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사회적기업가’ 김태원

악기 만드는 사회적기업 ‘폴제페토’ 운영… 기타리스트 김태원“노래 만들면 마음도 순수해져… 재능 기부는 나 자신 위한 것” 사회적기업 취지 듣자마자 결정수익금은 강원도 아이들 위한 공연·악기 지원 등에 사용… 음원·자서전 수익 기부도 활발아직 대중에겐 생소… 연예인 사회적기업가 많아지길 내 또다른 꿈은… 아들처럼 발달장애 겪는 사람들 평생 기댈 수 있는 학교 짓는 것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 중 한 사람,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등 수많은 명곡을 낳은 록밴드 ‘부활’의 리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웃음을 선사하는 ‘국민 할매’. 대중이 기억하는 김태원(51)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10여곡의 노래를 선물한 재능 기부자이자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평생학교를 세우고 싶은 자선가, 동양인에게 꼭 맞게 제작된 악기를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사회적기업 ‘폴제페토’의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태원을 만나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에게 기회 주고파… 사회적기업 ‘폴제페토’ 설립 “‘꿈의 기타’를 만들고 싶었어요. 작은 공방을 세워서 2년쯤 운영했는데, 주변에서 ‘차라리 사회적기업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라기에 나는 수익의 1%도 필요 없으니까 좋다고 했죠.”   2011년 김태원은 ‘폴제페토’라는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다. 자신의 세례명인 ‘폴’과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인 ‘제페토’를 합친 이름이다. 제페토의 마음으로 동양인 체형에 맞는 기타를 제작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 고령으로 현업에서 은퇴한 현악기 장인 2명과 관악기 수리를 담당하는 장애인 근로자 1명을 포함해 총 5명이 근무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올해

[Cover Story] 고액기부자 1000명… 1만명 시대를 준비한다

[Cover Story] 8년 만에 누적약정 1152억… 아너소사이어티 1000명 분석 “누구나 기부할 수 있다” 인식 늘며 자영업·연예인 등 직종 다양해져… 20·30대 및 여성 회원 증가 눈길 고액 기부자 1000명 시대가 왔다. 1억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이하 아너)’ 회원이 지난해 12월 1000명을 넘어섰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가 국내 대표 고액 기부자 클럽을 표방하고 아너를 창단한 지 8년 만이다. 전체 누적 약정 금액은 1152억원에 달한다(20일 현재). ‘더나은미래’는 공동모금회와 함께 고액 기부자 1만명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아너 1000명의 데이터를 국내 최초로 분석했다. ◇직종별 문턱 낮아지고, 여성 기부자 늘어 아너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기업인의 비중은 감소하는 반면, 전문직·자영업·공무원·방송 연예 및 스포츠인 등 직종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인은 2011년 65%로 아너 회원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2013년 49.8%, 2015년 45.5%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반면 2011년 자영업자 최초의 아너가 탄생한 이래 2013년 3.4%에서 2015년 4.4%로 꾸준히 늘고 있다. 대학원생, 농부, 감독, 마주(馬主), 여행가 등 예상 밖의 직업을 가진 이도 여럿이다. 연예인 기부도 매년 2배 이상씩 늘고 있다. 지난해에만 걸그룹 ‘소녀시대’ 윤아, 가수 인순이,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 팝페라 가수 임형주, 배우 박해진·안재욱·견미리 등 무려 7명이 아너 회원이 됐다. 특히 ‘고액 기부는 부자만 하는 것’이란 편견을 깬 사례도 늘었다. 12년간 모은 월급 1억원을 기부해 627번째 아너 회원이 된 경비원 김방락(69)씨가 대표 사례다. 강학봉 공동모금회 모금사업본부장은 “누구나 기부할 수 있다는 인식이

[Cover Story] 나는 대한민국 1%입니다

[Cover Story] 더나은미래가 만난 50人의 특별한 이웃 前 농구 국가대표 김영희 “거인병으로 쓰러진 나를 일으킨 건 나눔” 5152만9338명.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의 숫자입니다(2015년 12월 기준). 아파트에선 경비원 아저씨, 회사에선 청소부 아줌마, 식당에선 아르바이트생을 쉽게 마주칩니다. 요즘엔 얼굴색이 다른 이들도 지하철에서 자주 보입니다. 이들이 ‘나와는 다르다’고 생각되지는 않나요. ‘더나은미래’는 청년 기자들과 함께 ‘좀 다를 것 같은’ 우리 이웃 50명을 만났습니다. 거인증을 앓는 전(前) 농구 국가대표 김영희 선수의 이야기를 커버 스토리에 담았고, 존중받지 못하는 노동으로 힘겨워하는 사람들, 한국이 낯선 사람들, 놓아버리기엔 너무 안타까운 미래 세대를 찾아갔습니다. 더불어 행복한 삶을 위한 1%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입니다. 편집자 주 “너무 커서 무섭죠?” 커다란 손이 불쑥 눈앞에 나타났다. 키 205㎝. 국내 최장신 여자 농구 선수이자 전 국가대표인 김영희(52·사진)씨가 악수를 청하며 건넨 첫 인사였다. “우리 동네에선 ‘거인 아줌마’로 불려요(웃음). 처음엔 아이들이 매일같이 저희 집 앞에 몰려와서 ‘거인, 나와라~’ 하고 놀려댔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집으로 아이들을 불러서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죠. ‘아줌마 착한 사람이야. 농구선수 아줌마야. 아줌마 놀릴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앞으로 아줌마 안 놀리면 나갈 때마다 맛있는 것 줄게’ 하고요. 그때부터 주머니 가득 사탕, 과자를 넣고 다녀요. 이젠 절 모르는 사람들이 ‘거인이다~ 남자야? 여자야?’ 하고 수군대면, 아이들이 먼저 나서서 ‘아니야, 마음씨 착한 거인 아줌마야. 농구선수 아줌마야’라고 말해줘요.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지 몰라요.” 김씨는 80년대 명실상부한 농구계

[Cover Story] 기자, 자원봉사자가 되다

2015년 한 해가 저물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1년 365일 중 기억에 남는 ‘하루’는 언제인가요. 더나은미래는 연말을 맞이해 기자 5인방이 봉사활동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기자가 아니라 자원봉사자로 말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올해, ‘남을 위한 하루’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남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선물이 될 것입니다. #1 정유진 기자, 독거노인 돕기 현장을 가다 “한우도 뽁뽁이도 좋지만… 이렇게 찾아와서 말벗 돼주는 게 제일 좋아” “지난 10월 31일 개최한 자선 바자회로 수익금 650만원이 모였습니다. 시니어스쿨 ‘동고동락’ 기금으로도 350만원이 모였고요. 이렇게 모인 1000만원을 어떻게 쓸까 고민하다가,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100가구에 한우 사골세트를 드리기로 했어요. 최고 등급인 투플러스(1++)로만 준비했습니다. 여러분 오늘 봉사하고 나면 며칠 잠 못 잘 거예요. 엄청 무겁습니다(웃음).” 이종민 도촌종합사회복지관장의 말에 봉사자들의 시선이 스티로폼 상자에 쏠렸다. 사골 국물이 담긴 1.5ℓ 페트병 5개, 어른 머리통만 한 한우 살코기, 양념용 파가 가득 담겨 있었다. 지난 15일, 경기도 성남시 도촌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 따뜻한 겨울나기’ 현장. 홀로 사는 지역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쌀·한우 사골세트·온수매트 등 겨울나기 물품을 전달하고, 외풍이 심한 창문에 ‘뽁뽁이’를 붙이는 자원봉사 일일체험을 했다. 오리엔테이션은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세미나실은 벌써부터 시끌벅적했다. 결혼이주여성으로만 구성된 봉사동아리 ‘다모’, 5년 차 성남시 봉사단체 ‘천사의 손’, 성남시 야탑동에 위치한 특수학교 ‘성은학교’ 교사 및 학생 등 2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한자리에 모였다. 파란색 봉사 조끼를 걸치고 쭈뼛쭈뼛 빈자리에 앉았다. 낑낑대며 스티로폼 상자를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

[Cover Story]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CSV)을 말하다 가장 ‘핫’한 기업 네슬레 영양·물·인권·농촌개발·환경… 5가지 영역서 CSV 프로젝트 수십만 농부에게 일자리 제공, 멕시코 공장 물 사용 0% 실천도 2010년 ‘네스카페 플랜’ 도입… 커피 가격 하락, 농가 손실 입자 6000억 투자해 묘목 지원 사업 R&D 센터 짓고 재배 기술 교육 CSV는 긴 여행… 단기 성과보다 영향력에 집중해야 광고비 대신 지역 주민 고용… 농부·실업자를 홍보대사로 커피 시음회 열고 맛 평가 수집, 일자리·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 요인 커피 농가 환경·자립에 투자하면 결국 커피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돼… 매출보다 ‘사회적 임팩트’ 중요한 이유 “초콜릿 좋아하세요?” 탁자 위로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네슬레코리아 CEO가 초콜릿 과자 ‘킷캣(KITKAT)’을 한 움큼 쥐며 건넨 첫 인사였다. 초콜릿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어졌다.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은 매우 가난했어요. 자녀들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나가고,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이 코코아 나무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면,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숨을 고르던 뷜프 사장이 떠듬떠듬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킷캣, 없어요!(웃음)” 네슬레(NestléS . A)는 직원 33만9000명, 연매출 916억 스위스프랑(약 110조원)에 달하는 1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네스카페(NESCAFÉ), 캡슐커피머신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É Dolce Gusto), 네스퀵(NESQUIK), 킷캣, 거버(GERBER) 등 네슬레가 보유한 브랜드만 2000여 개에 달한다.

[Cover Story] 샘킴, 나의 요리 나의 나눔

요리와 음악 통해 즐거운 기부 이끌다…‘소울푸드 콘서트’로 환아 돕는 셰프 샘킴 “요리로 도울 수 있는 일 뭐든 하고 싶어”… 특정 단체 홍보대사 안 맡는 이유 “즐기면서 좋은 일 하실 준비 되셨죠?” 평소 방송에선 말이 없던 샘킴(38) 셰프가 앞치마를 벗고, ‘소울푸드(Soul Food) 콘서트’의 MC로 무대에 나섰다. 150명의 관객이 내지르는 환호성이 터질 듯했다. 지난 13일 저녁,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세라’. 드라마 ‘파스타’의 촬영지이자 샘킴 셰프가 총주방장인 식당이다. 한 달 전 식사 예약을 해야 하는 이 ‘핫(hot)’한 식당은 이날 모든 영업을 접었다. 대신 요리와 음악, 기부를 공유하는 ‘나눔의 장(場)’으로 변신했다. ‘소울푸드 콘서트’는 초대 손님이 추억의 음식(일명 소울푸드)을 재현하면, 이를 샘킴 셰프와 보나세라 요리사들이 따라 하면서 수백 인분의 요리를 완성해 관객들과 나눠 가지고, 초대 가수들의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다. 관객은 그에 상응하는 기부로 답한다. 입장료(6만5000원) 이외에 음식·음료 값을 레스토랑 곳곳에 둔 모금함에 원하는 만큼 지불하는 것.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9월, 첫 공연엔 120장의 표가 이틀 만에 매진됐고 올해엔 정원을 30명 늘렸는데도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행사 당일에는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식당 앞엔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우산을 쓴 채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이 긴 행렬을 이뤘다. 이날 150명의 관객에게 다섯 가지 메뉴를 선보이느라, 주방에선 쉴 새 없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칼질 소리가 그칠 줄 몰랐다. “2분 남았다”는 신호에, 주방 요리사들은 모두

[Cover Story] 14% 실업률 허덕이던 캐나다… ‘사회적경제’에서 해답을 찾다

[Cover Story] 年매출 17조원, 퀘백주 GDP 8% 책임지는 사회적경제협의체 ‘샹티에’ 낸시 님탄 대표 초창기 은행·대기업이 1달러 투자하면 州가 1달러 투자하는 ‘RISQ’ 기금 조성 20년간 400여 사회적기업에 무담보 대출, 90% 생존율… 1달러당 사회·경제효과 9달 7000개 기업·단체, 12만명 직원 가입… 2013년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이끌어 캐나다 퀘백주는 인구(800만)보다 협동조합 조합원 수(880만)가 더 많은 도시다. 사회적경제(협동조합·사회적기업) 종사자 수는 15만명 이상, 조직은 7000개가 넘는다. 이들의 연간 매출 규모는 150억달러(약 17조원), 퀘백주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른다. 지난 4일, ‘2015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운영위원회 및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퀘백의 사회적경제 대모(代母) 낸시 님탄(64·사진) 여사를 서울 성수동 소셜벤처 골목에서 만났다. 그녀는 퀘백의 실업률이 14%까지 치솟았던 1995년, ‘빵과 장미의 행진’이라는 여성 노동자들의 대규모 거리 시위를 이끈 인물. 이를 기점으로 퀘백주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NGO 등이 연대한 사회적경제 협의체 ‘샹티에(Chantier)’의 수장을 맡고 있다. ―퀘백주에서는 여전히 ‘사회적경제’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나. “1995년 당시 캐나다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었고, 14%가 넘는 실업률로 살기 어려웠다. 1996년 퀘백 주정부와 협력해 지역 경제의 대안을 ‘사회적경제’에서 찾기로 한 것이 그 시작이다. 현재 샹티에에 참여하는 단체 및 기업의 수는 7000개, 참여 직원은 12만명이 넘는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퀘백의 사회적경제 움직임은 여전히 역동적이다. 특히 지난 3년간은 앱(애플리케이션), 게임 등 IT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는 청년이 많아졌다. 몬트리올시의 문화 행사, 서비스 등을 집단 지성으로 만들어가는 개방형 시민달력(Open Calendar) 앱을 만들거나, 폭설이 내렸을 때 실시간 교통

[Cover Story] 노인복지 强國 북유럽 100년 동안 준비했다 한국, 시간이 없다

[Cover Story] 토비 포터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 CEO 세계 노인 복지 트렌드와 고령화 대책 낮은 연금과 높은 빈곤율… 한국, 노인복지지표 60위 30년 안에 35%가 고령층, 노인복지 인식 변화 필요 96개국 중 60위. ‘2015년 세계노인복지지표(GAWI)’를 통해 발표된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수준이다. 크로아티아(61위), 러시아(65위), 방글라데시(67위) 등과 비슷하다. 그나마 지난해 50위에서 10계단 더 떨어졌다. 지난 12일 이번 자료를 발표한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과 국가인권위, 한국헬프에이지가 공동으로 ‘제5회 에이지 토크’를 열었다. 1초마다 2명씩 60세가 되고 있고, 2050년이면 전 세계 46개국에서 60세 이상 노인이 총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지금, 우리의 상태는 어떤 걸까.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의 CEO 토비 포터(Toby Porter·사진)를 만나 전 세계 트렌드와 고령화 대책을 물었다. ―한국은 왜 지난해보다 10계단이나 떨어졌는가.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노인들은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 소외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대비 순위가 매우 낮다. 우리의 지표는 4가지 영역(소득보장, 건강상태, 역량, 우호적 환경)에서 13개 지표를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소득보장 부문이 작년 80위에서 올해 82위로 더 떨어졌다. 선진국에 비해 기초노령연금도 낮고, 노인 빈곤율도 극심하다. 한국정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노인 빈곤율은 43%로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비노인 인구 빈곤율에 비해 350% 높은 수치다. 반면 건강상태 부문은 42위, 역량 부문은 26위, 우호적 환경은 54위를 각각 기록했다. 우호적 환경도 좀 나쁜 편인데, 외로움이나 우울감 등이 높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2050년이면 한국은 전체 인구의 37%가 60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로 돌입한다. 노인복지는 단순히 현 노인뿐

[Cover Story] 노숙인 축구팀의 도전 “시민 1000명과 함께 뜁니다”

[Cover Story] 홈리스월드컵, 노숙인들의 삶을 바꾸다 6점차 大敗후 선수들과 ‘강남스타일’ 춤춰… 노숙인이라는 선입견, 이곳엔 없었다 “아주 흥미진진한 경기입니다. 대한민국 선수들 아주 영리해요.” 지난달 17일 오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홈리스월드컵 대한민국 대 그리스 경기 현장. 한 점 차로 뒤지던 대한민국이 경기 종료 1분 전 동점골을 만들어내자, 경기장은 이내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평균 나이 34세의 왜소한 한국 아저씨 군단이 족히 열 살가량 어리고 체구가 큰 해외 젊은이들과 그토록 흥미진진하게 대결할지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모두가 손에 땀을 쥔 순간, 왼쪽 다리에 선수용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인 성윤보(48) 선수가 과감하게 공을 차 올렸다. “슛~골.” 아나운서의 외침과 동시에 종료 휘슬이 울렸고, 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노숙인이라고 외면받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었죠.” 이날 경기에서 팀의 왼쪽 날개가 돼 두 골을 넣은 박강현(33)씨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역전승의 주역이자 팀의 최고령자인 성씨는 경기 종료 후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10여 년의 ‘지옥’ 같은 시간이 주마등처럼 떠오른 것. “또다시 패배자가 될까 겁이 났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긴장이 풀리자, 지난날의 서러움이 한꺼번에 복받치더라고요.” ◇홈리스월드컵 출전 한 달 전까지도 후원사 못 구해 발 동동 굴러 지난달 12일부터 19일까지 네덜란드에서 아주 특별한 월드컵이 열렸다. 전 세계의 노숙인들이 함께 모여 치르는 ‘2015 홈리스 월드컵’이다. 2003년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돼 올해로 13회째. 2010년부터 이 월드컵에 출전해온 우리나라는 올해 월드컵이 더욱

[Cover Story] [고액 기부자 3인의 기부 철학을 듣다] ① “기부자, 그들의 가치를 평가해주세요”

[Cover Story] 고액 기부자 3인의 기부 철학을 듣다 (1) 일레인 차오 前 유나이티드웨이 회장 전 세계 고액 기부자 수십 명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 10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5 UWW 자선 라운드테이블 서울 대회’ 때문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와 유나이티드웨이 월드와이드(UWW)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전 세계 고액 기부자 50여 명과 국내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 유치를 주도한 최신원 SKC 회장은 회원 수 882명의 아너소사이어티 총대표이자 UWW리더십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과거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지구촌 나눔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나눔의 리더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눔’이라는 행복한 동행의 주춧돌을 놓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더나은미래’는 이 행사에 초청된 고액 기부자 중 3인을 만나 기부 철학을 엿들었다. 일레인 차오(Elaine L.Chao·사진) 전 유나이티드웨이 회장이자 미국 24대 노동부 장관, 마이클 헤이드(Michael K.Hayde) 웨스턴 내셔널그룹 CEO, 빌 오다우드(Bill O’dowd) 돌핀 디지털미디어 CEO가 그들이다. 편집자 주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오래 지낸 노동부 장관, 미국 부시 행정부 초기 내각 중 유일하게 8년간 근무(2001~2009),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최초로 대통령 내각에 임명, 회계 부정으로 위기에 빠진 유나이티드웨이를 구한 CEO,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아내…. 일레인 차오씨를 설명하는 이력이다. 중국인 부모를 따라 8세에 미국으로 이민 간 그녀가 이뤄낸 성취는 끝이 없을 정도다. 그녀는

[Cover Story] 기부’로 웃기는 사람들

[Cover Story] 국내 최초 기부 팟캐스트 ‘기부스’ 1년 가게·음반 등 홍보해주고 현금·물품·재능 기부받아 출연진 6명 입담에 웃음 ‘빵빵’ 기부 방송은 무겁다는 편견 지워 작가·출연진 100% 재능기부 320여명 참여, 약 14억 모아 “본 방송은 방송 심의 규정을 전혀 준수하지 않습니다. 기부 첫 경험, 기부 강요 방송, 기부 선도 방송, 기부 팟캐스트. 우리는 찬우션이에요!” 컬투 정찬우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6평 남짓한 스튜디오 안이 이내 시끌벅적해진다. “한 주간 어떻게 지냈느냐”는 안부 인사에 가수 션이 먼저 입을 연다. “얼마 전에 루게릭병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승일희망재단과 희망콘서트를 열었는데, 힙합하는 친구들이 100% 재능기부로 무대를 꾸몄어요. 2000명이 스탠딩 공연장을 가득 메워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힙합과 기부? 다소 안 어울리는 조합인데 괜찮았나요?” 다른 출연진의 질문에 션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내가 하면 다 기부가 된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진다. 짤막한 안부가 오가고, 본격적인 입담 경쟁이 시작된다. 방송 대본은 굵은 글자로 듬성듬성 채워진 A4 네 장뿐. 1시간 동안 진행되는 방송 분량은 오롯이 출연진 6명의 재치와 유머로 채워진다. 지난 24일 밤 9시 서울 마포구 웰빙센터. 국내 최초 기부 팟캐스트(다운로드 방송) ‘기부스(즐겁게 기부하는 사람들)’의 녹음 현장이다. ‘기부스’는 출연자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홍보하고, 홍보비 대신 현금·현물·재능 등을 기부하는 방송이다. 가게 홍보, 음반 홍보, 제품 홍보, 재능 홍보, 구인구직, 애인 구함, 프러포즈, 기념일, 다이어트, 시험 합격 등 무엇이든 홍보할 수 있다. 다만 그에 상응하는 기부가 이뤄져야

[Cover Story] ‘청년 기부왕’ 박철상

[Cover Story] 주식으로 수백억 자산가 된 대학생… 장학기금만 6개, 매년 3억7000만원 후원 “장학생 선발 면접을 보러 온 학생들이 앞에 앉은 저를 보고 깜짝깜짝 놀라요. 보통 장학기금 설립자라고 하면 중년의 사업가나 나이 지긋한 어르신을 생각하는데, 또래 청년이 앉아있으니까요(웃음).” 5일 경북대학교 캠퍼스, 체크무늬 셔츠에 뿔테 안경을 낀 박철상(31·경북대 정치외교학과 4년)씨는 여느 대학생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학비를 모으기 위해 끼니를 거르던 그는 20대 초반에 주식투자를 시작해 수백억대 자산가가 됐고, 그렇게 번 돈을 장학사업에 기부했다. 현재 박씨가 100% 개인자산으로 운용하는 장학기금은 6개, 매년 새로 들어가는 기부금만 3억7000만원에 이른다. 그는 ‘대학생’이지만 ‘청년 자산가’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고액 기부자’다. 하지만 기존의 어떤 말로도 그를 표현하기에는 부족했다. 자신의 능력보다 사회적 책임을, 공로보다 영향력을 생각하는 특별한 청년 박철상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었다. ◇아무도 몰랐던 수백억대 청년 자산가의 이야기 박철상씨가 처음 주식을 접한 것은 중학생 때다. 15살 생일을 맞아 아버지가 만들어준 0원짜리 증권 계좌는 그에게 실용경제 감각을 일깨워줬다. 그에게 주식은 돈벌이가 아닌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었다. “학창 시절에 4년 정도 모의투자를 하면서 공부를 많이 했어요. 시장의 흐름을 보려면 경제학뿐만 아니라 세계 정세, 인문학, 사회학, 철학 등 다방면의 지식이 필요하거든요. 자기계발서와 재테크서적을 빼곤 거의 모든 종류의 책을 가리지 않고 읽었던 것 같아요. 성인이 돼서 실제로 자산을 운용할 때 그 시절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죠.” 과외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장학금 등을 모아 자산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