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조지원서비스
의학적 중·경증 기준보다 적응능력에 따라 혜택 제공

해외에서는 이렇게 장애인들을 위한 제도가 잘 갖춰진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장애인 당사자가 해당 서비스를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들어보고 유연하게 대상을 선정한다. 활동보조지원서비스는 장애인의 자립을 돕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장애인 스스로의 의지와 일상생활 수행 정도를 반영해 활동보조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이달 초 발간한 자료집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장애인 개인이 활동보조지원서비스 신청서를 작성하면 지방자치단체에서 검토하여 서비스 제공 여부를 결정한다. 신청서에는 해당 장애인이 일상생활이나 외출 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자세히 기술하도록 되어 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 이리나(43) 국제협력실장은 “개인의 의학적 상태보다는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적 요소가 서비스의 내용과 양을 결정한다”며 “중증장애인이라도 적응능력이 뛰어나거나 가족 등의 적절한 보조를 받는다면 서비스 등급은 낮아질 수 있고, 경증 장애인이라도 부모가 부양능력이 없거나 다른 불리한 환경에 있다면 서비스 등급이 높게 책정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 본인이나 가족이 병원의 진단서 및 자기평가서를 주정부에 제출하면 사회복지사가 상담과 현장방문을 한다.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장애 정도, 실제 활동능력 정도, 경제적 형편, 가족이나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을 돌봐줄 수 있는 환경적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서비스 대상자를 가린다. 반면 한국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의 장애등급심사센터에서 1급으로 판정받아야 활동보조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국내의 장애등급제는 ‘의학적으로 중증인가 경증인가’를 기준으로 연금부터 사회복지서비스까지 국가의 지원여부와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장애등급제는 전 세계적으로 일본과 한국에서만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1차 판정에서 의사소견서를 참고한 후, 2차 판정에서는 본인의 의견이나 장애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1급 장애인만 ‘도움’이 필요한가요?

장애인 활동보조지원서비스 르포 만 6~18세 활동보조지원 月 60시간 이하로 제한 2급 장애부턴 혜택도 못 받아 반짝 추위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던 지난 15일 아침 7시. 서울 동작구 한 아파트입구에서 휠체어를 탄 동준이(가명·16)를 만났다. 동준이는 기자가 하루 동안 ‘활동보조지원서비스’를 하기로 한 뇌병변 1급 장애아다. 장애인 활동보조지원서비스란 혼자서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수행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 보건복지부에서 활동보조인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장애인 가족의 부담을 덜고 장애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기자가 첫 인사를 건네려는 순간, 동준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마침 아침산책을 다녀오던 외할아버지를 본 것이다. 깜짝 놀란 기자에게 동준이 어머니 최희승(가명·42)씨는 “외할아버지가 너무 좋아서 그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어날 때부터 작은 뇌를 가지고 태어난 동준이의 지능은 만 1세에서 멈췄다. 좋고 싫음은 구별할 줄 알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들이 아니면 동준이의 의사표현을 알아듣기가 어렵다고 했다. 동준이는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 집에서 밥을 먹고 씻고 옷을 입는 것은 어머니의 손을 빌린다. 학교에 가고 점심을 먹고 일주일에 한두 번 언어치료와 재활원 마사지를 받는 곳까지 이동하는 일은 활동보조인과 담임교사의 도움을 받는다. 기자는 어머니로부터 동준이의 휠체어를 넘겨받아 부드럽게 밀어보았다. 아파트 단지를 나와 길 건너 통학 버스를 기다리는 곳까지 가는 동안, 휠체어는 길 위의 작은 요철에도 들썩거렸고 낮은 턱에도 자꾸 멈춰 섰다. 동준이를 휠체어 채로 통학버스에 태워 학교에 갔다. 동준이는 장애인 특수학교인 한국우진학교의 중학교 2학년 과정에 재학 중이다. 4교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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