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50문 50답] 기부자가 묻고, 비영리단체가 답한다 ⑤조직 및 운영

“비영리단체란 무엇일까?”…비영리 전반 지식에 관한 모든 것 소통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후원자는 물론 지역 본부, 해외 지부 등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원을 연계하는 능력, 관련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능력, 사회문제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하다 보면 시리아 난민 현장에 직접 가거나 이들을 돕기 위해 모금을 하는 등 국제사회 이슈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게 되는데, 지구촌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공감능력도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비영리단체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자원봉사자’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비영리단체야말로 사회문제를 발굴 및 진단하고 지역, 학교, 기업, 지자체 등 다양한 자원을 연계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지원하는 현장 전문가 그룹이라 볼 수 있습니다. UN기구를 비롯, 해외 비영리단체들은 직원들을 전문가로 대우하고 대기업 연봉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사뭇 다릅니다. 단체별 규모와 특성에 따라 연봉 수준이 매우 다릅니다. 대형 비영리단체를 기준으로 보면 중소기업 신입 연봉(약 2400~2600만원)과 비슷하게 책정되고 있습니다. 직원 규모가 10명 이하의 소규모 단체, 풀뿌리단체들의 경우 월 100만원 이하 활동비를 받고 일하기도 합니다. NPO의 조직구조는 이사(이사회), 회원(총회), 임원, 직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중 공익법인 의 이사회는 기관의 사업을 들여다보고, 외부의 자원을 끌어오며,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의사 결정기구입니다. 기관의 미션에 부합하는 전문가들로 이사회가 잘 구성되는 것이 비영리단체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사진의 숫자나 운영 방식은 비영리단체의 규모 및 특성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비영리 50문 50답] 기부자가 묻고, 비영리단체가 답한다 ④홍보

“비영리단체란 무엇일까?”…비영리 전반 지식에 관한 모든 것 단체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경우에는 유니세프 본부 차원에서 한국위원회에 지급한 마케팅비용에서 광고 홍보비를 지출하며, 이는 전체 모금액의 4% 정도입니다. 또한 TV나 포털, 라디오에서 광고를 진행하는 것은 기존 일반적인 영리기업과는 단가 자체가 다릅니다.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광고라는 점을 감안해 5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진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나 활동을 알리기 위한 아동학대 공익캠페인 등은 모금 광고라기보다는 공익캠페인 광고로 봐야합니다. 비영리단체의 매체홍보는 일반 상품광고와는 다릅니다. 사회전반의 문제와 환경, 권리, 아동, 빈곤 등 비영리단체가 다루고자 하는 문제에 대한 인식개선/캠페인 사업의 일환으로 기업의 광고 활동과 같은 기준으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변화가 필요한 분야를 알려, 더 큰 변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체에선 거리 캠페인, 옹호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단체의 활동을 설명하지만, TV, 라디오, 포털 등은 가장 많은 이들에게 단체의 사업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매체입니다. TV, 라디오 광고, 포털 광고 등을 통해 기부를 시작하고 단체의 활동에 동참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단체는 주어진 마케팅 비용안에서 어떤 매체를 활용 했을 때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지를 전부 따져봅니다. 일정 정도의 비용을 들인다고 가정할 때, 그에 상응하는 정도의 적절한 후원금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광고를 고집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제로 어떤 광고를 보시고 1억원 이상의 후원금을 내는 기부자도 있었고, 난민 캠페인,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광고를 보시고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비영리 50문 50답] 기부자가 묻고, 비영리단체가 답한다 ③기부금 및 투명성 (下)

“비영리단체란 무엇일까?”…비영리 전반 지식에 관한 모든 것   새희망씨앗은 비영리단체에 대한 정부의 허가 및 관리의 사각지대를 드러낸 사건입니다. 대표 및 임직원이 128억원의 기부금을 유용하는 등 문제가 많았음에도 사단법인, 지정기부금 단체로 인가 받아 활동해왔기 때문입니다. 새희망씨앗 같은 ‘가짜’ 기부금단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허가 및 관리, 감독 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중복지원을 예방하기 위해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긴밀한 협업 체계가 구축돼야 합니다. 정부에서 모금 단체를 검증할 제도도 필요합니다. 호주나 영국이나 싱가포르 등에선 모금 단체들이 정부에서 받은 승인번호를 사용하도록 해 번호만 검색하면 믿을 만한 단체인지 손쉽게 확인 가능합니다. ☞새희망씨앗 관련 기사 보기 도움을 받는 수혜자에게 직접 현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비영리기관을 통해 기부금을 전달한다면 기부금이 다른 목적으로 쓰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모니터링 합니다. 후원금을 사적으로 유용할 수 없도록 치료기관으로 기부금을 집행하기도 하고, 현금이 아닌 현물, 서비스로 대체해 유용가능성을 예방합니다. 단, 기관을 통해 지원할 수 없거나 현물이나 서비스로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사전에 ‘사적으로 유용했을 시 후원금을 환수한다’는 것을 고지하며 사전 동의서를 받습니다. 또한 집행한 기부금에 대해 적합한 증빙자료(영수증, 치료비 납부서)를 요청해 사적으로 유용할 수 없도록 조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사실이 적발된다면 후원금에 대해 환수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단체가 후원자와 소통하는 창구인 ‘홈페이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인 등록이 되어있는지, 법인 형태는 무엇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홈페이지 하단에 명시된 사업자등록번호(또는 고유번호)를 확인하거나 기부금 단체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⑨] NGO를 돕는 NGO ‘아유스(AYUS)’

현장을 뛰는 NGO를 지원하는 NGO가 있다. 정부도, 중간지원조직도 아니다. 규모가 큰 것도 아니다. 보통의 NGO가 특정 사회 이슈 해결에 집중하는 반면, 이 NGO는 이러한 NGO들을 뒤에서 돕는 역할을 자청한다. 작지만 강한 NGO ‘아유스불교국제협력네트워크(アーユス仏教国際協力ネットワーク)’의 사무국장 ‘에다키 미카(枝木美香. Edaki Mika)’씨를 만나 히스토리를 들어봤다.  ㅡ소개 부탁드립니다. “2011년부터 아유스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에다키 미카입니다.  예전에 다른 NGO의 태국 주재원으로 파견돼 일하던 중 현장 방문을 오신 아유스 이사님들을 만나게 됐어요. 아유스의 활동은 다른 NGO를 지원하는 것이 핵심인데, 당시 제가 몸담고 있던 NGO에서도 아유스 지원을 받고 있었거든요. 그것을 계기로 아유스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ㅡ아유스란 단체는 한국에선 생소한 곳인데요, 어떤 곳인가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아유스는 일본에서 불교를 믿는 분들이 만든 단체로 불교 이념을 기초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종파와 소속에 상관없이 뜻이 맞는 불교사찰, 불교신도, 불교종단들의 후원을 통해 운영하며, ‘평화’와 ‘인권’을 중요한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우리 단체가 직접 현장을 개발해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단체들에게 기금 등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다른 단체들이 우리에게는 현장입니다. 세 번째로 현장에서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일본에서 함께 고민하거나 현장의 이슈들을 일본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ㅡ설립 계기가 궁금합니다.  “걸프전 직후 1993년 일본 경제는 여유가 있었고 해외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에 아유스는 국제 이슈들이 국제개발협력을 통해 일본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어떤 인식개선이 필요한지 고민하던 중 설립됐습니다.

[비영리 50문 50답] 기부자가 묻고, 비영리단체가 답한다 ③기부금 및 투명성 (上)

“비영리단체란 무엇일까?”…비영리 전반 지식에 관한 모든 것   비영리단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투명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습니다. 모금, 이사회 거버넌스, 후원자 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표를 설정하고 점검해나가고 있습니다. 가령 후원금 사용 내역은 단체의 홈페이지나 국세청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내부 감사 및 외부 회계법인 감사를 통해 투명성을 제고합니다. 그 밖에도 감사보고나 연차보고, 이사회 공시 등도 홈페이지에 공개해 살림과 운영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하고자 합니다. 또한 후원자가 직접 사업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후원자 모니터링단을 운영하는 곳도 있으며, 우편이나 메일, 문자,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해 살림 내역을 전달합니다. 비영리단체는 기본적으로 등록된 ‘주무관청’의 감사를 받습니다. 가령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단체의 경우, 복지부에서 단체의 사업 및 재무현황 전반을 실사합니다. 또한 매년 2월 말까지 주무관청에 결산보고를 해야 하며, 4월 말까지 국세청에 전년도에 대한 공시를 해야 합니다. 비영리단체가 기업이나 정부 위탁사업, 공모사업으로 선정될 경우엔 사업마다 평가를 받고 정산을 해야 합니다. 그 밖에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 ‘공익법인의 설립 운영에 관한 법률’, ‘사회복지 재무회계 규칙’, ‘사회복지사업법’,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등 다양한 법규를 준수하며, 그에 따라 관리감독을 받습니다.   비영리단체의 성격에 따라 모금 및 운영에 사용되는 비용은 다양합니다. 일률적으로 몇 %가 적절하다고 말하긴 어려우나, 전체 후원금의 80%를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암묵적인 규범이 존재합니다. 기부금 100%가 후원하고자 하는 대상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기부자의 마음을

[비영리 50문 50답] 기부자가 묻고, 비영리단체가 답한다 ②사업 및 임팩트(성과)

“비영리단체란 무엇일까?”…비영리 전반 지식에 관한 모든 것 UN은 2015년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발표했습니다. 절대 빈곤퇴치, 양질의 교육환경, 식수와 위생 등 총 17가지 목표입니다. 현재 세계의 약 10억명이 최빈곤층이고, 그 중 절반이 아동입니다. 아동의 1/4은 발육부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기도 하며, 600만명의 어린이가 5살이 되기 전 사망합니다. 이처럼 개발도상국 아동들은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절대적 빈곤’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생존을 위한 지원이 절실합니다. 한국 역시 전 세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성장한 나라입니다. 6.25전쟁 전후 한국은 전 세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월드비전이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모두 한국전쟁 전후 들어와, 얼굴도 모르는 한국의 어린이를 돕기 위해 활동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43년간 여러 나라와 비영리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한 우리나라에서 다시 어려운 나라를 도울 수 있게 된 건 의미 있는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선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는 복지 예산이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입니다. 시리아 난민 아이들처럼 해외에는 국가 자체가 무너졌거나 능력이 안되어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곳도 많습니다. 우리나라를 넘어서 도움이 가장 시급한 곳에 필요한 곳에 가능한 도움을 주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비영리단체마다 활용하는 기준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외부의 도움이 가장 시급하고, 단체가 현지에 지원할 역량이 있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선정합니다. 각 단체가 활용하는 기준으로는 국가별 취약계층 아동 수, 빈곤지수(Human Poverty Index), 어린이 안녕지수,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5세

[비영리 50문 50답] 기부자가 묻고, 비영리단체가 답한다 ①비영리 전반

“비영리단체란 무엇일까?”…비영리 전반 지식에 관한 모든 것 전통적으로 사회는 정부와 기업으로 대표되는, 공공과 민간 영역으로 나뉘어 논의돼왔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힘만으로는 시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사각지대를 채울 수 없다는 시각이 등장하면서 대안으로서 시민사회라고도 불릴 수 있는 ‘제3섹터’가 등장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NGO는 비정부기구(Non-governmental Organization)의 약자로, 1945년 UN에서 처음으로 쓰였던 신생어입니다. 이후 NGO이라는 단어는 정부나 기업 외 새롭게 등장한 공익 주체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게 됩니다. 요새는 NGO 대신,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비영리단체(NPO, Non-profit Organization)라는 용어가 널리 쓰입니다. 오늘날 많은 비영리단체들이 환경, 아동, 인권 등 인류의 가치나 선을 추구하기 위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현재 1만3833개 비영리민간단체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7년 9월 30일 기준). 우리나라는 비영리단체의 공익활동 증진을 위해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교육부,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외교부 등 중앙행정기관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는 1613개, 각 시도에 등록된 단체는 1만2220곳입니다. 법인 형태로 비영리단체를 설립하거나 면세 혜택을 받으려면 정부 및 지자체에 등록해야 합니다. 또한 모금액이 3억원 이상, 자산이 5억원 이상인 공익법인은 국세청에 결산공시를 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습니다. 한국NPO공동회의가 국세청에 결산공시를 올린 9166개 단체(2017년 9월 기준)를 분석한 결과 모금액 3억원, 자산 10억원 이상 단체는 총 2,891곳이며 이들의 총 자산은 216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공익법인 2,891곳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장학재단 등 정부 및 지자체 출연기관과 학교법인이 포함됩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개인 및 기업 기부금은 5조5715억원, 목적사업비는 75조1534억원, 보조금은 36조8484억원, 국내 사업비는 55조9362원, 해외사업비는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제8강 CJ제일제당 베트남 CSV 사례 <끝>

제8강 CJ CSV 케이스 스터디   “2013년, CJ의 즉석밥 브랜드 ‘햇반’의 시장점유율 70% 탈환 전략을 짜던 중이었습니다.  당시 글로벌 대표 CSV(공유가치창출)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해보라는 미션이 떨어졌습니다. 세계 최고점을 향한(Best in the world)일을 하다가 세상을 향한(Best for the world)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죠. 베트남 빈곤마을의 소득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해 3년간 실행했는데, 2015년 세계은행 김용 총재가 ‘글로벌 빈곤 퇴치의 새로운 솔루션’이라며 전 세계에 CJ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11월 16일, 한양대 제2공학관에서 열린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의 마지막 강의 현장. CJ에서 CSV 기획 및 실행사업을 맡고 있는 김재운 사회공헌추진단 부장이 베트남에서 실행한 생생한 CSV 사업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CJ제일제당의 식품브랜드매니저로 기획·마케팅 등을 담당하다, 해외지역전문가로 베트남 현지에서 근무했다.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는 2017년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 진행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CSV 전문가 양성과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산업정책연구원과 임팩트스퀘어가 개최했으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했다.    ◇베트남 빈곤마을을 고추농가로   “베트남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7%의 고속성장을 거뒀습니다. 2010년 1인당 GDP로 약 1000달러를 달성했고, 빈곤가구 비율(월 소득 20달러 이하)이 11%까지 떨어져 무상원조 수혜국에서 졸업했죠. 하지만 전체 빈곤가구 중 90%가 농촌에 거주했고, 80% 이상이 소수민족이었습니다. 농촌 및 소수민족의 빈곤 문제가 베트남의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로 꼽혔던 이유입니다.” 김재운 부장이 소개한 사업은 ‘베트남 새마을 CSV 프로젝트’. 베트남 빈곤마을 농민에게 CJ의 고추 종자와 농업 기술을 전수하고, 품질 기준에 맞는 고추를 생산하면 이를

[여문환의 비영리 현장 이야기-⑩] 여러분, 언제 감동받으세요?

휴가를 내고 일본 도쿄와 큐슈 사가현으로 공부 여행을 다녀왔다. 이른바 유명 관광지를 돌며 쇼핑하고 맛집가는 것과는 좀 다른 여행이었다. 선발된 사람들만이 여행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인원 수도 단, 6명이었다. 도쿄에는 몇 군데 랜드마크가 있다. 도쿄타워와 모리타워와 같이 높은 곳에서 전망을 즐길 수도 있지만, 하루 300만 명이 오가는 시부야역과 터미널 앞 건널목도 유명한 관광코스다. 동서남북으로 향한 교차로를 동시에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이 도쿄의 바쁜 일상과 현대 도시인의 삶을 보여주며 장관을 이룬다. 시부야의 백화점과 쇼핑센터는 많은 사람들로 늘 활기차다. 그 중 히카리에 백화점 8층에는 크리에티브 스페이스 ‘8/’라는 공간이 있다. 공간의 키워드인 개성, 교류, 지속, 편집, 인재 육성 등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여드는 장소다. 그 가운데 일본 47개 도도부현(縣)을 위한 세 개의 독특한 상설 공간이 있다. 첫번째는 d47 뮤지엄이다. 일본 47개 지역의 전통 공예, 특산품, 로컬 푸드, 관광 상품과 젊은 크리에이터들의 커뮤니티 디자인을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는 일본 유일의 상설 뮤지엄이다. 둘째로 47개 도도부현의 디자인 특산품을 판매할 수 있는 ‘d47 design travel store’이다. 세 번째는 식당이다. 전국 각지 생산자들의 식재료를 이용해 매달 다른 지역의 건강한 일본의 음식을 소개하며 아울러 지역 맥주, 일본주, 음료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곳들은 모두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Nagaoka Kenmei)가 설립한 디자인 회사인 D&DEPARTMENT가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왜 수익이 별로 나지 않는 뮤지엄과 지역 식당을 도쿄 한복판 백화점 안에 열었을까.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더 나은 미래를 떠나며…

2012년 3월 편집장을 맡아 호기롭게 달린 지 6년이 됐습니다. ‘좋은 뜻’만 품고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더나은미래라는 공익 섹션이 필요 없는 날이 되는 게 내 소원”이라는 이야기도 자주 했습니다. 이제 그 짐을 내려놓습니다.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는데, 막상 닥쳐오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돌이켜보니 감사할 일이 많았습니다. 팀원이 많지는 않았지만, 모두 ‘공익’이라는 재미없고 딱딱하고 관심 없는 이슈를 어떻게 하면 한 명한테라도 더 알릴까 고민하던 정예 부대였습니다. 이런 팀워크로 일하는 게 저에게는 더없이 큰 행복이었습니다. 공익 분야에서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난 것도 행운이었습니다. 자본의 논리에 맞지 않아도,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정말 가치 있는 일에 열정을 다해 헌신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강퍅했던 제 성격도 점점 더 따뜻해졌습니다. 2016년 2월 더나은미래는 리더십이 바뀌는 과정에서 존폐 위기도 겪었습니다. 돌이켜보니 고난을 통해 저는 사회적으로 목소리가 약한, 억울한 사람들의 심정을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되었습니다. 편집장을 넘어 매체를 경영하는 간접 경험 또한 덤이었습니다. 그 사이 네 살이던 둘째 딸은 열 살이 되었습니다. 워킹맘으로서 일할 수 있고, 밥벌이할 수 있게 해준 더나은미래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더나은미래를 통해 부족하지만 아주 조금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기사 잘 봤다”는 그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고, 기사 덕분에 도움받은 사람과 제도를 접했을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본의 아니게 기사로 더러 상처를 주거나 피해를 끼친 적도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제7강 임팩트 투자와 SIB…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 이덕준 D3쥬빌리 대표

제7강 임팩트 투자와 기업 금융의 이해     “정부가 공공사업을 수행할 때, 사업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세금을 지출합니다. 반면,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이하 SIB)은 민간의 투자로 먼저 사업을 수행하고, 사업이 성공했을 때에만 정부가 예산을 집행해 상환해주면 됩니다. 실패한 사업엔 예산을 쓰지 않고, 성과에 집중할 수 있겠죠. 투자자 입장에선 어떨까요? 정부와 국민이 껴안았던 공공사업의 리스크가 투자자에게 옮겨 가고, 투자자는 사회공헌 사업에 소모하던 예산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상환금이 돌아오니 손해볼 게 없는 일이 됩니다. 사회공헌 자금, 임팩트투자자도 들어올 수 있는 ‘자금의 선순환’이죠.” 지난 11월 14일, 한양대 제2공학관에서 열린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현장. 서울시 제1호 SIB의 운영기관인 팬임팩트코리아의 곽제훈 대표가 직접 SIB의 개념과 사례를 소개했다.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한 곽 대표의 설명에 100여명 수강생이 귀를 기울였다. 팬임팩트코리아는 SIB를 활용한 공공사업(사회성과보상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설립된 기관이다. 2016년 개시된 서울시의 SIB 사업은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다.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는 2017년 10월 24일부터 11월 16일까지 진행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CSV(공유가치창출) 전문가 양성과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산업정책연구원과 임팩트스퀘어가 개최했으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 했다.    ◇아시아 최초 SIB는 ‘경계선지능 아동 교육’ 사업…곽제훈 팬임팩트코리아 대표   “정부의 고민은 공공복지사업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는데, 정부의 재정이 부족해 예산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업이나 비영리법인의 경우, 사회공헌에 대한 요구는 높은데 역시 쓸 수 있는 재원에 한계가 있었죠. 사회적 측면에서는 세금이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이지 않는 것, 공공에 투입된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제6강 사회성과 평가와 CSV 측정, 어떻게 해야하나?

제6강 기업의 사회성과 평가와 CSV 측정     “제 키가 177이라고 해보죠. 177이란 수치는 ‘측정’한 것이지만, 키가 크거나 작다고 하는 것은 ‘평가’입니다. 평가를 하면 ‘가치관’이 들어갑니다. SK는 사회적기업을 평가하는 지표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사회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이하 SPC)’입니다.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를 얼마만큼 해결했는지를 측정해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지원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치 있고 교환이 되는 상품을 만들어내려는 현장의 실험입니다.”  지난 11월 9일, 한양대 제2공학관에서 열린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현장. 이날 특강을 맡은 박성훈 SK SUPEX PL의 이야기에 수강생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가치와 임팩트 측정이 화두다. 국내에선 최초로 사회적기업의 임팩트를 측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SK의 사례가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6번째 강의를 통해 소개됐다.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CSV(공유가치창출)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산업정책연구원과 임팩트스퀘어가 개최했으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 했다.    ◇SK 사회성과 인센티브 성과 공유…박성훈 SK SUPEX PL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이하 SPC)는 사회적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이 형성된 것처럼, 사회적기업에게도 ‘잘한 만큼 인센티브를 받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를 위해선 ‘측정’이 필수적이었다. 자연스레 ‘얼마만큼 잘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 및 기준 개발로 연결됐다. 박성훈 PL은 “지난 3년간 사회적 가치 측정을 통해 사회적기업에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이들의 성장과 성공 가능성이 커져 더 많은 창업이 일어난다는 가설을 검증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