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사회적기업
서른 살 장애 청년의 고군분투 협동조합 창업기

위즈온협동조합 청년 실질 실업자 100만 시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청년 실업자 수는 44만 8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1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창업을 해도 문제다.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 생존율’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5년을 버틴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이 문을 닫고 있다. 소기업에 취업을 하더라도, 수년 내에 또 이직을 해야 한다. “장애 청년들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죠. 인식의 문제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접근성’의 문제거든요. 사무실에 엘리베이터는 없고 계단만 있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불리한 요소들을 안고서 취직을 어렵사리 했지만, 몇 년 사이에 회사가 없어지고. 다시 구직 활동을 하고, 또 회사가 없어지는 과정을 3번이나 겪었어요.” 오영진(30·지체장애 1급)씨는 퇴행성 근육병(근이영양증)을 앓고 있는 장애 청년이다. 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약해져 폐근육 활동이 중단되면 사망에 이르는 불치병이다. 오씨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다. 대덕대 웹디자인과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1년 6개월만에 5학기 과정을 모두 마치고 과 수석으로 졸업한 오씨지만 사회에 진출하자마자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고스란히 겪었다. 100여개의 회사에 원서를 보냈지만 면접 기회를 준 곳은 오직 3곳뿐. 2006년 가을, 렌즈 회사에서 웹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경영난으로 회사가 문을 닫자, 지난한 구직 활동은 다시 시작됐다. 3번의 구직 과정을 경험한 오씨는 2012년, 사회적기업을 직접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우리(장애 청년)의 일자리를 우리가 직접 만들겠다는 의미로 말이다. 회사의 이름은 ‘위즈온’. ‘우리가 함께 온 세상을 밝히자’는 뜻이다. 위즈온은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우리의 여행으로 세상을 바꿉니다

공감만세 “여행이 세상을 바꿀 순 없을까?” 열댓명 청년이 질문을 붙잡고 늘어졌다. 문화와 자연을 파괴하는 소비 위주의 ‘관광’ 대신, 새로운 방식의 여행이라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것도 같았다. 2009년, 뜻 맞는 청년들이 모여 시작한 활동이 해를 거듭하며 형태를 갖춰갔다. 올해로 7년, ‘공정여행’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대전 사회적기업 ‘공감만세’의 이야기다. 그들이 말하는 ‘공정여행’이란 무엇일까. 고두환(33·사진) 공감만세 대표는 “지역과 사람, 여행자와 현지인이 소통해, 모두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길을 찾는 여행 방식”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주도나 명동 사례를 생각하면 쉬워요. 제주도로 오는 관광객이 급증했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관광객이 늘면 자연히 지역에도 도움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사실 정 반대예요. 관광객으로 돈을 버는 건 면세점이나 렌터카, 쇼핑센터 처럼 관광객을 찾아 따라온 자본 정도예요. 중국 사람들은 중국인이 운영하는 페리 타고 와서, 중국인이 소유한 호텔에서 머물다 떠나니 세금을 내서 기여하는 것도 없어요. 반면에 제주도에 사는 사람들에겐 환경 오염, 늘어난 쓰레기, 교통 체증 등 ‘관광’이 남기고 간 부정적인 면이 훨씬 커요. 이런 방식의 관광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새로운 방식의 여행을 이야기하는 게 ‘공정여행’ 입니다.” ‘여행을 통해 지역사회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자’. 고 대표가 ‘공정여행’이란 방식을 생각하게 된 것도 여행자들로 인해 자연이나 문화가 파괴되는 불편한 모습들을 보고 나서였다. “필리핀 이푸가오 주에는 바이니난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어요. 그곳에 있는 ‘계단식 논’은 세계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을 만큼 아름다워요. 그런데 계단식 논이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왔어요. 그러자 외부인들이 들어와 관광객 입맛에 맞는 가게나 숙박업체를 지었고, 지역 주민들도 계단식 논 팔기에 나서면서 결국 폐허가 됐어요. 여행자들이 몰려온 것이, 결과적으로는 이푸가오 공동체를 파괴한 거죠. 저희는 현지 청년 단체랑 협력해서 공정여행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참가자들은 현지인들과 어울리면서 논에서 모내기도 하고, 계단식 논 복원에도

장애인의 ‘두 발’이 되어드립니다

헬프카 협동조합 장애인과는 거리가 먼 삶이었다. 2007년, 부인을 따라 시작했던 중증장애 활동 보조가 그의 삶을 바꿨다. 2014년, 장애인들의 이동을 돕는 ‘헬프카 협동조합’을 시작한 이득우(63·사진) 대표의 이야기다. “중증장애를 지닌 분들을 보조하면서 가까이서 들여다보니 휠체어 타는 분들에게는 이동하는 일이 여간 큰 일이 아니더라고요. 전동 휠체어는 일반 자동차에 들어갈 수도 없어요. 그래서 보통 일반 휠체어로 옮겨서 차에 태워서 학교나 사무실로 이동한 다음에 그곳에 비치해 둔 전동휠체어로 다시 옮겨드려야 했고요. 번거로운데다 쉽사리 이동하기 힘들었죠.”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고민이 시작됐다. 장애인들의 이동을 돕기 위한 여러 대안이 있었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장애인 분들 위해서 저상버스가 많이 보급됐지만 당사자들은 거의 쓰지 않아요. 장애인 한 분 타려면 버스가 멈춘 다음에, 리프트가 내려오고 기사가 안전벨트까지 채워드려야 하는데, 다른 승객들이 기다리면서 시선이 집중되는 시간이 불편한 거죠. 노선이나 운영 대수가 많지도 않고요. 시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도 한계가 많아요. 하루 전날, 오전 8시에 다음날 타고 싶은 시간을 미리 예약 해야 하는데, 급한 경우엔 쓸 수도 없어요. 예약 하기도 거의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고요. 차량 보유 수 자체가 제한적이다 보니, 몇 분 안에 마감이 되거든요.” 크기가 큰 전동휠체어는 일반 택시나 버스에 실을 수도 없었다. 사고가 난 이후 재활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장애등급 판정을 받지 못한 이들이나, 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이들도 사각지대였다. 시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를 예약할 수 없기 때문. 저녁 10시 이후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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