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최악의 모금광고는? 2017 라디-에이드 어워즈 추천이 시작됐다

라디-에이드 어워즈(Radi-Aid Awards)를 통해 본 글로벌 모금 광고     굶주림에 지쳐 숨을 헐떡이는 아이. 엄마는 말라버린 가슴을 부여잡으며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들리는 목소리.     텔레비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금 광고의 한 장면이다. 영상을 만든 모금 단체들은 굶주리고 병든 사람들의 비극적인 모습을 조명하며 사람들의 후원을 이끌어낸다. ‘빈곤 포르노’. 이 자극적인 광고를 비판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빈곤 포르노’ 자세히 알아보기 ‘빈곤포르노’는 극단적인 빈곤을 집중적으로 보여주어 기부를 부추기는 모금 광고다. 이러한 광고 전략은 국내외 구호 단체뿐만 아니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도 적지 않게 애용되어 왔다. 그런데 아동 인권과 국제 개발 개념이 재해석되면서부터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빈곤포르노가 비판의 대상인 된 것은 벌써 수년 전의 일. 보다 창의적이고 윤리적인 모금 광고에 대한 요구가 커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 모금 광고계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한 단체가 있다. 노르웨이 학생 및 교수 20만여명이 활동하는 교육 단체 ‘SAIH’는 매년 라디-에이드 어워즈(이하 라디-에이드)를 통해 부적절한 모금 영상과 창의적인 모금 영상을 뽑는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다. 가장 부적절한 광고로 선정된 모금 영상에는 불명예스러운 ‘러스티(Rusty)’ 라디에이터 상이, 가장 창의적인 광고로 선정된 모금 영상에는 영광의 ‘골든(Golden)’ 라디에이터 상이 돌아간다.    지난 6월 2일, SAIH의 학생 부회장이자 라디-에이드의 프로젝트 매니저, 테아 윌록 뉴오스타(24·Thea Willoch Njaastad)씨와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3년부터 지난 4년간 꾸준히 모금 광고의 방향에 대해 고민해 온 라디-에이드와 그 수상작들을 소개한다.     ◇라디-에이드

대체 덴마크 자유학교가 뭔데?

시험, 자격증, 전공도 없는 학교 오로지 삶의 목적 배우는 교육기관   어른을 위한 학교 우리가 꿈꾸는 성인교육   퇴사생이 늘고 있다. 취업을 하고도 걱정이 생긴다. 끊임없이 되묻는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삶의 목적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이 연신 떠나지 않은 이들은 퇴사, 혹은 이직을 택한다. 여기 ‘삶의 목적’을 찾는 이들이 가는 학교가 있다. 시험도 없고, 직업교육도 하지 않고, 그 흔한 수료증도 없다. 지난 5월 22일,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덴마크-폴케호이스콜레에 가다’ 세미나가 열렸다. 폴케호이스콜레는 1800년대 민중 자각을 중요시 했던 시기에 덴마크의 역사, 철학, 문학을 함께 배우기 위해 풀뿌리 운동으로 시작했다. 시간을 거쳐 오며 민중의 자기자각은 덴마크의 교육 철학이 되었다. 지식교육이 아닌,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나갈 것인가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교육하는 것. 다시 말해 성인들을 위한 인생학교인 셈이다. 지금은 덴마크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 폴케호이스콜레를 덴마크에서 직접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 “삶의 목적을 찾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이해견씨는 고등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떠났다. 박성종씨는 NPO직원으로 세 아이의 아빠였다. 이 둘은 덴마크에서 가장 유명한 국제 성인대학 인터내셔널 피플스 칼리지(International People’s College)를 다녀왔다. 양석원씨는 창업재단과 코워킹 스페이스를 이끈 경험이 있는 인물로, 크로거럽 호이스콜레(Krogerup Højskole)를 다녀왔다. 이들의 방문목적은 같았다.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것. “폴케호이스콜레는 100% 기숙학교에요. 24시간 생활하며 함께 사는 법을 배웁니다.” 모든 학생과 교사들은 교육기간 동안 먹고, 살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함께 사는 법을 배운다.

창작자 제 몫 찾기 운동…바른음원협동조합 출범 이후 3년 되돌아보니

‘바른음원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 인터뷰   미국 허핑턴 포스트는 ‘강남스타일’이 열풍이던 2012년 한해, 가수 싸이가 음원 부문에서 246만달러(26억원) 정도의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음원 판매 수익은 고작 6만달러(6500만원) 정도로 추정됐다. ‘똑같은 음악인데, 왜 미국에선 한국보다 40배가량 더 많이 받는 걸까.’ 한국의 음원수익 분배구조가 뮤지션에게 불공정한 방식으로 형성돼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던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바른음원협동조합(이하 바음협)도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14년 출범했다. 당시 밴드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씨를 중심으로 지금은 고인이 된 고(故)신해철, 중식이밴드, 리아, 킹스턴루디스카 등의 뮤지션들이 참여했다. 바음협 출범 3년, 한국의 뮤지션들의 제 몫 찾기는 과연 이뤄졌을까. 바음협 신대철(50) 이사장을 인터뷰했다.   ◇저작권법, 뮤지션 배제 시키는 ‘악법’   신대철 이사장과의 인터뷰는 그의 작업실이 위치한 ‘플랫폼 창동’에서 진행됐다. 신 이사장은 현 음원수익 분배구조가 불공정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음원수익 분배구조의 불공정함은 상당 부분 저작권법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현재 음원수익 분배구조 문제의 핵심은 뭐라고 생각하나. “저작권법이 잘못됐다. 정확히는 저작권법 105조 5항과 8항이다. 음원 가격을 정하는 데 문체부 장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아주 이상한 조항이다. 뮤지션과 제작사가 돈과 노력을 들여 만드는 것인데 이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주체가 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 된다.” -현재 음원 가격은 얼마로 책정되어 있나. “현재 다운로드의 경우 곡 당 600원. 스트리밍은 한 곡당 종량제의 경우 14원으로 책정이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젊은 독립 예술가들의 숨은 산실, ‘복합문화공간 에무’

복합문화공간 에무 김선두 상임이사 인터뷰   “바보스럽게, 열정을 광기처럼 표출할 수 있는 공간. 이 ‘바보철학’이 우리 에무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복합문화공간 ‘에무’가 뭘 하는 공간이냐는 질문에 돌아온 사뭇 진지한 한 마디. 김선두 상임이사(59. 중앙대 한국화과 교수)의 대답이었다. 지난 6월 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에무를 찾았다. 광화문 인근 서울역사박물관 뒤 주택가 골목길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 목재와 철재, 석재까지 다양하게 어우러져 있고, 건물 외벽에는 상영중인 영화와 공연을 홍보하기 위한 천막이 걸려있었다. 지중해 요리로 유명한 1층 카페테리아 맨 안쪽 자리는 개방형 창틀을 사이에 두고 또 다시 바깥과 연결돼 있었다. 원래 ‘에무’는 ‘사계절’ 출판사가 사용하던 공간이었다. 출판사가 파주출판단지로 이전한 자리에, 지하 2층부터 지상 3층까지 갤러리, 공연장, 영화관, 교육공간, 식당까지 잇따라 들어섰다. 2012년에는 비영리단체로 등록됐다, 2013년 서울시 인증 전문예술단체를 거쳐 현재는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언뜻 들으면 이상한 뜻으로 오해할법한 이 공간의 이름은 유명한 인문학자 에라스무스에서 따왔다고 한다. “에무는 르네상스 시대 인문학자 ‘에라스무스’를 줄인 말입니다. 그의 정신은 바보철학을 통해 문화예술을 대중과 소통하게끔 하는 것이었죠.”   ◇독립예술가를 위한 ‘복합’ 문화공간   에무는 현대예술가들에게 일종의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 역할을 한다. 젊은 미술가들에게 작품을 전시할 공간을 제공해 주거나, 인디밴드들을 위한 공연을 지원해주는 식이다. 2층에는 영화관까지 있어서 저예산 독립영화가 자주 상영되곤 한다. 영화관 위치로는 외진 편이지만, 재방문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김 상임이사는 “요즘 카페랑 갤러리, 아니면 공연장을 합쳐 놓은 곳은 많이

“학생이 수업의 중심”… 혁신학교를 가다

경기도 광명시 운산고등학교 현장 르포   “외계 행성 탐사 방법 중 ‘시선 속도법’이 있지요? 멀어지는 물체에서는 빛의 진동수가 감소하고, 가까워지는 물체에서는 증가한다는 ‘도플러 효과’를 응용한 것입니다.”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광명시 운산고등학교 1학년 2반에서 지구과학 수업이 한창이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어?” “우리가 스펙트럼으로 관측하면 알 수 있어.” 학생들이 나서서 발표도 하고, 질문도 한다. 교사는 한 발 물러서서 학생들끼리 토론하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본다. 이후 보충 설명과 내용 정리를 따로 해주지만 일방적으로 내용을 주입시키지는 않는다. 27명 중 졸거나 다른 일을 하는 학생은 없다. 책상 배열 또한 특이하다. 칠판을 향해 일렬로 늘어놓은 대신 ‘ㄷ’자 형태다. 토론하기 쉽게 서로 마주보고 앉은 것이다. 이날 발표를 했던 박지훈(17) 군은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친구들이 발표하고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하니 지루하지 않고 이해가 더 잘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은 수업에서 시작 ‘배움 중심 수업’   혁신 교육의 기본은 수업이다. 운산고의 ‘배움 중심 수업’은 수업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넘기는 것으로 시작했다. 교무부장을 맡고 있는 연현정(38) 교사는 “교사가 앞에서 가르친다고 학생들이 다 배우는 게 아니라는 회의감이 들었다”며 “진짜로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한 결과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배움의 가장 높은 단계라고 생각해, 이것을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이런 수업 방식이 학생들에게 체화되려면 한 교과의 수업만 바뀌어서는 안됐다. 운산고가 수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반값 생리대로 여성 위생 인식을 바꾸는 소셜벤처 ‘29days’

대학가가 ‘반값 생리대’로 들썩이고 있다. 동덕여대, 서울여대, 조선대 등 몇몇 대학교에서는 최근 총학생회 주도로 29days 생리대를 공동구매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오는 2학기에 공동구매가 예정돼있는 대학교도 4~5군데에 달한다. 반값 생리대에 열광한 건 대학뿐만 아니다. 지난해 연말 이뤄진 와디즈의 크라우드펀딩에서, 이 생리대는 펀딩 개설 10시간 만에 목표금액(200만원) 100%를 달성했고, 최종적으로 568%를 달성해 1136만8500만원을 펀딩받았다. 후원자들 덕분에 무려 2304팩의 생리대가 경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됐다. 이쯤 되면 궁금해진다. 반값 생리대를 만든 이들은 누구일까.   ◇여성용품을 만드는 남성 CEO   ‘대한민국 1호 반값생리대’라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내건 ‘29days 생리대’를 만든 곳은 소셜벤처 (주)29일이다. 회사를 이끄는 이들은 젊은 두 남자다. 홍도겸(CEO), 심재윤(COO) 대표는 사회적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인 ‘언더독스’를 통해 만나서 의기투합했다고 한다. 왜 하필 여성의 생리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물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제약회사·전시기획사 등에서 근무했던 홍도겸 대표는 “소비자로서 여성의 문제에 관심을 갖다가, ‘왜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생리대 가격이 비쌀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셜리퍼블릭 창립멤버이자 ‘우리들의 작은 전시회’ 대표를 맡기도 했던 심 대표는 사회문제를 조사하다, 이전에는 전혀 몰랐던 생리대 문제를 한꺼번에 듣게 됐다고 한다. “처음 5분 정도는 민망해하던 여성들이 한 시간 넘게 생리대에 대한 문제점을 수십 가지씩 쏟아내더라고요. 가장 근본적인 생리대의 가격구조를 들여다봐야겠더라고요.”(심재윤 대표) 생리대 한 개당 가격은 미국과 일본이 181원인데 반해, 한국은 331원으로 2배 가량 높았다. 이뿐 아니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소비자 물가지수가 10.6% 오르는 동안,

60만 이주노동자 아동 교육,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려

신(新) 사각지대, 이주노동자 자녀 보육·교육 현장 취재   필리핀에서 온 이주노동자 알렌(가명·36)씨는 얼마 전 가족을 고국으로 돌려보냈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아내가 일을 그만두게 됐기 때문. 알렌씨가 혼자 버는 최저임금만으로는 양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그는 한국에 혼자 남기로 결정했다. 아빠와의 갑작스런 이별의 충격 때문일까. 큰 아이 샐리(가명·8)는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 60만명.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의 숫자다. 경제적 이유로 한국 땅을 밟은 이들은 제조업 공장, 농장, 고기잡이 등 일손이 부족한 곳을 찾아 일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외국인 아동 숫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2012)에 따르면, 이주노동자의 71.73%가 “한국에서 아이를 낳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국적법상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은 한국에서 태어나도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어렵다. 부모가 불법체류자일 경우 신분 노출을 염려해 출생등록을 꺼리는 데다가, 한국에 살기 때문에 모국에 출생등록을 하는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 국적이 없는 아이들은 한국에서 교육을 받기 어렵다. 비자가 없어 어린이집에서 거절당하는 경우가 35.4%에 달한다(국가인권위원회 2012). 국적이 인정돼 다닐 수 있더라도 민간 어린이집의 보육료는 부담이다. 실제로 경제적 이유로 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지 못한다고 답한 이주노동자들이 41.2%에 달한다(경기도 외국인 근로자 가족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3). 이에 시민단체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이들을 위해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 모두 상황이 어렵기는 마찬가지. 이주노동자 자녀를 위해 설립된 어린이집 현장을 찾아가봤다.   ◇이주노동자 자녀 보육 문제, 복지 사각지대 경기도 남양주의 마석가구공단. 이곳엔 약 800명의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다. 1995년

교과서가 아닌 게임으로 배우는 사회

하자센터 토요진로학교 ‘게임을 통해 보는 세상’           머리를 맞댄 11명은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계약직, 정규직, 최저임금 등 노동 관련 단어들이 쏟아져나온다. 한참동안 논의가 끝나질 않자, 중재자가 나선다. “서로 필요한 것을 먼저 이야기해볼까요?” 그제서야 한 명씩 차례대로 우선순위를 정해나간다. 정책회의, 포럼에서나 볼 법한 광경. 지난 5월 27일, 영등포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운영하는 ‘2017 토요진로학교’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모습이다.   ◇직업 체험이 아닌 공동체 가치를 배우는 ‘토요진로학교’     이날 게임에 참여한 이들은 한성여자중학교 학생 11명. 이들은 교과서가 아닌 게임으로 민주주의와 정치활동을 체험했다. ‘2017 토요진로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게임을 통해 보는 세상, 게임학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민주적인 방식으로 법안을 발의하고 채택하면서 변화시키는 게임이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 수는 50여명에 달한다. 하자센터는 연세대학교가 서울시로부터 수탁 운영하고 있는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공식명칭)다. 청소년 진로 활동 지원이 주요 사업이고, 게임학교는 ‘토요진로학교’의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하자센터의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직업이나 직종 체험 교육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 경제 주체, 지역 공동체, 교육 관련 단체 등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삶과 공동체 가치를 공유하는 교육 개발을 목표로 한다. 게임학교에서 진행하는 ‘헬조선 리셋 게임’은 월간잉여 편집장 최서윤씨가 개발한 ‘수저 게임’을 청소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한 게임이다. 수저게임은 ‘헬조선’, ‘노오력’ 등 현실을 자조하는 청년들이 활발한 정치와 토론, 연대의 가능성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개발된 게임이다. 게임 개발에 참여한 김지빈 하자센터 담당자는 “청소년들이

버려지는 수입 주류병에 ‘멋’을 입히다…청주대 창업동아리 500℃

“고온으로 올라간 유리는 액체가 되기 직전, 가장 뜨거우면서도 단단한 형태를 유지해요. 그 지점이 500℃죠.” 유리의 뜨거움과 단단함을 뜻하는 ‘500℃’는 청주대학교 창업동아리의 이름이 됐다. 500℃의 회장 이승호(26·공예디자인학과)씨는 “유리처럼 뜨거운 열정으로 유리공예에 전념하자는 뜻으로 500℃라고 이름 붙였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500℃가 다루는 유리는 조금 특별하다. 재활용되지 않는 ‘수입 주류병’이 주재료다. 국산 주류병이 아닌, 수입 주류병에 이들이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청주대 창업동아리 500℃를 찾아가 그 답을 들어봤다.   ◇영롱한 빛깔…쓰레기에서 구해낸 수입 주류병   평범한 유리를 재활용해 액세서리를 만들던 500℃는 우연한 계기로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밤늦게까지 작업이 있던 어느 날이었다. 500℃ 동아리원들은 학교 근처의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던 중 지금까지 보지 못한 파란색 맥주병을 발견했다. 이승호씨는 “국산 주류병은 대부분 초록색이나 갈색인 반면 수입 주류병의 색은 다양하고 디자인도 이국적이었다”고 말했다. 챙겨온 파란색 병으로 접시를 만든 500℃는 그날 이후 수입 주류병의 매력에 빠졌다. 알아보니, 수입 주류병은 ‘골칫덩어리’였다. 국산 주류병과 달리 빈병보증금이 없어 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국산 주류병이 수거되면 96%가 재활용되지만, 수입 주류병은 100톤 중 23톤이 수거되고 그 중에서 1톤 정도만이 재활용 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수입 맥주시장이 성장해 맥주병 폐기물량도 늘어나고 있었다. 500℃의 업사이클링(Upcycling) 기술이 꼭 필요한 분야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업사이클링이란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과는 달리, 디자인을 새롭게 하거나 활용방법을 바꿔 재활용품에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입힌 제품으로 바꿔내는 것이다. 이들은 ‘압축성형(토목)’을 통해 수입맥주병 유리를

매년 1만5000여명 봉사자가 찾는 곳, 한사랑마을을 가다

장애인식교육이 더해진 봉사 현장, 숨은 비결 공장을 지나니 낙원이 나타났다. 지난 6월 3일 토요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 광주까지 2시간, 광주터미널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20여분. 버스는 어느새 공장 지대로 들어서고 있었다. 언덕길을 오르니 푸르른 녹음 속에 우뚝 서있는 하얀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한사랑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 운영하는 중증장애요양시설이다. 생활 지원, 재활, 사회통합지원 등 다양한 사회복지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1998년 개관한 이곳엔 5세부터 30대에 이르는 중증장애인 100명이 거주하고 있다. 14개 생활관에서 6~7명씩 생활을 하는데, 각 생활관마다 사회복지사 3명이 교대 근무를 하며 24시간 이들을 보살핀다. 매년 한사랑마을에 다녀가는 봉사자만 1만5000여명에 달한다. 이날 기자는 100여명의 봉사자들과 함께 현장에 투입됐다. 봉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그리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총 2타임으로 이뤄졌다. 각 타임마다 30분가량 신규 봉사자 교육 진행 후 봉사가 시작된다. “이곳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조금만 지저분해 도 감기 등 질병을 옮길 수 있어요. 그래서 봉사자 여러분들도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합니다.” 임지희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후원나눔부 관계자가 스크린을 가리키며 봉사 교육을 진행했다. 두 거주자의 사진을 보여주며 “몇 살처럼 보이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사진 속엔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남자아이의 얼굴이 담겨있었다. 임씨는 “장애인은 성장이 더딘 경우가 많아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대체로 어려보인다”면서 “실제 사진 속 거주자들은 20대 중반의 성인”이라고 말했다. 한사랑마을은 신규 봉사자 교육 외에도 일 년에 두 번씩 진행하는 관계자 보수교육을 통해 장애인식 개선에 힘쓰고 있다. 교육이 끝나고 생활관으로 이동했다. 2층으로 올라가 슬리퍼를 벗고 생활관으로 향했다. 각자 배정된 생활관으로 이동한 봉사자들은 거주자들의 특성에 맞춰 봉사를 진행했다. 밥을 혼자서 먹을 수 있는지, 옆에서 부축하면 걸을 수 있는지, 휠체어를 타는 경우 턱이나 팔꿈치로 직접 운전이 가능한지 등 거주자들의 상황에 따른 교육과 봉사가 이어졌다. 기자는 ‘빌립방’에 배정됐다. 문을 열자, 노래에 맞춰 팔다리를 흔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입을 크게 벌리고 노래를 부르는 동안 봉사자 장영미(47)씨는 이들의 입 안에 칫솔을 넣고 양치질을 해주기 시작했다. 장씨의 딸 김서진(16)양은 엄마와 함께 양치질 보조에 나섰다. 서진양이 다니는 양진중학교(서울시 광진구)는 이날 학생-보호자 동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한사랑마을 규정상 중학생 이하 학생은 봉사시 보호자 동반이 필요하다. 아이들을 키우며 돌봄 노하우를 가진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은 자연스레 배운다. 부모와 자식 간 생기는 추억은 덤이다. 장씨는 서진양이 중학교에 입학한 2년 전부터 현재까지 매년 이곳에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두 번 오고나니 이젠 딸이 먼저 오자고 하더라”면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아 떨어질까봐 걱정했는데 올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장씨의 아들은 마을에서 진행하는 ‘힐링캠프’에 참여하기도 했다. 장씨는 “이젠 온가족이 다 함께 봉사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사랑마을 힐링캠프는 1박 2일로 진행하는 숙박형 봉사활동이다. 일상생활 보조뿐 아니라 장애인식개선프로그램과 장애체험을 진행한다. 마사지, 체육대회 등 거주인과 함께하는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더 깊이 교감하는 기회도 가진다. 이날 빌립방에서 만난 세 명의 명지고등학교(서울시 서대문구) 학생들도 전날부터 이곳에서 머물며 봉사를 하고 있었다. 하루 먼저 이곳에서 봉사하며 노하우가 쌓인 덕분일까. 기자보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거주인들을 대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캠프에 참여한 전윤성(18) 씨는 “학생들 사이에서 힐링캠프를 향한 열기가 뜨겁다”면서 “무엇보다 일상에 감사한 마음이 생겨 더 열심히 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사랑마을에 온 봉사자들은 청소 등 노력봉사보다는 직접 거주자들과 접촉하는 활동을 한다. 거주자들과 직접 교류하는 과정에서 장애에 대한 편견이 깨지기 때문. 그래서일까. 이곳을 다시 찾는 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봉사자들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도 보인다. 내년부터 한사랑마을의 학교 단위 봉사는 평일에 한정할 계획이다. 주말에 오는 가족봉사자들을 배려하고, 평일에 부족한 일손을 보충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사정을 알게 된 학교들은 평일 봉사를 예약하고 있다. 임지희 초록우산어린 이재단 후원나눔부 담당자는 “한사랑마을은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개선과 함께 의미있는 봉사를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현장”이라며 “더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연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7기)

1800명이 함께 달린 10km의 기적

굿피플 ‘기부 마라톤’ 체험르포       “희귀난치성 아동을 위해 파이팅 한번 외치고 출발하겠습니다. 하나 둘 셋, 화이팅!” 출발 신호와 함께 1800여명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모자, 선글라스, 트레이닝복 차림의 참가자들이 일제히 앞으로 뛰어나갔다. 검은색으로 큼직하게 쓰인 참가번호를 등에 달고, 입가엔 연신 웃음이 가득하다. 지난 6월 3일 오전 9시,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에서 열린 ‘2017 희귀난치성질환 아동돕기 굿피플 기부마라톤 대회(이하 굿피플 기부마라톤 대회)’ 현장 모습이다. 참가비 전액이 희귀난치성질환 아동들의 치료비로 기부된다. 기자 역시 참가번호 11219번을 등에 달고 출발선에 섰다. 생애 첫 마라톤 대회였다.   지난 5월 2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희귀난치성 질환의 날’이 지정됐다. 국내에서 희귀난치성 질환을 가진 사람은 총 70만명(건강 보험심사평가원, 2015년). 국민 70명 중 1명이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셈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은 암, 뇌혈관 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4대 중증질환으로 규정돼있다. 2016년 희귀난치성 질환 보험자 부담 금은 총 3조9717억원으로, 암 다음으로 많다. 4대 중증질환 전체 보험자 부담금의 35%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정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2만명 이하일 때 명명되는 희귀난치성질환은 그 명칭처럼 환자 수가 희소해 원활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치료법 연구 개발은 물론, 치료비 역시 어마어마하다. 국제구호기구 ‘굿피플(Good People) 인터내셔널(회장 진중섭)’이 올해 처음으로 기부마라톤 대회를 개최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홍인영 굿피플 담당자는 “참가비를 기부해 나눔에 동참하고,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일석이조의 마라톤”이라며 “희귀난치성 환아들의 건강을 응원하며 함께 걷는다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굿피플 기부마라톤 대회에서 마련한 코스는 10km 달리기, 5km 달리기, 5km 걷기 등 총 3가지.

머신 러닝으로 공유 사무실을 디자인하다…위워크(WeWork)

뉴욕 위워크(WeWork) 웨스트 브로드웨이점 커뮤니티 매니저 Jackie Lho(재키 로) 인터뷰   바야흐로 시공간을 뛰어넘어 일하는 시대. 사람들은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들고 일할 수 있는 공간과 커뮤니티를 찾아나서고 있다. 국내 코워킹 스페이스가 급성장하는 이유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위워크(WeWork). 세계 최대 사무실 공유 서비스 회사다. 프리랜서부터 스타트업, 중소기업,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협업할 수 있는 최적화된 공간을 제공한다. 프라이빗 오피스, 전용 데스크의 오피스 공간과 컨퍼런스 룸, 미팅 룸, 폰 부스 등을 갖추고 있다. 강남점, 을지로점에 이어 3호점인 개장을 앞두고 있다.   ◇140여개의 건물은 각 지역의 문화를 확실히 반영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위워크 공간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뉴욕의 위워크 웨스트 브로드웨이점 커뮤니티 매니저 Jackie Lho(재키 로)를 만나봤다. “위워크는 사람과 공간, 기술의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데 관심이 많아요. 매 지점마다 다르게 디자인돼 있지만, 각각의 빌딩은 사무실과 라운지를 공통으로 갖고 있어 전 세계 위워크가 하나라는 것을 계속해서 보여주려 하죠. 현지의 문화를 반영하면서도 위워크 만의 커뮤니케이션을 쉽게 하는 배치와 구성을 모든 지점에서 제공하기 위해서 입니다.”   ◇복도를 일부러 좁게 만들어 멤버들이 더 자주 마주칠 수 있도록   뉴욕 본사 측에서 투어를 제공해 하루 전날 위워크 사우스 윌리엄스버그 지점을 방문했다. 두 사람이 지나가기에는 버거운 복도 공간이었다. 물론 오픈 창으로 되어있는 각각의 오피스 공간을 마음껏 엿볼 수 있었다. 곧 앞에서 다가오는 한 남성 멤버가 ‘하이파이브’를 외치며 먼저 지나가도록 양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