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이노베이션캠프36_아이디어 제공자·IT 개발자 함께 36시간… 봉사 어플·홈페이지 탄생

제안된 아이디어 145개 중 6개 선별 ‘스스로 봉사활동 찾는 시스템’, ‘길거리 공연 실시간 알리미’ 등 개발 고생을 사서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토요일 자정부터 일요일 정오까지, 36시간에 걸쳐 여섯 개 팀으로 나뉜 60명의 젊은이들이 체육관에 책상과 컴퓨터를 죽 늘어놓고 앉아 문자 그대로 쉼 없이 프로그래밍 작업을 했다. 이들의 머리 위에서는 카운트다운 시계가 초단위로 움직이고 있었고, 주말을 전부 반납하는 일정임에도 이들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18일 0시부터 19일 12시까지 이어졌던 ‘소셜이노베이션캠프36’의 모습이다. 소셜이노베이션캠프는 전 세계적으로 개최되고 있는 국제 행사로,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가 2010년에 이어 유일하게 개최하고 있는 사회혁신 캠프다. 개인이나 비영리기구(NPO)가 사회를 혁신할 수 있는 공익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9명이 모여 이 아이디어를 웹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실현시킨다. 올해 소셜이노베이션캠프에 제안된 아이디어는 145개이고 그중 6개가 선정됐다. 캠프엔 6명의 아이디어 제안자와 자발적으로 모인 54명의 IT업계 종사자들이 모였다. 이들에게 돌아가는 금전적인 보상은 없다. 36시간을 하얗게 태울 수 있는 열정이 이들의 에너지다. 제안자 이주희씨는 “청소년들이 의미 있는 자원봉사를 찾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최근 봉사시간을 학교에서 강압적으로 채우게 하면서 엄마들이 봉사활동을 대신하거나 아이들이 시간 때우기로 수동적인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다. “자원봉사는 그 나이 때의 아이들이 성숙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자원봉사를 같이 기획하고, 모이고, 소개하고, 검색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했어요.” 추상적으로 아이디어만 제시한 것이 아니다.

뉴스킨 코리아 사회공헌 활동

제품 판매 1개당 1000원씩 적립… 전체 회원 15%, 모금활동에 동참… 희귀난치성질환자 의료 활동 지원… 소외계층에 도서관·도시락 제공 ‘뉴스킨 코리아’는 화장품을 비롯한 퍼스널 케어 제품과 건강기능 식품 및 기술 제품 등을 판매하는 세계적인 직접판매기업, ‘뉴스킨 엔터프라이즈’의 한국지사로 1996년 2월 설립됐다. 2009년 2172억원의 매출액으로 전세계 51개국 지사 중 매출액 2위를 달성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뉴스킨 코리아’는 설립 다음 해부터 장학사업을 비롯해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했다. 뉴스킨 코리아의 사회공헌 활동은 크게 수포성 표피 박리증 어린이, 루게릭 환자 등 희귀난치성질환자 대상 지원사업과 도서관 기증, 도시락 나눔 등의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 사업이 두 축을 이룬다. 그중 가장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펼치는 활동은 바로 희귀난치성질환자 대상 지원사업. 지난 2003년 수포성 표피 박리증 환우 가족 정기모임 시작부터 함께 한 뉴스킨 코리아는 그간 수술 및 치료비를 후원하고 정기모임 등 행사를 지원했으며, 나아가 강남세브란스 병원 수포성표피박리증 연구센터 연구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수포성 표피 박리증은 유전적 피부 질환의 하나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피부가 벗겨지거나 수포를 형성하는 희귀질환이다. 뿐만 아니라 뉴스킨 코리아는 2003년부터 건강기능제품 ‘레이시맥스’ 제품을 1개 판매할 때마다 1000원씩 적립하는 캠페인을 9년째 이어오며, 매년 약 1000만원의 기금을 ‘한국근위축성 측삭경화증 협회’에 전달하고 있다. 그 외에도 낙후된 시골 초등학교에는 ‘희망도서관’을, 월드비전을 통해서는 결식아동 및 장애인, 독거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한다. 이처럼 활발히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회원들의 관심과 참여 때문. 지난

굶주림의 땅… 농업 교육으로 틔운 ‘희망의 싹’

뉴스킨 엔터프라이즈말라위 ‘가족자립농업학교’ 말라위의 수도 릴롱궤에서 차로 두 시간여 북쪽으로 달려가 기드온씨를 만났다. 환하게 웃으며 맞이하는 가족들 뒤로 집 한쪽이 부서져 있다. 수확량이 서너 배로 늘어난 메이즈(maize, 아프리카 옥수수)를 차곡차곡 쌓아둔 쪽 벽이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까닭이다. 그런데 집이 부서진 이유를 설명하는 기드온씨 표정은 내내 웃는 얼굴이다. 먹을 게 없어 굶기 일쑤였던 기드온씨 가족에게는 부서진 집 벽은 ‘행복한’ 고민거리일 뿐이기 때문이다. “두 아들과 세 딸이 있는데, 아이들을 굶기는 부모 심정을 상상해 볼 수 있겠어요? 참으로 무력하고 처참한 심정이었습니다. 지금요? 메이즈 수확량이 예전의 서너 배로 늘었어요. 우리 몫을 충분히 남겨두고도 시장에 꽤 내다 팔 수 있죠. 앞으로 열심히 농사지어서 우리 아이들 대학교까지 공부시킬 겁니다.” 이처럼 기드온씨 가족에게 ‘미래’나 ‘꿈’과 같은 단어가 생긴 것은 불과 1~2년 전이다. 2009년 가족자립농업학교(School of Agriculture for Family Independence, SAFI)에 입학하면서다. 가족자립농업학교에 입학하면서, 농업기술을 배웠다. 퇴비를 만드는 것도, 인근 수원(水源)에서 물을 끌어대는 것도, 가축을 키우는 것도 배웠다. “수확량이 몇 배로 늘어난 것은 가장 작은 변화입니다. 곡물을 시장에 팔아 번 돈과 농작에 들어간 비용을 계산해, 수익률을 따져 보는 것도 배웠고요, 가장 큰 것은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을 배운 것이죠. 제가 배운 것들을 동네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어요. 저희 가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을 전체의 삶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기드온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7년 하나의 교육 촌락 형태로 문을 연

주류社 페르노리카코리아 – 음주운전예방의 날 캠페인

끝까지 품위 있는 음주문화 위해 뛴다 기업 수익도 중요하지만 위험한 음주습관 막고 싶어 최근 외국계 기업들의 국내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진행해 온 스마트 드라이빙 캠페인이 올해로 5주년을 맞았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프랭크 라페르 대표를 만나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사회공헌 철학과 지난 23일에 진행된 ‘음주운전예방의 날(Responsib’ALL Day)’ 캠페인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최근 외국계 기업이 국내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적을 떠나 일단 수익만 챙기는 기업활동은 곤란하다. 한국의 기업들이나 외국계 기업들이 외국에서, 또 한국에서 사회공헌을 하는 건 당연하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 ―페르노리카 그룹은 어떤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나? “페르노리카는 많은 사회공헌 활동을 해왔다. 환경과 관련된 책임에 대해 고민했고,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해 물을 가꾸고 보호하는 활동을 해왔다. 특히 1971년부터 젊은 성인과 임산부를 비롯한 소비자들에게 음주운전과 과도한 알코올 섭취를 막을 수 있는 책임 있는 소비습관을 장려해오고 있다.” ―술을 파는 회사가 과음이나 음주운전에 대해 고민하는 것 자체가 신선하다. “기업의 수익도 중요하지만 타인을 희생해가며 성장하고 싶지는 않다. 술은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윤택하게 해주고 품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절제하지 못하면 누군가가 희생된다. 특히 음주운전이 그렇다.” ―지난해 국내에 ‘음주운전예방재단’을 설립했다. “음주운전은 나뿐만 아니라 나의 가족, 타인의 가족에게까지 해를 입힌다. 다행히 다른 사회문제들에 비해 음주운전에는 대안이 있다. 특히 한국은

KB금융그룹 공익재단 출범 – 2600만 고객의 신뢰 모아, 사랑으로 나누겠습니다

5월 초, 모든 계열사와 공동 출연 재단 규모 1000억원 확대 약속 지난 14일 KB금융지주 어윤대 회장은 뜻밖의 선물을 받고 흐뭇함에 젖었다고 한다. 국내 1위 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어 회장을 감동시킨 선물은 다름 아닌 누룽지다. “누룽지는 밥을 짓고 난 뒤에 맨 마지막에 남는 먹을거리가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또 적당히 노릇노릇해야지만 제 맛이거든요. 아무나 이렇게 누룽지를 만들기 힘듭니다. 수녀님들의 정성이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KB금융그룹은 5월을 ‘사회공헌의 달’로 정하고 한 달 동안 전 계열사가 참여해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계열사 임직원의 과반수가량이 직접 자원봉사로 참여했고, 어윤대 회장도 그 참여자 중 한 사람이었다. 용인 에버랜드에서 서울 은평구 응암동 소재 아동양육시설 꿈나무마을 어린이들과 1대1로 짝이 돼, 임직원 750명과 함께한 ‘사랑 만들기’ 행사에서 어 회장은 제대로 사랑을 만들어 보는 훈훈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최근 KB금융그룹 사회공헌의 행보는 더욱 힘차게 나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초 ‘KB금융공익재단’을 출범시키며, 매년 1% 이내의 추가 출연을 통해 재단의 규모를 1000억원대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초기 출연금은 200억원으로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투자증권 등 KB금융그룹 모든 계열사가 공동 출연했다. KB금융공익재단의 이사장은 어윤대 회장이 직접 맡았으며 이사진으로는 김용덕 전 금융위원장,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정재영 전 성균관대 부총장, 구삼열 서울관광마케팅 대표 등이 참여했다. 감사로는 하홍식 변호사, 권승화 한영회계법인 대표 등이 있다. KB금융그룹이 재단 설립을 준비하기 시작한 때는 지난해 11월부터라고 한다. 같은 달 어윤대 회장은 ‘2010 서울 사회공헌 포럼’ 중

‘본사랑재단’ 설립한 본죽 대표_’죽’ 한 그릇으로 전하는 한국인의 따뜻한 ‘정’

병원·아프리카… 아프고 굶주린 사람들에게 죽 기부 가맹점 1000여 곳·협력업체도 동참 본사 본아이에프도 수익 10% 기부 연세의료원에 의료선교기금으로 올해부터 10년간 총 10억 지원 예정 “약속을 지키는 것뿐입니다.” 2009년 6월 본사랑재단을 설립한 이후 남모르게 펼쳐 오던 선행을 더욱 체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본 아이에프㈜의 김철호(48) 대표, 최복이(46) 이사장이 말하는 ‘나눔의 이유’다. 대학 졸업 후인 1989년 단돈 100만원으로 서울에 올라온 부부는 사업 초반에 고생이 많았다. “한 번은 기차 타고 대전에 있는 친척 집에 돈을 빌리러 갔어요. 자존심 때문에 정작 ‘돈’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거실에 앉아 있는데, 부엌에서 친척들 목소리가 들리더라고요. ‘돈 빌리러 온 거 아니냐’, ‘한 번 빌려주기 시작하면 버릇 되니, 차비도 주지 마라’ 이런 얘기들이 들리는데, 너무 속상해서 그냥 뛰쳐나왔죠. 한 분이 따라 나와 차비 얼마를 쥐여 주시는데, 자존심은 상해도 그 돈이 아니면 서울로 돌아갈 방법도 없는 터라 받으면서 너무 속상했어요. 돌아오는 기차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울면서 최 이사장은 “앞으로 꾸는 삶이 아니라 베푸는 삶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돈을 벌게 되면 열심히 베풀며 살겠다”고 약속도 했다. 하지만 사업이 바빠지면서 그 약속은 잊혀지고 말았다. 1998년 외환위기로 당시 운영하던 사업이 부도를 맞으면서, 비로소 그 약속이 다시 생각났다. “망하기 전 1~2년간 사업이 꽤 잘 됐거든요. 그러다 갑자기 망하니까 허망하기도 하고, ‘돈이 이런 거구나, 있다가도 사라지는 것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그리고는 옛날의 약속이 생각났습니다. 예전에 베풀며 살겠다고

“뛰고 달리고 춤추며 미래 꿈을 그렸어요”

아동사랑네트워크 Dream Together ‘1박 2일 캠프’ 4월 22일 오전 10시, 경기도 남양주 KT덕소사옥의 ‘꿈품센터’는 아이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남양주 12개 지역아동센터에서 신청한 70명이 넘는 아이들이 웃고 떠들고 뛰어다니고 있었다. “꿈품센터는 전적으로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KT 이덕순 부장이 말문을 열었다. “남양주에만 지역아동센터가 50개 정도 있는데, 대부분 남의 건물에 세를 들어 있거나 좁아서 아이들이 마음껏 배우기도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꿈품센터를 만들었어요.” KT는 덕소사옥의 1층에 28평 공간을 내서 아이들이 음악교육이나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공간을 개조했다. 현재 꿈품센터는 전국에 9개가 있고 올해 10개소 정도를 더 열 예정이다. 마냥 좋아하는 아이들이 1박2일의 캠프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가운데 관광버스 두 대가 도착했다. 관광버스는 하나투어에서 준비했다. 하나투어는 이번 캠프를 위해 아이들의 전체 일정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스케줄을 짜고, 여행안내책자를 개발하고 차량을 지원했다. 여행사만이 할 수 있는 재능기부를 한 셈이다. KT와 하나투어만이 아니다. 이번 캠프는 ‘아동사랑네트워크 Dream Together’에 속한 KT, KBS·하나투어·매일유업·정철영어TV·대교·한국건강관리협회가 각자 가진 것들을 재능기부로 내놓아 이루어졌다. 목표는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에게 꿈과 비전을 줄 수 있는 이틀짜리 비전캠프를 진행해보자’는 것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매일유업의 평택공장이었다. 아이들이 내리자마자 직원들이 나와 아이들을 맞아줬다. 아이들은 위생모자를 손에 받아들고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모자를 잘 쓰세요. 앞머리나 옆머리가 모자 밖으로 나오면 안 돼요.” 소독을 위해 들어간 에어 샤워실에서의 비명을 시작으로 우유와 요구르트의 제조 공정을 유리벽 너머에서 견학한 아이들은 갓 만든

[Cover story] 여행 통한 꿈과 희망… ‘행복의 의미’ 되돌아보는 기회로

하나투어 ‘아주 특별한 허니문’ 세부 무료 신혼여행 30쌍 참가 어머니 병간호로 식 못올린 부부 세 번째 암수술 앞둔 아내 위해… 새벽 한 시, 비행기가 가볍게 세부공항의 활주로에 내려앉았다. 착륙과 동시에 다섯 시간의 비행으로 인한 피로는 어느새 사라졌다. 사람들은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 활주로에 서서 남국의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 가득 별이 빛나고 있었다. 신혼여행이다. 하지만 갓 식을 올린 부부들만 온 것은 아니었다. 하얗게 머리가 센 노(老)부부, 장애를 안고 있는 남편의 손을 붙잡은 아내, 한국보다는 필리핀의 공기가 더 익숙한 신부의 팔짱을 낀 남편들이 입국 심사장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 본 사람도 있었다. 입국카드를 쓰는 것부터가 하나의 모험처럼 여겨지는 사람들, 이들 모두가 신혼여행을 왔다. 하나투어의 사회공헌사업인 ‘아주 특별한 허니문’의 풍경이다. 하나투어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1일까지 여러 가지 사정들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부부 서른 쌍을 필리핀 세부로의 여행에 전액 무료로 초대했다. 결혼식도 올리기 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며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 속에서도 애틋한 인연을 지켜온 부부도 있었고, 중매를 통해 몇 번의 국제통화와 두 번의 만남만으로 혼인신고를 하곤 한국에서 20년이 넘게 살고 있는 부부도 있었다. “혼자 살던 집이라 좁고 살림도 별로 없는데, 필요한 것만 같이 장만하자”면서 앞장서서 걸어가는 남편을 따라갔더니 무허가 단칸집 문을 열고 들어가더라며 결혼 첫날밤을 기억하는 부부도 있었다. 그 속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는 커플이 있었다. 이들은 섬 낚시 때도, 일급 호텔의 아침 식사에서도,

“피자 먹고 5000원 기부… 생활 속에서 나눔 실천해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 ‘비아 디 나폴리’ 등 음식점에서’기부카드’로 피자 무료로 먹고 전 세계 아이들 위해 기부도 하고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1일 점심시간. 광화문 거리에는 직장인이 한가득 쏟아져 나왔다. 며칠 새 포근해진 날씨 덕분에 다들 옷차림은 가벼워지고 발걸음은 느긋해져 있었다. 몇몇 직장인을 따라 LG광화문빌딩 지하에 자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비아 디 나폴리(Via di Napoli)’에 들어갔다. 이 날은 비아 디 나폴리가 4월 한 달 동안 펼치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의 첫 날이었다. 이벤트 기간에 ‘기부카드’를 들고 비아 디 나폴리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나폴리탄 마르게리타 피자’를 원래 가격의 4분의 1인 5000원에 먹을 수 있다. 고객이 낸 5000원은 국제어린이양육기구 한국 컴패션에 기부되어 전 세계 가난한 아이들을 돕기 위한 세계 식량기금으로 쓰인다. 기부카드는 ‘토니로마스’, ‘비아 디 나폴리’, ‘매드 포 갈릭’ 등이 속한 외식전문기업 ‘썬앳푸드’의 삼성동과 광화문에 있는 전 매장에서 받을 수 있다. 홀 한쪽에는 일곱 명의 여성들이 즐겁게 웃으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근처 회사의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직장동료인 이들은 비아 디 나폴리를 지나가다 이벤트 소식을 보고 들어왔다. 도심에서는 5000원으로 국밥 한 그릇 먹기도 힘든데, 이 돈으로 피자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모든 사람들이 흔쾌히 이곳을 점심식사 장소로 정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예전부터 기부와 나눔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김민희(26)씨는 ‘Love at Food ¹/₄ 나눔 캠페인’과 같이

“시각장애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세상 들려줘요”

스탠다드차타드 오디오북 제작 “사내 오디션이 열리는 날이었어요. 대기실에 앉아 있었는데 입사 면접을 볼 때처럼 떨리더라고요.” 떨리는 마음을 다잡고 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 이경실 대리는 ‘오페라의 유령’을 읽었다. 낭독하는 내내 이야기의 느낌을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낭독 후에는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주의 깊게 들었다. “꼭 하고 싶었거든요. 어린이들이 제 목소리로 녹음된 이야기를 들으며 어떤 상상을 할까, 그 어린이들이 새롭게 떠올리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습니다.” 입사 이래 가장 많은 땀을 흘렸다며 웃는 이경실 대리를 사로잡은 것은 회사의 사회공헌사업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지난해 12월부터 독서문화의 사각지대에 있는 국내 시각장애 어린이들을 위해 책을 제작했다. 이경실 대리가 참여한 것은 녹음도서라고 불리는 ‘오디오북’ 제작이다. 크리스마스 캐럴, 헬렌 켈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오즈의 마법사 등 어린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거나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세계명작 20권이 오디오북과 점자 책으로 탄생했다. 이번에 제작된 오디오북 500부와 점자 책 100부에는 여러 사람의 땀이 들어갔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는 녹음도서 및 점자 책 제작비용을 지원했고, 임직원 55명은 오디오북 제작을 위한 낭독봉사로, 45명은 점자 책 제작을 위한 입력 봉사로 참여했다. 그리고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미디어접근센터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오디션 진행, 녹음시설 제공 등 제작과정을 지원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책들은 지난 9일 출판기념회를 거쳐 시각장애특수학교 및 도서관에 전달됐다. 이경실 대리는 “오디션 이후 지난 3개월간 매번 녹음에 참여하면서 신기할 정도로 단 한 번도 지치거나 피곤하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며 그 비결로 “100여명의 동료와 함께 마음을 모아

“나의 상처 드러내니 아이들과 소통 더 쉬워졌죠”

휴넷에 재능기부하는 정린 대표 “스무 살까지만 살 거라고 말하는 아이에게 눈을 맞추고 ‘6년씩이나 더 살려고? 진짜 죽으려고 해본 적은 있니?’라고 되물어요. 그러면 아이가 좀 누그러져서 제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죠” 지난 11일 서울시 구로구에 있는 휴넷 사무실에서 만난 정린커뮤니케이션 정린(44) 대표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웃으면서 말했다. 정린 대표는 직장인 경영교육 전문업체인 휴넷에서 주니어성공스쿨 강의를 맡고 있다. 지금 진행 중인 강의는 휴넷 근처에 있는 ‘파랑새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저소득층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휴넷이 사회공헌 사업으로 매출액의 3%만큼 소외계층에게 강의를 기부하는 ‘오렌지 프로젝트’를 하는데, 정린 대표는 이 프로젝트에 동참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정린 대표는 “아이들의 본심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아이들 편에 서 있다는 것을 느끼면 아이들이 스스로 변한다”며 “강의가 끝나면 모든 아이들이 나와 포옹을 하고 가는 것이 원칙인데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관심이 있고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린 대표가 아이들에게 잘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어렸을 적 받았던 상처들 덕분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고문관 역할을 했던 정린 대표의 아버지는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와 세 오빠를 때렸다. 아버지가 받은 전쟁의 상처를 가족 모두가 떠안은 셈이다. 어린 정린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교회에 가서 아버지를 얼른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는 일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상처받은 아이들과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정린 대표는

이정근 사람인 대표 “얼마 전 흑자전환 이뤘지만 사회공헌은 당연히 할 일”

후원자 모집 ‘배너 광고’수천만원 기부하는 셈 작년 1월 최악의 참사라 불린 아이티 지진이 일어났을 때, 채용정보 사이트 ‘사람인’의 홈페이지에는 기업의 구인광고 대신 아이티 어린이를 돕자는 배너가 내걸렸다.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한 구직자들이 찾는 사이트에서 ‘남을 돕자’는 호소가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이처럼 사람인 홈페이지에 걸린 후원, 기부 참여 배너를 통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600명이 넘는 사람이 국제국호개발 NGO 굿네이버스의 정기후원자(월 1만원)로 등록했다. 사람인의 일주일 배너 광고비용이 300만원이 넘는 것을 생각하면 배너 후원을 통해서 ‘정기후원자 연결’ 외에도 수천만원을 기부한 셈이다. 얼마 전에야 흑자 전환을 이룬 중소기업이 사회공헌 사업에 뜻을 둔 데는 ‘공익성’을 염두에 두고 일을 해야 한다는 대표와 직원들의 생각 덕분이었다. 이정근(49·사진) 대표는 “한 회사가 굴러가기 위해서는 국가가 만들어놓은 도로나 전기 등 기본 환경을 이용하지 않느냐”라며 “회사를 운영하며 국가와 사회의 어려운 구성원들을 위해 기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사람인이 사회공헌 활동에 열심인 것은 업종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2005년 직원 20명으로 시작된 채용정보 사이트가 300여명의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청년 실업’ 때문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대졸 실업자가 35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고졸 실업자 수도 40만명이 넘는다. 사람인 직원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보통 중소기업이라면 잘 하지 않는 사회공헌 활동을 최대한 많이 하려고 했다. 2005년 법인 설립 당시부터 배너 후원을 시작으로 사내 모금활동을 통해 ‘아름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