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핸즈
“장애인을 위한 직무라는 건 없습니다”

전체 직원의 91.2%가 장애인으로 구성된 회사가 있다. 불과 직원 13명으로 시작했던 이 회사는 지난 10년간 장애인 고용과 일자리 개발을 위해 노력하며 올해 8월 기준 직원 250명 규모로 성장했다. 이곳의 특별한 점은 ‘장애인을 위한 직무’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서울 송파구에 있는 IT 기업 ‘오픈핸즈’ 이야기다. 올해 창립 11주년을 맞은 오픈핸즈는 삼성SDS의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이다. 주요 사업으로 소프트웨어 테스트, 솔루션 개발, 웹 보안, 서비스 데스크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오픈핸즈는 장애인 고용의 모범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고, 올해는 같은 대회에서 근로자부분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난달 24일 오픈핸즈의 성장 스토리를 듣기 위해 서울 송파구의 한 카페에서 이상준, 허민솔, 박형진, 박종성씨 등 직원 네 명과 마주앉았다. IT기업이지만 장애인도, 문과도 괜찮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업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장애인이라고 해서 업무 난이도를 바꿀 순 없잖아요. 대신 업무 환경에 신경 쓰죠. 장애인들이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IT사업팀에서 근무하는 이상준씨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픈핸즈에서는 장애인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업무 내용을 조절하지 않는다”면서 “대신 업무 환경이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회사에 알리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했다. 이를테면 휠체어 이용에 편리한 높낮이 조절 책상이나 낮은 시력에 필요한 대형 모니터 등 직무 수행을 위한 환경 개선을 편안하게 요구할 수 있다. 사내에는 전기 휠체어 충전소를 비롯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블록과 핸드레일도 곳곳에 설치돼

편견 없는 이곳… “우린 장애인 고용해 장려금도 받아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르포 모기업 출자 지분 50% 넘고 직원 30% 이상 장애인 고용 전문 교육 및 수화 통역사도 배치, 병원·IT 기업 등 일터 다양해져 3420억원. 기업들의 한 해 장애인고용부담금 총액이다(2014년 기준). 상시 5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직원의 2.7%를 장애인으로 고용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2008년 1월부터 장애인의 직접 고용을 보완하기 위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를 시행했다. 출자 지분이 50%를 넘고, 직원의 30%(중증장애인 비율 5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자회사를 운영하면 된다. 자회사의 고용 장애인은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간주돼, 기업의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줄어든다. 또한 정부는 이 사업장에 대해 최대 10억원의 지원금과 고용장려금도 지원한다. 현재 37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50대 기업 중에서는 11개 기업이 표준사업장 14곳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가 그 현장을 방문해봤다. 편집자 “휴일이 되면, 월요일이 기다려져요.” 이현숙(58·뇌병변 3급)씨는 매일 아침 6시가 되기 전 집을 나선다. 정식 출근 시각은 7시 30분이지만, 1시간 전에 도착한다. 회사 오는 길이 그렇게 즐겁단다.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던 이씨는 10년 전,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려졌다. 이후 왼쪽 신경이 모두 마비됐다.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증에 심하게 시달렸다. 지인의 추천으로 2014년 7월부터 ‘오픈핸즈(삼성SDS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지원사업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씨는 “뒤뚱뒤뚱 걸을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웠는데 이곳에서는 장애인이라고 편견을 가지는 일이 전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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