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우리 나눔정신 알리는 봉사자들이 진짜 애국자죠”

정정섭 기아대책 회장 “내가 지난 21년 동안 한 일은 세상 곳곳에 사람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국제구호개발 NGO 기아대책의 정정섭(69·사진) 회장이 말했다. 대부분의 NGO가 가장 욕심내는 일이자,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가는 곳곳이 전쟁터이거나 재난이 휩쓸고 간 지역이고, 굶주림과 질병에 고통받는 땅이기 때문이다. 돈으로 사람을 돕는 마음을 내는 것도 힘든데, 아예 현장에 눌러 살며 그들과 함께 할 사람을 찾아내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런 ‘용기 있는 사람들’이 1000명을 넘어섰다. 77개국에 보낸 ‘사람의 역사’에 큰 획이 그어진 셈이다. 1989년 기아대책을 설립한 정정섭 회장은 “후원자 사무실 한편에 책상 하나 놓고 시작했던 기아대책이 이만큼 성장했다”고 뿌듯해했다. 설립 첫해 780명에 불과했던 후원자 수는 2010년 현재 27만8000명을 넘어섰고, 1억8000만원(1989년)에 불과했던 후원금도 올 한 해 1246억원의 사업 예산으로 늘었다. 21년간의 세월 동안 정정섭 회장의 머리도 하얗게 세었다. 직원들과 함께 하는 산행에서 늘 1등을 했었지만, 올해는 무릎이 속을 썩인다. ‘신념’ 하나로 전 세계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뛰는 기아대책 식구들 얘기를 할 때는 눈시울도 붉어졌다. 가장 어려운 곳에서 빛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2030년까지 10만명의 해외 봉사단원을 파견하는 것이 목표다. ―왜 사람입니까. “모금을 많이 한다고 좋은 NGO는 아닙니다. 사람이 함께 가야 믿을 만하고 확실합니다. 우리 후원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그 사람들이 돕게 하려면 기부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사람이 가야 대한민국이 돕는다는 걸 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