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예방
익명 고민에 손편지 답하는 ‘온기우편함’, 충남서 자살예방 사업 운영

32개 대학·청년센터·도서관 등 생활 공간에 설치…고위험군은 보건소 연계 익명으로 고민을 남기면 손편지로 답장을 받는 ‘온기우편함’이 충남에서 자살예방 사업으로 운영된다. 청년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간에 우편함을 설치해 정서 지원과 위험군 발굴을 함께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업은 2026년 3월부터 12월까지 충남에 거주하거나 생활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도내 32개 대학을 비롯해 청년센터, 도서관, 지하철역 등 생활 밀착 공간에 우편함이 설치되며, 일부 역과 지역 커뮤니티 공간 등 접근성이 높은 거점도 포함된다. 이용자는 우편함에 익명으로 고민을 적어 넣고, 담당자가 이를 주 1회 수거한다. 이후 자원봉사자가 내용을 바탕으로 손편지 답장을 작성해 작성자가 남긴 주소로 약 4주 이내 발송한다. 이 과정에서 편지 내용에 대한 검토가 함께 이뤄지며, 자살 위험 징후가 확인될 경우 해당 사례를 시·군 보건소 및 정신건강복지체계로 연계해 상담과 치료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일상에서 접수된 고민을 기반으로 위험 신호를 조기에 파악하고 대응하는 구조다. 사업은 충남과 시·군, 대학, 민간단체가 역할을 나눠 추진한다. 도는 사업을 총괄하고, 시·군은 설치와 관리, 대학은 공간 제공을 맡는다. 운영 단체는 우편함 제작과 설치, 편지 수거와 답장, 고위험군 사례 확인, 이용 현황 관리 등을 담당한다. 이 같은 사업은 충남의 높은 자살률을 배경으로 추진됐다. 충남은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자살률 1~3위권을 기록해 온 지역으로, 일상에서 위험 신호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조현식 온기 대표는 “온기우편함은 ‘내가 누구인지 몰랐으면 좋겠다’는 청년들의 욕구를 반영한 익명 마음돌봄 시스템”이라며

위프렌즈, ‘2024 이주노동자 생명 살리는 자살 예방 국제포럼’ 개최

(사)한국이주민건강협회 위프렌즈(구 희망의친구들)이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내달 16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서미화 국회의원과 공동주최로 ‘2024 이주노동자 생명 살리는 자살 예방 국제포럼’을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세계 자살예방의 날(9월 10일)은 생명의 소중함과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하는 날이다. 위프렌즈는 포럼을 통해 국내 이주노동자의 정신건강 실태와 자살 예방의 필요성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네팔·스리랑카·캄보디아 대사관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국내 이주노동자 당사자가 ‘한국사회 적응 과정 어려움과 자살 위기’를 발표한다. 이어 이애란 한국이주민건강협회 위프렌즈 사무처장, 신은정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본부장, 안병은 수원시자살예방센터장, 옴 플라크틴(Om Plaktin)캄보디아 EMDR 협회장 등 국내외 전문가가 한국사회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생활상을 통해 당사자가 겪는 심리적 어려움과 자살 위기 환경을 분석한다. 이들은 ▲이주노동자 정신건강 실태 ▲자살 예방 정책 현황 ▲민간 지원활동 경험 나눔 등을 이야기하며 이주노동자 자살 예방 전략 모색에 나선다. 위프렌즈는 체류 외국인이 250만명 시대를 기록하지만, 국내 산업 전반에 필수 인력인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사회 적응 과정에서 다양한 차별 경험과 노동권, 인권침해 등으로 자살하는 사례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프렌즈 관계자는 “더 이상 이주노동자의 자살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서는 안된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한국사회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민간과 정부가 관심을 갖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초석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cuseme@chosun.com

일주일에 한 번 통화 한 달에 한 번 방문이… 할머니에게는 살아갈 힘 된대요

[동행 취재] 노인 자살 막는 생명지킴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자살 사망률은 2017년 기준 10만명당 56.1명. 전 연령대 평균 수치인 24.3명의 2배를 웃돈다. 70~79세 연령층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은 6위로, 교통사고(7위)나 간 질환(8위)을 앞섰다. 2018년 OECD에 가입하며 한국을 제치고 ‘자살률 1위 국가’ 오명을 얻은 리투아니아도 노인 자살률은 우리나라보다 낮다. 노인 자살의 주요 원인은 빈곤, 질병 그리고 외로움이다. 강은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 연구위원은 “혼자 사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자살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며 “노인 자살을 예방하려면 지역사회가 이들을 가까이에서 돌보며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013년 보건복지부가 시작한 ‘생명지킴이(자살 예방 게이트키퍼)’ 양성 사업은 지역사회 기반의 자살 예방 복지 서비스다.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생명지킴이들은 주변에 사는 자살 위기자를 방문해 관리하고 이들이 필요한 상담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문 기관에 연결해준다. 중앙자살예방센터나 광역 단위의 정신보건복지센터·자살예방센터 등에서 ▲자살 신호 인지 방법 ▲자살 위기자를 대하는 태도 ▲위기 상황 대응법 등 자살 예방 교육과정을 수료한 시민이면 누구나 생명지킴이가 될 수 있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길음2동 생명지킴이로 활동 중인 이명희(61)씨를 동행 취재했다.   매일 ‘죽고 싶다’ 생각했던 할머니 “내가 그랬나?” “여보세요? 할머니, 지금 가고 있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오전 11시 5분. 통화를 마친 이씨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11시에 간다고 했는데, 안 오니까 할머니가 전화하셨네요.” 좁은 골목을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은 김정순(75) 할머니의 집. “아이고, 선생님. 추운데 뭐

전화 한 통으로 SOS하면… 골든타임 지키려 출동합니다

자살 예방하는 ‘SOS생명의 전화’ 2년 동안 비상전화·관제 시스템 갖춰 나가 상담 전화 7배 늘고, 생존율 75.8%나 돼 민관합동 예방 체계 역할 톡톡히 하고 있어 꾸준히 사업 추진해 소중한 생명 구할 것 “삐~ 원효대교 남단. 출동! 출동!”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 갑작스럽게 울린 사이렌 소리. 서강대교 부근 한강변에 위치한 ‘119여의도수난구조대’의 풍경이 일순간에 바뀌었다. “원효대교에서 자살 시도자가 있다는 신고예요.” 서형근 지대장이 날랜 손으로 장비를 챙기며 말했다. 오렌지색 복장을 한 6명의 대원이 사라지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30여초. 홍성삼 서울소방재난본부 수난구조대장은 “수상에서의 ‘골든타임'(생사를 판가름하는 결정적인 초기시간)은 4분”이라며 “이를 넘기면 폐에 물이 차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신고의 발원지는 원효대교가 아닌, 종로구 이화동의 ‘한국생명의전화’. 원효대교 남단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로 상담을 하던 중 들어온 위급 신호다. “남성인데, ‘도박 빚 때문에 죽고 싶다’고 했어요.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고 상담 도중 전화마저 끊어버렸어요.” 상담사의 전언(傳言)이다. 홍성삼 대장은 “그 신호에 수난구조대를 비롯해, 한강경찰대, 육상 구조대, 현장지휘대, 구급대, 경찰대 등 6개 조직이 동시에 출동한다”고 했다. 30분 정도가 지나자 구조대원들이 복귀했다. 서형근 지대장은 “불만을 호소하며 육상 구조대와 실랑이를 벌이다 경찰에 인계됐다”며 “우리가 물에서 대비해도 투신을 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정말 다행이다”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011년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한남대교에 처음 설치했던 ‘SOS생명의전화’는 지난 3년간 총 48대(총 12개 교량, 이 중 16대는 서울시가 설치)로 늘며 민관합동 자살예방 시스템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