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기구
“장애인만을 위한 보조기구? 그 편견부터 깨라”

제리 와이즈만 보조공학협회장 인터뷰 고령화 시대 접어들면서 보조공학 필요성 높아져 장애·비장애 구분 없는 디자인이 대세 될 것 장애를 바라보는 편견 그 장벽을 무너뜨릴 때 보조공학의 미래는 밝아 “안경은 시력 보조기구지만, 보조기구로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패션의 일부로 여긴다. 좋은 브랜드가 붙으면 고가를 지불하기도 한다. 휠체어나 보청기에도 적용되지 말란 법이 없다. ‘페라리’가 휠체어를 만든다고 상상해보라. 모두가 탐내고, 타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을까.” 제리 와이즈만(Jerry Weisman) 북미 재활·보조공학협회장의 말이다. 그는 버몬트 기술대학에서 재활공학기술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등 평생을 재활 엔지니어의 분야에 바친 대가다. 지난 8월 30일, ‘2012 국제 보조공학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을 위해 일산 킨텍스를 찾은 그를 만나, 선진국의 보조공학 기술에 대한 트렌드를 들어봤다. -앞으로 보조공학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먼저 의료기술이 발전했다. 과거에는 생명을 위협했던 질병을 극복하는 대신, 장애나 기능적인 제약을 안고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고령화로 청력이나 시력에 문제가 생긴 이들이 보조공학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20세기 초 47세였던 평균수명은 오늘날 75세가 됐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쟁으로 장애를 입는 군인들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디자인이 아닌, 모두에게 유용한 ‘보편적인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방문의 원형 손잡이를, 누르는 ‘레버형’으로 바꾼다고 해보자. 비장애인들도 손이 자유롭지 못할 때 이를 유용하게 쓸 수 있다. 휠체어를 위해 만든 경사로 덕분에 일반인도 캐리어를 쉽게 이용할 수 있지 않나.” -한국은 보조기구와 관련된

툭 하면 고장 나고 형식적인 지원… 장애인은 두 번 운다

보조기구 지원 현실 그들의 한숨_수리한 지 3일 만에 말썽 그마저도 부품 단종돼 못 고치고 방치 ‘애물단지’ 개별 장애 특성 무시하는 정부 일방적인 지원까지 한편_삼성, 아이캔 보급 사업 부담 없이 쓸 수 있도록 저렴한 재료로 개발 연구 “남의 걸 빌려 타고 왔다.” 김영호(63·경기 의왕시)씨가 인상을 찌푸렸다. “전동 스쿠터를 지원받았는데, 툭하면 고장이 났어요. 5년 사이에 수리비만 200만원 넘게 들었죠. 그 와중에 제조 회사는 부도가 나버렸고, 부품이 단종돼서 이젠 수리를 받지도 못해요.” 건강하던 김씨가 쓰러진 것은 2003년 7월. 뇌병변으로 왼쪽 마비 판정을 받고 2급 지체 장애인이 됐다. 2007년 무렵 김씨는 “정부가 80%를 부담해준다”는 보조기구 판매원의 말을 듣고 K상사의 전동 스쿠터를 167만원에 구입했다. 기구 값의 20%는 본인 부담이었다. 정부에서 정한 이용 기한은 6년. 하지만 이 전동 스쿠터는 ‘애물단지’가 됐다. 중국제 기구는 툭하면 말썽을 일으켰다. 1년간의 무상 서비스 기간이 끝나자, 수리비가 쌓여갔다. 수리를 마친 부분이 3일 만에 다시 탈이 난 적도 있었다. 김씨는 당시 “너무 억울해서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고 한다. 결국 전동 스쿠터는 집 한편에 방치됐다. 제조 회사가 부도나서 이젠 수리조차 불가능하다. 김씨는 내년 4월이 되어야 새 기구를 지원받을 수 있다. 그때까지는 얻어 타는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보조기구 역할은 늘었지만…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이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보조하는 기구를 ‘보조기구’라고 한다. 6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한국의 스티븐 호킹’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사용하는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