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공동기획] ‘비영리 리더스쿨’ 지면 강의 ① 비영리단체는 아직 ‘다윗’… ‘골리앗’ 넘으려면 협력으로 혁신해야

[더나은미래·동그라미재단 공동기획] ‘비영리 리더스쿨’ 지면 강의 ①

“공익 분야의 전문성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비영리단체·사회적기업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정부 기관이나 영리 기업에 비해, 공익 분야에는 종사자를 발굴하고 키워내는 프로그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동그라미재단은 비영리 중간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강화하고자 ‘비영리 리더 스쿨’을 기획했다. ‘비영리 리더 스쿨’ 2~5회차 강의 내용을 Q&A로 압축해 풀어본다. 상세내용은 공익 전문 온라인 저널 ‘더퍼스트(thefirstmedia.ne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주


(좌) 김수욱 교수. (우) 박일준 대표
(좌) 김수욱 교수. (우) 박일준 대표

-비영리단체 종사자가 꼭 기억해야 할 경영 트렌드는 무엇인가.

“산업 간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음에 주목하라. 정유 회사의 라이벌은 전기 자동차 회사가 될 수 있고, 자양강장제의 라이벌은 커피가 될 수도 있다. 경쟁자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말도 되지만, 반대로 잠재적 시장에 내가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경쟁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않는 무언가를 생각해내야 한다. 비영리단체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심리 싸움을 할 대상은 다름 아닌 후원자다.”

-초경쟁 시대에 비영리단체는 어떤 전략을 시도할 수 있을까.

“‘열린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 각광받는 시대다. 모든 과제를 기업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라. 다른 사람의 힘을 빌려 해결할 수도 있다. 애플은 사용자 환경, 내부 디자인, 내부 설계 등 각각의 부분을 다른 업체들과 협력해 아이팟(ipod)을 개발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아직 다윗에 불과한 비영리단체들이 거대한 골리앗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자원에만 눈을 두지 말고, 외부와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

-비영리단체에 미션과 비전은 필수적이라고 한다. 정말 그런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나침반’이다. 미션과 비전이 정리되면, 단체에 필요한 역량·평가·채용 기준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만약 조직의 방향성이 구성원들과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면, 의사 결정 단계마다 이견이 생기게 된다. 특히 비영리단체는 사람·가치 중심 조직이기 때문에 조직원들과 합의 과정에서 피곤함을 느낀다면, 미션과 비전을 다시 돌아보아야 한다. 단, 비영리단체도 사회·환경 변화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리 조직이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 계속 반문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버릴 것과 취해야 할 것을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결국 사라진다.”

-우리 조직은 갈등을 최대한 안 겪으면 좋겠는데…. 갈등은 부정적인 것 아닌가.

“갈등의 원인 유형에도 5가지 종류가 있다. 가장 큰 두 축이 ‘관계 갈등’과 ‘이해 갈등’이다. 사실 ‘이해 갈등’에서 갈등의 순기능이 도출된다. 미국에서 가장 번성한 생물종 2개는 방울뱀과 다람쥐다. 방울뱀 독이 워낙 강해 성인도 몇 시간 안에 죽지만, 캘리포니아 다람쥐는 안 죽는다. 자꾸 방울뱀이 물리다 보니깐 몸 안에서 독을 이기는 항체를 형성한 거다. 만약 이들이 경쟁하고 갈등하지 않았다면, 번성종이 안 됐을 거다. ‘좋은 게 좋은 거다’ ‘원만하게 풀어’ 등 타협하는 방식으로만 문제를 풀어가면 결국 발전은 없다. 하지만 관계에서 오는 갈등은 커질수록 조직 성과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관계 갈등은 무조건 ‘제로(0)’로 만드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정말 나와 안 맞는 팀원이 있는데, 어떻게 같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비영리단체 종사자들은 ‘돈’이 아닌 ‘가치’를 선택한 사람들이지 않나. 경제적 보상이 약한 직업이다 보니, 개인적인 동기가 분명해야 지속가능하다. 사람마다 동기 부여를 받는 방식이 다르다. 대표적으로 3가지다. 관계, 성과·성취, 권력이다. 그 사람이 강하게 반응하는 방법을 선택해보라. 관계에서 동기 부여를 받는 스타일이라면 개인적인 만남이나 회식 자리 등에서 돈독하게 인간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고, 성과·성취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스타’로 만들어주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하면 된다. 혹은 권력에 반응하는 사람이라면, 팀 리더 역할을 주면서 권한을 넘기면 된다.”

※도움말: 서울대 경영대학 김수욱 교수(트렌드 분석·경영 전략과 포지셔닝), 한국갈등관리본부 박일준 대표(비영리단체 미션과 비전·갈등 관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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