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설립 땐 “빨갱이학교” 반발 심해 신호래 교감 부임 이후 봉사 활동 시작 고구마 농사 수익금은 라오스에 기부도 “낮은 곳에서 열심히… 편견없이 봐주세요” 정금성(22)군의 고향은 한반도 북단, 함경북도 온성이다. 2010년, 6개월간 머물렀던 라오스를 거쳐 혼자 들어온 남한은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랐다. “여기저기서 들으면 새터민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안 좋고,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보겠거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위축되더라고요. 혼자 내려와 앞으로 여기서 계속 살아야 하는데, 한국에서 내 존재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18년을 보냈던 함경북도 청진을 떠나, 2009년 남한에 들어온 전다원(22)양도 비슷한 마음이었다. 서울의 학교에 다니다 적응이 쉽지 않아 한겨레 고등학교로 전학 온 전양은 “처음엔 많이 외롭고 두려웠다”며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것 같다는 편견도 커서, 선뜻 다가갈 용기도 못 냈다”고 했다.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겨레 고등학교’에 신호래(52) 교감이 부임한 건 2010년. 신 교감은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보여줄 방법을 고민하다 ‘봉사활동’을 택했다. 신 교감과 전다원양이 합심해 봉사동아리를 만들고 학생 20여명을 끌어들였다. 이름도 지었다. ‘사랑실천봉사동아리’. 봉사는 가까운 지역부터 시작됐다. 학교가 위치한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시골 마을. 교통이 불편해 목욕탕에 가기 어려운 할머니·할아버지들을 차량에 모시고 함께 목욕 봉사를 가는 것. 지역 주민과의 관계가 처음부터 아름다웠던 건 아니었다. “2006년에 학교가 만들어질 때, ‘빨갱이 학교 웬 말이냐, 왜 하필 이 지역이냐’며 플래카드가 붙고 반발이 심했어요. 인천에 세워질 계획이었는데, 반발에 못 이겨 산골로 내려오다 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