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北에 가장 시급한 건 ‘식량’과 ‘영양’… 식량 공급·농업개발 지원 동시에 이뤄져야

대북 지원 단체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남북 관계에 순풍이 불면서 그동안 중단됐던 대북 지원 사업을 재개하느라 분주하다. 지난 9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이하 북민협) 회장이 3차 남북 정상회담 수행원 자격으로 북한에 다녀온 데 이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 유진벨재단 등이 잇달아 방북 길에 올랐다. 각 단체는 북한과 구체적인 대북 지원 방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의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대북 지원에 강한 제동을 걸었던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최근 유니세프, 세계식량기구 등의 인도적 지원 요청을 받아들인 것. 마우드 프로베르그 국제적십자·적신월사연맹(IFRC) 공보과장은 “인도적 지원을 목적으로 한 대북 제재 예외 요청 승인이 탄력받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태도가 안팎으로 변화하면서 대북 지원 및 남북 협력 사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문제는 남북 교류가 최근 10년간 단절된 탓에 북한이 현재 겪고 있는 빈곤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나은미래는 북한 사무소를 두고 20년간 대북 지원을 펼치는 국제 비영리 단체 컨선월드와이드와 함께 북한의 현황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2018 유엔 북한 필요와 우선순위 보고서'(이하 ‘북한보고서’), ‘컨선월드와이드 빈곤취약지수'(이하 ‘빈곤취약지수’)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북한에 필요한 도움이 무엇이며,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분석했다. ◇강원도·양강도·황해북도, 빈곤율 높아 북한보고서와 빈곤취약지수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강원도·양강도(량강도)·황해북도가 인도적 지원이 가장 시급한 지역으로 꼽혔다. 강원도와 황해북도는 자연재해에 특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은 가뭄과 태풍·홍수 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예방하거나 복구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다. 강원도와 황해북도에서

[Cover Story] “6개월마다 약 챙겨 北으로…결핵 퇴치 활동은 한반도 평화를 향해 가는 걸음”

[Cover Story] 북한 결핵 퇴치 활동 20년 외길, 유진벨재단 인세반 이사장 약제 내성 생긴 ‘수퍼 결핵’, 북한 내 年 8000명 생겨방북 수월한 ‘다국적 결핵 퇴치단’ 구성3주간 북녘 땅 돌면서 환자 진료 올 한 해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었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손을 맞잡았고, 이산가족 상봉도 이뤄졌다. 지난달 3주에 걸쳐 북한 정기 방문을 다녀온 인세반(68·스티븐 린턴) 유진벨재단 이사장은 한반도를 뒤덮은 화해 무드가 누구보다 반갑다. 그는 지난 1995년부터 20여 년간 묵묵히 대북 의료지원 사업을 이끌며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매년 봄·가을 대표단과 함께 1년에 두 번 방북해 현지 의료진과 북한 내 결핵 퇴치 활동을 벌인다. 중증결핵이라 불리는 ‘다제내성 결핵(MDR-TB)’ 치료가 방북 목적이다. 지난 11일 재단 사무실에 만난 그는 “결핵 퇴치 활동은 죽어가는 삶을 살리는 일이자 평화를 향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전남 순천에서 나고 자라 한국어가 유창했지만 그의 말은 느리고 신중했다. -다제내성결핵은 일반 결핵과 어떻게 다른가?“약제에 내성이 없는 일반 결핵은 네 가지 약제를 6개월 정도 복용하면 대부분 치료된다. 완치율이 높고, 치료 비용도 1인당 5만원 수준에서 해결된다. 반면 다제내성 결핵 환자의 경우 치료비만 100배 정도 더 든다. 치료제 자체가 고가이기도 하지만 부작용이 많은 독한 약이라 부작용 치료제, 주사제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치료 기간도 3~5년 정도로 길다. 유진벨은 6개월마다 지원 대표단을 꾸려 중증결핵 환자들을 관리한다.” -대표단은 어떻게 구성되나?“북한 방문이 비교적 수월한 외국인 10여 명으로 꾸려진다. 구성원은

[Cover Story] 더나은미래가 뽑은 ‘2019년 제3섹터 키워드’

그동안 제3섹터는 정부(제1섹터)와 시장(제2섹터)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는 ‘공익’의 영역을 담당해 왔다. 올해는 제3섹터에 대한 정부 지원이 쏟아지면서 생태계가 크게 확장됐다. 내년에는 양적·질적으로 더욱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현장 활동가 100여 명이 주목한 내년 트렌드를 바탕으로 키워드 10개를 골랐다. #시민력(力) 소수의 리더가 세상을 움직이는 시대는 지났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힘, 시민력(力)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 정부나 기업은 자신들이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의 힘을 빌리고 있다. 시민은 적극적으로 정부나 지자체에 정책 의제를 제안하고, 더 나아가 직접 예산을 편성하거나 정책 결정에 참여하기도 한다. 서울시가 집행하는 시민 참여 예산만 2018년 기준 한 해 700억원 규모에 이르는 상황. 2019년은 더 강력해진 시민력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굿 굿즈(Good Goods) 스타의 사진을 넣은 머그잔이나 티셔츠 등의 상품을 흔히 ‘굿즈’라 부른다. BTS굿즈, 엑소 굿즈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착한 굿즈’를 뜻하는 굿 굿즈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고 있다. 환경적으로 좋은 의미를 가졌거나 사회 참여의 의미가 담긴 굿 굿즈를 구매하면 소비자인 동시에 기부자가 되는 흐뭇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특정 프로젝트를 지원하면 굿 굿즈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기부자를 모으는 비영리단체들도 있다. 굿 굿즈의 수요와 공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Blockchain) 기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기부가 여러 가지 형태로 시도될 전망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최대 장점인 ‘조작 불가’는 기부 체계의 투명성 확보 과제를 말끔히 해결한다. 블록체인

[Cover Story] 선한 의지로 행동하는 新인류, ‘호모 악티부스’의 하루

미리 보는 ‘2019년 제3섹터’ 2019년 ‘제3섹터’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더나은미래 취재팀은 비영리단체, NPO(NGO), 사회복지법인,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소셜벤처 등 제3섹터 현장에 있는 활동가 100여 명의 의견을 참고해 내년 공익 분야를 이끌어갈 10개의 키워드를 뽑았다. 전화·서면·대면 등 다양한 형태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모든 키워드의 중심에 ‘시민’이 있었다. 선한 의지를 바탕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는 시민들. 더나은미래는 이들을 행동하는 인류, ‘호모 악티부스(Homo Activus)’라 부르기로 한다. 다음은 키워드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2019년 어느 호모 악티부스의 하루’다. 08:00성수동 소셜벤처에서 일하는 30대 초반 여성 미래씨가 알람 소리에 눈을 뜬다. 탄력근무제 도입으로 출근 시간이 10시로 늦춰진 덕에 전보다 아침 시간이 한층 여유로워졌다. ‘휴대폰 케이스가 망가졌지.’ 미래씨는 스마트폰으로 텀블벅 사이트에 접속한다. 유기동물 보호소를 후원하는 프로젝트를 클릭해 유기묘 캐릭터가 그려진 귀여운 폰 케이스를 1만6000원에 구입한다. 굿 굿즈를 샀다는 뿌듯함 덕분일까. 오늘 하루도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다. 10:30미래씨를 비롯한 전 직원 다섯 명이 테이블에 둘러앉는다. 마케팅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시작한 회의가 자연스럽게 소비밸 이야기로 흘러간다. 워라밸이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뜻하는 말이라면, 소비밸은 ‘소셜 미션’과 ‘비즈니스’의 밸런스(균형)를 뜻하는 말이다. 사회적인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수익을 잘 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토론이 한참 동안 이어진다. 미래씨네 회사뿐 아니라 요즘 성수동에서는 소셜벤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소비밸 문제가 가장 큰 화두다. 12:00회사 근처로 찾아온 친구와 점심을 먹는다. 미래씨는 환경을 생각해 일주일에 하루 채식을 시작했다. 전

[Cover Story] “좋은 일자리, 답은 量 아닌 質 … 밀레니얼 세대, 직업 재미·성장성이 우선”

[Cover Story]좋은 ‘일’이 생긴다 일자리·노동 전문가 3人 대담 그동안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숫자’에 묶여 있었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져도 시민이 체감하는 ‘노동 행복 지수’가 제자리 수준인 이유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사회 변화 속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방식’에 대해 단 한 번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못했던 한국. 이제는 한국의 노동이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성장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 왔다. 더나은미래는 이 시대의 ‘좋은 일자리’가 무엇인지 함께 토론하고 찾아보는 대담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에 모인 이병훈(60)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서현선(41) 진저티프로젝트 대표, 황세원(39) LAB2050 연구실장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일자리의 형태와 일하기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좋은 일자리의 개념이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막내만 하라는 법 있나요?” 밀레니얼 세대들의 반란 ―연령에 따라 ‘좋은 일자리’에 대한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이병훈=’사람 안에는 3개의 시계가 돌아간다’는 이론이 있다. 태어난 시간, 사회적 시간, 역사적 시간. 즉, 노동에 대한 세대 간 차이는 단순히 나이대가 달라서가 아니라, 그들이 겪은 사회적 배경 및 역사적 배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동의 개념이 시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식민지, 전쟁, 그로 인한 가난, 급속한 경제성장과 민주화…. 다른 나라보다 변화에 따른 ‘성장통’을 극심하게 앓는 이유다. 수차례의 혼란을 한가운데서 경험한 중·장년층에게 삶과 직결된 문제가 아니고서는 깊이 사유하고 고민할 기회가 많지 않았다. 전쟁과 가난을

[Cover Story] 우리는 지금 ‘좋은 일자리’ 실험 중입니다

[Cover Story] 좋은 ‘일’이 생긴다 일자리 개선 위한 고민·실천, 사회 곳곳으로 확산아이 데리고 출근할 수 있는 진저티프로젝트社야근 잦았던 MYSC, 6주간 주 30시간 근무 파격 지난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진저티프로젝트 사무실. 회의실에 모여 앉은 엄마들이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각자 업무에 한창이다. 재잘재잘 아이들이 노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엄마들의 손가락이 맹렬하게 기획안을 써내려간다. 같은 시각, 회의실 밖에서는 남자아이들이 책상 사이를 줄지어 걸으며 ‘미로 놀이’를 하고 있다. 세 살 이주환·김진, 일곱 살 최예준, 여덟 살 민지홍, 아홉 살 김윤. 다섯 아이는 종종 ‘엄마들의 일터’에 모여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고 함께 보드게임을 한다. 지홍이가 의젓하게 한마디 한다. “엄마랑 이모들이 일할 땐 귀찮게 안 해요. 여기서 해도 되는 게 뭔지, 하면 안 되는 게 뭔지 잘 알고 있어요. 아, 진이랑 주환이는 빼고요. 아직 아기들이잖아요(웃음).” ◇ “아이 맡길 곳 없어 막막한 날, 함께 출근하세요!”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고민과 실험들이 우리 사회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진저티프로젝트라는 회사가 진행 중인 ‘직장에 아이 데려와 함께 일하기’도 그중 하나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진저티프로젝트는 건전한 조직 문화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작은 회사다. 구성원 아홉 명이 모두 여성이며, 그중 넷은 아이가 있다. 여성들로만 이뤄진 조직이라 설립 초기부터 ‘일과 육아의 양립’에 대한 고민이 컸다. 엄마들의 직장에 아이들을 데려오게 된 건 회사를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구책이었다. 윤이·진이 형제의 엄마인 홍주은(38) 공동대표는

[Cover Story] 그 많은 청년 일자리 정책에 ‘비영리’는 없었다

쏟아지는 일자리 정책, 외면받는 비영리단체내년도 일자리 예산 23조원, 중소·사회적기업에 혜택 쏠려비영리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소속 청년들 ‘상대적 박탈감’ 현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일자리 창출’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일자리안정자금 등 이번 정부 들어서 청년 일자리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2019년도 예산안’ 역시 일자리에 방점이 찍힌 모습이다. 청와대 일자리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일자리 예산은 23조5000억원으로 올해(19조2000억원)보다 22%나 늘었다. 지원 대상도 중소·중견기업, 소상공인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을 이리저리 살펴봐도 ‘비영리단체’를 위한 지원이나 제도는 찾아볼 수 없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서 사실상 비영리는 소외돼 있다.   ◇부처별 40여 개 일자리 정책 추진… 비영리단체 위한 지원은 전무 정부는 현재 부처별로 약 40개의 청년 일자리 정책을 추진 중이다. 고용노동부의 대표적인 청년 일자리 정책은 ‘청년내일채움공제’다. 중소·중견 기업에 취업한 청년(만15~34세)이 3년간 총 600만원을 적립하면 기업(600만원)과 정부(1800만원)가 함께 돈을 적립해 3000만원의 자산을 형성하도록 돕는 제도다. 올해 이 제도에 편성된 예산은 4258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비영리단체에 취업한 청년은 청년내일채움공제의 대상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용부가 제시한 시행 지침에는 ‘비영리 목적의 사업자, 법인, 단체, 조합, 협회’를 가입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미 취업한 재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도 마찬가지다. 고용부 관계자는 “해당 제도들은 중소기업 인력 이탈을 막고 장기 재직을 장려하기 위한 ‘성과보상기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맞춰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대상에서도 비영리는 제외된다. ‘국가·지자체 등으로부터 인건비·운영비 등을 지원받아 운영하는 기관은

[Cover Story] 접느냐… 끌고 가느냐… 1세대 소셜벤처, 기로에 서다

소셜벤처 나아가야 할 길, 1세대 대표 10人에게 물었다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많은 고민과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오랜 고민 끝에 서비스 종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1월 1일, 소셜벤처 ‘위즈돔(wisdome)’이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이 운영하던 지식공유 플랫폼의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지난 2012년 한상엽 현 소풍(sopoong) 대표가 설립한 위즈돔은 이용자들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도서관’ 서비스로 화제를 모았다. 비슷한 시기 생겨난 소셜벤처 ‘집밥’과 ‘열정대학’도 지난 5월 잇따라 문을 닫았다. 집밥은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일상을 나누고 친목을 다지는 소셜다이닝(social dining) 플랫폼으로, 6년간 약 1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용자가 학과와 전공을 개설해 공부하는 진로 체험 서비스를 선보인 ‘열정대학’도 마지막 37기 수강생을 끝으로 ‘폐교’했다. 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들은 2010년 초반 등장한 ‘1세대 소셜벤처(2010~2012년 창업)’들이다. 2007년 사회적경제육성법이 만들어지고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등이 시작되면서 소셜벤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던 시기 창업에 도전한 기업들이다. 소셜벤처의 대표 주자인 마리몬드, 두손컴퍼니 등도 이 무렵 탄생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 10명 중 7명(72.7%)이 창업 5년 이내에 문을 닫는다. 창업 5년이 넘은 1세대 소셜벤처들이 기로에 선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이들이 안고 있던 문제와 고민들을 짚고 발전 방향을 찾아야 할 시점이 온 건 분명하다. 더나은미래는 최근 서비스를 종료한 위즈돔과 집밥을 포함, 대표적인 1세대 대표 10명을 인터뷰해 소셜벤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했다.   ◇서비스 종료하고

[Cover Story] 현장 출신 두 여성 리더, 사회혁신 위해 의기투합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공공기관 여성 리더김인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백숙희 코이카 이사 죽이 잘 맞는 사람들이 있다. 김인선(58)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과 백숙희(54)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이사의 취임 소식을 듣고, 두 사람이 만나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은 공교롭게 같은 날(7월 9일) 취임했다. 공공기관을 이끌게 된 ‘여성 리더’라는 점, 산전수전 다 겪은 ‘현장 출신’이라는 점도 비슷했다. 두 사람이 몸담은 곳이 ‘사회적 가치’를 최전방에서 실천하는 기관이라는 점도 흥미로웠다. 일정을 조율해 인터뷰 날짜를 정했다. 만남의 장소는 소셜벤처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로 낙점했다. 지난 18일, 마침내 여걸(女傑)들이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호탕하게 웃었다. 예상대로 봇물 터지듯 이야기가 쏟아졌다.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을 싫어하는 성향, 일단 부딪치고 보는 패기,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쾌활함…. 놀라울 정도로 공통점이 많았다. ‘초면’인 두 사람이 ‘동지’가 되기까지 채 5분이 걸리지 않았다. ◇’최초’라는 테이프를 끊은 두 여성 리더 ―전혀 모르는 사이였는데, 같이 인터뷰하자고 했을 때 꺼려지진 않았나요. (김인선·이하 ‘김’)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어요. 취임 이후에 인터뷰를 몇 번 했기 때문에 비슷한 기사가 나가는 것보단 새로운 형식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백숙희 이사가) 워낙 현장에서 단련된 분이시고, 저도 그렇고…. 같이 앉혀 놓기만 해도 이야기가 술술 나올 것 같아요.” (백숙희·이하 ‘백’) “원래부터 누가 제안을 하면 ‘Yes’부터 하고 보는 성격이라 망설임은 없었어요. 솔직히 이런 만남을 기다려왔죠. 여성 리더는 외롭고 고독하거든요. ‘내가 지금 잘하고 있을까’ 늘 의심하죠. 사업적인 고민은 물론이고, 일하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Cover Story] 삼성을 움직인 ‘그린피스’, 그들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

‘재생 가능 에너지 고작 1%. 삼성전자는 석탄화력 에너지를 바꿔라.’ 지난 1월 18일 영국 런던 옥스퍼드 거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 주황색 조끼를 입은 이들이 우르르 등장하더니 순식간에 매장 곳곳을 바꿔놨다. 건물 외벽 제품 광고엔 ‘재생 가능 에너지 쓰지 않는 삼성, 혁신을 보여줄 때’라는 포스터가 걸렸다. 매장에 비치된 갤럭시 제품에는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을 촉구하는 화면이 띄워졌다. 제품 옆에 비치된 종이 설명서는 ‘갤럭시는 실패했다’는 ‘에너지 설명서’로 교체됐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의 영국사무소 활동가들이 삼성전자의 변화를 요구하며 벌인 캠페인이다. 런던만이 아니었다. 뉴욕의 삼성전자 매장 앞엔 태양광 패널로 무장한 그린피스 트럭이 등장했다. 독일 베를린궁에선 허리에 줄을 매단 활동가 다섯 명이 거대한 삼성의 옥외 광고판 위에 자체 현수막을 덮었다. 대만 삼성전자 매장 광고판에도 포스터가 걸렸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를 앞두고선 삼성전자 주요 임원 40여 명에게 우편으로 서한도 전달됐다. 이 공개서한은 뉴욕타임스 광고로도 실렸다. 시민 5만여 명도 삼성전자 임원진에게 직접 전자메일을 날렸다. 장소와 방식은 달라도 메시지는 하나였다. 석탄에너지에 의존하는 삼성전자, 이제는 ‘100% 재생 가능 에너지’를 약속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라는 것. 묵묵부답이던 삼성전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미국·유럽·중국에서 2020년까지 모든 사업장(제조공장, 빌딩, 오피스 포함)에서 100%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생 가능 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한 수원·화성·평택 국내 사업장엔 태양광·지열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내년부터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가입해 상위 협력사 100곳의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도 이끌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창간 8주년 특집] 제3섹터 핵심 리더 30人에게 묻다… 더 낮은 곳에서 더 나은 미래 위해 더 힘을 내 주기를

국가와 시장 사이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정부의 힘으로, 시장의 기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곳입니다. 이곳을 ‘제3섹터’가 메우고 있습니다. 더나은미래는 정부(제1섹터), 시장(제2섹터)이 아닌 ‘시민사회(제3섹터)’의 가치에 주목하는 미디어 플랫폼입니다. 2010년 5월 창간한 더나은미래가 어느덧 창간 8주년을 맞았습니다. 더나은미래는 지난 8년간 제3섹터를 이끌고 있는 비영리, 사회적경제, 기업시민 주체들과 함께 고민했고, 성장했습니다. 더나은미래가 창간 8주년을 맞아 국내 제3섹터 생태계를 지원하는 핵심 리더 30人에게 ‘더나은미래의 역할’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리고 과분한 응원도 받았습니다. ‘더나은미래’는 한 단어 한 문장에 취재의 치열함과 열정을 담을 수 있는 기사, 이슈를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공익 미디어 플랫폼으로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편집자주 ◇비영리 부문(이름 가나다순)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장 “더나은미래의 창간 8주년을 전국의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자원봉사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활동’을 넘어, 동료시민들과 함께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삶의 양식’이며,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복잡ㆍ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기업, 시민사회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는 지역사회 변화의 근간이 됩니다. 그동안 더나은미래가 자원봉사 생태계를 확장하고 성장시키는 일에 파트너로 함께한 것을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시민사회 변화의 현장에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용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회장 “지난 8년간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에 때로는 감시자로 때로는 동역자로 함께해 준 더나은미래 기사 덕분에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또 공감하며, 국제개발협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왔습니다. 이제 여덟 살 생일을 맞이한 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향한 빛나는 호기심과 한없는 애정으로 ‘더

지구를 살리는 ‘기후금융’, 전문가 3人에게 듣는다

환경 무임승차의 시대는 끝났다. 한국 기업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해야 할까. 더나은미래는 ‘기후금융’이라는 솔루션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풀어나가는 전문가 3명을 한자리에 모았다. 지난 16일 서울 서소문동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월드컬쳐오픈 코리아’에서 만난 김성우(48)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겸임교수, 김주진(37) ㈔기후솔루션 대표, 박형건(38) 녹색기후기금(GCF) 금융기관 선임스페셜리스트(이하 선임)는 “기업들도 환경 리스크에 따른 비용의 부담을 체감하고 있다”면서 “이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각각 컨설턴트, 변호사, 은행원이었던 10년 전, 기후변화 스터디 모임에서부터 인연을 이어왔다고 했다. 김 교수를 제외한 김 대표와 박 선임은 기후변화와 거리가 먼 자리에 있는 독특한 구성원이었다. 그런데 10년 후 지금 이들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기후금융 전문가로 다시 만났다. 김성우 교수는 에너지와 30년지기 친구다.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입학부터 듀크대학 환경공학 석사, 포스코 환경에너지실 KPMG의 CC&S(climate change & sustainability·기후변화 및 지속가능경영) 아시아태평양 대표, 현재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겸임교수이자 기후변화 및 환경에너지 전문 경영 컨설턴트까지. 그의 프로필에는 환경, 에너지란 단어가 가득하다. 기후변화 분야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된 건 대학 때다. 지구환경과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지하수모델링에 관해 공부하게 됐는데 이때부터 기후변화와 친환경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가져 지금 기후변화 및 환경에너지 전문 경영 컨설턴트가 됐다. 2012년엔 GCF 송도 유치와 에너지신사업 발굴 공로로 산업포장 및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저서로는 ‘지구를 살리는 쿨한 비즈니스’가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김주진 대표는 유명 대형 로펌에서 8년간 환경·에너지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미국으로 유학을 가 미국의 영향력 있는 환경 비영리단체인 환경보호기금(EDF)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