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Fest 참관기 (하)] TED가 시크릿 연사를 두는 이유

TEDFest 참관기 (하) 사전에 미리 공개하지 않는 연사 2017 올해의 시크릿 연사 프란치스코 교황   TEDFest 둘째날 저녁, 네번째 세션의 주제는 건강, 삶, 사랑이었다. 화면에선 바티칸 시 성베드로 광장의 모습이 등장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원샷으로 담은 아름다운 사진이었다. 알고보니 작년 TED2016에서 강연한 세계적인 사진작가 스테판 와잌스(Stephen Wikes)의 작품. 곧이어 화면에 등장한 깜짝 인물은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좋은 아침입니다”라며 인사를 건넸다.   TED가 미리 공개하지 않은 올해의 시크릿 연사는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이었다. 교황은 TED2017의 주제인 ‘미래의 당신(The Future You)’을 자신의 경험담으로 풀었다. 아르헨티나 이주민 출신인 교황은 “나도 어려운 사람들 중 하나가 됐을 수 있었다”고 했다. 교황은 또 우리 모두에게 연대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밝혔다. “당신의 미래는 현재 만나는 만남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모든 사람의 존재는 다른 사람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인생이란 그 관계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연대를 키워낼 수 있을까. 교황은 평등과 단결, 유연함을 강조했다. “희망을 키우는 작은 불꽃 하나가 어둠의 장막을 깨뜨립니다. 단 한 사람만 있어도 희망은 존재합니다. 또 다른 ‘당신’과 ‘당신’으로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있는 곳이 바로 혁명의 시작입니다.” 기립 박수는 꽤 오래도록 이어졌다. 곧 이어 등장한 세계은행 김용 총재와 미래 인류학자 조너선 색스도 비슷한 주장을 펼쳤다. “화합과 통합은 개인으로부터 나오는 게 아니라, 결국 미래의 ‘당신’이 되려면 지금의 ‘우리’가 먼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⑥] 미래 자동차 산업, CSR이 핵심된다

미래 자동차 기업의 핵심성과지표, 무엇이 될까     경영전략을 강의할 때 가장 마지막으로 다루는 이슈는, 기업이 여러가지 전략의 수립 및 실행을 통해 기대했던 목표를 실제로 달성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 판단 결과에 따라 경영전략 프로세스 전체의 효과성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목표 달성여부를 판단할 때 기업들이 의존하는 다양한 지표를 통칭해 ‘핵심성과지표’라고 부른다. 자주 사용되는 핵심성과지표는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핵심성과지표는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창업 3년 미만 벤처기업의 핵심성과지표가, 폴란드의 GDP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월마트의 핵심성과지표와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 집약적 산업과 기술 집약적 산업의 일반적인 핵심성과지표들 역시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산업별 특성이나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핵심성과지표로 활용되는 것이 양적 증가를 대변하는 경제적 지표였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이 개별 기업의 수익에 근거해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500대 기업 리스트가 좋은 예이다. 이러한 양적 증가가 핵심성과지표로 활용되어 온 이유는,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이 양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달성해야 한다는 재계와 학계의 오랜 믿음 때문이다. 경영환경이 바뀌면 기업의 전략이 수정되어야 하는 것처럼, 핵심성과지표 역시 시대적 변화를 감안해야한다. 자동차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전후방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및 그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 등에 따라, 자동차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자동차 산업을 ‘산업

[TEDFest 참관기 (상)] 커뮤니티를 창조하는 이들을 위한 글로벌 동창회

TEDFest 참관기 (상)   TEDFest를 아는가. 올해 처음 시도된 TEDFest는 전세계 60여개국에서 500여명의 참가자가 함께 한 TED의 연관행사다. 지난 4월말 뉴욕에 모인 이 참가자들은 일반인들이 아니다. TED 본사로부터 각 나라와 지역, 학교에 TED행사를 열수 있는 라이센스를 부여받은 이들이다. 국내에서도 TEDxMyeongdong(명동)을 시작으로 TEDxSeoul(서울), TEDxYouth@Hanam(청소년하남), TEDxItaewon(이태원) 등이 열렸는데, 전세계 2만666개의 TEDx행사 중 국내에만 지금까지 535개의 이벤트가 있었다. TED본사는 전 세계에서 늘어나고 있는 TEDx 행사를 직접 꾸려가고 있는 혁신가들을 초청해, 서로의 사례를 공유하고 네트워킹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2013년부터 TEDxCheongjuED(청주에듀)를 총괄기획 운영을 맡아온 ‘더나은미래’ 박윤아 청년기자는 지난 4월말 이번 행사에 초청받아, 현장을 돌아봤다. 커뮤니티를 창조하는 이들이 모인 ‘글로벌 동창회’ 현장을 2번에 걸쳐 르뽀한다./ 편집자   #1. 올해의 TED 키워드는 ‘인간’   ‘미래의 당신(The Future You).’ TEDFest가 열리는 같은 기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TED2017의 핵심 어젠다였다. 첫날 무대에 선 세계적인 종교석학 조너선 색스는 “종교와 신념을 믿었던 사람들이 오늘날 가장 숭배하는 종교는 바로 자기 자신(Selfie)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숭배하는 것은 우정, 신뢰, 충성, 사랑을 필요로 하는 우리의 사회적 본성과 당연히 충돌됩니다. 우리가 ‘I(나 자신)’으로 가득차서 ‘We(우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연약하고 두려워하고 외로운 우리 스스로를 발견하게 됩니다.” 조너선은 ‘나’만 존재하는 삶의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순한 제안을 한다. 조너선 색스는 영국의 저명한 유대교로 오늘날의 극단주의 시대에 차이의 관용을 호소한 ‘차이의 존중’(말글빛냄) 이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세계은행 총재 김용은 “개도국에

다일공동체 밥퍼 1000만 그릇 돌파기념, 오병이어 행사를 가다

‘밥’으로 이웃에 나눔 실천해온 다일공동체   지난 2일 오전 10시, 서울 청량리 밥퍼나눔운동본부의 공터에는 노숙인, 노인을 비롯한 10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른 아침부터 이들이 모인 까닭은 다일공동체의 ‘밥퍼나눔’ 1000만그릇 돌파를 기념하기 위해서다. ‘오병이어’라고 이름 붙여진 이 행사는, 떡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5000명을 먹인 성경 속 나눔의 기적을 되새기는 뜻에서 열렸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김종욱 서울시 정무부시장, 유덕열 동대문구청장, 전 월드비전 회장 박종삼 목사 등도 참석했다.     ◇다시 일어나는 이웃들, 그 곁엔 다일공동체   “여러분, 이종순 할머니 별명이 뭔지 아시죠?”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든 최일도(61) 다일공동체 이사장이 참석자들을 향해 물었다. 이어서 그가 말했다. “항상 웃는 얼굴이라 ‘스마일 할머니’라고 불리죠. 그런데 스마일 할머니에겐 고통이 많았습니다. 호적신고가 돼 있지 않아 대한민국 국민인데 어떤 권리도 누리지 못하셨습니다. 그런 할머니가 다가올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밥퍼 가족들이 힘쓴 결과입니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이종순(76) 할머니는 수줍게 한 마디를 꺼냈다. “사랑합니다.” 다일공동체를 찾는 노숙인과 노인들은 단순히 밥만 먹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나눔의 사랑이 담긴 밥을 통해 다시 일어날 힘을 얻은 것이었다. 이차술(62) 할아버지도 그 중 한 분이다. 이 할아버지는 청량리에서 17년간 노숙생활을 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는 감옥에, 어머니는 생활고에 못 이겨 집을 나갔다”며 “12살 어린 나이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농약을 마시고 자살시도를 했고 성인이 돼서도 술을 마시며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다”며 지난날을 고백했다. 이

인생 2막, 사회적 경제에서 펼치는 시니어들

We are SEniors(위아시니어스) 시니어 인턴   은퇴를 앞둔 시니어들에게 전하는 강승환(가명·62)씨의 조언이다. 금융기관에서 일하던 강씨는 은퇴 후 한 회생기업에서 일했으나 갑작스레 회사가 파산하는 바람에 일자리를 잃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인생 2막에 그는 막막하기만 했다. 어디서 어떤 정보를 찾아야 다시 일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그는 시니어앤파트너즈에 취직해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똑같이 느끼는 은퇴 시니어들에게 재취업 상담을 해주고 있다. 그에게 일자리를 연결해 준 것은 사회적기업 중간지원 기관인 신나는 조합의 ‘We are SEniors’(이하 위아시니어스) 프로그램이다. 위아시니어스는 은퇴한 시니어들이 사회적경제 분야로 취업 또는 창업할 수 있도록 ‘시니어 사회적경제 기업 전문가 아카데미’ 교육과 컨설팅을 지원한다. 은퇴한 시니어들은 자신의 전문능력을 활용할 수 있고, 사회적기업의 입장에선 전문 인력 구인난을 해소할 수 있다.   ◇마음속에 ‘사회적 경제’를 품은 시니어들   시니어를 위한 수많은 창업교육 프로그램들이 범람하지만, 위아시니어스는 사회적 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로 유입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신청자 중 선발을 거친 20여명은 3개월간 ‘시니어 사회적경제 전문가 아카데미’ 교육을 받는다. 수강생 중 한 명인 이강훈(63)씨는 교육을 받으며 사회적경제에 뛰어들어야겠다는 확신을 가졌다. 32년간 대우전자에서 근무한 그는 해외영업부서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영업과 마케팅 분야로 활동할 생각이다. 이씨는 “사회에 공헌하고 개인적 보람까지 느낄 수 있어 나한테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10년 뒤 사회적 경제 분야의 전문가가 돼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

저신장 장애인과 함께하는 ‘대심땐쓰’ 기획자, 현대무용가 안은미

 “신체적 크기는 마음속 에너지와 비례하지 않아… 키는 작아도 ‘대심大心’”   작은 키에서 내뿜는 에너지는 무대 위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보라색과 은색, 검고 하얀 줄무늬 의상을 입은 10여명의 무용수들이 무대에 등장했다. 흐느적거리는 음악과 함께 시작된 느릿한 움직임. 점차 빨라지는 템포에 맞춰 배우들이 천장을 향해 뛰놀기 시작했다. 격렬하게 몸을 교차하며, 무대를 휘젓던 이들 중 눈에 띄는 무용수 두 명이 있었다. 성인 남성의 3분의 2 정도에 지나지 않는 키, 김범진(26)‧김유남(24) 씨다. 이들은 저신장 장애를앓고 있다. 저신장 장애인은 성인이 됐을 때 키가 약 147.5㎝ 이하인 사람들을 가리킨다. 지난 5월 12일부터 3일 동안 안은미 예술감독의 신작 ‘대심(大心)땐쓰’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의 무대를 달궜다. 이번 공연은 안은미컴퍼니와 저신장 장애를 가진 무용수들이 함께 만든 무대다. 지난해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꾸린 ‘안심(安心)땐쓰’에 이어, 사회적 소수자들과 소통하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몸은 작지만 마음은 크다’는 뜻에서 ‘대심大心’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무대의 핵심 키워드는 ‘길이’   공연을 기획한 안은미(55) 예술감독은 국제적으로 주목 받는 현대무용가이자 예술단체 안은미컴퍼니의 대표다. 대심땐쓰를 통해 신체적 ‘길이’에 상관 없이 인간이 가진 잠재력을 춤으로써 보여주고 싶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극단에서 활동중인 범진이를 우연히 만났는데 키가 너무 작아서 눈에 띄었죠. 그런데 그 작은 체구에 주체할 수 없이 넘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끼와 에너지를 우리 사회에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는 안 감독. 안무와 의상, 배경음악까지도

심리상담 해주는 앱이 있다고요? ‘트로스트’ 김동현 대표

국내 최초 심리상담 앱 ‘트로스트’   470만 명. 우리나라 성인 중 정신질환 경험을 가진 사람의 숫자다.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 중 전문가와 상의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10명 중 1명꼴이다. 거꾸로 말하면, 9명의 ‘시한폭탄’이 멀쩡한 것처럼 사회생활을 한다는 뜻이다. 국내 최초 심리상담 앱 ‘트로스트’를 세상에 내놓은 휴마트컴퍼니의 김동현(27·사진) 대표가 주목한 것도 바로 이 문제였다. ‘왜 사람들은 심리 상담 받기를 꺼리는 걸까.’  ‘누구나 부담 없이 상담을 받도록 할 방법은 없을까.’ 2014년, 지인의 사고를 경험한 이후 우울증세가 찾아온 김 대표는 국민대 내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갔다. 한 번도 이야기한 적 없는 자신의 삶을 털어놓았다. 대학교 상담센터와 일반 심리상담센터 등 10개월간의 상담 끝에 마침내 우울증세를 극복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났다. 좋은 것은 나누고 싶어서였을까. 김 대표는 주변 친구들에게 심리 상담을 적극 추천했다. “대부분 상담 받기를 거부하더라고요.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크고, 직접 만나서 대면(對面) 상담을 해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의료 기록이 남는 것도 불편하고요. 50분 상담에 10만원이라는 비싼 가격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김동현 대표는 심리 상담에 대한 바로 이 거부감이 대중화의 장애물이라 판단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모바일, 온라인 상담 플랫폼을 구상했고, 이것이 오늘날 트로스트가 됐다.   ◇마음이 멍든 사회…당신의 마음은 건강 합니까   작년 1월,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출신인 김 대표는 지인들 중에서 개발자,

에코 없는 ‘에코보틀’, 이대로 괜찮을까?

직장인 박지연(26)씨는 요즘 부엌 찬장만 보면 근심이 가득하다. 하나 둘씩 늘어난 에코보틀이 어느새 찬장을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박씨는 “처음엔 환경보호란 취지에 공감해 에코보틀을 선호하게 됐지만, 막상 집에 쓰지 않는 보틀만 늘어가 처치곤란”이라면서 “멀쩡한 제품을 버리자니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 같아 이도 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윤리적 소비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에코보틀이 집안의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에코보틀이 홍보마케팅을 위한 판촉물로 사용되면서 본래 취지가 퇴색되고 있는 것. 에코보틀의 핵심은 하나를 구매해 계속 사용하는 것인데, 국내에서는 ‘재사용’은 커녕 ‘재구매’를 부추기는 모양새다.    ◇홍보 판촉물로 전락해버린 에코보틀  에코보틀(eco-bottle)은 플라스틱 물병으로, 무게가 70~80g로 가볍고 재사용이 가능하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일 수 있어, 저탄소·친환경을 지향하는 소비자에게 주목받았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디자인도 특징이다. 내용물로 개성을 표현할 수도 있어 젊은 층에서는 패션아이템으로 인기를 끌었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에코보틀 마케팅을 펼치는 업종은 뷰티 및 식음료업계다. 제품 구매 시 보틀을 무료 증정하거나, 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CJ올리브영은 4월 지구의 달을 맞아 일정금액(3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친환경 에코보틀(350ml)과 에코파우치 등을 포함한 ‘그린 액션 키트’를 증정했다. 커피빈도 지난 3월 음료 구매 시 보틀을 1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했고, 투썸플레이스는 올초 콜드브루커피 구매 시 보틀을 무료 증정했다. 이밖에도 마이쥬스 등 주문 시 매번 보틀을 무료 증정하는 신규브랜드도 생겨났다.   대학가에도 홍보용 에코보틀 열풍은 거세다. 입시설명회나 교내 캠페인을 위한 홍보물로 에코보틀을 제작하는 학교가 늘고있다. 동아리 홍보를 위해

[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⑤] 국내에서만 1등? 아시아 기업들과 비교해본 한국 기업의 CSR 성과

한국 기업의 CSR 성과, 아시아 기업들과 비교해보니    경영학의 세부 연구 주제는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주제의 궁극적 목표는 ‘기업이 경쟁 우위를 어떻게 유지 혹은 확보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을 제공하는 것으로 수렴된다. 경쟁우위가 점차 약화되는 기업은 궁극적으로 생존 자체를 염려해야 할 처지에 몰리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이 급격히 줄고 있다. 1935년 90년이었던 미국 기업의 평균 수명은 1975년에는 30년, 1995년에는 22년, 그리고 2015년에는 15년으로 급속히 단축되고 있는 것. 포춘(Fortune) 500 리스트를 통해서도, 거대 기업들의 흥망성쇠가 여지없이 드러난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국내 시가총액 상위권에 포함된 기업 10곳 중 4개 기업은 불과 20년 만에 그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자산 기준으로 본 30대 그룹의 순위는 1년새 절반이 바뀌었다. 10대 그룹 중에서 영업이익률이 악화된 기업은 7개에 달한다.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3만 벤처기업 시대가 열렸다고 하지만 벤처기업 중 62%는 3년을 버티지 못한다.   ‘경쟁우위’란 우리 회사의 경쟁자(들)에 비해 우리 회사가 지니고 있는 강점을 의미한다. 따라서 경쟁우위의 원천이나 그 지속성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회사의 ‘경쟁자’가 누구인지 파악해야 한다. 산업 융합화 시대에 이어 최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들이 더 많은 불확실성과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회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경쟁자가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영활동이 유사한 지역에서 서로

[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④] 우리 회사는 CSR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우리 회사는 CSR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조상들이 남긴 최초의 메시지는 무슨 내용일까. 인류 역사에 대한 통찰을 담아낸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Yuval Harari)에 따르면, 기원전 3400~3000년경 우르크의 행정문서가 적혀 있는 점토판에는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이름이 담겨있다. 점토판에 “쿠심이 37개월에 걸쳐 보리 2만9086자루를 받았다고 서명했다”는 내용이 명백히 담겨있는 것. 유발 하라리가 언급한 것처럼,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이름이 예언자나 시인, 위대한 정복자가 아니라 회계사의 것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계·수치의 역사는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가의 재정부터 개인의 삶의 질까지 많은 것이 수치를 통해 표현되고있다. 심지어는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은반 위에서 펼치는 퍼포먼스의 감동까지, 소수점 두번째 자리까지 세밀하게 평가하는 기술 점수와 예술 점수의 합으로 수치화시키고 있다.  기업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인 경영학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실증연구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개념의 계량화 즉 조작적 정의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종업원을 대상으로 직무만족도와 회사에 대한 충성도의 관계를 실증분석하기 위해서는, 설문조사나 2차 자료를 활용해 ‘직무만족도’, ‘회사에 대한 충성도’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수치로 바꾸어야 한다. 이렇듯 추상적인 개념을 수치로 측정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한다. 수치로 표현하기 어려운 개념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개념이 여러가지로 방법으로 측정될 수 있는 경우,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결국은 관련 연구 더 나아가서는 경영학이 점차 발전해 나가게 된다. 측정 및 평가 방법의 개선을 통해 더욱 정확한

[청년, 사회공헌을 만나다-③] 사회와 공감하는 비즈니스 리더 양성의 場, ‘인액터스’

비즈니스로 사회문제 해결하는 글로벌 대학생 단체 ‘인액터스’   인액터스 이고은 총괄 디렉터 인터뷰   2013년, 시각장애인 안마사와 서울대생이 만났다. 불법 안마소가 성행해 어려움을 겪던 ‘시각장애인 안마 협동조합’의 홍보·마케팅 등 경영 전반을 학생들이 돕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맑은손지압힐링센터‘를 설립, 3년간 5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했고 현재 센터는 4호점까지 오픈했다. 단국대생들은 재봉틀 앞에서 자립의 꿈을 키웠으나 낮은 판매율로 고전하던 자활 근로자들을 돕고자 신진 아티스트들을 설득해 협업을 이루기도 했다. 모두 ’인액터스 코리아‘ 소속 학생들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인액터스는 대학생들이 직접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하는 글로벌 대학생 리더십 단체다. 한 프로젝트를 1~2년 간 장기간 진행, 학생들의 활동이 종료돼도 시스템이 지속되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다. 한국에는 개별 대학에서 학생들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오다 5년 전 사무국이 만들어지고 체계를 갖추기 시작, 현재 전국 30여개 대학에서 학생들이 활동 중이다. 인액터스 코리아 사무국이 개소된 때부터 지금까지 살림을 꾸려온 이고은(34) 인액터스 코리아 총괄 디렉터는 국내에 인액터스 성장을 이끌어 온 인물 중 한 사람이다. 대학 시절부터 인액터스 활동을 시작, ‘더 많은 대학생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 사회적 공감 능력을 갖추게 하자’는 일념으로 인액터스 코리아 사무국에 합류했다는 그녀를 지난달 17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공감 능력‧실무 경험 갖춘 인재 양성…95% 기업 취업해 이고은 디렉터는 인액터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사회적 공감 능력’을 꼽았다. 활동을 시작한 단계부터 마지막까지 지역 문제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