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청소년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④끝 탈북자·NGO 단체… ‘부적응자’ ‘배달부’ 아닌 좋은 파트너 될 수 있어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끝>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하는 소셜에디터(Social Editor) 양성 아카데미 ‘청년 세상을 담다’의 비영리 명사 특강이 지난달 16일 막을 내렸다. 대미를 장식한 주인공은 탈북자 청소년 대안 학교인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감(4회)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권찬 부회장(5회). 이들은 특강을 통해 “올바른 비판은 올바른 이해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했다. 10여년간 탈북 청소년들의 어머니로 살아온 조명숙 교감은 북한과 우리의 차이를 이해해야 그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명숙 여명학교 교감 / 권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해외부문 부회장 “북한 사람들은 ‘왜?’라는 질문을 할 줄 몰라요. 묻는 즉시 정치범으로 몰리니까요. 반면 수평적 관계에선 공격적으로 변합니다. 상대를 비판해야 살아남거든요. 생김새나 언어 때문에 우리와 비슷할 거라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외국인 노동자나 난민들보다 더 다른 사람들이 바로 탈북자입니다.” 조 교감은 북한 사회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남한 사회 적응 프로그램이 운영되면서 탈북자들이 ‘부적응자’ ‘문제아’로 내몰리고 있다고 했다. 조 교감은 “지금까지 탈북자들을 남한 시스템에 적응시키려고만 했다면, 이제는 적응을 넘어서 그들과의 조화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비영리 명사 특강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국내 NGO의 특성과 현실’을 주제로 강연한 권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해외부문 부회장은 NGO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도 있어요. 기부를 해도 고스란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얘기죠. 하지만 NGO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이웃집의 간격이 1㎞ 이상 떨어진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구호 물품을 전달할 때 들어가는

“이런 교복은 처음이에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학교별로 교복이 다른 게 신기했어요. 재질·디자인은 말할 것도 없고, 조끼와 재킷까지 따로 있더라고요. 북한에선 모든 학생들이 같은 교복을 입거든요.” 오현민(19·한겨레고 2)군이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말했다. 북한의 모든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소년단에 입단하면서 교복을 입는다. 2013년 북한에서 엄마와 누나를 따라 한국 땅을 밟기까지, 오군 역시 검은 옷에 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등교했다. “한국에 와서 처음 교복을 받고 내가 너무 멋있어서 1시간 동안 거울 앞에서 포즈를 취했어요(웃음).”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겨레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오군처럼 자신의 체형에 맞춘 교복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있다. 교복 전문 업체 ‘스쿨룩스’가 한겨레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교복을 후원하는 덕분이다. 스쿨룩스는 2013년부터 3년째 이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오현택 스쿨룩스 대표는 “앞으로도 탈북 청소년들에게 학생복을 통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말했다.

[숨은 영웅을 찾아서] ② “아이들, 탈북민 잇는 다리 되길”

[더나은미래·더퍼스트 공동기획] [숨은 영웅을 찾아서] (2) 셋넷학교 박상영 교장 10년전 탈북청소년 10명과 함께 시작… 자격증 취득·문화교육·현장학습 수업 대학 진학보다 친구 찾기 중심 시간표·행사 등 전 과정 지역과 소통… 늘 “떳떳하게 출신 밝혀라” 강조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스쳐간 사람을 3년 뒤 다시 만나게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탈북 청소년 박상영(52) 셋넷학교 교장 이야기다. 1999년 중국 용정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던 박 교장은 난생처음 북한 아이들을 만났다. 가진 돈을 다 털어주고 “잘 살아야 한다”며 작별인사를 건넸는데, 3년 만에 자신이 다니는 교회 앞마당에서 그들과 재회했다. 고생 끝에 남한에 온 만큼 잘 지낼 줄 알았던 아이들의 얼굴에서는 좀체 행복을 읽을 수 없었다. 그는 10여 명의 탈북 청소년을 데리고 주말마다 온 동네를 쏘다녔다. 새로운 사람도 만나고, 예술도 배우게 했다. 그렇게 시작된 대안교육이 장소를 갖추고 커리큘럼을 만들면서 ‘셋넷학교’가 됐다. 올해로 딱 10년이다. ◇탈북 청소년 생존 위한 ‘선택 교육’ 여의도의 유명 증권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박 교장은 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그곳을 떠났다. ‘한 번뿐인 인생을 돈보다 가치 있는 일에 쓰자’는 결심 때문이었다. 6개월간 가족을 설득한 끝에 대화문화아카데미에서 문화교육운동을 시작했고, 1995년에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배움터 ‘따또학교’를 세웠다. 그리고 2004년, 중국 용정에서 만난 탈북 청소년들과의 인연으로 셋넷학교를 시작했다. “우리는 선택의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결혼이나 학업, 직장에 대한 고민을 하죠. 그러나 북한에서는 당이 모든 걸 결정합니다. 탈북 청소년들은 언어가 통하니

탈북 청소년 “이웃 도우며 ‘나도 쓸 만하구나’ 자존감 생겼죠”

2006년 설립 땐 “빨갱이학교” 반발 심해 신호래 교감 부임 이후 봉사 활동 시작 고구마 농사 수익금은 라오스에 기부도 “낮은 곳에서 열심히… 편견없이 봐주세요” 정금성(22)군의 고향은 한반도 북단, 함경북도 온성이다. 2010년, 6개월간 머물렀던 라오스를 거쳐 혼자 들어온 남한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여기저기서 들으면 새터민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안 좋고,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보겠거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위축되더라고요. 혼자 내려와 앞으로 여기서 계속 살아야 하는데, 한국에서 내 존재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18년을 보냈던 함경북도 청진을 떠나, 2009년 남한에 들어온 전다원(22)양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서울의 학교에 다니다 적응이 쉽지 않아 한겨레 고등학교로 전학 온 전양은 “처음엔 많이 외롭고 두려웠다”며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것 같다는 편견도 커서, 선뜻 다가갈 용기도 못 냈다”고 했다.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겨레 고등학교’에 신호래(52) 교감이 부임한 건 2010년. 신 교감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보여줄 방법을 고민하다 ‘봉사활동’을 택했다. 신 교감과 전다원양이 합심해 봉사동아리를 만들고 학생 20여명을 끌어들였다. 이름도 지었다. ‘사랑실천봉사동아리’. 봉사는 가까운 지역부터 시작됐다. 학교가 위치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시골 마을. 교통이 불편해 목욕탕에 가기 어려운 할머니·할아버지들을 차량에 모시고 함께 목욕 봉사를 가는 것. 지역 주민과의 관계가 처음부터 아름다웠던 건 아니었다. “2006년에 학교가 만들어질 때, ‘빨갱이 학교 웬 말이냐, 왜 하필 이 지역이냐’며 플래카드가 붙고 반발이 심했어요. 인천에 세워질 계획이었는데, 반발에 못 이겨 산골로 내려오다 보니

하버드대 나와 탈북 청소년 가르치는 이유요? “배웠으니 남 주는 거죠”

교육봉사단 ‘티치포올 코리아’ 최은희씨 어린 시절 피난처였던 학교… 하버드 졸업 후 ‘교육’ 돌려줘야겠다 생각 “한 사람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곳이 결국 내가 일하고 싶은 곳이죠” “난 모든 것을 할 순 없지만, ‘어떤 것’은 할 수 있다(I can’t do everything, but I can do something).” 패기만 넘치는 청년의 말이 아니었다. 하버드대 우등 졸업생이자, 게이츠 밀레니엄 100만달러(약 10억원) 장학금의 주인공인 최은희(24·Joy Choi)씨가 선택한 ‘어떤 것’은 한국의 교육문제였다.(게이츠 밀레니엄은 1999년부터 빌앤드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아시아·히스패닉계 등 미국 소수민족 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매년 지원하는 장학금이다) 미국의 피치트리 리지 고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최씨는 100여개 경시대회에서 상을 받고, 세계과학경시대회 미국 대표로도 출전했던 수재(秀才)다. 1년 전, 그녀는 ‘개천에서 용이 비상하는 것’을 꿈꾸며 서울에 왔다. 현재 한국의 교육봉사단 ‘티치포올 코리아(Teach For All KOREA)’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부팀장인 최씨는 일주일에 3번,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서 아이 7명을 가르친다. ◇하버드대 우등 졸업생, 탈북 청소년 영어 선생님이 된 이유는? 압구정역-충무로역-명동역. 이제 서울 생활 1년 차인 최씨에겐 출근길 다음으로 익숙한 동선이다. 적어도 300번 이상은 왕복했다. 지난 19일 오후에도, 최씨는 여명학교 등굣길에 올랐다. 가파른 경사길을 오르느라 하얀색 단화를 신은 최씨는 “하이힐은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밀조밀 붙어있는 게스트하우스 고개를 넘은 지 10여 분, 목적지에 다다른 그녀는 숨을 한두 번 크게 쉴 뿐 거뜬했다. “Hi, everyone(안녕, 여러분).” 순백의 재킷을 차려입은 최씨가 등장하자, 한 여자아이가 자연스럽게 입을 뗐다. “You

탈북 청소년 캠프·남북청년 토크쇼 여는 이유는?

공익분야, 통일을 준비하다 한국 교육봉사단 ‘티치포올코리아’ 여름인턴 리크루팅 미국서 진행돼 탈북 학생 참여… 비영리 공익 분야 움직임 활발해져 탈북자 인권·사회부적응 등 숙제 있어 공익소송 지원 등…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한국의 교육봉사단 ‘티치포올코리아’ 여름인턴 리크루팅이 미국에서 진행됐다. 탈북 학생이 참여하는 ‘차세대 통일리더캠프’ 봉사자를 구하기 위해서다.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등 한인 유학생 80여명이 참석했다. 최유강 티치포올코리아 대표는 “현재 탈북 청소년들은 남북한 간 교육과정 차이로 ‘영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통일 과도기의 취약 계층인 탈북 청소년을 충분히 지원하면, 이들이 통일 한국의 인재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학생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지영(27·미국 위스콘신 메디슨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씨는 “통일 직후 북한 아이들의 부적응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고,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정서 문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이씨는 메디슨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는 학부생과 함께 북한 인권 문제를 알리는 동아리도 만들었다. 이씨는 물론, 동아리 멤버인 미국인 친구,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씨의 룸메이트도 ‘차세대 통일리더캠프’ 인턴십 지원서까지 냈다(인턴십은 서류·인터뷰 과정을 거쳐 선발된다). 최유강 대표는 “하루 2~3건의 이메일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수시로 스카이프 인터뷰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오는 5월 12일에는 여의도 국회에서 ‘통일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주제로 ‘글로벌 교육 콘퍼런스'(GELC)를 연다. 마허 나세르(Maher Nasser) 유엔 공공정보부서 대외협력부문 총괄디렉터, 체스터 핀(Chester Finn) 스탠퍼드 후버연구소 시니어 펠로(前 미국 교육부 차관보) 등이 특별강연자로 참석한다. 최유강 대표는 “통일이 되면 320만명의 학령기 북한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이

중국 등 제3국서 태어난 탈북자 아이 탈북자 대우 못 받는 사각지대 놓여

비보호 청소년 문제 주거비 등 정착지원금과 軍 면제·대학 특례 편입학 비보호 청소년은 혜택 제외 중국·태국·몽골 등을 거쳐 국내에 입국하는 북한 이탈 주민이 늘어나면서, 제3국에서 출생한 자녀가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비보호 청소년’이라 부른다. 2011년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부모 중 한 명이 북한이탈주민이고 중국 등 제3국에서 출생한 학생이 전체 학생의 36.2%라고 한다(전체 학생 수 1681명 중 비보호 청소년 608명). 초등학생은 비보호 청소년 숫자(57.4%)가 이미 탈북 청소년(42.6%)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은 탈북자이면서도 탈북자로 대접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북한에서 태어난 자녀는 군대 면제, 대학 특례 편·입학, 생계비·주거비 등 정착 지원금을 받을 수 있지만, 비보호 청소년은 이러한 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다만 다문화가족지원법이나 한부모가족지원법을 통해 방과 후 프로그램, 다문화가족자녀 어린이집 보육비 등의 지원을 받는다. 윤상석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부소장은 “북한 이탈 주민에게 다문화 자녀는 ‘외국인’이라는 인식이 강해 해당 지원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서 “제3국 출생 북한 이탈 주민 자녀를 새로운 범주로 받아들이고, 명확한 개념 규정과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처별로 제3국 북한 이탈 주민 자녀를 바라보는 입장도 다르다. 교육부는 제3국 출생 북한 이탈 주민 자녀를 탈북 학생으로 인정해 교육 지원을 하고 있지만, 통일부는 비보호 청소년으로 분류해 탈북자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반면, 여성가족부는 다문화 가정 자녀로 지원하고 있다. 마석훈 새터민청소년 생활공동체 ‘우리집’ 대표는 “우리 기관 인원의 절반이 제3국 출생 북한

영어·국어 배웠던 적응교육 사회 나와보니 헛공부였네요

구멍난 입국 초기교육 탈북 청소년이 12주간 받는 하나원의 사회 적응 교육 기본 교과목 위주로 구성돼 실질적인 적응엔 도움 못 줘 편의점 간판 못 읽어 아르바이트 면접 늦기도 실생활 관련된 내용 다루고 심리 정서 지원도 강화해야 “열둘 덜기 둘 같기는 열(12-2=10). 북한에선 이렇게 읽어요.” 은주희(가명·24)씨가 하얀 종이에 간단한 뺄셈 문제를 적으며 말했다. 은씨는 2009년 중국을 거쳐 홀로 한국 땅을 밟았다. 탈북 직후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이하 하나원)에서 3개월간 교육을 받으면서, 은씨는 생소한 용어 때문에 애를 먹었다고 했다. 이런 어려움은 지난 3월 대학에 입학한 뒤로도 계속됐다. ‘대중문화의 이해’라는 교양 과목 수업 때 프레젠테이션(PT) 발표를 하던 은씨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욘사마 열풍과 연관 지어서 설명해달라’는 질문 때문이었다. 은씨는 “욘사마란 단어를 몰라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원에선 영어 단어를 외웠던 기억이 대부분인데, 입국 초기에 읽고, 쓰고, 말하는 방법이나 독서·토론 방법을 배웠다면 남한 사회 적응이 훨씬 수월했을 것”이란 아쉬움도 전했다. ◇당장의 ‘점수 올리기’보다 소통·정서 교육 강화돼야 국내 입국한 탈북 청소년들은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은 뒤, 12주 동안 하나원에서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기본적인 교과목 중심으로 커리큘럼이 구성돼 있다. 주말에는 난타, 종이접기 등 문화예술 수업이 진행된다. 전 과목이 고루 분포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맞춤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하나원을 나온 이욱현(가명·18)군은 아르바이트 면접 날 1시간을 헤맸다. 편의점 간판을 읽지 못해 주위를 빙빙 돌았기 때문. 이군은 “하나원에서

[아산미래포럼 기획 시리즈] ② “학교 다녀서 뭐해요? 수업은 못 알아듣고 애들은 간첩이냐고 놀리는데”

아산미래포럼 기획 시리즈 ② 탈북 청소년탈북 청소년 약 6220명 최근 4년간 6%가 학교 포기일반 학생 중도탈락률 6배··· 고학년일수록 비율도 늘어탈북 과정서 겪은 불안함도 학교생활 적응하는데 방해입국 초기에 소통 가르치고 일대일 교육으로 안정 도와야 “학교에 계속 다녀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려웠어요.” 김성민(가명·19)군이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성민군은 지난해 10월, 고등학교를 자퇴했다. 수업 내용이 도무지 이해되질 않으니, 공부가 재미없었다. 학교에 가면 온종일 엎드려서 잠만 잤다. 수업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하는 교사와 싸운 적도 있다. 교내 ‘문제아’로 낙인찍힌 그가 자퇴하겠다고 말했을 때, 말리는 사람도 붙잡는 사람도 없었다. 중국, 몽골을 넘어 한국 땅에 들어온 지 벌써 10년째. 성민군은 북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아홉 살 때 남한에 먼저 들어온 엄마를 따라 홀로 중국 국경 철조망을 넘었다. 어렵게 밟은 한국 땅. 그는 어눌한 말투 때문에 초등학교 내내 놀림을 당했다. 중학교 때는 “너 간첩 아니냐”며 시비를 거는 아이들을 흠씬 두들겨 팼다. 학년이 올라갈 때마다 책상에 엎드려있는 시간은 늘기만 했다. “전혀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어요. 동급생들과 사용하는 언어도, 경험한 문화도 전혀 다르니 적응하기 어려웠어요. 저뿐만이 아니에요. 고1 때 같은 반에 북한에서 온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어딜 가도 손가락질당하는 것 같다’면서 힘들어했어요. 결국 괴롭힘만 당하다가 두 달 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캐나다로 이민을 갔습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북한 이탈 주민 수가 약 2만5000명을 넘어섰다. 그중 탈북 청소년(9~24세 이하)은 약 6220명으로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