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특례법
학대 아동 신고 안 하면 과태료… 그 후엔 수수방관

아동학대 특례법 시행 6개월 신고 의무자 의심만 돼도 신고해야… 112로 신고번호 통합, 24시간 가능 교육 안 하면 300만원 이하 과태료… 피해 아동 사후보호·지원 시급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그리스도대학교 사회교육원 강의실에선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교육이 한창이었다. 가정어린이집 원장 100여명의 시선이 영상에 집중됐다. CCTV 화면 속 아동은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온몸을 떨고 있었다. “머리를 쓰다듬을 때 아동이 반사적으로 방어하는 자세를 보이면 학대 피해를 의심해야 합니다.” 노장우 서울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장의 설명에 원장들의 손이 바빠졌다. “여기 모인 원장님들 모두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라는 것, 알고 계시죠? 학대가 의심만 되어도 신고해야 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지난해 9월 시행된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특례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곳곳에서 원장들이 각자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제대로 씻기지 않아 아이 몸에서 냄새가 심하게 나서, 방임을 의심하고 어머니께 몇 차례 말씀드렸는데 달라지지 않는다” “아이를 애지중지 키우는 부모로 알고 있는데, 요즘 집에서 멍들어 오는 경우가 있어 신고해야 할지 고민된다” 등 사례도 다양했다. ◇아동학대 신고 112로 통합… 아동 본인 신고 늘고, 신고 의무자는 망설인다 지난해 12월 31일, 부모의 상습적 학대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강원 지역 중학교 교사 3명에게 과태료가 부과됐다. 아동학대 특례법이 시행된 이후 신고 의무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된 첫 사례다. 아동학대 특례법에 따르면, 교직원·의료인·상담교사 등 24개 직군을 신고 의무자로 규정하고, 학대 의심 사례를 신고하지

[Cover Story] 다사다난했던 2014 돌아보며… 다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꿉니다

2014 공익 이슈 TOP TEN 2014년 공익 현장은 굵직굵직한 이슈로 시끌시끌했다. 국내에서는 송파 세 모녀 사건(2월)에 이어 세월호 참사(4월)가 벌어졌고, 아동 학대 특례법도 시행(9월)됐다. 해외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서아프리카를 강타(2월)했고,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8월)이 페이스북을 통해 퍼져나갔다. 한편, 경기 침체 여파로 기업 사회공헌 예산은 줄었고, 협동조합·공유경제 등 대안적 형태의 경제 방식이 각광을 받았다. ‘더나은미래’는 연말을 맞아 전문가 10명과 지난 1년간 공익 현장 이슈를 짚어보고, 그 후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1.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떠오른 복지 사각 지대 “올해 초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복지 현장이 떠들썩했다. 지난 9일에는 이른바 ‘송파 세 모녀법’이라고 불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긴급복지지원법·사회보장 수급권자 발굴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내년 7월부터 이 법안이 시행되면, 제도상 최소한의 조치는 마련된다. 하지만 제2의 ‘송파 세 모녀’가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재량권을 발휘해 긴급 지원을 더 원활히 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 가장 본질적인 부분은 지역에서 실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을 촘촘하게 조성하는 것이다. 정부의 제도는 규격화되고 일률적이기 때문에 사각지대는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 공동체·연대 의식 등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2014년은 무상 급식·무상 보육 등 보편적 복지 확대에 대한 부담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기도 했다. 복지의 ‘지속 가능성’ 이슈는 앞으로도 지속될 화두다.” 2. 세월호 모금 1300억원그 행방은? “세월호 모금은 올 한 해 모금을 관통하는 큰 이슈다. 세월호 참사 성금으로 약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⑤ ‘신고의무자’ 책임 묻기 전 예방 교육 먼저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5)신고의무자, 촘촘한 안전망 역할 하려면 ‘상세 불명의 두개골 내 손상’ ‘대퇴부 골절’ ‘양쪽 손·발 2도 화상’…. 지난해 10월 계모의 학대로 세상을 떠난 울주군 서현양의 병원 진단 기록이다. 여덟 살 아동이 “그냥 다쳤다”기엔 석연찮은 부분이 많았다. 불볕 더위에도 긴 소매 옷을 입고 등교했고, 육안으로 멍 자국이 보였으며, 잦은 결석이나 지각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초등학교 교사 2명, 병원 의사 2명, 간호사 1명, 학원장과 학원교사 2명 등 총 7명이 서현양의 학대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현행법상 모두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유치원집 및 학교 교사·의사 등 신고의무자들의 아동학대 신고율이 30%대에 그친다. 지난해 12월 31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특례법)’과 개정된 아동복지법이 통과된 이후, 정부는 “신고의무자 역할을 강화시켰다”고 발표했다. 교사·의료인 등 22개이던 신고의무자 직군도 24개 직군 140만명으로 확대하고, 300만원이던 과태료도 500만원으로 올렸다. 과연 이 특례법이 시행되면 ‘제2의 서현이’는 주변 안전망을 통해 걸러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법안이 실효성 있게 작동하려면 3가지 맹점을 잘 극복해야 한다고”고 주장한다. ◇맹점 1. 신고의무자 증명 어떻게 할까… ‘몰랐다’고 하면 땡? “한번은 ‘어떤 집에서 부부 싸움을 심하게 해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기관으로 신고가 들어왔다. 부모 모두 알코올 중독이었다. 현장에 가보니 엄마가 싸우면서 던진 유리병이 깨져,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 여자아이의 팔뚝에 깊이 박혔다. 응급수술을 하러 병원에 가보니 둘째는 머리가 빡빡 밀려 있었고 초등학교

[Cover Story] [아동학대 예방정책, 이대로 괜찮은가] ① 아동학대 특례법, 이대로라면… 실효성 없는 법조문으로 끝날 가능성 크다

[아동학대 예방체계, 이대로 괜찮은가](1)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 전수조사 작년 12월, ‘아동학대 범죄 및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 특례법)이 제정됐다. 울산에서 계모의 학대로 갈비뼈 16대가 부러져 사망한 ‘울주군 서현이 사건’이 계기가 됐다. 2000년 아동학대 예방 사업이 시작된 지 13년간의 숙원 사업이 풀린 셈이다. 아동학대 사건에 개입할 법적 기반은 확보됐지만, 과연 대한민국 아동보호 체계는 바뀌게 될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오는 9월 아동학대 특례법 시행을 앞두고 아동학대 예방정책을 긴급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 “사실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와 서현이를 돌봐주던 상담원, 많은 분에게 이 사건은 여전히 큰 아픔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당시 서현이 사례 상담 팀장이었던 김지수(가명)씨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사건 발생 3년 전인 2011년 5월 13일, 포항 아동보호 전문기관에서 상담팀장으로 근무하던 김씨는 “동네 유치원에 다니는 한 아이의 몸에서 멍이 발견됐다”는 신고 전화를 받고 상담원 2명을 현장에 파견했다. 긴 옷 차림의 서현이 옷을 벗기자 발바닥, 배와 등에 심한 멍 자국이 발견됐다. “학대 행위자였던 박씨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자신의 행위가 학대인지는 몰랐다고 말했지만, 폭행 사실은 순순히 인정하면서 앞으로 절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습니다.” 5일간 현장 조사와 면담을 마친 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전체 회의를 소집해 서현이를 ‘원가정에서 보호하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서비스 개입을 진행하자’고 결정했다. 사례를 전담하는 상담원으로는 A씨가 선정됐다. “직접 현장조사를 했던 터라 서현이 사례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일을 하더라고요.” 이후 두 달 동안 가해자인 박씨(13회)와 친아버지(1회), 유치원 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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