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숙 변호사의 모두의 법] 위기의 순간,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어딜까? 가족과 연인,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나라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이달 초 수년 전 나라에 보호를 요청한 탈북민을 오히려 북한이탈주민 인정마저 취소하고 형사 재판 피고인으로 세운 사건에 대한 1심 판결이 이뤄졌다. 피고인 A씨는 북한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16세까지 살다가 북한으로 이주했다. 그는 아버지 국적을 따라 북한 국적을 인정받았고, 결혼해 자녀를 낳아 20년 넘게 북한에서 살다가 홀로 탈북했다. 이후 중국에서 일용직 노동자를 전전하다 어렸을 때 남아 있던 중국 호구부를 회복하는 방법으로 한국으로 입국, 탈북민 자격을 인정받았다. 한국에 정착한 A씨는 북에 둔 가족들 생각에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이들을 탈북시키고자 다시 중국에 입국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A씨는 이때 압수된 한국 여권을 받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총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국적 문제가 불거졌다. 중국 공안청은 A씨에게 중국 호구부가 있으므로 중국인이라 할 수 있지만, 중국법상 외국 국적을 적법하게 취득하면 중국 국적은 상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A씨의 국적을 확인하기 위해 북한인 신분 증명 자료를 우리 정부에 요청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우리나라 국정원, 통일부, 외교부 어느 곳 하나도 A씨가 탈북민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협조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 공안청 말만 듣고 2011년 A씨에 대한 탈북민 인정을 취소하고, 위장 탈북민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정부가 피고인의 북한인 신분 증명에 관한 자료를 공안청에 제공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