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UN 기부금 쏠림 현상이 코로나 대응 늦춘다?

美 싱크탱크 CGD 보고서 발표 UN 중심 관료적 의사결정 지적 지역 사회에 전달된 사례 미미 UN 중심의 관료적 의사결정이 코로나19 대응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기부금이 UN 기구에 쏠리면서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18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CGD(Center for Global Development·세계개발센터)’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UN 중심의 의사결정 관행이 사업 효과성을 떨어뜨리는 개발협력 분야의 고질적 문제가 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에 약 2조9975억원(약 25억달러)에 달하는 돈을 내놨지만, 정작 이 돈이 최전선에서 감염병과 싸우는 사람들에게 제때 전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식의 지연이 감염병 대응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CGD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기부금이 UN에 묶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기부금의 74%에 해당하는 약 2조1582억원(약 18억달러)이 유니세프, 국제보건기구 등 UN 기구로 들어갔다. 그외 비영리단체(NGO)로 간 돈은 전체 기부금의 3%인 약 875억2700만원(약 7300만달러)이고, 그중에서도 지역 기반 소규모 단체에 직접 간 돈은 0.07%에 불과한 약 12억740만원(약 100만7000달러)이다. CGD는 ▲감염병 대응 지연 ▲중계 비용 확대 ▲재정 투명성 악화 등 세 가지를 들어 이 같은 관행을 비판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지 반년이 돼 가는데, 아직도 UN에 기부된 돈이 지역사회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했다. UN 기구는 돈이 특정 기관이나 정부에 전달된 경우 이를 공개하고

[사회혁신발언대] “새로운 상호 작용의 시작인가, 기존 추세의 강화인가”…코로나19 이후의 국제 개발협력

전 세계적 보건 비상사태인 코로나19 발생과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위기는 글로벌 협력 체제를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바이러스로 인해 생긴 과제들이 초국가적 연대의 새로운 형태와 표현을 초래한 것이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사태는 한 국가가 단독으로 다룰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현존하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끝난 뒤 국제 개발협력의 모습은 어떠할까. 이번 사태를 전 세계적 차원으로 직면하게 되면서 공공재에 대한 규정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선진국들의 개발협력 예산에 대한 압박이 커질수록 이러한 변화가 개발협력을 정의하는 새로운 담론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주된 협력 모델로서는 지속적으로 의의를 잃고 있다. 근래에는 보다 창의적인 대책을 요구받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이나 미국으로 보낸 러시아 의료물품과 같은 이전과 다른 형태의 협력도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정황은 공공에 대한 국가들의 지위 추구 행위와 사람들 개개인 간의 공동 연대가 어우러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국제협력은 갈수록 다각적이고 보편적인 성격을 띤다. 이러한 변화들은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도래할지, 혹은 기존의 추세를 보강할지 생각해볼 수 있다. 제도의 설립 및 조정 과정은 주로 단계와 점진적인 수정을 거친 비선형적인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모습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최근 생겨나는 전 세계적 과제들을 다루기 위해 양질의 국제협력이 본질적인 토대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개발협력을 통해

CSR포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2020 CSR의 미래” 온라인 포럼 개최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모임인 CSR포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2020 CSR의 미래’라는 주제로 온라인 포럼을 오는 26일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사회복지 연구기관, 대기업·다국적 기업의 현직 전문가들이 모여 코로나19 사태가 기업의 사회적책임 활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한다. 이날 연사로는 김시원 더나은미래 편집장, 박미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나눔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배진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 등이 나선다. 이어지는 좌담회에서는 연사들과 함께 문형구 CSR포럼 이사장과 김도영 CSR포럼 대표가 참여해 각 영역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바라보는 CSR의 변화와 방향에 대해 토의할 예정이다. CSR포럼 관계자는 “이번 포럼을 통해 기업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서 전개되는 CSR 전략 방향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영 CSR포럼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는 사회 시스템을 바꾸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회 문제에 대한 재정의와 해결 모델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면서 “혼란 상황을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CSR포럼 홈페이지(www.csrforum.org)를 통해 가능하며, 사전 신청자에 한해 온라인 포럼을 시청할 수 있는 접속경로(URL)를 개별 송부할 예정이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행안부, ‘기부금품 부정사용 의혹’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소명자료 제출 요청

행정안전부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협’)에 대한 감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행안부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의혹이 엄중한 사안이라고 판단해 재협 측에 소명자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재협의 주무관청으로 재협에 대한 검사·감독 권한과 책임이 있다. 더나은미래는 재협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한 인사발령·폭언 등 직장 갑질 문제와 기부금품에 대한 부당 사용 의혹을 지난 22일 단독 보도했다. 복수의 전·현직 재협 직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고 녹음 파일과 내부 문건 등 충분한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 행안부는 더나은미래의 보도 내용을 토대로 재협 측에 ▲인사발령 근거 ▲퇴사자들의 퇴사 사유 ▲코로나19 재난기부금의 목적 외 사용 의혹 ▲직원들의 기부 물품 부당 취득 의혹 등에 대한 소명자료를 요구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재협 측에 29일까지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내용 검토 후 필요할 경우 사무감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선하 더나은미래 기자 sona@chosun.com

“세계 최대 난민촌 덮친 코로나… 감염자 파악 어려워, 매일이 아비규환”

[인터뷰] 유한나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 “로힝야 난민캠프의 코로나19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유한나(33) 국경없는의사회 보건증진교육활동가는 굳은 얼굴로 말을 이어 나갔다. 100만명이 몰린 세계 최대 난민촌 ‘로힝야 난민캠프’에서 활동 중인 그는 “매일이 아비규환”이라고 말했다. 로힝야 난민캠프는 2017년 8월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피해 도망친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 남부 콕스바자르에 자리 잡으면서 생겨났다. 지난달 15일 이곳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한 달 만에 확진자가 3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도 3명으로 집계됐다. 유한나 활동가는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빽빽하게 들어선 집, 공용 수도시설 등 난민촌 특성상 감염 경로 파악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난 5일과 16일 진행된 유한나 활동가와의 화상·서면 인터뷰를 통해 로힝야 난민캠프의 코로나19 상황을 전해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무너지는 난민촌 ―상황이 심각하다고 들었습니다. “오늘도 집집이 들러 감염병 예방 교육을 하고 왔어요. 코로나 터지기 전에는 텀을 두고 했던 교육을 지금은 매일 해요. 확진자가 나왔기 때문에 난민들도 NGO 직원들도 모두 긴장하며 돌아다니고 있어요.”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는 난민촌에 동요가 있었나요? “많이 무서워했죠. 확진자 발생 한 달 전 정부에서 난민캠프 출입을 봉쇄했어요. 그래서 막연하게 괜찮을 거라는 생각도 했었죠. 근데 감염병이 퍼져버린 거예요. 기어코 올 게 왔구나 싶었어요.” ―확진자가 나온 뒤 어떤 조치가 내려졌나요? “난민캠프 출입 통제가 더 강화됐죠. 구호 단체 직원들도 대부분 자기 나라로 돌아갔어요. 저희 스태프도 2000명가량 있었는데 절반으로 줄었어요. 그나마 저희는 의료 구호 단체로

유지민(거꾸로캠퍼스 재학생)
[모두의 칼럼] 코로나 사태… 장애 학생 위한 배려는?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학생들이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을 했다. 중학교 2학년인 나도 매일 집에서 컴퓨터, 프린터와 씨름하느라 애를 먹었다. 지체 장애가 있는 내 입장에서는 이런 수업 방식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리적 등·하교를 하면서 생기는 어려움, 하루에 8시간 이상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 생기는 체력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모든 일에는 장점과 단점이 존재한다. 온라인 수업이 그렇다. 이미 여러 가지 단점이 드러났다. 집에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전자 기기가 없는 학생도 있고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코로나19 관련 직업 종사자 가정 자녀의 돌봄 문제 등도 발생했다. 그중에서도 장애 학생들이 겪었던 불편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장애 학생이나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이 처한 교육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시각·청각 장애 학생들의 불편함은 대학교에서 사이버 강의가 시작됐을 무렵부터 문제가 됐던 걸로 안다. 판서 내용을 볼 수 없어 필기가 불가능하고 저화질의 강의로 인해 수업 내용의 30%도 알아듣지 못하는 등 조금만 생각해봐도 영상 강의가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얼마나 큰 난관으로 다가올지 알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청각 장애를 가진 분은 이어폰을 끼고 소리를 최대로 높여 간신히 수업을 듣고 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지적·발달 장애 학생들은 특수 학교에 다니거나 일반 학교 중에도 특수 학급에 소속된 학생들이 대부분인데, 교육 면에서는 상당 부분을 학교에 의지하는지라 학생 본인은 물론 가족까지도

농촌 어르신 일손도 돕고, 情도 싹 틔우고

NH투자증권 사회공헌 “너무 감사하죠. 코로나 때문에 아무도 안 오는데 가을에 수확해야 한다고 자기 일처럼 찾아와서 거들어주니까요.” 경기 파주 문산읍 당동2리 농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농사를 거들어주던 외국인 노동자들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일손을 돕겠다며 찾아오던 대학생들의 발길도 끊겨 수확에 차질이 빚어질 상황이었다. 지난달 8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 60여 명이 코로나19를 뚫고 이 마을로 달려갔다. 밭에 모인 임직원들은 체온을 측정한 뒤 마스크를 쓰고 고추 모종 심기, 사과 열매 솎기 작업을 거들었다. 성흥식(62) 당동2리 이장은 “NH투자증권 임직원들 덕분에 쌓였던 농사일을 다 끝낼 수 있어 속이 너무 시원하다”면서 “매년 수차례 찾아와 일손을 도와주긴 했지만 이렇게 코로나 상황에서도 잊지 않고 찾아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농협그룹의 일원인 NH투자증권은 농업인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농촌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당동2리에서 진행된 ‘함께하는 마을 만들기’ 사업이 대표적이다. 고령화 등으로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활동으로, NH투자증권 내 본부들이 전국 마을 32곳과 각각 연을 맺어 매년 주기적으로 일손을 돕는 식이다. 2016년 사업을 처음 시작한 이후 매년 평균 65회 농가 지원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주기적으로 참여하는 임직원만 1600여 명에 이른다. 직원들은 주로 사람 손이 많이 가는 포도 봉지 씌우기, 고구마 심기, 고추밭 비닐 걷기, 밭에 돌 걸러내기 등의 활동을 한다. 농민들은 매년 직원들과 밭일을 하면서 정(情)도 함께 쌓인다고 했다. 성흥식 이장은 “매년

“의료 구호에 인도적 지원 더한, 사회개발 NGO로 거듭나고 싶어”

[인터뷰] 박용준 글로벌케어 회장 “네팔 지진 때였어요. 1992년일 겁니다. 네팔은 산악 지형 국가라 외딴 마을이 많아요. 지역 주민한테 듣기론 의사라는 사람을 일평생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했어요. 집이 멀어서 며칠을 걸어와 진료받고 또 그 길을 며칠씩 걷는 거예요. 캠프 마지막 날, 짐 정리해서 버스 타고 공항으로 가는데, 전날 진료받았던 한 부자(父子)가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더라고. 아직 집에 가는 중인 거야.” 박용준(65) 글로벌케어 회장이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30여 년 전, 첫 해외 의료 지원 당시를 회상하면서다. 그는 “그 장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1997년 국내 첫 국제보건의료 NGO 글로벌케어를 설립한 그는 20년 넘게 전 세계 재난 현장을 누볐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때는 대구동산병원에 중환자 전문의 32명을 급파했다. 또 중환자실 설치와 치료에 필요한 의료장비를 지원하고, 대구 지역 취약 계층 600가구를 대상으로 긴급 구호품과 반찬을 비대면으로 배달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박 회장은 “누군가를 위한 배려로 출발한 NGO 활동이 이제는 책임감으로 무겁게 다가온다”고 했다. 국내 첫 국제의료 NGO 탄생 1994년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의대 동기생이었다. 발신지는 르완다. “이곳에 와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이었다. 당시 르완다에서는 ‘인종 대학살’이 벌어졌다. 100일 만에 100만명이 죽고 난민이 300만명 발생했다. 박용준 회장은 의료팀 단장으로 르완다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난민이라는 걸 처음 접했다. 이들을 돕는 국제 구호 NGO와도 처음 만났다. “유엔난민기구(UNHCR)가 난민촌을 형성하고, NGO 100여 개가 달려들어서

자가격리 중증장애인 돌보려 동반 입소 “다음에도 첫번째로 달려갈 겁니다”

[Cover Story] 오대희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장애인활동지원사 “긴급 상황이야.” 지난 3월 31일. 장애인 활동지원 일과를 마치고 잠시 사무실에 들른 오대희(33)씨를 센터장이 다급히 찾았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중증장애인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에 들어가게 됐다는 이야기였다. 확진자는 장애인의 엄마였다. 엄마는 격리 치료를 앞두고 있었고, 밀접접촉자였던 아들은 14일간 자가격리 생활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센터장이 물었다. “혼자서는 생활이 안 되는 중증장애인인데, 함께 격리시설로 들어가서 돌봐줄 수 있겠느냐”고.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가야죠. 그런데 언제요?” “내일 당장.”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에 근접하며 맹위를 떨치던 때였다. 중증장애인들 사이에서는 ‘코로나보다 무서운 게 자가격리’라는 말이 퍼지고 있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활할 수 있는 장애인들에게 자가격리는 사형선고와 같았다. 대구 등 확진자가 많이 나온 지역에서는 자가격리된 장애인을 도울 활동지원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나서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서울에서도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 구로구의 중증장애인은 3세 수준의 지능을 가진 발달장애인 청년이었다. 오대희씨는 집으로 돌아가 곧장 짐을 쌌다. 다음날 그는 서울시내 한 격리시설에 장애인과 ‘동반 입소’했다. 그를 포함해 총 3명의 장애인활동지원사가 퇴소 때까지 2주 동안 장애인 청년 곁을 지켰다. 자가격리 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활동지원사가 시설까지 따라 들어간 건 서울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조용히 잊힐 뻔했던 활동지원사들의 이야기. 세상에 꺼내놓고 싶어서 오대희씨의 일터로 찾아갔다. 지난 3일 서울 미아동의 주택가 골목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전담하는 중증장애인 부부가 사는 동네였다. “부모님께는 말 못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우리의 연결은 계속됩니다”

[언택트 시대, 진화하는 제3섹터] ③청년 활동 “제1회 페이스타임 파티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1인 1닭 쿠폰 선착순 제공!” 지난 25일 청년문화 기획 소셜벤처인 ‘아야어여’가 온라인 파티를 열었다. 2017년 설립된 아야어여는 ‘청년 힙합 축제’ ‘밥상 뒤집기 대회’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 문화를 활성화하고 청년들의 고립감을 해소하는 단체다. 아야어여는 최근 코로나19로 대면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랜선 모임’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페이스타임 파티는 혼자 사는 청년 15명이 같은 시간에 전달받은 쿠폰으로 치킨을 시켜먹으며 함께 게임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야어여 측은 “각자 집 안에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5월부터 청년인정, 동네형들,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 등 10개 청년 활동 단체의 온라인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사회적 고리 두기’ 사업을 시작했다. 축제나 글쓰기 모임 등 대면을 기반으로 진행되던 청년 활동의 무대를 온라인으로 옮겨오기 위한 사업으로 ‘우리는 연결을 포기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지만, 온라인에서만은 ‘연결’을 지속하겠다는 것이다. 사업에 참여한 청년단체 대부분은 온라인을 통한 연결이 2030 청년층에게 익숙하다는 점을 활용, ‘먹방’이나 ‘온라인 공론장’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청년인정과 동네형들 등의 청년단체는 식재료를 참가자들에게 배달한 후 같은 시간에 온라인상에서 만나 밥을 해먹는 ‘먹방’ 컨셉의 ‘랜선(온라인) 함께 밥 먹기’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은 페미니즘 대화 모임을 온라인으로 열기 시작했다. 청년 정책 발굴도

“AR 놀이터 만들고, 드론으로 마스크 전달” …UNGC, 국내 기업 ‘코로나19 대응 사례’ 발표

“AR(증강현실) 기반 동물 사진, 영상을 공유해 집 밖에서 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가상 놀이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SK텔레콤) “온라인 학습을 위해 국내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교육용 스마트패드 6000대 기부를, 런던·뉴욕 등 자사소유 옥외광고판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독려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LG전자) 국내 대기업들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부 뿐 아니라 각자의 자본과 기술력을 동원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는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이 같은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대응 사례를 엮은 ‘코로나19와 기업 지속가능성 –UNGC 회원사 대응 사례집’ 출간을 알렸다. 총회에는 반기문 유엔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 명예회장을 비롯한 240여 개 회원사 대표와 실무자가 참석했다. UNGC는 유엔이 추진하는 지속균형 발전에 기업의 동참을 독려하고 국제사회 윤리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00년에 출범한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2017년 UNGC 한국협회 명예회장으로 위촉됐다. 이번 UNGC 한국협회가 발간한 사례집에는 LG전자, 두산, 유한킴벌리, SK텔레콤, 포스코인터내셔널, 국민연금공단 등 26개 기업의 코로나19 대응 사례가 담겼다. 두산은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제주도 부속섬 주민을 위해 수소드론을 띄웠다. 응급구호 활동을 위해 개발된 이 수소드론은 2시간 이상 비행한다. 드론을 통해 섬주민 500여명은 마스크 1만5000장을 전달받을 수 있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임직원 950여 명은 지난 3월 한 달간 각 가정에서 ‘가족참여 재택 사회공헌’을 실천했다. 이들은 집에서 손수건을 제작해 국내 입양대기 아동 600여명에게 전달했다. 또 알록달록한 색으로 리폼한 운동화를 필리핀·미얀마 아동 350명에게 보내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문화예술, 행복한 삶 위해 존재”…”온라인 교육 전환만이 답 아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좌담회] 언택트 시대, 문화예술교육의 길을 묻다 임학순 교수 “가상공간에서의 교육 등 상황의 다양성 논의해야” 김선아 교수 “대면·비대면 교육엔 차이, 상호 보완하는 설정 필요” 박동필 연구원 “과학기술 발달로 가려진 휴머니즘 되살리는 역할을” 제환정 교수 “기술 전달에 갇혔던 교육, 언러닝·언티칭 본격화해야” 국내 문화예술교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 대전환을 앞두고 있다. 전국 학교는 물론 지역의 문화센터도 문을 닫으면서 특히 대면 교육 위주의 문화예술교육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 삼아 교육정책과 교육 서비스 시스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5월 25~29일 ‘2020 제9회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을 맞아 문화예술교육 현황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방향성에 대한 전문가 견해를 묻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진행된 이번 좌담회는 임학순 가톨릭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가 진행하고 김선아 한양대 응용미술교육학과 교수, 제환정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객원교수, 박동필 제주창의예술교육발전소 R&D랩 전문연구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세계적으로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이 주목받고 있지만, 온라인 전환만이 답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코로나 이후 문화예술교육의 방향에 대해서는 ‘예술교육 시스템 변화와 접근 방법의 확장성’ ‘교육 현장과 제도의 한계’ 등의 화두를 던졌다. 교육 현장 대혼란…문화예술교육 통한 창의성과 회복의 가치 이어가야 임학순 교수(이하 ‘임’)=문화예술교육 현장은 올스톱 상태다. 기존 교육이 면대면 기반으로 이뤄졌고, 또 물리적 공간의 중요성을 너무 강조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습자들의 교육 불능 상태는 곧 교육 관계자의 생존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