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6일(목)

[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⑥] 미래 자동차 산업, CSR이 핵심된다

[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⑥] 미래 자동차 산업, CSR이 핵심된다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Share on print

미래 자동차 기업의 핵심성과지표, 무엇이 될까  

 

경영전략을 강의할 때 가장 마지막으로 다루는 이슈는, 기업이 여러가지 전략의 수립 및 실행을 통해 기대했던 목표를 실제로 달성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 판단 결과에 따라 경영전략 프로세스 전체의 효과성에 대한 논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목표 달성여부를 판단할 때 기업들이 의존하는 다양한 지표를 통칭해 ‘핵심성과지표’라고 부른다. 자주 사용되는 핵심성과지표는 매출이나 시장점유율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핵심성과지표는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창업 3년 미만 벤처기업의 핵심성과지표가, 폴란드의 GDP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월마트의 핵심성과지표와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 집약적 산업과 기술 집약적 산업의 일반적인 핵심성과지표들 역시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산업별 특성이나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핵심성과지표로 활용되는 것이 양적 증가를 대변하는 경제적 지표였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이 개별 기업의 수익에 근거해 매년 발표하는 전 세계 500대 기업 리스트가 좋은 예이다. 이러한 양적 증가가 핵심성과지표로 활용되어 온 이유는,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이 양적 성장을 지속적으로 달성해야 한다는 재계와 학계의 오랜 믿음 때문이다.

경영환경이 바뀌면 기업의 전략이 수정되어야 하는 것처럼, 핵심성과지표 역시 시대적 변화를 감안해야한다. 자동차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전후방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및 그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 등에 따라, 자동차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런 특징 때문에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자동차 산업을 ‘산업 중의 산업’으로 파악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매년 발표되는 세계 자동차 생산국 중 우리나라의 순위 등락에 따라, 한국 자동차의 글로벌 위상에 대한 자부심과 실망감이 교차되기도 한다.

과연 앞으로도 자동차 산업에서 생산량이 중요한 핵심성과지표로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생산량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자동차 구입 기준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최근 ‘IBM Automotive 2020’ 글로벌 보고서는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에 주목했다. 전 세계 15개국에서 자동차 OEM, 공급업체 및 기타 영향력이 있는 제 3기관을 대표하는 125명의 임원을 상대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였다. 자동차 구입 기준에 있어서 가격 및 신뢰성보다 연료 효율과 친환경 여부가 더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2020년 자동차 시장 시나리오’를 예측한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역시 자동차 산업 변화의 핵심 동인 중 하나로 친환경 활동을 제시하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환경 관련 CSR 활동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하였다.

자동차 산업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은 미래를 대비해 CSR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영역 중에서도 특히 환경(E)과 관련된 상황을 핵심성과지표와 연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을 포함하여 주요 아시아 국가 기업들의 CSR 지수를 ISO 26000에 근거하여 평가한 2016년 Asia CSR Ranking 결과에 따르면, 도요타는 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 합계에서 경쟁 기업 대비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시아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 모두 사회(S) 영역이나 지배구조(G) 영역에 비해 환경(E)영역에서의 평균이 더 높고, 표준편차는 더 낮다는 것은 흥미로운 결과다. 이는 대표적인 환경오염 산업군인 자동차 기업들이 오히려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시아의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또 다른 특징은 환경(E)영역에서 대표적 장점(온실가스배출 저감 실적)과 단점(환경관련 정책, 전략 부족)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 자동차 기업들이 향후 핵심성과지표를 설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슈이다. 

ⓒIGI

미래의 자동차 산업은 서로 다른 산업에서 갈고 닦은 역량을 개별 기업들이 쏟아내는 하나의 커다란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생명공학, 로봇공학, 전자공학, 에너지 및 소재기술, 나노기술의 종합적인 협업이 탄생시킬 작품이 자동차가 될 것이다. 한 기업이 모든 가치사슬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진정한 의미의 협업을 통해 산업융합화가 초래하는 새로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이제 시장점유율과 같은 가치사슬의 맨 마지막 단계의 결과보다는, 가치사슬의 훨씬 앞 단계에 위치하고 있는 다른 요소, 예를 들어 얼마나 환경 친화적 자동차를 생산하는데 일조하는지, 회사 충성도가 높은 인적자원의 확보 및 유지를 어떻게 할지, 협력사와 어떠한 관계를 유지할지 등에 대해 더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일하기 좋은 회사(best companies to work for), 존경받는 회사(most admired companies), 자선이나 자원봉사를 잘하는 회사(best workplaces for giving back), 다양성을 존중하는 회사(best workplaces for diversity), 사회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주는 회사(the world changer). 포춘이 최근 새롭게 추가한 랭킹 리스트다. 이제 양적 증가(성장)보다 질적 향상(발전)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핵심성과지표에 따라,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명확한 증거이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