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세상을 담다’ 13기 입학식이 지난 8일 비대면으로 진행됐다./청세담 입학식 화면 캡쳐
“교육 통해 공익 전문가로 성장하길”

‘청세담’ 13기 비대면 입학식 소셜에디터 양성 프로그램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13기 입학식이 지난 8일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청세담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시민이만드는생활정책연구원이 함께 운영하는 공익 콘텐츠 전문가 과정이다. 13기 수강생들은 8월까지 약 5개월간 비영리, 사회적경제, 기업의 사회 공헌 등 국내외 공익 분야에서 일어나는 이슈를 발굴·취재해 기사와 영상 등의 콘텐츠로 제작하는 역량을 키운다. 지난 2014년 1기 수료생 배출 이후 8년간 청년 300여 명이 프로그램을 수료했고, 주요 언론사와 대기업·소셜벤처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이날 입학식에 참석한 수강생 35명은 약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청세담에 합격했다. 이들의 희망 진로는 기자·PD 등 언론인, 기업 사회 공헌 담당자, 비영리단체 취·창업 등으로 다양했다. 13기 수강생들은 앞으로 ▲저널리즘과 미디어 강연 ▲공익 분야 현장 체험 ▲영상 제작 실습 등의 교육을 받는다. 기업 사회 공헌 담당자, 임팩트 투자자 등 제3섹터 전문가들에게 현장 이야기를 전해 듣는 시간도 갖는다. 교육 기간 내에 수강생들은 기사와 영상물 등의 콘텐츠를 과제로 제출하고, 현직 기자에게 실전 멘토링도 받는다. 입학식에 참석한 이준규 현대해상 사회공헌파트 부장은 “코로나 장기화로 활동에 제약이 많은 가운데 청년들의 밝은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이번 13기 교육을 거쳐 수강생들이 공익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더나은미래 기자 yeon@chosun.com

[진실의 방] 어떻게 감히

‘학교 폭력’이라는 말이 공식 석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 반응은 냉랭했다. 교육 당국은 ‘폭력’이라는 부정적 단어를 ‘어떻게 감히’ 학교라는 숭고한 단어와 조합할 수 있느냐며 극렬하게 반발했다. 지금은 누구나 익숙하게 쓰는 학교 폭력이라는 말이 그때는 그렇게 저항을 받았다. 학교 폭력이라는 말을 세상에 끄집어낸 사람은 푸른나무재단 명예이사장 김종기씨다. 1995년 회사 업무차 떠난 중국 출장길에서 그는 열여섯 살 외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학교 폭력으로 고통받던 아이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아이의 죽음으로 그는 죄책감과 절망감 속에 무기력한 시간을 보냈다. 가해 학생들이 여전히 학교에 남아서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대로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가해자 부모들은 제 아이들의 진학과 앞날을 걱정하며 연락을 피했고, 학교는 폭력을 사춘기 아이들이 겪는 흔한 문제로 치부하며 덮으려 했다. 아들의 죽음을 계기로 그는 학교 폭력을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구조적 문제로 바라보게 됐다. 자신과 같은 비극을 겪는 아버지가 두 번 다시 없기를 바라며 청소년폭력예방재단(지금의 푸른나무재단)이라는 시민 단체를 설립했다. 정부는 그가 벌이는 일을 몹시 불편해했다. 단체 이름에도 ‘학교 폭력’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막았다.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지 말라는 게 이유였다. 따가운 시선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그가 ‘당사자’였기 때문이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숙제지만, 인내심과 열정을 가지고 끝까지 그 숙제를 해내는 사람은 대부분 당사자다. 당사자들의 분노와 절박함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된다. 어떻게 감히 흑인이 백인과

[알립니다] ‘청년, 세상을 담다’ 13기 최종 합격자 발표
[알립니다] ‘청년, 세상을 담다’ 13기 최종 합격자 발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시민이만드는생활정책연구원이 함께하는 현대해상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13기 최종 합격자를 발표합니다. 청세담 13기 입학식은 오는 4월 8일(금)에 비대면(zoom)으로 진행합니다. ▲입학식 일시: 4월 8일(금) 오후 1시30분▲입학식 방식: 줌(zoom)▲문의: 더나은미래 청세담 담당자 (02)724-7867, shye@chosun.com ※합격자 분들에게는 안내 메일과 문자를 발송합니다.  최종 합격자는 아래와 같습니다.(가나다순, 이름 / 생년월일) 01_ 강*원 1997031002_ 강*민 2001072303_김*랑 1999101804_김*란 1998062505_김*슬 19990802 06_김*정 2000013107_남*연 2000052608_노*린 1998100709_박*빈 1998071010_박*성 19990414 11_박*영 1999112612_박*민 1998081413_박*우 1999091714_손*영 1996060715_송*빈 20010319 16_신*은 2002082117_심*경 1997073118_양*선 2000112819_오*애 1994122920_유*희 19970913 21_이*연 1998081522_이*완 1998102423_이*이 1997102424_이*리 1999111025_이*선 20030105 26_이*조 1999010927_임*경 1997020328_전*민 2000011329_정*빈 2001031730_주*민 19991115 31_최*희 1999110232_최*영 1997100733_하*원 2001010334_한*지 2001010335_허*현 19990728

[알립니다] ‘청년, 세상을 담다’ 13기 면접 대상자 발표
[알립니다] ‘청년, 세상을 담다’ 13기 면접 대상자 발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시민이만드는생활정책연구원이 함께하는 현대해상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청세담)’ 13기 면접 대상자를 발표합니다. 면접은 오는 22일(화) 오후 1시부터 그룹별 비대면(zoom) 면접으로 진행합니다. ▲면접 일시: 3월 22일(화) 오후 1시부터 ▲면접 방식: 줌(zoom) ▲문의: 더나은미래 청세담 담당자 (02)724-7867, shye@chosun.com ※ 면접대상자에게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로 개별 안내될 예정입니다. 16일(수) 오후 5시까지 개별 연락을 받지 못하신 분은 꼭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면접 시간 및 대상자 명단 13:00~ 13:15김*은 19961214손*영 19960607심*경 19970731홍*윤 19941111 13:15~ 13:30김*호 19970908김*란 19980625박*빈 19980710이*연 19980815 13:30~ 13:45김*슬 19990802박*영 19991126이*연 19980923허*현 19990728 13:45~ 14:00백*혜 20010111원*림 20000926전*민 20000113 14:00~ 14:15박*연 20020618송*린 20020623이*연 20021001이*선 20030105 14:30~ 14:45강*원 19970310오*애 19941229임*정 19981008임*경 19970203 14:45~ 15:00박*진 19990519유*은 19990302이*조 19990109임*용 19990927 15:00~ 15:15김*훈 19990929윤*숙 19991112이*영 19991104주*민 19991115 15:15~ 15:30강*민 20010723조*은 20011112한*나 20000517현*주 20001109 15:30~ 15:45곽*호 19950311신*은 20020821유*진 20020612이*석 19950628 15:45~ 16:00김*경 19980527박*민 19980814오*산 19971218최*영 19971007 16:15~16:30노*린 19981007박*우 19990917이*완 19981024최*정 19990913 16:30~ 16:45강*림 19990929김*랑 19991018이*리 19991110최*희 19991102 16:45~ 17:00김*정 20000131심*은 20001206양*선 20001128한*지 20010103 17:00~ 17:15곽*한 19940413유*선 19960422유*희 19970913이  * 19950913 17:15~ 17:30김*영 19980915박*성 19990414이*이 19971024이*철 19990223 17:30~ 17:45김*주 19990417남*연 20000526송*빈 20010319안*원 19991204 17:45~ 18:00강*수 20030715정*빈 20010317하*원 20010103

[진실의 방] 상상 부고

비영리단체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단체에 매달 소액을 기부하던 젊은 기부자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였다. 기부자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유품을 정리하던 부모는 딸이 수년간 후원하던 단체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됐고, 딸이 하던 기부를 계속 이어서 하고 싶다며 단체에 문의를 했다. 착실하고 따뜻하게 살다 세상을 떠난 평범한 기부자의 이야기는 그 어떤 유력가의 오비추어리(Obituary·부고 기사)보다도 감동적이었다. 감동이 너무 컸던 탓일까. 그 후로 괴상한 버릇이 생겼다. 누군가를 만나거나 이야기를 나눌 때 미래의 어느 날 쓰일 그의 부고를 미리 상상해보는 버릇이다. 일종의 ‘상상 부고’라고 해두자. 사업하는 사람, 모금하는 사람, 투자하는 사람, 봉사하는 사람. 쌩쌩하게 웃고 말하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 죽은 뒤에 그가 어떻게 기록되고 추모될 것인가를 머릿속으로 몰래 적어본다는 게 상대에게는 어쩐지 미안한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의외의 장점이 있다. 개인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그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기사 쓰는 과정과 비슷하다. 알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끌어모아 리드(첫) 문장과 본문에 들어갈 핵심 내용을 정하고 대략적인 마지막 문장까지 떠올려 본다. 제목도 달아본다. 각자의 삶에서 최대한 주제(기자들이 흔히 ‘야마’라고 부르는 그것)를 뽑아내는 작업이다. 직접 취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계는 있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상상 부고가 써질 때도 있다. 사회로부터 받은 것보다 ‘준 것’이 더 많은 사람을 만났을 때가 그렇다. 우리는 그 사람에게 해준 게 없는데 그는 우리에게, 혹은 우리 사회에 준 것이 꽤 많다는 걸

[진실의 방] 누가 봉사활동을 모욕하는가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가 군부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학생들에게 위문편지를 쓰게 한 일로 온라인상에서 한바탕 전쟁이 났다. 일부 학생들이 장병들을 조롱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게 알려지면서다. 학교는 편지를 쓴 학생들에게 1시간의 ‘봉사활동’ 점수를 인정해줬다고 한다. 미성년자인 여학생들에게 누군지 알지도 못하는 성인 남성을 위로하는 편지를 보내게 했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나왔고, 결국 여혐·남혐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원론적으로 따지면 위문편지는 훌륭한 봉사활동이다. 코로나 이후 고립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면서 ‘심리 케어’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투병 중인 동료를 정기적으로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온라인 응원 캠페인에 참여하는 것도 봉사활동에 해당한다. 하지만 위문편지를 쓰게 한 그 학교는 애초부터 군장병의 심리 케어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봉사활동을 해서 점수를 얻는 건 괜찮지만, 점수를 얻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건 ‘공익성’과 ‘자발성’이라는 봉사의 기본 원칙과 너무 멀어진다. 시대착오적인 봉사활동에 대한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매년 겨울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기업 임직원들의 ‘김장 나눔’과 ‘연탄 배달’ 봉사가 대표적이다. 이걸 한국 기업이 버려야 할 ‘적(赤)과 흑(黑)’이라고 표현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치라곤 담가본 적 없는 임직원들이 모여서 만든 김치를 누구 먹으라고 준다는 것인가. 맛있는 김치를 사주는 게 백 배 낫다. 연탄 배달 봉사도 마찬가지다. 임직원들이 일렬로 연탄을 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는 구태의연한 스토리에 감동하는 사람은 없다. 봉사활동이 아니라 홍보활동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저개발국 아동·청소년에게 티셔츠와 운동화를 보내주는 캠페인이 유행한 적 있었다. 하얀 티셔츠와 운동화에

[진실의 방] 뜻밖의 발견

한국 나이로 열여섯 살. 유지민양은 더나은미래의 최연소 칼럼니스트이자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다. 태아 때 몸속에 생긴 종양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수술을 받았고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를 갖게 됐다.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해 활동하는 협동조합 ‘무의’의 홍윤희 이사장이 지민이의 엄마다. 지민이에게 칼럼을 부탁한 건 ‘즉흥적으로’ 떠오른 생각이었다. 장애인 당사자이자 Z세대인 지민이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칼럼을 쓰게 된 인연으로 우리는 같이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 장소는 모녀가 정했다.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광화문 F빌딩의 한 식당을 알려줬다. 하지만 식당 입구에서 막혔다. 계단처럼 생긴 턱이 여러 개 있어서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었다. 이렇게 크고 좋은 빌딩에 자리한 품격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휠체어 출입을 고려하지 않고 인테리어를 했다는 게 뭐랄까, 참 모자라 보였다. 남자 직원들이 지민이의 휠체어를 들어서 안으로 옮겨줬다. 예약한 자리에 앉은 엄마는 지민이의 눈치를 조금 살피며 “식당 알아볼 때 가장 먼저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인지부터 알아보는데, 여긴 전에 와본 곳이라 되는 줄 알았더니 착각했나보다”라며 어색하게 웃었다. 엄마는 늘 모든 것을 미리 알아보고 준비한 뒤에 움직인다고 했다. 원래부터 성격이 그렇게 꼼꼼하셨냐 물었더니 손사래를 쳤다. 결혼 전까지는 완전 기분파에 왈가닥이었다는 이야기였다. 갑자기 떠나는 여행, 우연히 만나게 되는 인연과 풍경, 이런 걸 너무 좋아했는데 지민이를 키우면서 성격이 정반대가 됐다고 했다. 지금은 어디를 가든 동선부터 살피고 경로를 다 찾아본 뒤 움직인다. 무턱대고 나섰다가 휠체어가 못 가는 길이라도 만나게 되면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모두의 칼럼] 공익사업도 사람이 합니다

비가 새는 집에 남매가 라면 하나를 나눠 먹는 광고를 보면 많은 사람이 채널을 멈추고 지갑을 연다. 이렇게 모인 돈이 아이들의 생활비로 지급되면 당장의 위기를 넘길 수 있으니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안타깝게도 이런 잠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은 제한적이고, 연말 지갑을 여는 속도는 더욱 심화하는 양극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최저주거기준 상향, 아이들만 집에 두고 보호자가 일을 나가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하는 육아기 가정 지원과 돌봄 시스템, 기초생활수급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연구, 입법운동, 캠페인, 연대활동이 필수적이다. 기부금 긴급 지원에서도 전달되는 금액보다 스스로 도움을 구할 수조차 없는 수요자 발굴, 기존의 복지 시스템과의 연계, 정서적 유대관계를 통한 회복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모든 일은 오롯이 사람의 몫인데, 우리나라 제도는 사람이 일하는 것을 지독히 싫어한다는 데 있다. 공익단체의 인건비가 높으면 횡령이라도 한 듯 비난과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진다.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은 단체에 운영비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하고, 기부금품법은 모집비용을 15% 이내로 사용하도록 제한한다. 심지어 지난달 16일 대구지방법원 항소심은 단체 인건비는 전액 위 모집비용에 해당한다며, 모집비용 초과 등을 이유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법인과 사무총장을 형사처벌하는 판결을 하였다. 기부금품법상 모집비용이란 모집에 필요한 비용뿐만 아니라 모집과 사용, 결과보고에 이르기까지 모집목적 사업을 진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일체의 비용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법인의 인건비로 사용된 금액은 모두 모집비용에 포함된다는 것이 판결의 취지이다. 무료급식소 주방 직원들, 가가호호 방문하여 도시락을 배송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캠퍼스 내에선 음식물 쓰레기 어디에 버리나요?

대학 내 음식물 쓰레기 문제 심각… 폐기물 업체가 수거 불가 통보까지주요 大 30곳 중 20곳,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 없어… 있더라도 무용지물 지난달 14일 단국대학교 재학생들은 학과 단체 채팅방에서 ‘교내 음식물 섭취 불가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를 전달받았다. 교내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폐기물이 뒤섞여 배출되면서 학교와 계약한 폐기물 업체가 ‘수거 불가’ 통보를 해왔다는 게 이유였다. 대학 본부의 공지를 접한 학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재학생 이모(22)씨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학교 밖 식당에 가는 게 불안해 거의 매일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음식물 섭취를 금지하는 건 현실적이지도 않고 잘 지켜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학교가 방법을 찾지 않고 무조건 막는 걸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 내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단국대뿐 아니라 전국 대학교에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학교를 찾는 학생 수는 예전보다 줄었지만, 포장·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대신하는 학생이 급증하면서 대학 내 음식물 쓰레기 양은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1998년 시행된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제’에 따르면, 학교도 가정·기업과 마찬가지로 음식물 쓰레기를 일반 폐기물과 따로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유독 대학은 교내 음식물 쓰레기 관리에 소극적이었다. 더나은미래는 지난달 26~28일 국내 주요 대학 30곳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 설치 여부를 조사했다. 조사는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의 세계 대학 순위에 오른 국내 대학 중 상위 3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학내 식당을 제외하고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을 별도로 마련한 곳은 10곳(약 33%)에 불과했다. 수거함이 설치돼

이희숙 재단법인 동천 변호사
[모두의 칼럼] SH-사회주택, 공존과 경쟁을 촉구합니다

지난 8월 유튜브 채널 오세훈TV는 “2014억 원…사회주택이라는 이름으로 낭비된 서울시민의 피 같은 세금” 등의 표현으로 사회주택을 비판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게재했다. 사회주택 업계는 ‘신뢰할 수 없는 통계로 사회주택을 왜곡하며 주택 정책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서울시장의 SH 공사가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사업을 사회적경제주체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공급한 점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다. 이는 서울시 임대주택 정책이 SH 중심의 공급으로 회귀할 것을 시사한다. 반문하자면, 사회적경제주체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굳이 SH가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사의 공공성에 대한 믿음은 LH 사태를 겪으며 이미 무너졌다. 민간이든 공공이든 독점 구조는 부작용을 낳는다. 주거복지 영역에서 사회적가치를 추구하겠다는 민간 조직이 나선만큼, 이러한 사회적경제조직과 공공이 더 좋은 주거를 두고 경쟁·협력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부실 사업자 문제는 경쟁 과정에서 걸러지고, 책임 있는 감독을 통해 해결할 부분이다. 서구 유럽의 여러 주거복지 선진국에서는 민간 비영리단체 등이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하여 지방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회주택이 일찍이 활성화되었다. 사회주택의 총량이 누적되면서 프랑스 파리는 20%, 네덜란드는 전체 시장의 30%를 훌쩍 넘는다. 공급자가 많고 다양해질수록 경쟁을 통해 공급 비용은 낮아지고, 주거의 질은 높아진다는 것은 주거복지 영역에서도 동일하다. 민간 사업자의 확대는 민간 자본 확대로 이어져 공급 총량도 늘어날 수 있다. 과거 대단지 획일적인 주택 개발·공급에 있어서는 공공 중심의 공급이 적합했을지 모른다. 이를 통해 빠르게 공공임대주택 재고율을 높일

“휠체어 그네는 놀이기구가 아니다” 7년째 표류하는 ‘장애아동 놀 권리’

김주현(가명·9) 양은 야외 놀이터에서 놀아본 기억이 거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동네 놀이터가 폐쇄하기 전부터 그랬다. 장애로 인해 하반신에 힘을 줘야 하는 시소나 그네 등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타기 어렵다. 몇 년 전만해도 부모님이 미끄럼틀 위에 주현양을 올려주면 언니가 뒤에서 감싸 안고 내려오곤 했다. 이제는 키도 크고, 체중도 늘어 이마저도 쉽지가 않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아동에게 ‘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시도됐던 무장애 놀이터도 확산이 주춤하다. 도입 7년째, 어린이놀이기구 인정 못 받은 휠체어 그네 모든 어린이가 장애와 관계없이 놀 권리를 누리도록 한 최초의 통합놀이터 ‘꿈틀꿈틀 놀이터’가 조성된 지 지 5년이 지났다. 하지만 현행법에는 이른바 ‘무장애통합 놀이기구’를 놀이터에 설치할 규정이 없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제2조에 따르면, 어린이 놀이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어린이제품 안전특별법상 안전인증대상 어린이제품으로 정하고 있다. 어린이제품 안전특별법 제17조에 따라 안전인증을 받고,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 시행령에서 규정한 장소에 행정안전부 고시인 어린이놀이시설의 시설기준 및 기술기준에 적합하게 설치한 뒤 설치검사를 받아야 한다.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아동이 탈 수 있게 한 휠체어 그네는 안전인증대상 어린이제품이 아니다. 어린이놀이시설의 시설기준에도 휠체어 그네 설치와 관련한 내용이 없어 설치검사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물론 어린이 놀이기구가 아니라 해서 어린이 놀이시설에 설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학교와 시설에 기증한 휠체어 그네는 안전인증 문제로 철거됐다가 안전인증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고 재설치된 바 있다. 문제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도

“환경과 사람 모두 지키는 화장품 만듭니다”

[인터뷰] 정마리아·박준수 톤28 공동대표 “진정한 아름다움은 나와 환경이 조화를 이룰 때 갖춰집니다. 우리는 단순히 화장품을 파는 게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변화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제품과 그 가치를 함께 팔고 있죠.” 정마리아(44) 톤28 공동대표는 화학물질이 없고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은 화장품을 제조하기 위한 연구에 오랜 시간 매달렸다. 이렇게 만든 약 20개의 제품은 영국 비건협회 인증을 받았다. 아모레퍼시픽과 벤처 투자사들로부터 받은 투자금도 45억원에 달한다. 해외 반응은 더 뜨겁다. 지난 201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화장품 박람회 ‘프랑스 파리 카루젤 뒤 루브르’에서 많은 바이어의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지난달 26일 톤28의 정마리아 공동대표와 박준수(42) 공동대표를 경기 성남 연구실에서 만났다. 사람과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화장품 “화장품 시장은 마케팅 싸움에 몰두해 있어요. 저희는 마케팅팀이 없습니다. 대신 제품 연구개발과 제작에만 인력의 3분의 1이 붙죠. 마케팅보다 ‘알맹이’를 중시한다는 겁니다.”(정마리아) 톤28은 제품을 종이용기나 알루미늄 용기에 담는다. 플라스틱은 최소화한다. 종이용기는 화장품 입구에 있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캡을 제외하곤 전부 종이로 만들어졌다. 플라스틱만 떼어내고 종이로 분리배출하면 된다. 파리에서 열렸던 화장품 박람회에서 톤28이 주목받았던 이유 중 하나다. 박 대표는 “사업 초창기에는 내용물인 천연성분 화장품에만 집중해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고민이 깊어졌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왔어요. ‘나와 환경을 같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만들자’는 회사 슬로건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더 친환경적인 용기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어요. 생분해성 플라스틱도 고려했지만 화장품을 담기엔 물질의 안정성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종이로 만들려고 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