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개인 다양성 존중… 함께 나누는 세상 이루길”

[cover story] 오피니언 리더 33인이 말하는 ‘더 나은 미래’란… “나눔·소통으로 모두가 존중받는 미래 만들자” 하루 평균 42명이 자살하는 나라. 2013년 대한민국의 우울한 자화상입니다. 전쟁의 폐허와 지독한 가난을 딛고 60년 만에 남부럽지 않은 선진국이 되었는데, 참 아이러니입니다. “돈 좀 벌고 나서 해야지” “성공하면 생각해볼게”…. 지금까지 우리는 부자만 되면, 행복은 절로 따라오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한 해 1만5000명이나 “살기 싫다”고 자살하는 걸 보니, 이 공식이 틀린 것 같습니다. 다 함께 행복한 사회를 꿈꾸며 창간한 공익섹션 ‘더나은미래’가 3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더나은미래’를 힘껏 응원해주신 각계각층의 리더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더 나은 미래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의 숫자가 해마다 껑충껑충 늘어나길 기대해봅니다.(가나다순) 편집자 주 |권택명 외환은행나눔재단 상임이사 “더 나은 미래란 ‘슬픔의 눈물을 닦아주는 손길’이다. 우울한 뉴스로 가슴이 미어지지 않을 날이 없는 게 우리네 삶의 현장이 아닐까. 오늘 내 가까운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손길이 많아지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미래가 열리지 않을까 꿈꿔본다. 앞으로도 기업 사회공헌활동의 네트워킹, 국제적인 트렌드 소개, 전문성의 정착 등 사회공헌 활동 전반에 대한 나침반의 역할을 기대한다.” |권오용 한국가이드스타 상임이사 “비영리공익단체(NPO)는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더나은미래’가 NPO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시민사회의 꿈과 희망이 구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김상헌 NHN 대표 “인터넷 초창기에는 누구나 정보에 쉽게 접근해 지식을 평등하게 공유함으로써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 필요한 정서 치유… ‘마음톡톡’이 치유 모델로 자리 잡길”

김기태 GS칼텍스 전무 일시적 지원으로는 아이들 상처 낫지 않아 1회 평균 6만원 치료비…직원이 3만원 후원하면 회사에서 3만원 내는 등 든든한 社內 공감대 형성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GS칼텍스 사무실을 찾았을 때, 김기태<사진> 전무는 하얀 종이를 들고 있었다. 인터뷰 전날 기자가 보낸 질의서였다. 15개에 달하는 질문 밑에는 미리 준비한 답변들이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군데군데 노란색 형광펜으로 줄 친 흔적도 보였다. GS칼텍스 여수 공장에 사회공헌 전담팀이 꾸려진 건 2005년. 당시 김 전무는 사회공헌팀장을 맡아 여수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 진행했다. 그리고 지난해 GS칼텍스 본사에 CSR 추진팀이 신설됐을 때도, 그는 CSR 담당 임원으로 다시 부름을 받았다. 8년 동안 GS칼텍스의 사회공헌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일까.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아동’,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주제로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수 지역을 중심으로 CSR활동을 진행하던 GS칼텍스가 다시 본사 내부에 CSR 추진팀을 꾸린 이유는 무엇인가. “여수에서의 경험을 살려 전국 단위로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난 1년 동안 CSR 추진팀은 우리 사회가 미처 돌보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를 조사했다. 꼭 필요하지만 다른 기업에서 하지 못한 일, 그러나 GS칼텍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봤다. 그 과정에서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은 지원을 통해 자립할 수 있지만, 정서적으로 상처를 크게 받은 아이들은 일시적인 지원만으로는 변화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아동 정서 치유 프로젝트를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 ④ 나눔 실천하는 교장 좌담회

빈곤국 친구 위한 나눔, 배려심과 인성교육도 절로 류제천… 교장 비샬 동영상 본 아이들 …용돈 모아 저금통 채워 민경숙… 교장 거친 행동하던 아이들…미술 치료로 긍정적 변화 이명숙… 교장 감사편지로 행복 느끼며 받은 만큼 은혜 베풀어 박상길… 교장 교실에서 직접 수업하며 해외봉사 경험담 전해 서석영… 교장 젊은 교사들 대상으로 나눔에 대한 교직관 넓혀 지난 16일, 서울 청파동의 한 커피숍에 ‘나눔교육’ 전도사 5명이 모였다. 다름 아닌 국제구호개발NGO 굿네이버스의 교육위원으로 활동 중인 현직 교장 선생님들이다. 직접 네팔과 방글라데시 등 저개발국 자원봉사까지 다녀온 이들은 ‘나눔교육’ 경험담을 생생하게 털어 놓았다. 좌담회에는 부천상동초 박상길(57) 교장, 서울금화초 서석영(53) 교장, 서울백석초 이명숙(62) 교장, 서울서이초 민경숙(61) 교장, 서울신상계초 류제천(59) 교장 선생님이 참석했다. 사회= 올해 5회째인 굿네이버스의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는 아이들에게 나눔교육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목적이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있는가. 류제천 교장(이하 류제천)=우리 학교는 복지지원대상 아이가 전체의 3분의 1이나 된다. 처음 이곳에 부임했을 때 희망편지쓰기대회에 동참하지 않고 있었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서’가 그 이유였다. 선생님들과 여러 차례 논의 끝에 ‘나눔은 습관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얼마 전 한 아이한테 ‘편지 잘 썼느냐’고 물었다. 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고, 어머니는 집을 나간 상태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였다. 동영상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하더라. 네팔에서 돌을 깨는 비샬을 보고 ‘나만 어려운 게 아니라 너도 참 어려운가 보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도 울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겠다’고 썼다고

[김경하 기자가 간다] ① “꿈만 꾸던 우리 아이 학습지도… 반가운 선생님이 생겼어요”

[김경하 기자가 간다] <1> 장애인가정 승환이네 멘토링 참여해보니 대학생 자원봉사 멘토로… 일대일로 학습·문화활동 올해부터 건강관리 집중 형·누나가 고민 들어주니… 아이들도 쉽게 마음 열어 멘토 “좋은 프로그램인데… 참여자 부족해 아쉬워” “딩동.” 아파트 문을 열자,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귀를 감쌌다. “사촌들이 놀러 와서 좀 소란스러워요.” 승환(8)이의 어머니 양차란(42)씨가 밝은 표정으로 문을 열었다. 양씨는 승환이네 가족의 유일한 비장애인. 남편은 지체 2급, 큰딸 선영(11)이는 지적장애 3급, 승환이와 동생 준환(6)이는 뇌병변 2급 장애인이다. ‘어머니, 참 밝으시네요’ 라는 말을 하려다 멈칫했다. 나도 모르게 장애를 ‘불행’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던 것에 흠칫 놀랐다. 거실로 들어서자 아이 둘이 소파 앞에 앉아 바퀴벌레 모양의 장난감을 들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이게 더 세~.” “아니야. 사슴벌레가 더 세다고!” 손님을 맞기 위해 준환이는 현관 근처까지 무릎을 꿇은 채로 바닥을 쓸며 다가왔다. “덜컥” 안쪽 방문이 열렸다. 승환이는 엄마의 부축을 받아 한발 한발 천천히 다가왔다. “승환아, 안녕.” #1. 복지관에서 멘토링 봉사자 교육을 받다 승환이를 만나기 전, 사전준비가 필요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방화동에 위치한 강서뇌성마비복지관을 찾았다. 우정사업본부와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8년째 ‘장애가정청소년 성장-멘토링(mentoring)’ 학습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는 복지관이다. 5층 교육장에 들어가니 한 명의 남학생과, 5명의 여학생 자원봉사자가 앉아 있었다. 복지현장이 늘 그렇듯, 여초(女超)현상이 두드러졌다. 임지혜 사회복지사가 봉사자 교육을 시작했다. “승환이는 통합학교를 다니고 있어 또래 친구들과 같이 학습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게 필요하고요. 요즘 배가 많이 나왔어요. 운동도 꼭

유럽, 말고기 파동 이후 협력업체 생산성·기술 전문성 위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늘려

더 나은 미래 콘퍼런스3인 대담 리처드 웰포드 기업상황·입지 이해하고… ‘기부 타이틀’ 탈피해야 토비 웹 최소 1~3년 걸리더라도… CSR을 일상 업무로 적용 한스 크뢰더 정부도 지속한 조달 위해… 업체들과 상생관계 유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제1회 더나은미래 콘퍼런스-ISO 26000 기준 CSR 평가 모델 설명회 및 해외 진출 기업의 글로벌 CSR 전략’엔 200명이 넘는 참석자가 내부를 가득 채웠다. 일부는 좌석이 부족해, 뒷자리에 서서 강의를 지켜보기도 했다. 특히 리처드 웰포드 CSR아시아 회장, 토비 웹 에시컬 코퍼레이션 회장, ISO 26000 제작에 참여한 한스 크뢰더 네덜란드 표준정비협회 핵심위원 3인의 대담은 참석자들의 호응이 매우 높았다. 3인의 대담 중 일부를 발췌·정리했다. 사회= 기업의 수익 중 몇 퍼센트를 CSR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투자하는 게 적절한가, CSR 주요 성공 요인은 무엇인가. 리처드 웰포드= 질문 자체의 정의가 틀렸다. CSR은 수익의 몇 퍼센트를 투자하는 자선 활동이나 기부가 아니다. 기부는 CSR의 아주 작은 부분이다. CSR은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의 사업적 상황과 입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브랜드, 회사 평판, 신뢰와 연관돼있고, 회사의 자본 비용이나 인적 자원 채용 등과도 연관돼있다. CSR을 하려면 이해관계자들의 참여가 필요하고, 이들의 참여가 있어야 기업 상황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사회= 기업의 CSR을 이야기할 때 사회공헌으로만 흐르는 경향이 있다. 노조 설립을 반대하는 등 직원-협력업체에 대한 도덕기준을 지키지 않는 한국 기업도 많다. 토비 웹= ‘대기업이 어떻게 협력업체를 대우하는가’라는 것은

[희망 허브]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제 선택 아닌 필수

더나은미래 콘퍼런스 해외 참석자 5인의 지상강의 국내…現 정부 출범 이후 경제 민주화·동반 성장 상생 경영 등 강조하지만 이미 해외에 뒤처진 상태 해외…지속 가능성, 기회로 전환 스마트 비즈니스 ‘한걸음’ 위기관리·신뢰구축으로 CSR의 사회적 인식 개선 향후 기업 DNA로 작용 CSR 촉진의 전략 설정…경제 성장 포괄적 투자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10일(수)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리는 ‘더나은미래’ 콘퍼런스 참석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현 정부 출범 전후로 국내에선 경제 민주화, 동반 성장, 상생 경영 등이 강조되면서 CSR이 강조됐지만, 이미 해외에선 이런 흐름이 생겨난 지 오래다. CSR에 대한 해외 트렌드를 읽어보기 위해, 이번 콘퍼런스 참석자들의 목소리를 지면에 미리 담았다. 편집자 주 ◇토비 웹(Tobby Web) 영국 에시컬 코퍼레이션 창립자 겸 회장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보이지 않는 비즈니스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속 가능성이다.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는 전략 없이 불가능하다. 글로벌 기업인 ‘유니레버(Unilever)’와 ‘지멘스(Sie mens)’는 CSR과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잘 연계한 모범 사례다. 유니레버는 지난 10년간 ‘5억명에게 안전한 물 제공’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소’ 같은 것들을 목표로 삼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해왔다. ‘녹색 비즈니스 전략’을 채택했던 지멘스는 2011년 매출의 41%(약 51조원)가 환경 관련 분야 매출이다. 지속 가능한 CSR이 어떻게 기업 비즈니스를 개선할까.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이다. 세계적인 선도 기업들은 지속 가능성을 기회로 만든다. 세계 인구 증가는 자원 감소를

“1억 기부하면 3000만원 넘게 세금 내야 하는데… 누가 기부하겠습니까”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대표 발의 지난 1월 1일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제133조2항으로 인한 NPO(비영리단체)들의 반발이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의 조항은 소득공제 종합 한도 대상을 교육비, 신용카드 사용액, 보험료 등에 지정 기부금까지 포함해 2500만원까지만 소득공제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 조항대로라면 지난해 1억1800만원을 월드비전 등에 기부한 목천김정식문화재단 김정식(78) 이사장은 올해 3887만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지난 3일 NPO단체 협의체인 한국NPO공동회의와 월드비전·유니세프한국위원회·굿네이버스·기아대책·한국컴패션·세이브더칠드런·구세군 등 205개 시민사회단체는 “지정 기부금을 소득공제 종합 한도에서 제외하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에게 전달했다. ‘더나은미래’는 지난 2월 지정 기부금을 소득공제 종합 한도 대상에서 제외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원혜영<사진> 민주통합당 의원을 만났다. ―현재 발의된 개정안의 진척 상황은 어떤가. 올해 안에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나. “이번 4월 국회에서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법안심사 소위원회 논의→기재위 전체회의 가결→이후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새 정부 초기여서 중요한 안건들이 많아, 정상적인 흐름으로는 소위원회 회부까지도 어렵다. 이번 법안은 기부문화 활성화에 장애가 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법안 심사의 우선순위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여론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부 NPO에서는 임원들조차 관련 내용을 잘 모를 정도로 이번 법안은 통과된 이후에야 문제점이 뒤늦게 드러났다. 기부문화 활성화라는 정책 취지에도 맞지 않은데, 어떻게 통과됐나. “작년 연말 복지 수요 확대로 정부 예산확보가 시급했다. 현 정부는 증세(增稅)는 없다는 기조다. 결국 세금을 면제해주는 비과세 감면 혜택을 대폭 축소했다. 소득공제 2500만원 종합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③ 돌 깨는 비샬, ‘희망 편지’로 가난을 깨주세요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 캠페인]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세요<3>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 5번째 희망편지 동연군… 네팔에서 비샬 만난다면 연고랑 반창고 주고 싶어 학생회장 민지양… 청소·동생 돌보고 용돈, 제가 번 돈으로 기부해요 할머니도 동참, 이솔양… 비샬과 우린 이웃사촌 늘 베풀며 살아야죠 “만약 네팔에 가서 ‘비샬’을 만난다면 연고나 반창고를 주고 싶어요.” 동연(12·신용산초 6)군이 머리를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에 잠긴 후 입을 열었다. “난 의사놀이 장난감을 가져갈래요.” 동연군의 동생인 민서(9·신용산초 3)양이 손을 번쩍 들며 말하자, 거실에서 웃음이 터졌다. 지난 3일 저녁 기자는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가정을 방문했다. 동연군의 가족이 굿네이버스 ‘제5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에 참여하는 현장을 보기 위해서였다. 학교에서 나눠준 CD를 넣자 올해의 주인공 비샬(10)의 사연이 나왔다. 네팔의 산골 소년 비샬은 3년 전 아버지를 잃으면서 아픈 엄마와 두 동생을 대신해 매일 12시간씩 공사장에서 ‘돌깨는 일’을 하는 소년이다. 굳은살이 깊게 박인 비샬의 손이 클로즈업되자 동연군이 “하아” 소리를 냈다. 비샬이 돌을 깰 때마다 여기저기서 한숨소리가 들렸다. “700원?” 비샬이 하루종일 일해 버는 돈이 700원이란 말에 민서가 놀라며 엄마를 쳐다봤다. “민서야, 700원으로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질문에 “좋아하는 과자 한 개도 살 수 없다”며 시무룩해졌다. 동연군은 제1회 ‘지구촌나눔가족 희망편지쓰기대회’부터 참여했다. 영상 중간에 지난 대회 주인공들의 얼굴이 나오자 “아,락스미다… 자말!” 이라며 이름을 기억해냈다. 희망편지를 계기로 동연군의 가족은 2011년부터 4명이 각각 한 명씩 해외아동을 후원하고 있다. “지구촌 친구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민서가 신이

“교육에서 소외된 아시아 여성들 세상을 바꾸는 리더로 키웁니다”

카말 아마드 아시아여성대학 대표 스리랑카·인도네시아 등… 국적·언어 다른 학생들 졸업 후 각국으로 퍼져… 단단한 네트워크로 연결 빈곤 해결하는 ‘힘’ 발휘 “한국 기업·재단과도… 더 협력할 기회 생기길” “전 세계적으로 여성 인구 비율이 남성보다 높지만, 남아시아는 정반대입니다. 남아선호 사상이 강하고, 산모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죠. 여자아이들은 초등학교 졸업장 따기도 어렵습니다. 교육에서 소외된 여성들을 세상을 바꾸는 리더로 키우고 싶었습니다.” 지난 3월 26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초청 연사로 한국을 찾은 카말 아마드(48) 아시아여성대학(AUW) 대표는 30년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빈 현장 전문가다. 대학 졸업 직후 국제기구 월드뱅크(The World Bank), 록펠러재단, 유니세프에서 활동한 그는 2002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에 선정됐다. 국제개발 전문가로 이름을 떨치던 그는 2008년 대학교 이사장으로 변신했다. 국적·언어·종교가 다른 여학생들이 한곳에 모여 공부하는 글로벌 대학교를 세운 것. 방글라데시 치타공에 있는 ‘아시아여성대학’ 이야기다. 현재 스리랑카·네팔·인도네시아·팔레스타인 등 아시아의 낙후된 12개 국가에서 온 여성 550명이 아시아여성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정치경제학·환경과학·공공보건·철학·아시아학 등 5개 전공과목을 듣는다. 전 세계에서 스카우트된 교수진 52명이 학생들을 지도하고, 직원 100여명이 이들의 건강, 안전, 생활환경을 책임진다. 학생의 98%가 장학금으로 학비, 식비, 의료비, 1년에 한번씩 모국을 방문할 수 있는 경비 등을 지원받고 있다. 매년 학생 1명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이 약 1만5000달러(한화로 약 1700만원)에 달한다. 가난한 나라의 소녀들에겐 그야말로 ‘꿈의 대학’이다. “입학 면접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이 ‘당신은 어떤 리더가 되고

“CSR에도 국제 표준 도입… 세계 1만개 단체가 ISO 26000 지침 적용”

CSR 전문가 한스 크뢰더 개별기업 CSR 평가는 좋은 정책·전략보다 “어떻게 실행하나”에 달려 亞, 국제표준 도입 저조, 유럽은 정부가 나서 독려 한스 크뢰더(Hans Kröder·사진)씨는 사회적 책임의 국제표준인 ISO 26000 제작 과정에 실제 참여했던 저명한 CSR 전문가다. 그는 ISO 26000 기초 작업을 맡은 국제 태스크포스 위원 26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오는 4월 10일 ‘더나은미래’가 주최하는 콘퍼런스에 참석, 국내 기업의 CSR 활동이 ISO 26000 원칙을 충족하는지에 대한 평가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한을 앞둔 그와 이메일 인터뷰했다. ―ISO 26000을 만든 이유는 무엇이며 현재 각 기업의 ISO 26000 적용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나. “CSR에 대한 국제표준을 만든 이유는 ‘한 가지 언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환경, 인권, 복지 등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했다. 준비 기간 4년(2001~2004)과 개발 기간 6년(2005~2010)을 거쳤다. 현재 세계적으로 1만개가 넘는 단체가 ISO 26000 지침을 사용한다.” ―나라마다 사정도 다르고 규모도 다른 개별 기업에서 이런 표준 적용이 가능한가. “ISO 26000은 CSR에 관한 중요한 유일한 국가 간 협정이자 국제표준이다. ISO 26000은 유엔글로벌콤팩트(UN Global Compact), 국제노동기구(ILO), OECD 가이드라인 등과 연결된다. 이 기구들은 글로벌 기업에 매우 중요하다. 소규모 기업에는 ISO 26000의 단순 버전이 필요하다. 나는 네덜란드에서 이런 핸드북을 만들었는데, 소기업에 많은 도움이 됐다.” ―아시아와 한국 기업은 ISO 26000 채택률이 저조하다. 유럽 기업은 어떤가.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가 앞서 나가고 있다. ISO 26000으로 기업의 CSR 정책을 강화한 기업으로는 프랑스의

[‘지킴톡톡’ 앱 개발한 심상원군] 휴대폰 전원버튼으로 청소년 학교 폭력 예방한다

‘지킴톡톡’ 앱 개발한 심상원군 폭력 당하는 위급상황서 휴대폰 꺼낼 필요없이 전원버튼 4회 연속 누르면 녹음기능 실행되고 부모·친구·선생님께 문자메시지 발송 학교 폭력을 경험한 학생들의 31%가 자살을 생각한다. 그러나 피해자 10명 중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은 5명이 채 안 된다(2011년 청소년폭력예방재단 학교 폭력 실태조사). 학교 폭력을 당해도 ‘증거가 없어서’ 또는 ‘보복이 두려워서’ 신고를 못 하기 때문이다. 심상원(17·세인트앤드루 고교 3년·사진)군이 학교 폭력을 상담·신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지킴톡톡’을 개발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중2 때 친구가 학교 일진에게 맞아서 머리가 깨진 적이 있었어요. 지우개 가루를 털다가 옷에 묻혔다는 이유만으로요. 3주간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는데도 학교에선 별다른 조치가 없었어요. 친구는 신고도 못 한 채 끙끙 앓기만 했어요.” 심군은 “학교 폭력과 관련된 앱을 전부 내려받아서 사용해봤지만, 신고 전화번호·주변 안전지역 위치 등 단순 안내 기능에 그치거나 앱을 실행한 뒤 해당 메뉴를 눌러야만 신고가 가능했다”며 “폭력을 당하는 긴급한 상황에 휴대전화를 꺼내서 부모나 경찰에 전화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는 앱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디자인, 세부 메뉴, 실행 기능 등 앱 개발 초안을 완성한 심군은 조언을 구하기 위해 청예단에 연락했다. 청예단은 18년간 학교 폭력 예방과 치료를 위해 활동해온 비영리공익법인이다. 차용복 청예단 나눔사업부 부장은 “심군의 자료를 보고 당장 앱을 개발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 개발자를 수소문했다”고 했다. 이후 9개월에 걸쳐 완성된 것이 ‘지킴톡톡’ 앱이다. ‘지킴톡톡’의 주요 기능은 음성

[가수 나들] 골목 콘서트로 무대 생기고 골목상권도 생기 찾았죠

前 일기예보 멤버 나들 삼겹살집서 콘서트 열어 소문나자 손님들 몰려와 가게도 가수도 모두 윈윈 인터넷서 공연신청 받아 어려운 가게부터 돕기로 “네가~ 좋아, 너무~ 좋아. 내 모든 걸 주고 싶어~.” 지난 9일 저녁 8시,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골목의 작은 커피 전문점. 테이블을 치우고 의자 20여 개를 놓으니 미니 공연장으로 변했다. 일곱 살짜리 꼬마부터 30~40대까지 자리를 채운 관객들은 바로 가까이에 있는 가수가 신기한 듯 노래를 흥얼거리며 따라불렀다. ‘에그 셰이크(egg shake·악기 종류)’를 흔들며 박자를 맞추기도 했다. 가수는 아내와 결혼에 골인하게 된 스토리를 담은 ‘색다른걸’, 다섯 살 늦둥이를 키우는 행복감을 표현한 ‘퍼니러브(funny love)’ 등 노래마다 자신의 에피소드를 곁들였다. 이날 특별한 콘서트를 연 가수는 바로 일기예보 멤버인 ‘나들'(본명 박영열·44)씨. 일기예보는 1990년대 ‘좋아좋아’ ‘인형의 꿈’ 등의 히트곡으로 인기를 끈 남성 듀오이다. 10년 만에 돌아온 나들의 무대는 바로 ‘골목 콘서트’다. 일기예보는 2000년 5집 활동을 끝으로 해체했다. 이유는 나들의 건강 악화였다. 태어날 때부터 간염바이러스가 있었던 나들은 불규칙한 생활과 과로로 간경화가 급속도로 진행됐다. 그는 모든 일을 정리하고 전북 진안으로 내려가 3년간 요양을 했다. 긴 투병 생활 끝에 2010년 6월, 극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결과는 좋았다. 나들은 “10년 정도 활동을 하지 못해 마음이 급했다”며 “주위에서 말렸지만 수술 후 3개월이 지나고 바로 사무실을 알아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기는 쉽지 않았다. 방송국을 돌아다니면서 직접 프로듀서(PD)를 만나 CD를 홍보했지만, 번번이 대형 기획사에 밀렸다.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