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이야기 서울 용산동2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해방촌 성당’은 멀었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가다 결국 택시를 잡아탔다. 아슬아슬하게 약속 시간에 맞춰서 성당에 도착해 마침 앞마당에 계신 한 어르신께 “도시락 배달…”하고 말을 꺼냈다. “강당으로 가봐요. 이미 다 모였어.” 할머니는 지하로 난 계단을 가리켰다. 지하 강당에 들어서자 오늘 도시락 배달 봉사를 할 할머니 10여명이 보였다. 한쪽 구석엔 설 선물로 전달할 가래떡과 김이 봉투에 담겨 늘어서 있었다. 도시락 배달 봉사자 박무진(84)씨는 “설을 맞아 특별히 일주일 전부터 준비했다”라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20년 전부터 해방촌에서 살고 있는 김재흠(83)씨는 현옥분(78)씨와 짝을 이뤄 1년째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다. 그전에도 여러 봉사 활동을 했지만 이번 일은 특히 의미가 크다. 어떤 봉사보다 자신의 경험이 빛을 발하는 것 같아서다. “요리는 아무래도 연륜과 정성이 필요하다 보니 나이 든 우리가 젊은 사람들보다 더 잘할 것”이라고 말하는 김씨는 무엇보다 나물로 하는 밑반찬에 자신이 있다고 했다. 현씨 역시 도시락 배달을 하면서 건강이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장점을 말했다. 지난 1년 동안 김씨와 함께 맡은 세 가구를 내 집 드나들 듯 다니며,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하면 갖다 주고 사는 얘기도 나눴다. “우리 때는 다 같이 고생했잖아요. 그때 얘기를 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어요. 봉사활동을 시작하고서 바쁘게 움직이니깐 오히려 아픈 허리와 쑤신 몸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김씨와 현씨를 따라 성당을 나섰다. 성당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