사위원에는 장애와 음악 두 부문 모두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들(임효선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교수, 이상진 나사렛대학교 음악학과 교수, 김정미 전주대학교 문화융합대학 음악학과 교수)이 초빙됐다.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심사가 공정성을 높인다”는 믿음에서, 참가자의 장애유형(시각·발달·지체장애)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콩쿠르가 끝난 뒤, 전체 대상을 수상한 김주현(충북예술고 3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과 최우수상의 이강현(고양대송중 2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최용준(홈스쿨링, 지체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디지털 앨범 제작 기회가 주어졌다. 상패와 상금보다는 ‘지속가능한 음악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이런 특별한 장애인 음악 콩쿠르를 상상하고 실현시킨 곳은 클래식음악 기획사 ‘툴뮤직’. 2011년 설립 당시만 해도 평범한 기획사였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음악 포럼을 개최하는 등 장애인 음악 활동 지원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변화의 중심에는 ‘팔꿈치 피아니스트’ 최혜연(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2년)양의 스승인 정은현(37) 대표(목원대학교 피아노과 겸임교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외래교수)가 있었다. 최양은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클래식 차트 1위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지난 11월 8일, 신사동에 위치한 툴뮤직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나 장애인 음악교육에 대한

사회적 기업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선은? (下)

사회적 기업의 여성리더와 여성고용이 늘고 있다. 세 국가(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의 사회적 기업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여성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주요 기업에 여성리더가 차지하는 비율이 8.9%에 그치는 것에 비해, 사회적기업에서는 24%에 달한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서는 주요 기업의 여성리더가 13% 미만인 것에 비해, 사회적 기업은 20% 이상이다. 전통적으로 남성이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는 기업 문화의 국가에서 왜 여성리더의 비율이 높은 지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그것은 사회적 기업이 가치를 창조하고 가치에 의해 주도되는 문화를 장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더 매력적이고 그들의 발전과 성공의 도움이 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남아시아 사회적 기업에 대한 대부분의 투자와 지원이 여성 권리 신장에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일까? 이 점이 사회적 기업의 여성 리더 수를 증가시킨 주요 요인 일 수도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며 영국 문화원은 더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를 의뢰 할 것이다. 여성과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더 잘 이해하고 이를 강화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배치한다면 사회적 기업은 전 세계 여성의 권리를 향상시킬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교육과 기술 교육과 기술에 대한 접근성은 남아시아에서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사회적 기업은 소외된 지역 사회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여러 이유로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고용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사회적 기업의 30%가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32%,

사회적기업 10년 이끈 리더들, 글로벌 현장서 배우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을까.’ 사회적기업가들은 늘 이런 고민을 한다. 업력(業歷)이 10년 남짓 되는 1세대 사회적기업들엔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 또한 큰 과제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지원하는 돌봄 사회적기업 ‘동부케어’, 친환경 패션 사회적기업 ‘오르그닷’, 어둠속에서의 100분간 체험 전시를 기획·운영하는 ‘엔비전스’. 3개 기업은 2016년 사회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이하 SPC) 프로젝트에서 ‘혁신추구상’을 받으면서, 지난달 각각 독일, 스코틀랜드, 인도와 파리 등 해외 혁신 현장 탐방 기회를 얻었다.  “우리나라 요양원은 6인실 아니면 1인실이거든요. 어르신 부부 중 한 분이 건강이 나빠져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면, 다른 한 분은 홀로 떨어져 있어야 해요. 이렇다 보니 홀로 지내며 건강이 악화되기도 하고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항상 고민이었어요. 그런데 독일에는 노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요양원이 있더라고요.”(김경곤 동부케어 이사) 2015년 개원한 독일 레겐스부르크시의 돌봄 시설인 ‘부르게르하임 쿰프물(BURGERHEIM KUMPFMUHL)’ 요양원. 공동 거실을 중심으로 별도의 부부 생활방이나 개인 방을 배치하는 등 사생활 보호를 위한 공간 조성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김 이사는 “휠체어를 타는 노인들을 배려해 화단도 휠체어 높이에 맞추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있었다”면서 “한국에도 독일 사례를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스코틀랜드의 친환경 패션 사회적기업을 탐방하고 온 김방호 오르그닷 대표는 “메이커 운동에 대한 트렌드를 확인하고 왔다”고 강조했다. 30~40년 전만 해도 문을 닫았던 스코틀랜드의 봉제 공장들. 2016년에는 5명 내외의 소규모 공장들이 다시 엔진을 가동하고 있었다. “특히 젊은층이 공장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유가 뭐냐’ 물었더니, 콜센터보다 이런 소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