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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한국 기업 CSR 성적표, 대안은 없을까

2016 아시아 CSR 랭킹 분석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경기 부양책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한국. 미래 산업을 찾는 한·중·일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들의 사회적책임(CSR) 성적은 어떨까. ‘2016 아시아 CSR 랭킹’ 조사 결과, 올해도 한국은 ‘2등’에 머물렀다. CSR 평가 지표인 환경(E)·사회(S)·지배구조(G) 총점을 비교해보니 일본이 54.1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52.7점)과 중국(37.2점)은 그 뒤를 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특히 환경(E) 부문에서 벌어졌다. 재난, 기후변화 영향을 받은 일본 기업들이 오래전부터 환경 경영 및 오염 예방에 힘써온 덕분. 총점에선 뒤졌지만 사회(S), 지배구조(G) 부문에선 한국이 1위에 올라 희망적인 모습도 엿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그동안 지역사회 발전, 공정거래, 이사회 구조 개선에 공을 들인 결과”라며 “다만 지배구조 항목 중에서도 ‘CSR 의사결정'(이해관계자 평등, 이사회의 CSR 참여 등) 점수는 일본과 중국에 모두 뒤처져 향후 개선 과제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ESG 영역별 모든 점수가 전년 대비 하락하며 3등에 그쳤다. ◇산업군별 CSR 장단점 드러나…B2C 기업들 점수 낮아 의외 한국에선 하드웨어 기업들이 CSR을 가장 잘하는 산업군으로 꼽혔다. 삼성전자·LG전자·삼성SDI·LG디스플레이·삼성전기가 속한 하드웨어 산업군의 ESG 총점은 69.2점으로 가장 높았고, 기아차·현대차·현대모비스·한국타이어·한온시스템이 속한 자동차 산업이 61.6점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KB금융·기업은행·우리은행)과 소비재(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KT&G·CJ제일제당·오리온) 산업은 각각 33.1점과 31.9점으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이재혁 교수는 “소비자에게 직접 모니터링 및 피드백을 받는 B2C 기업(은행·소비재)들보다 B2B 기업(자동차·하드웨어)들의 CSR 점수가 높은 건 재미있는 결과”라며 “대표적인 환경오염 산업군인 자동차 기업들이 오히려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더나은선택] 편의점에서의 한 끼, 어디서 하겠습니까?

정유진 기자= 올해 3분기 BGF리테일이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락’의 힘이다. 매년 자산이 2000억원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곧 자산 2조원(현재 1조6000억원)을 돌파하게 될텐데, 회사의 성장에 맞춰 지배구조 개선을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GS리테일이 감사위원회 3명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한 데 반해, BGF리테일은 상근감사 1인만 두고 있다. 기업 내부 단속이 어렵다면 소비자들이라도 눈에 불을 켜고 모니터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어떤 기업이든 덩치가 커질수록 사회적 책임은 더욱 견고해져야 한다 김경하 기자= 국내 편의점 양대 산맥, CU와 GS25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남녀 임금 격차는 1.5배 정도더라. CU(BGF리테일)의 남자 직원 연봉은 5200만원, 여자 직원은 3600만원 수준이었고, GS25(GS리테일)의 남자 직원 연봉은 5000만원, 여자 직원은 3300만원이었다. 반면 회사 직원은 평균적으로 남자가 4배 정도 많다. 취업포털 잡플래닛 정보에 의하면, 유통업의 특성상 업무 강도가 세고 체력적으로 아주 힘들다는 평이 많은 편. 두 곳 모두 원칙적으로 정규직 직원을 채용하지만(단, GS25에는 1년 미만의 단기간 근로자 있음), 직원들의 평균 근속 년수가 남자는 7년, 여자는 3~4년 정도에 그치는 걸 보면, 미래 성장 동력을 가진 편의점 업체들이 신경써야할 것은 다름 아닌 직원 복지가 아닐까.  강미아 기자=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은 개인이나 사회가 위급 상황에 놓였을 때 빛을 발한다. BGF리테일은 점포 네트워크를 활용해 작년 메르스 사태로 격리됐던 마을, 올 초엔 폭설로 고립된 제주공항 및 최근 태풍 피해지역에 긴급구호품을 수송했다. GS리테일도 2010년 연평도 포격

삼성·LG·포스코… CSR 톱3 기업 선정

2016 아시아 CSR 랭킹 조사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가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톱 3위 기업에 선정됐다. ‘2016 아시아 CSR랭킹’ 조사에서 총점 82.7점으로 1위에 오른 삼성전자는 지역사회발전, CSR커뮤니케이션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지난해 1위였던 LG전자(79.1점)를 3.6점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4위였던 포스코는 총점 75.6점으로 3위에 올랐다. ‘2016 아시아 CSR 랭킹’은 아시아 각국의 시가총액 상위 기업(한국 50위, 중국 ·일본 30위, 아세안 10위) 중 아시아 타국에 자회사 1개 이상 설립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한국 기업의 조사 대상을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에서 50대 기업으로 범위를 넓혔다. 평가 기준은 CSR 국제표준인 ISO26000을 기준으로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세 영역별로 12개 항목, 139지표로 활용했다. 지난해에 이어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IGI(Inno Global Institute) 등을 포함한 한국, 중국, 일본 및 아세안 5개국의 대학 교수진으로 구성된 ‘아시아 CSR 랭킹위원회’가 진행한 것으로, 지난 1년간 각 기업의 지속가능보고서 등 외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정량적 데이터를 산출했다. 각국 학자들은 투명성·객관성을 더하기 위해 139개 지표별로 4단계 검증 작업을 진행했고, 이견이 있는 대목에 대해서는 아시아 CSR 랭킹위원들이 만장일치로 합의할 때까지 평가를 거듭했다.                                           1년 새 가장 많은 성장을 보인 기업은 LG생활건강(6위)으로, 환경(76.4점)·사회(60.8점)·지배구조(66.7점)에서 고른 점수를 받아 지난해 24위에서 18계단 껑충 뛰어올랐다. 한편 지난해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은 KT&G는 총점 36.2점이 하락해 38위(지난해 16위)로 떨어졌고, 이마트는 지난해보다 12계단 하락한 40위, 네이버는 10계단 하락한 36위, 고려아연과 KCC 역시 10계단 떨어져 각각

20대 기부자부터 9년차 모금가… 5人이 말하는 기부와 모금

기부자와 모금가는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까. 기부를 둘러싼 체감온도는 얼마만큼 다를까. 지난 19일, 더나은미래는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기부 토크(Give Talk)’를 열었다. 20대 기부자부터 모금 경력 9년 차의 모금가에 이르기까지, 3시간가량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기부 토크’에는 아름다운재단 후원자 강동훈(45)·김은석(45)씨,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 김성식(36) 팀장,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자 변지영(25)씨, 푸르메재단 모금사업팀 백해림(36) 팀장이 참여했다(가나다순).   사회=돌아가면서 간단히 본인 소개를 해달라. 후원하는 단체나 기부 현황에 대해서도 공유해주면 좋겠다.   강동훈=회사원이다. 아름다운재단을 후원한 지는 10년이 넘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단을 시작했을 때 뜻에 공감해 기부를 결심했다. 가장 처음 후원한 단체는 엠네스티다. 90년대 말부터 시작했다. 그 밖에도 지금은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등 여러 곳에 후원을 한다.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결혼했을 때 등 삶에 이벤트가 있을 때나 우연히 기회가 닿을 때 기부하는 곳을 하나씩 늘렸다. 한번 후원을 시작하면 자동이체 해두고 잊고 사는 편이다. 한 달에 기부금으로 나가는 돈이 20만원 남짓 된다. 김성식=고액모금·기업모금·기념일 기부 등을 담당하는 모금가다. 아름다운재단에 온 지는 3년 됐고 올해로 9년째 모금 담당을 해오고 있다. 김은석=어린이 리더십 강사협회 소속이다. 아름다운재단에서 나눔 강사를 교육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게 인연이 됐다. 지난 7월부터 함께 교육받은 협회 소속 강사 20여명이 매출의 1%를 아름다운재단에 후원한다. 매출이 크지 않아서 100만원 벌면 1만원이라 금액이 작긴 하다. 그래도 저희끼리는 같이 한다는 데서 큰 기쁨을 맛보고 있다. 앞으로 돈 많이 벌어서 차차 2%, 3%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개인적으로는

마케팅이 답이다①…”영리·비영리 성장불균형, ‘3W’로 해소해야”

우리나라에서 ‘공익적 활동’을 위해 돌고 있는 돈은 얼마나 될까?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연간 기부금 규모는 약 12조4900억원(2014 국내나눔실태조사, 보건복지부)으로 대기업 1곳의 1분기 매출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같은 해 미국의 기부금 규모는 3580억 달러(약 408조원, Giving USA)에 달한다. 비영리가 하나의 시장으로 형성된 외국과 달리, 국내 공익사업은 정부와 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영리와 비영리의 성장 불균형을 해소하고 기업과 고객, 사회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난 20일 “이기적인 마케팅의 종식”을 기치로 대치동 삼탄빌딩에서 개최된 ‘제1회 공익마케팅 콘퍼런스’의 핵심을 정리했다.    ◇기업, 소비자, 사회가 모두 승자되는 ‘3W 마케팅’을 말하다 우리나라 기업의 연간 사회공헌 예산은 약 2조6708억원(2015 주요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백서, 전국경제인연합회). 국내 공익생태계를 유지하는 데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금액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썩 달가운 지출은 아니다. 성과와 뚜렷하게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해관계자에 대해 법적, 경제적, 윤리적 책임을 실천하는 경영모델)’을 요구하는 소비자와 정부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기업의 이윤과 사회 공헌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CSV(Creating Shared Value·기업이 비즈니스를 통해 공익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영 모델)를 실시하자니, 막대한 초기투자와 혁신이 필요하다. CSV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투입하면서, 기업의 이윤도 추구하고 공익적인 역할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박일준 공익마케팅 협동조합 펍23 이사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3W마케팅’을 제안했다. 마케팅 차원의 전략을 통해 공익과 사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기부 그 후] ‘길 위의 슬픈 죽음’을 막아주세요

동물들이 길 위에서 차에 치여 죽는 ‘로드킬’. 끔찍한 광경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지만, 심각성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로드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도로 위에서 마주하는 죽음, ‘로드킬’ 짓이겨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토끼, 배가 터진 채 길 한 가운데 방치된 고라니…. 차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도로 위 차에 치여 죽은 동물들의 죽음을 마주합니다. 처참하게 죽은 동물들의 끔찍한 광경에 고개가 절로 돌아가지만, 로드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차에 치이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본격적으로 로드킬 관련 캠페인을 진행한 것은 아니예요. 환경, 생태 사업을 하다보니 자연히 현장 조사나 출장이 잦아요. 그러다보니 많은 도로들을 거쳐 지나게 되는데, 동물들이 도로 위에서 차에 치여 죽은 ‘로드킬’을 접한 일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현장조사를 해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현재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시급해 보였습니다. 지난해 3월, 녹색연합은 전라남도 광양시에서 발생한 두꺼비 로드킬을 모니터링했습니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매년 경칩 무렵, 두꺼비들은 산란을 위해 이동을 시작합니다. 이때 도로 위에서 수십, 수백마리의 두꺼비가 목숨을 잃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두꺼비가 차에 치이면서 나는 소리, 도로 위에서 썩은 두꺼비 시체 악취는 지역 주민들을 괴롭혔습니다. 광양시만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2014년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야생동물 교통사고 현황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2000여 건의 로드킬이 발생했습니다. 녹색연합에서 ‘로드킬 제로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이유입니다. ‘로드킬 제로 캠페인’은 수도권 도로부터 로드킬을 줄여나가자는 캠페인입니다. “‘로드킬’은 치인 동물들에게도

새로운 맛의 세계, 비건페스티벌을 가다

히피(hippie·물질문명에 반대하고 자연친화적인 사상을 실천하는 사람들)들의 축제가 이런 분위기일까.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다닥다닥 늘어선 파란색 간이부스에서 고소한 냄새가 풍겨나왔다. 유혹을 참지 못한 사람들은 저마다 먹거리를 손에 들고 나무아래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식사를 즐겼다. 부스 안 쪽에선 앞치마를 둘러멘 사람들이 바쁘게 주스를 갈고 샐러드를 무쳤다. 불고기와 짜장면, 달콤한 파이까지 준비된 음식의 종류도 다양했다. 겉으로 봐서는 여느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들과 다를 바 없어보였지만, 이 요리들은 모두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졌다.   지난 1일 불광동 서울혁신파크에서 ‘제2회 비건페스티벌’이 개최됐다. ‘비건(Vegan)’이란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우유, 버터, 달걀을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일컫는다. 이날 현장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의류, 생필품 등 다양한 비건 제품을 판매, 소개하는 개인과 단체 39팀이 참여했다. ‘커뮤니티’와 ‘먹거리’를 찾아 나선 비건을 비롯해 육식을 즐기는 이들과, 외국인까지 다양한 식성과 취향을 가진 시민 3900명이 축제 현장을 찾았다.  “채식주의자들은 어떤 음식을 먹을까?” “그들은 왜 채식을 시작하게 됐을까?” 국내에서 열리는 ‘비건인들의 가장 큰 축제’에 더나은미래의 청년기자 세 명도 함께했다. 비건을 시작한지 5개월차에 접어든 정한솔 청년기자, ‘고기반찬마니아’ 이형민 청년기자, 밥상 앞에 줏대 없는 조은지 청년기자다.  ◇무궁무진한 ‘비건푸드’의 세계  ‘비건이 아닌 청년기자들도 입에 맞는 음식을 찾을 수 있을까’ 잠시 걱정이 앞섰지만 기우였다. 샐러드와 과일주스만 있을 것 같았던 현장은 ‘1일9식’이라는 올해의 테마에 걸맞게 다양한 음식들로 가득했다. 파스타, 피자, 김밥까지 음식이 이정도로 다양하다면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듯 싶었다. 특히 동물에서만 얻을 수

실리콘밸리 출신 기업가가 아이티에서 물 사업 벌인 이유는?

언탭트(Untapped)  국민의 80%가 빈곤선 이하로 살고 있으며, 54%가 극빈층에 속하는 나라. 한국 면적의 4분의 1 정도이지만, 인구 1000만명이 밀집해 사는 나라. 21세기 최악의 자연재해로 꼽히는 지진을 겪은 최빈국 아이티(Haiti)에서 물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가가 있다. 바로 ‘언탭트(Untapped)’의 짐 추(Jim Chu) CEO다. 스탠포드에서 학·석사를 취득한 짐 추는 실리콘 밸리에서 컨설팅 회사를 창업한 이후로, 기업가이자 투자자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이후 시스코 시스템스(Cisco Systems)에 합류해, 라틴 아메리카와 캐나다에서 마케팅과 사업 개발을 담당하다, 2003년 국경 없는 의사회에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비영리에 발을 디뎠다. 2004년 이래로 개발도상국 및 국제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그는 기업가 정신과 투자 자본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동시에 재무적 성과와 경제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짐 추는 아이티에서 70%의 사람들이 ‘깨끗한 물’을 먹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저 깨끗한 물은 수도인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에서만 접근이 가능했다. 시골에 있는 사람들은 트럭을 통해 배달되는 물을 마셔야 했는데, 이 트럭들은 너무 낡았고 비위생적이었다. 또한 이들이 배달하는 물은 미국 생수 값의 무려 80배에 해당하는 비용이었다. 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공공 식수 펌프와 우물이 있었지만, 이도 위생 상태는 안전하지 않았다. 더구나 물을 기르러 가는 것은 아이와 여자들의 몫이었다. 보통 물은 봉지(sachet)에 담겨서 팔렸는데, 이 봉지 또한 깨끗하지 않았다.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다.  아예 깨끗하게 정수 처리된 ‘믿을 수 있는 물’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브랜드 이름은 오비브(Ovivie). 깨끗한 물을 생산할뿐

[보니따의 지속가능한 세상 만들기] 우리의 바다가 텅텅 비어간다

노부부가 장터에서 거위 한 마리를 사옵니다. 다음날 아침, 놀랍게도 거위는 번쩍번쩍 황금빛을 내는 황금알을 낳았습니다. 가난했던 노부부는 거위가 하루 한 개의 황금알을 낳는 덕분에 엄청난 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이 집에서 더 이상 황금알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황금알을 가지려는 욕심에 노부부가 거위의 배를 갈랐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 봤을 <황금 알을 낳는 거위> 이솝 우화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과한 욕심이 화를 불렀다고. 그리고 누구나 생각합니다. 나 같으면 이런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거라고. 오늘 날, 황금 알을 낳는 거위는 매일같이 수천 종의 물고기가 탄생하는 바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유명한 생물학자 토마스 헨리 헉슬리는 말합니다. “대구, 청어, 정어리, 고등어 등 바다의 어류자원은 무한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무엇을 하든 물고기 수는 줄지 않을 겁니다.” 헉슬리의 말처럼, 우리 모두의 기대처럼, 물고기는 정말 잡아도 잡아도 줄지 않는 황금알일까요? ◇바다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다 속을 상상하면 제일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형형색색의 해초와 산호초, 그 사이를 한가로이 떠도는 아름다운 물고기와 바다거북, 해마가 떠오르지는 않나요? 안타깝게도 해양 전문가들은 바다가 텅텅 비어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왜 이런 말이 나오는지 세계자연기금(WWF)의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계자연기금은 보고서에서 지난 40년간 절반 가량의 해양 생물이 사라졌다고 설명하며, 해양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등어, 참치와 같은 고등어과에 속하는 종들은 1970년에서

연 3.7% 금리의 ‘소셜 적금’ 들어보셨나요?

북서울신협 ‘소소한 적금’ 적금 평균 금리 1% 시대, 조그만 지역 금융 기관인 북서울신협에서 무려 3.7%에 달하는 적금 상품을 출시했다. 단, 이 적금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캠페인에 펀딩을 해야한다. 지난 10월 1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오마이컴퍼니에 때 아닌 고금리의 적금 상품이 오픈된 이유다.  북서울신협과 이 적금 상품을 함께 기획한 곳은 다름 아닌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한 세그루패션디자인고의 여학생들. 북서울신협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세그루패션디자인고, 북서울중학교 등 지역 사회 학교와 협약을 맺고 ‘금융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세그루패션디자인고에서는 금융에 관심있는 학생들 대상으로 금융기관론, 금융마케팅, 적금상품 시장조사 등 금융업에 대한 실제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금융 스터디 동아리에 소속된 학생들과 함께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주요 활동. 이번엔 학생들이 사회적 가치를 담은 적금상품을 직접 만들게 된 것이다. 이름하여 ‘소.소.한 적금’. 이 시대의 소녀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소녀 시절을 기억한다는 의미다. 전재홍 북서울신협 전무는 “금융과 사회적 가치를 같이 녹여내는 것이 신협의 가장 큰 과제”라면서 “금융 기관은 사회적인 가치 담긴 적금 상품에 ‘고금리 리워드’를 제공하는 대신에, 고객은 ‘후원’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기업과 소비자 모두 사회에 기여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적금 판매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오마이컴퍼니’를 통해서만 진행되고, 펀딩 금액(100만원)은 작은소녀상 뱃지 제작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알리기에 사용된다. 적금 월 불입금액의 10%를 펀딩에 참여하게 되면, 연 3.7% 적금 상품에 가입할 수 있으며 소녀상 뱃지를 리워드로 받는다. 예를 들어, 3000원을 이

진짜 시민이 참여하는 입법플랫폼, ‘국회톡톡’ 오픈

시민주도형 입법플랫폼 ‘국회톡톡’ “저는 사회복지사입니다. 한 어머니는 지난해 체외수정을 통해 간신히 쌍둥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임신 18주차에 갑작스러운 자궁출혈로 입퇴원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임신 24주차인 지난 1월 두 아이가 각각 650g와 670g의 작고 왜소한 몸으로 태어났습니다. 태어난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두 아이는 폐동맥 고혈압으로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미숙아 망막증, 탈장 수술 등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직장을 그만두었고, 4000만원의 빚과, 담보로 저당잡힌 집만 남아있습니다. 국가에서는 아이를 낳으라고 올해만 20조원을 쏟아 붓고 있는데 낳은 아이에 대해서는 정작 준비된 게 없습니다. 제가 있는 단체에서도 아픈 아이들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심사를 통과한 74%의 아동만이 지원을 받을 뿐입니다. 아픈 아이가 병원비가 없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없도록 만 15세 이하 모든 아동의 입원비 전액을 국가에서 책임지도록 관련 법 개정을 제안합니다.” 정치 스타트업 와글과 개발자 조합 빠흐티, 더미래연구소가 기획·제작한 시민입법 플랫폼 국회톡톡에 올라온 한 사회복지사의 입법 제안이다.  국회톡톡은 시민의 입법 제안이 국회의원을 통해서 직접 반영될 수 있도록 시민과 의원을 매칭하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시민입법 플랫폼이다. 기존의 복잡한 입법 청원과정을 ①시민 제안 및 지지 ②의원 매칭 ③ 입법 활동 3단계로 단순화했다. 시민은 국회톡톡 플랫폼에서 직접 입법 제안을 할 수 있고, 지지하는 시민들이 1000명이 넘으면 해당 상임위원회 국회의원들에게 해당 이슈 관련 메일이 발송되며 시민과 의원간의 온라인 매칭이 시작된다. 매칭기간 2주 동안 국회의원의 매칭 수용, 거부, 무응답 내역이 국회톡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들리지 않는 이들을 위한 콘텐츠, 우리가 만듭니다

열린책장 청각장애인들에게 ‘책’은 ‘암호’로 가득 찬 문서다. ‘보는 것’은 문제가 없으니, ‘읽는 것’은 쉽지 않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청인들은 어릴 때부터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과정을 통해 ‘언어 능력’이 자연스럽게 발달되나, 농아인(聾啞人·청각장애로 수화를 쓰는 사람)들은 듣는 단계에서부터 장벽에 막힌다. “청각장애인 아이들을 만났는데, 책을 못 읽는 거예요. 금도끼은도끼, 선녀와 나무꾼도 몰라요. 농인들이 자라온 환경이 그렇습니다. 이들을 위한 그림책, 동화책이 전무하죠. 청각장애인에게 한국어가 제1언어가 아니더군요. 그렇다면 이들의 언어인 ‘수화언어’로 책을 만들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강화평(31)씨가 지난 2013년,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예비)사회적기업 열린책장을 창업한 이유다. 20대 중반부터 온라인 교육 벤처 창업 멤버로 4년 가량 일하며, 회사를 엑싯(Exit᠂ 투자 회수)한 경험까지 있었지만 ‘갈증’은 여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좋은 일을 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던 강씨. 그는 ‘사회적기업’이란 개념을 알게 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구상하게 됐다.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며, 지역아동센터에서 실습를 하던 그는 “모든 아이들에게 책 읽는 기회는 공평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  “부자들의 책장을 보면 서재에 멋있는 그림도 걸려있고, 무려 사다리를 타고 책을 꺼내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사실 저희 집에는 책이 별로 없었어요. 20살까지는 책을 거의 안 읽었는데, 군대에 가서 책을 많이 읽으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더라고요. 거의 하루에 1권씩 읽었어요. 이 좋은 걸 어릴 때부터 경험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본인의 어린 시절에 보상을 하기 위해서라도, 책 읽기가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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