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언제부터 물을 사서 마시게 되었을까. 매일 페트병에 담긴 물을 소비하고 있지만, 수도꼭지만 돌리면 깨끗한 물이 콸콸 나온다. 단지 어느 시점부터 돈을 주고 사는 ‘마시는 물’과 수도관으로 공급되는 ‘수돗물’을 구분 짓게 된 것이다. 요즘은 생수에 ‘천연암반수’ ‘해양심층수’라는 명칭을 붙이고 파란색이나 분홍색 라벨과 캡을 씌워 각각의 존재감까지 드러내는 시대가 됐다. 국내 생수 산업의 시작을 되짚어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1994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생수의 판매가 수돗물의 안전성을 부정하고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당시 사람들은 수돗물을 신뢰하지 못해 커다란 물통을 들고 약수터로 향했다. 깨끗한 마실 물에 대한 요구는 커졌지만, 생수를 사서 마시는 건 엄연한 불법이었다. 생수 판매금지가 풀리된 건 국민의 ‘행복추구권’, 즉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서다. 국내에서 생수가 상품화된 지 20년 만에, TV 토론까지 열리는 치열한 사회적 공방을 거치고 나서야 생수 판매는 합법이 되었다. 생수의 판매는 규제 대상이었고, 소비자들은 “물을 사서 마신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하던 1976년, 국내에 생수를 처음으로 상품화했던 업체는 무슨 확신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던 걸까. 물에 값이 매겨지고, 깨끗한 물을 마실 권리를 전 국민이 외치게 될 날이 올 거라 믿었던 걸까? 마실 물의 가치를 유독 다르게 보았던 걸까? 소비자가 아닌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입장이 된 지금, 이 사례를 달리 보게 된다. 지난 2017년, 아이가 보내는 모든 시간이 배움의 시간이고 아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