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뜬 남자, 공익에 눈뜨다…대도서관 인터뷰

120만 유튜브 구독자 확보한 ‘1인 창작자’ 대도서관 인터뷰  1인 콘텐츠 창작자 ‘퓨디파이(PewDiePie)’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를 가졌다. 4300만명이 그가 유튜브에 올리는 게임 관련 콘텐츠를 본다. 지난 2013년 그는 1000만 구독자 달성을 기념해 아프리카 르완다에 상수시설을 짓는 기부 프로젝트를 직접 추진했다. 그가 오염된 물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 한 2분22초짜리 동영상 한 편은 무려 1만5000명 이상의 기부를 이끌어냈고, 44만6000달러(약 5억1200만원)을 모금했다. 2014년에는 크라우드펀딩 기부 프로젝트를 개설, 세이브더칠드런에 34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렇게 그가 자신의 구독자들과 함께 자선단체에 기부한 돈은 100만달러(11억원)가 넘는다. 국내에는 이런 사례가 없을까. ‘게임 대신해 주는 남자’로 유명세를 탄 ‘대도서관(본명 나동현·38·사진)’은 1인 창작자의 사회 가치 창출을 고민하고 있다. 개인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 121만명, 누적 조회 수 5억건을 기록한 그는 연예인의 전유물이던 공익캠페인에 출연하고, 1인 창작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을 위해 재능기부 강연에 나선다.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출연한 ‘대한민국 1교시’는 전국 5000개 초등학교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지난 14일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그를 만나 ‘1인 창작자와 공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예방접종을 장려하는 공익 캠페인 영상을 촬영하면서 500만원을 기부했는데 경위가 궁금하다. “캠페인은 보건복지부 제안으로 제작하게 됐다. 나와 같은 1인 창작자이자 아내인 ‘윰댕(본명 이유미)’도 취지를 듣고 함께 할 뜻을 보였다. 단순히 예방접종을 홍보하는 콘셉트였는데, 기왕 좋은 일 하는 것 한 걸음 더 나가보자는 차원에서 해당 동영상이 조회 수 5만을 넘으면 다문화가정 어린이

“전국 누벼요… 생계 곤란으로 접었던 꿈 싣고”

현대자동차그룹 기프트카 캠페인 “열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대학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생계 곤란으로 군대까지 면제받을 만큼 힘든 나날이었죠. 그러다 2009년 우연히 잡아본 카메라에 온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처음으로 ‘꿈’이라는 것이 생겼어요. 독학과 시급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달려왔습니다.” 김종성(34) ‘파스텔글리프’ 대표의 꿈은 곧 현실이 된다. 올여름 론칭을 앞두고 있는 웹드라마(Web Drama·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드라마) ‘매칭 소년 양궁부’의 메가폰을 잡기 때문이다. 영상 프로덕션 ‘파스텔글리프’를 창업한 지 3년 만의 일이다.  2012년, 김 대표가 창업에 도전한 건 현대자동차그룹 사회공헌 프로그램 ‘기프트카 캠페인’ 시즌3의 주인공으로 선발된 덕분이다. 촬영용 밴(Van)과 창업 자금 500만원까지 지원받았다. 김 대표는 “기프트카를 통해 경영자로서 갖춰야 할 마인드 등 정신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면서 “창업은 내가 업계에서 ‘스펙’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기회”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한 해 창업 인구는 약 100만명. 이 중 40.2%가 1년 안에 문을 닫는다(중소기업연구원, 2016). 그런데 창업자의 86.6%가 1년 이상 사업을 지속하고, 연평균 가구소득도 증가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2010년 시작해 올해 시즌6을 맞은 ‘기프트카 캠페인’이 그 주인공. 창업을 꿈꾸는 저소득층에게 자동차와 창업 자금(최대 500만원)을 지원한다. 창업자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창업 교육(2박 3일), 현장 방문 컨설팅 지원 등이야말로 기프트카의 숨은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반짝 지원’에 그친 후 창업 이후 나 몰라라 하는 프로그램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현대차그룹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기프트카 주인공(시즌2~5)

매출액 30대 기업 사회공헌 전략, 어떻게 바뀌나

매출액 30대 기업에 사회공헌 전략을 묻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국내 기업의 사회 공헌은 어떤 양상을 보일까. ‘더나은미래’는 매출액 기준 30대 기업(2014 회계연도 기준)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 2016년 달라진 사회 공헌 체계 및 전략을 물었다. 설문에 참여한 기업은 총 28곳으로, 포스코대우(구 대우인터내셔널)와 현대글로비스는 “공식 답변이 어렵다”며 응답하지 않았다. ◇사회 공헌 예산, 인력 증감 기업별 편차 커 불경기를 감안해 사회 공헌 예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상당수 기업의 사회 공헌 예산은 전년과 동일하거나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참여한 대기업 28곳 중 사회 공헌 예산이 ‘전년과 동일하다’고 답한 기업은 14곳(50%)으로 가장 많았고, ‘전년 대비 1~30% 증가했다’는 곳도 10곳(35.7%)에 달했다. 반면, ‘전년 대비 1~10% 감소’한 기업은 4곳(14.3%)이었다. SK텔레콤·두산·CJ·SK이노베이션·효성은 신규 사회 공헌 프로그램 및 행사를 기획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이마트는 임직원 기부금이 늘면서, 롯데쇼핑과 현대모비스는 각각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로 인해 사회 공헌 예산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 기업이 “창조경제 등 준조세격 기부금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사용 가능한 사회 공헌 예산은 줄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년 대비 예산이 감소한 기업들은 “대규모 적자로 인한 예산 및 인력 축소” “효과성 낮은 사회 공헌 중단” “선택과 집중에 따른 전략 변화”를 이유로 들었다. 2016년 대기업의 CSR 관련 조직 체계도 달라졌다. CJ는 기존 CSV경영실을 ‘CSV기획단’과 ‘사회공헌추진단’으로 개편해 전략을 다각화했고, SK텔레콤은 CSV(공유가치창출)와 창조경제 업무를 통합한 ‘CEI 추진단’을 신설했다.

낙원상가 사장님들 “소외계층 악기, 우리가 책임진다”

개인·단체서 중고악기 기부 받아 무상 수리한 후 소외계층에 후원 옥상공연장 콘서트 수익금 기부도  “형님, 그렇게 연주하시니까 왕년의 실력 나오는데요?” “아이고, 이젠 악기 들기 부끄러워. 멋지게 소리나 고쳐봐야지.” 지난 21일 오후, 종로 낙원악기상가 2층. 색소폰, 기타, 바이올린, 플루트 등 악기를 손에 든 신사 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합주를 하나 했더니, 각자 악기를 무릎 위에 올리곤 한 음 한 음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나사를 몇 번 풀고 조이자, ‘끼익’거리던 선율이 부드러워진다. 음계가 완벽해질 때까지 몇 차례 꼼꼼하게 체크하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보니 모두 20년 넘게 낙원악기상가를 지켜온 사장님들이다. 기타리스트, 바이올리니스트부터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악기 제작 학위를 받은 전문가까지 이력도 다채롭다. “낙원악기상가에서 10년 경력은 명함도 못 내밉니다. 각자 전문으로 하는 악기만큼은 완벽한 소리를 내게 만드는 장인(匠人)들이거든요.” 유강호 낙원악기상가 번영회 회장(유일뮤직 사장)이 설명했다. 한참 악기를 조율·수리하던 사장님들은 “앞으로 재능기부 많이 하려면 틈틈히 수련해야 한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낙원악기 상가 사장님들이 뭉쳤다. 개인·기업·단체를 통해 중고 악기를 기부받아 무상으로 수리 및 조율한 뒤, 이를 문화예술 소외계층의 악기 교육 사업에 지원하는 ‘악기 드리미’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 낙원악기상가는 3월 한 달간 사회복지법인 ‘함께걷는아이들’을 통해 문화 소외지역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악기를 신청받았다. 전국 지역아동센터·아동양육시설·그룹홈 등 416개 기관에서 문의가 쇄도했다. 바이올린 755대, 피아노 135대 등 요청받은 악기만 무려 2602개에 달한다. 혹여 기부받은 중고 악기 숫자가 필요한 양에 못 미칠 경우를 대비해, 낙원악기상가는 4층 야외공연장 ‘멋진하늘’에서

“어렵게 얻은 새해 첫 아기… 그 누구보다 건강하게 키울게요”

차병원, 난임 부부 치료 지원 2016년 1월 1일 새벽 0시, 조진영(40)·정기철(41)씨 부부는 무엇보다 값진 새해 선물을 받았다. 4.26㎏의 건강한 남자 아이 ‘딴딴이'(태명)가 태어난 것이다. 무려 결혼 11년 만에 얻은 귀한 자식이다. 강남 차병원을 우렁찬 울음소리로 압도한 딴딴이에게는 ‘새해 첫 아기’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이 주어졌다. “우여곡절 끝에 임신을 한 후에도, 아기가 배 속에서 커 나가는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늘 마음 졸이곤 했어요. 이렇게 건강하게 태어나 준 딴딴이를 팔에 안으니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지 몰라요.”(조진영 산모) 2005년 결혼한 부부는 30대 후반에 들어선 2013년부터 임신을 계획했지만 좀처럼 아이가 생기지 않아 2014년 차병원을 찾았다. 3전 4기 끝에 시험관아기 임신에 성공했지만 고비는 계속 이어졌다. 고령인 조씨에게서 임신성당뇨가 발견된 것이다. 태아 기형아 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와 조마조마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이후 양수검사에서 딴딴이가 건강하다는 판정을 받고 난 후에야 부부는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아빠 정씨는 “난임에서 건강한 출산까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준 강남 차병원 의료진 및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어렵게 얻은 아기인 만큼 그 누구보다도 건강하고 똑똑하게 키우겠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정부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사업 현황과 성과(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난임 진단자 수는 최소 19만명 이상. 2005~2011년 동안 연평균 7.7%(여성 6.2%, 남성 15.6%)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차병원 그룹은 조씨 부부와 같은 난임 가정을 위한 치료, 연구 활동을 지속해 왔다. 강남 차병원은 2008년부터

한자리에 모이니 더 빛났다… 세상 바꾸는 사회공헌 아이디어

2015 사회공헌프로그램 공모전 시상식 “하루를 외롭게 보내는 아빠들을 생각하며 기획했습니다. 기부 문화를 만드는 아빠들의 배움 커뮤니티, 멋지지 않은가요?” 고은솔(22·한예종)씨가 당찬 목소리로 말했다. 지난 7일, ‘2015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 시상식’ 현장에서 최우수상(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고씨의 프레젠테이션(PT)을 듣는 관중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빠들끼리 멘토·멘티를 맺고 자신의 지식 및 재능을 나누는 나눔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었다. ‘2015 사회공헌 프로그램 공모전’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사회공헌 문화 확산을 위해 복지부의 후원으로 마련한 국민 참여형 공모전이다. 이날은 이랜드·인천국제공항공사·신용보증기금 등 세 기업의 맞춤형 사회공헌 아이디어 중에서 우수한 기획안을 선정, 시상식을 가졌다. 기업 세 곳 외에도 개인의 직업 및 전공을 연계한 사회공헌이나 특정 기업의 역량에 맞는 사회공헌 아이디어에 대한 주관 측(한국사회복지협의회·조선일보 더나은미래) 시상이 이어졌다. 6개월간 진행된 이번 공모전의 열기는 뜨거웠다. 대학생·사회복지사·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군이 참여했고, 학교별 연합 동아리를 결성해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사례도 이어졌다. 제출된 아이디어는 총 90편. 기업 및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최우수 4곳, 우수 7곳, 총 11팀이 선정됐다. 신용보증기금의 사회공헌 아이디어로 최우수상을 받은 ‘은빛경제선생님’팀의 이재영씨는 “사회복지 전공자로 현장에 나가보면 일자리 문제를 호소하는 어르신을 많이 만났다”면서 “어르신 대상으로 경제 교육을 하고, 이분들이 지역 초·중학교에 ‘은빛 경제 선생님’으로 파견돼 청소년 경제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다문화 가정과 애슐리&자연별곡 전문 요리사가 함께하는 먹거리 장터 아이디어를 제출한 ‘마스터즈’팀은 이랜드 사회공헌 최우수상을 차지했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최우수 사회공헌 아이디어로는 ‘아라마루’팀의 갯벌 보존 및 복원 프로그램이

지속 가능 성장… 환경에서 답을 찾다

테트라팩 사회공헌 “나무를 아끼는 방법 중에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재활용입니다. 오늘은 나무로 만들어지는 종이를 이용해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봅시다.” 최인선 생태문화교실 선임강사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의 입에서 ‘우와~’ 탄성이 나왔다. 믹서기에 종이팩 넣고 돌리자, 투명하고 걸쭉한 액체가 만들어졌다. 이를 촘촘한 네모 망에 걸러 물기를 쭉 빼니, 말캉거리는 종이 입자가 망 위에 엉겨붙었다. 흰 천 사이에 종이 입자를 넣고 다리미로 다리자 금세 빳빳한 종이 엽서가 탄생했다. 지난달 26일, 경기도 양주 율정초등학교에서 진행된 ‘다시 만나는 종이팩 친구’ 현장. 22명의 아이가 재활용 엽서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강은규(11)군은 “매일 보던 종이팩이 새로운 모습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집에서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단짝인 김보민(11)양과 전아현(11)양은 “직접 만든 재활용 엽서라서 의미가 크다”며 엽서에 쓴 편지를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눴다. ‘다시 만나는 종이팩 친구’는 두유, 우유 등 음료 용기 생산 전문 기업인 ‘테트라팩 코리아’와 한국생태관광협회가 함께하는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이다. 테트라팩은 ㈜정식품, 매일유업,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식·음료 업체의 종이 포장재를 만들고, 음료 생산·가공·포장까지의 전 과정에 필요한 설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종이팩이 재생 가능한 자원임을 알리고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기 위해 2011년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해부터는 매일유업이 동참, 어린이집까지 확대돼 지금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만 7500여명에 달한다. 테트라팩 코리아의 유별난 환경 사랑은 비단 사회공헌 프로그램뿐 아니라, 포장재 생산 및 유통 전 과정에 스며들어 있다. 2008년 조직 내부에 환경 전담직을 마련한

한국은 사회공헌 예산 점점 줄어드는데 CSR 총괄 책임자 늘리는 글로벌 기업

[미래 TALK] 최근 인사철을 앞두고 사회공헌 담당자들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부서 이동 없이 사회공헌으로 전문성을 쌓아온 이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경기 침체로 사회공헌 예산을 줄이거나, 해당 부서를 홍보팀·총무팀 등에 흡수시키는 움직임이 번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홍보팀에 소속된 5년 차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기존 업무는 유지되지만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지니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총무팀으로 흡수된 한 중견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는 “예산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 기존 파트너십 단체에 지원 중단 전화를 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보다 연차가 높은 담당자들은 오히려 부서 이동 또는 이직을 고민하는 눈치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한 식음료 중견업체의 사회공헌 담당자 채용 공고가 뜨자, ‘올해의 마지막 이직 기회’라며 5~10년 차 이상 실무자가 대거 몰려들었다는 후문도 들려옵니다. 사회복지 기관, 비영리단체를 거쳐 대기업 사회공헌까지 10년 넘게 전문성을 쌓은 한 실무자는 “회사에 계속 다니려면 마케팅, 홍보 등 다른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부서 이동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반면, 미국·유럽 등 글로벌 기업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기업 내에 앞다퉈 ‘지속 가능성 최고 책임자(Chief Sustainability Officer·이하 CSO)’를 임명해 적극적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코카콜라, 듀폰(Dupont), 켈로그(Kellogg), 나이키, 지멘스, 오라클(Oracle), UPS, 이케아 등이 그렇습니다. CSO란 윤리 경영, 인권, 친환경 정책, 밸류 체인(공급망) 등 CSR을 포괄, 기업 전체의 지속가능한 전략을 총괄하는 최고경영자를 말합니다. CEO가 바뀔 때마다 CSR 정책과 사회공헌 예산이 바뀌는 한국과 달리, 글로벌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

[Cover Story]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CSV)을 말하다 가장 ‘핫’한 기업 네슬레 영양·물·인권·농촌개발·환경… 5가지 영역서 CSV 프로젝트 수십만 농부에게 일자리 제공, 멕시코 공장 물 사용 0% 실천도 2010년 ‘네스카페 플랜’ 도입… 커피 가격 하락, 농가 손실 입자 6000억 투자해 묘목 지원 사업 R&D 센터 짓고 재배 기술 교육 CSV는 긴 여행… 단기 성과보다 영향력에 집중해야 광고비 대신 지역 주민 고용… 농부·실업자를 홍보대사로 커피 시음회 열고 맛 평가 수집, 일자리·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 요인 커피 농가 환경·자립에 투자하면 결국 커피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돼… 매출보다 ‘사회적 임팩트’ 중요한 이유 “초콜릿 좋아하세요?” 탁자 위로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네슬레코리아 CEO가 초콜릿 과자 ‘킷캣(KITKAT)’을 한 움큼 쥐며 건넨 첫 인사였다. 초콜릿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어졌다.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은 매우 가난했어요. 자녀들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나가고,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이 코코아 나무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면,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숨을 고르던 뷜프 사장이 떠듬떠듬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킷캣, 없어요!(웃음)” 네슬레(NestléS . A)는 직원 33만9000명, 연매출 916억 스위스프랑(약 110조원)에 달하는 1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네스카페(NESCAFÉ), 캡슐커피머신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É Dolce Gusto), 네스퀵(NESQUIK), 킷캣, 거버(GERBER) 등 네슬레가 보유한 브랜드만 2000여 개에 달한다.

서울·경주·부산까지… 어둡던 골목길에 가로등 불밝혔네요

한국수력원자력 사회 공헌 “가로등이 하나도 없었어요. 밤에는 아예 본관과 의과대학 사이를 오가지 않는 게 학생들 사이에 ‘불문율’이었죠.” (이정민·25· 동국대 영문학과3) 경북 경주시 석장동에 위치한 동국대 경주 캠퍼스는 본관 등 주요 건물들과 1㎞ 떨어진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부지 사이에 차도가 3개나 있다. 그중 본관 캠퍼스와 가장 가까운 ‘석장길’은 일방통행의 좁은 갓길이다. 신호등도, CCTV도 없어 대부분의 차들이 규정 속도를 위반한 채 빠르게 달린다. 하지만 본관 쪽에 원룸들이 몰려있어 많은 학생은 어쩔 수 없이 어둠 속에서도 길을 건너다녀야 했다. 이곳에 지난 16일 저녁 6시 반, 눈부시게 밝은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기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지역 사정을 듣고 태양광가로등 66개를 설치지원한 것이다. 임정은(21· 간호학과3년)씨는 “가로등이 생긴 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차도와 인도가 구별돼, 마치 새 길을 다니는 기분”이라며 “이젠 밤에도 걱정 없이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어두운 밤길을 개선하기 위한 한수원의 사회공헌이 확대되고 있다. 전력을 생산하는 업(業)의 특성을 살려 가로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안전위험구역에 태양광가로등을 설치,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안심 가로등 사업’을 전국에 실시하고 있는 것. 지난해 시범적으로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에 3억원을 들여 가로등 37개를 설치해 시공 기술과 운영 방식을 터득했다. 올해부터 밀알복지재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 6월부터 이달까지 경북 영덕·전북·고창·경북·경주 등 4개 지역에 가로등 192개를 설치 완료했다. 전혜수 한수원 사회공헌팀장은 “우선 시급히 가로등 설치가 필요한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특히 고심했다”며 “전문가로

“아이들은 씨앗… 나무로 잘 크도록 돕는 게 내 역할”

안면기형 어린이 재건 수술 돕는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카스텔바작’ 故요한 바오로 2세 무지개 예복 디자인 “아이들 미소 찾아주는 것만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 바뀔 수 있어” 소아암 홍보대사 등 사회공헌 활발 레이디가가의 청개구리 코트, 고(故)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무지개 예복을 디자인한 프랑스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 카스텔바작(Jean-Charles De Castelbajac·66·사진)이 지난 3일 한국을 찾았다. 그가 방일(訪日) 일정을 조정해가면서까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면기형 어린이의 재건 수술을 지원하는 국제 의료 NGO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Operation Smile Korea)’ 홍보대사 임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 학동의 한 아트갤러리에서 카스텔바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 하나 그려도 될까요?”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그가 깜짝 제안을 했다. 흰색 몽땅분필이 몇 번 벽 위를 오가더니 흉터 자국을 가진 소년의 옆얼굴이 나타났다. 몇 번의 손길이 더해지자 소년의 얼굴은 금세 환한 미소로 뒤덮였다. 등 뒤에는 작은 날개가 솟았다. 카스텔바작의 ‘트레이드마크(trademark)’인 천사 그림이다. “저는 지금까지 수천 명의 천사를 그려왔어요. 하나하나 모두 다른 이야기를 가진 아이들이죠. 이 천사는 안면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미소를 선물해주는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의 활동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예요. 상처가 있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죠.” 1982년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 윌리엄 매기(William P. Magee)와 그의 아내 캐슬린(Kathleen)이 설립한 오퍼레이션 스마일은 전 세계 35개국에 지부를 둔 의료봉사단체다. 60여 개 국가에서 구순구개열 등 안면기형을 가졌거나 화상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성형·재건 수술을 돕고 있다.

[희망 허브] 버려진 목욕탕의 변신… 쪽방촌 분위기도 활짝 피었습니다

[민관 협력한 ICT 복합문화공간… 용산구 동자희망나눔센터에 가다] – 노숙인들 술마시고 잠자던 공간 북카페·영화 감상실 등으로 변신… 1년내내 문화시설 즐기도록 도와 센터 내 바리스타·운영요원 등 동네주민 위한 일자리까지 창출 – 주거환경 개선에도 앞장서 자율방범대, 밤마다 폭력·음주 단속 경찰출동 17건… 작년비해 66% 감소 “지난번엔 어플을 사용해 사진을 하나로 모으는 콜라주를 했었죠? 오늘은 스마트폰으로 할로윈 이미지를 다운받고, 카톡에 공유하고 다시 콜라주 만드는 것까지 할게요.” 이영아 KT IT서포터즈의 말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주민 다섯 명은 능숙하게 화면을 이리저리 돌려 어플을 실행시켰다.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3장씩 고른 후 채팅창에 공유하라”는 서포터즈의 말에 ‘카톡 카톡 카톡’ 알림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선생님 이건 어떻게 하나요?” 모르는 것이 있을 땐 서로 앞다퉈 질문, 사진을 동영상으로 만드는 작업도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어렵지 않으냐는 물음에 정은수(가명·73) 할아버지는 “아유 어렵지” 손사래를 치면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음악을 좋아하는 정 할아버지는 IT 교육 이후 카세트가 아닌 어플로 음악 듣는 법을 배웠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을 때는 공원에서 음악 듣는 게 낙”이라고 했다. 황민경(가명·61)씨도 IT 교육 이후 부쩍 웃음이 늘었다. 황씨는 “어플로 사진 편집해서 보내주는데 친구들이 정말 좋아한다”며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달 29일 스마트폰 활용 교육이 이뤄진 이곳은 서울 용산구 ‘동자희망나눔센터’ 2층 다목적 프로그램실이다. 잘 정돈된 테라스, 통유리로 꾸민 깔끔한 외관까지…. 불과 지난해까지 흉가처럼 방치된 폐목욕탕 건물임을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전명재 서울역쪽방상담소 행정실장은 “쪽방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