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내 기업의 다문화 프로그램

이중언어 문화지원·다문화 어린이도서관…사회 시스템 업그레이드 계기 삼아야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가정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2008년부터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이중언어 문화지원프로젝트인 ‘Kids of Asia(아시아의 아이들)’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이중언어 구사를 위한 체계적인 언어 교육, 정체성 확립을 위한 다문화 교육 지원, 다문화 습득을 위한 문화 체험, 1:1 멘토링 지원 등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하나금융그룹은 베트남어와 한국어가 병기된 어린이 도서를 제작해 다문화 가정이나 도서관 등에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간된 양국어 병기 도서는 세계 전래 동화나 각 나라의 위인, 창작 동화 등 세 종이다. 올 하반기에는 두 나라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다룬 책과 중국, 일본, 필리핀어 등 외국어와 한국어가 병기된 어린이 도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까지 약 4만5000권이 제작돼 1만5000여 다문화가정에 배포됐다. LG그룹은 올해 3월 처음으로 ‘LG와 함께하는 사랑의 다문화 학교’를 열었다. 사랑의 다문화 학교는 과학·언어 분야에 재능 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 70명을 선발해 2년 동안 한국외국어대학 및 카이스트 교수진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과학인재 양성 과정의 경우 필리핀, 몽골, 네덜란드, 일본 등 10여 개의 다양한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참여해,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대전 카이스트에서 진행한다. 이중언어인재 양성 과정은 중국 및 베트남 다문화가정 학생들을 중심으로 매월 둘, 넷째주 토요일 한국외대

미등록 이주 아동들도 꿈 키울 수 있는 나라로

다문화 아이들의교육 기회 2020년 다문화 가족 20%로 확대될 것 불법체류 아동은 학교 진학조차 버거워 혜진이는 몽골 국적을 가진 소녀다. 그러나 어느 한국 아이 못지않게 한국어를 잘한다. 7살 때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들어온 지 10년째. 공부도 곧잘 해서 지금 실업계 고등학교 수능 대비반에서 장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다. 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린다. “‘끝없는 이야기’라는 소설이 좋아요. 옛날에 드라마에서 ‘모모’라는 작품이 나오는 것을 보고 미하엘 엔데의 작품을 읽었는데 재미있었어요. 이만큼 두꺼워요. 정말 끝이 없더라고요.” 혜진이는 그동안 읽었던 책의 목록을 신이 나서 이야기했다. 어른들도 잘 모르는 책 이름도 여러 권 등장했다. 한국 생활에서의 어려움은 전혀 느껴지질 않았다. “한국말을 금방 배웠나보구나.” 넌지시 던진 말에 혜진이가 정색을 했다. “아니에요. 수업 시간에 일어나서 국어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였어요. 한국 온 지 3년이나 지나서예요. 1~2학년 때는 수업 시간에 도망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혜진이의 한국어 실력은 4학년 때 만난 담임 선생님 덕에 많이 늘었다. “일기 쓰기 숙제를 내주셨는데, 삐뚤빼뚤 쓰는 글에 밑줄을 긋고 댓글을 달아주셨거든요. 그게 너무 좋아서 열심히 썼어요.” 중국·베트남·몽골 등 국적이 다른 3개국 아이들이 모였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아이들의 웃음에는 국경이 없었다. 사진 찍는 내내 아이들은 깔깔거리며 뛰어 다녔다. 놀 때는 함께였지만‘미등록 이주 아동’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아이들은 사진 속에 등장하지 못했다. 혹여 신분 노출로 불이익을 당할까 염려해서다. /박자연 객원기자 혜진이의 국어 공부

미등록 이주 아동 인권 실태 조사

후진국형 학대로부터 안전, 교육·생활수준 권리는 낮게 나타나 5월 20일은 세계인의 날이다. ‘세계인의 날(Together Day)’은 2007년 재한 외국인 처우기본법에 의해 제정된 국가기념일로 올해 3주년을 맞는다. 이름을 지을 때 ‘외국인의 날’이 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의견이 반영되어 ‘세계인의 날’이라 지정했다. 세계인의 날에 즈음해 조선일보 공익섹션 ‘더 나은 미래’가 미등록 이주아동과 청소년의 인권에 대한 한국 사회의 실태를 국제협약의 관점에서 조망했다. 편집자 주 ‘더 나은 미래’는 다문화 교육 전문 기관에서 직접 교육을 기획하고 담당하는 교육자, 현장에서 직접 이주아동을 만나고 상담하는 전문가, 그리고 이주민들의 권리보호를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NGO의 활동가 등 7명에게 설문지를 보내고 회답을 요청했다.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3.5명의 미등록 이주 아동을 만난다. 설문 문항은 한국이 비준한 국제 협약 중 유엔 아동권리 협약을 기준으로 작성했다. 국제적으로 이주 아동과 그 가족에 관한 권리를 가장 체계적으로 명시한 조약은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1990)’이지만 한국은 아직 이 협약에 비준을 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엔 아동권리 협약에서 이주아동의 권리에 연관이 있는 항목 중 명시가 구체적인 14개의 항목을 추렸고 항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설문지에 해당 항목의 원문을 첨부했다. 미등록 이주 아동을 대상으로 했을 때 개별 문항에 대해 잘 이행되고 있는 경우 5점, 전혀 이행되고 있지 않은 경우 0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참여한 응답자들은 대부분 동일 항목에 대해 비슷한 점수를 줬다. 그 중 모든 항목에 1점을 부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