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협동조합-①언니동생] “디저트 전문가 협동조합을 꿈꿔요”

“언니, 우유에 말아 먹는 죠리퐁 맛을 어떻게 케이크로 만들 수 있을까?” “동생, 그럼 복숭아 요거트 맛 마카롱은 어때?”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도 언니와 동생은 고민이 많다. ‘이 맛을 어떻게 디저트로 구현할 것인가.’ 경기도 부천에서 자그마한 디저트 카페 겸 공방 ‘언니동생’을 운영하는 박다정(27)씨와 김여정(23)씨의 얘기다. 두 사람은 프랜차이즈 디저트 카페에서 파티셰로 함께 일하며 자매처럼 친해졌다. 무슨 재료를 어떤 비율로 배합해 원하는 맛의 디저트를 만들 수 있을지 이야기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하지만 새로운 레시피가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갈수록 마음은 답답해졌다. “만들어보고 싶은 케이크, 마카롱은 많은데 회사에서 주는 레시피대로만 디저트를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언니’ 다정 씨가 말했다. 이대로는 디저트 전문가로 성장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다. 흔히 볼 수 있는 디저트 카페가 아니라, 레시피를 개발하고 디저트 만들기 수업을 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같은 동네 사는 두 사람은 일단 구청에서 진행하는 청년 사회적기업 창업 단기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그곳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동생’ 여정 씨는 “언니동생 사업 모델이 여성 일자리 창출, 소자본 창업 지원 등으로 지역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다. “경력단절 여성, 진로 고민 중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디저트 교육을 하고, 저희 경험을 토대로 소자본 창업도 돕고요.” 언니동생이 주목한 건 ‘협동조합’이었다. “조합원이 어느 정도 모이면 디저트 수업이나 새로운 레시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임도 정기적으로 열 수 있어요. 창업을 준비하는 조합원들은 서로 정보 공유도

“농촌 여성의 역량 개발 위해 전 세계가 노력해야”

[인터뷰] 2018 여성경제정상회의(W20) 의장 ‘수사나 발보’ 주요 20개국(G20) 여성경제정상회의(W20 Summit)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지난 3일(이하 현지 시각) 막을 내렸다. W20(Women 20)는 G20 대표들이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를 위해 협력하는 정책 제안 플랫폼으로 B20(Business 20), L20(Labor 20), C20(Civil Society 20), Y20(Youth 20), T20(Think Tank 20) 등과 같은 G20 정상회의의 공식 정책 제안 그룹 가운데 하나다. G20 국가의 여성 기업가와 경제단체 구성원, NGO 활동가와 학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여성 권리 증진과 양성평등을 목표로 토론을 펼친 뒤 최종 합의문을 도출해 G20 정상회의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이어진 2018 W20 행사에서는 금융, 노동, 디지털, 농촌 등 4대 부문에서의 여성 참여 확대를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2018 W20를 이끈 수사나 발보(Susana Balbo) 의장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올해 W20가 여성의 경제 역량 강화를 위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이슈들은 무엇인가? “우리는 금융 포용, 노동 포용, 디지털 포용, 농촌 포용이라는 네 가지 이슈를 중심으로 여성의 경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분야에서 정부 정책이 개선된다면 여성의 경제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며,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 같은 이슈들을 국제 사회에 제기하기 위해 W20 아르헨티나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W20 국가들의 경제·정치·사회 환경은 모두 제각각이다. 따라서 모든 국가의 현실과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공동의 목표를 수립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각국 대표들의 정책

“오토바이 배달원 위한 플랫폼으로 비즈니스와 사회적 가치 둘 다 잡을 것”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 ‘인클루전 플러스’ 대회 우승팀 소셜벤처 ‘부엉이들’ 한승우 대표 인터뷰 국내 배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약 15조원 정도다. 퀵서비스 등 다른 배달 분야까지 합하면 실제 배달 시장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35만명인 배달업 종사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는 이유다. 소셜벤처 ‘부엉이들’은 커가는 시장에 존재하는 ‘사회적 문제’에 주목했다. 한승우(33) 부엉이들 대표는 “전자상거래 규모가 커지면서 배달 시장 또한 점점 확대되고 있는데 배달원들을 제대로 보호해줄 보험, 합리적인 가격의 오토바이 리스, 정비 서비스가 별로 없었다”며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면 비즈니스적 가치는 물론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엉이들은 지난달 24일 열린 ‘인클루전 플러스’ 결승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메트라이프코리아재단이 주최하는 인클루전 플러스는 금융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솔루션을 보유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발하는 대회다. 지난 4월 참가 신청을 받기 시작해 최종 20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했고, 이날 결승에서 최종 1~5위가 가려졌다. 한승우 부엉이들 대표를 서울 강남구 메트라이프생명 사옥에서 인터뷰했다.   ◇대회 준비하며 사업 모델 구체화 부엉이들은 오토바이 배달원들에게 싸고 질 좋은 오토바이 리스, 보험, 정비 및 수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중계 플랫폼을 제공하는 소셜벤처다. 한승우 부엉이들 대표는 기업 컨설팅 및 교육 회사를 그만두고 올해 4월 소셜벤처 부엉이들의 ‘사장님’이 됐다. 기존 회사의 신사업개발팀에서 시작했던 부엉이들의 지분 전체를 인수해 독립한 것이다. 얼마 전엔 직원 두명과 함께

“국회 속 세금 도둑 잡는 날… 특활비 영수증 전시회 열 것”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비영리단체 설립 10개월 만에 국회 특활비 사실상 폐지 성과 꼭꼭 숨은 돈을 쫓는 남자. 하승수(50)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영수증을 남기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국회 특수활동비 등 이른바 ‘깜깜이 예산’을 파헤친다. 국회 특수활동비는 교섭 단체, 위원회, 의원 외교 등을 지원하기 위해 해마다 60억원 규모로 편성된다. 하승수 대표는 뜻있는 비영리 활동가들과 함께 비영리단체 ‘세금도둑잡아라’를 설립했다. 활동 10개월 만인 지난달 16일, 국회는 62억원 규모의 특활비를 내년 10억원으로 대폭 낮추며 ‘사실상 폐지’를 선언했다. 이를 신호탄으로 국민권익위원회, 대법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방위사업청 등 다섯 기관은 특활비 전면 폐지를 결정했다. ◇특활비·정책개발비·특정업무경비… 줄줄 새는 세금 “이번에 국회 예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저도 몰랐던 항목을 여럿 발견했어요. 처음에는 특활비와 업무추진비만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입법 및 정책개발비’라는 것도 있고 ‘정책자료집 발간 및 발송비’ ‘특정업무경비’라는 항목도 있어요. 국민에게는 생소한 눈먼 돈이죠. 이렇게 알게 모르게 집행된 예산이 500억원 정도 됩니다. 이걸 제대로 썼는지 확인해보자는 거죠.” 지난 10일 마주한 하승수 대표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국회를 상대로 ‘정보공개소송’을 벌이고 있다. 현재 맡은 소송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국회 특활비와 업무추진비 및 국회의장단의 해외출장비’와 ‘정책자료집 발간·인쇄비 및 특정업무경비’는 모두 1심에서 승소, 이달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피감 기관 예산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미 승소를 확정한 소송도 있다. ‘입법 및 정책개발비 지출증빙서류 공개소송’의 경우 2만 쪽에 이르는 자료를 열람해

고단한 학생의 짐 나눠 드는 게 ‘장학’…한 인생 바꾸고 나라도 바꿀 수 있는 일

[인터뷰] 이정우 한국장학재단 신임 이사장 “교수 시절, 학기 말이 되면 학생들과 장학금 문제로 면담을 했습니다. 가정 형편 조사도 하고 이런저런 상담도 했죠. 어려운 학생이 너무 많았습니다. 어떤 학생은 일주일에 ‘알바’를 수십 시간씩 한다더군요. 그런데도 성적은 ‘올 A’였어요. ‘대체 언제 공부를 하느냐?’ ‘그게 가능하냐?’ 대견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재차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 강단을 떠난 지 3년이 넘었지만, 이정우(68) 한국장학재단 이사장은 어제 일처럼 제자들과의 인연을 떠올렸다. 그는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로 38년을 보낸 뒤 2015년 은퇴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실장(2003),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2004~2005), 대통령 정책특보(2004~2006) 등의 중책을 맡아 잠시 학교를 떠나 있던 때를 제외하고는 늘 학생들과 함께였다. 한국장학재단 이사장 취임 한 달여 만인 지난 10일, 재단 서울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국가장학금 4조원, 학자금 대출 2조원 등 연간 6조원을 움직이는 준정부기관의 수장으로 돌아온 이정우 이사장은 “30년 전 부교수 시절부터 장학금 제도에 대해 관심이 컸고, 잘못된 제도를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잘되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 장학금 제도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재정비할 기회를 얻게 돼 열의에 불타고 있다”며 웃었다.   ◇성적순에서 형편순으로…교수 시절 학부 내 장학금 제도 고쳐 ―대학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그건 맞는 얘깁니다(웃음). ‘불평등의 경제학’이란 과목으로 수업했는데, 330명 들어가는 가장 큰 강의실이 늘 꽉 찼습니다. 인기 비결을 꼽자면 ‘잡담’이죠. 절반이 영화·소설 이야기, 젊었을 때의 경험담, 청와대 시절 이야기 등이었죠. 재미있는 건 학생들이

“연대책임·과열 취재로 두 번 상처받는 수용자 가족… 韓·日 함께 해법 찾아요”

수용자 가족 지원하는 일본 NPO ‘월드오픈하트’ 아베 교코 이사장 인터뷰 수용자(범죄로 인해 교도소에서 지내는 사람) 가족에 대한 지원이 사각지대에 있다. 수용자 가족 지원을 명문화한 미국, 민간 차원의 지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마련한 유럽 등과 달리 국내 5만4000명 수용자 자녀와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사법체계와 복지체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더나은미래는 ‘2018 신(新)복지 사각지대’ 시리즈를 연재하며 수용자 자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보도하기도 했다.〈더나은미래 5월 29일자 E6면〉 이웃 나라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 일본 최초로 수용자 자녀와 가정을 지원한 비영리단체 ‘월드오픈하트(World Open Heart·WOH)’를 설립한 아베 교코(40) 이사장을 지난 4일 서울에서 만났다. 그는 한국의 수용자 자녀 지원 단체인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이 주최한 ‘한·일 수감자 자녀 양육 지원 사례 경험 세미나’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일본에서도 ‘가해자 가족’은 사각지대 “10년 전엔 가해자 가족을 돕는 조직도 없었고, 사회적인 인식도 부재했습니다. 사회에선 ‘살인자 가족’ ‘범죄자 가족’이라 불렸고, 매스컴에도 ‘살인자의 가족이 자살했다’는 기사만 떴어요. 여기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센다이시(市)에서 ‘가해자 가족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이 모임이 우연히 지역 온라인 신문에 소개됐는데, 다음 날 일본 전역의 가해자 가족으로부터 전화가 쏟아졌어요. 그들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지 몸소 깨닫고 단체를 만들게 됐습니다.” 아베 이사장은 2008년 월드오픈하트를 설립해 24시간 전화 상담(핫라인), 변호사 지원, 가해자 가족 모임 운영, 일자리 지원 등의 활동을 하며 가해자 가족을 도왔다. 올해로 만 10년, 그간 1000여 가정이 단체를 거쳐 갔다. “개인의 범죄를

“컨트롤타워 ‘공익위원회’ 있어야, 비영리단체 목소리 정책에 반영될 것”

162조2000억원. 정부의 내년도 보건복지, 일자리 예산안 규모다. 12개 분야 중 최대 규모다. 그러나 역대 최대치 예산 편성임에도 비영리 현장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비영리 활동가들은 “복지나 일자리 예산이 역대 최대치로 늘어나도 비영리에 대한 지원은 사회적경제나 중소기업 보다 훨씬 적은 게 현실”이라면서 “특히 올해 초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 인재육성 방안 등 사회적경제 쪽은 지원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비영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영리단체에 대한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원인으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꼽는다. 비영리단체들을 관리 감독하고 지원하는 주무 관청이 제각각이라 단체의 목소리를 모아 정책에 반영하는 일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문재인 정부는 비영리 분야 전체를 관리 감독하는 ‘공익위원회’ 설치를 국정 과제로 공표하고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법무부에 테스크포스(TF)를 만들어 법률안 마련 작업을 진행했다. ‘공익 법인 총괄 기구 설치에 관한 TF’ 위원으로 참여한 김진우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지난 10일 만나 공익위원회의 필요성과 방향성을 물었다. ―공익위원회는 어떤 일을 하며 어떻게 구성되나. “공익위원회는 비영리 섹터의 컨트롤타워다. 그동안 단체의 주요 목적 사업 성격에 따라 단체 설립 허가와 지원, 관리 감독을 받는 주무 관청이 달랐다. 공익위원회가 생기면 공익 법인에 한해 관리 감독 및 지원이 위원회라는 한 채널을 통해 이뤄지게 된다. 정치적 독립성은 물론 행정적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범부처적 성격과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익위원회는 총리실 산하 별도 부처로 조직, 위원장 포함 9명의 위원으로 구성될 것이다. 실무진 구성은 아직 논의 중이다.” ―별도의 공익위원회가

“환경·보건 등 ‘사회비용’ 수치화… 정책 이정표 역할 기대”

홍종호 서울대 교수 인터뷰 미세먼지, 층간 소음, 우울증, 자살…. 2018년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로 개인과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사회비용’은 얼마나 될까. 국내에서 최근 환경·보건 분야의 사회문제들의 사회비용을 총괄 조사한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그동안 개별 사회비용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이를 한데 모아 정리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연구는 사회성과보상사업 지방정부협의회가 후원하고 사회성과보상사업 운영 기관인 팬임팩트코리아의 주관으로, 서울대 환경대학원이 지난 6~8월 진행했다. 연구 책임자인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경제학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미세먼지, 층간 소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구는 환경과 보건 분야 사회문제 중에서 ▲대기 ▲폐기물 ▲물 ▲소음 (이상 환경) ▲중독 및 정신건강 ▲비전염성 질병 ▲보건 서비스 ▲기타 질환(이상 보건) 등의 사회비용 자료를 취합해 정리했다. 활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성과보상사업(SIB) 등 공공 정책을 만드는 공무원들의 관심 분야를 설문했고, 정부 대책을 참고해 우울증, 층간 소음 등 최근 화두인 사회문제도 더했다. 홍종호 교수는 “설문 결과 공무원들은 공공사업의 우선순위를 판단하고 효과성을 검토하는 데 사회비용 자료를 활용하고 있었다”며 “눈에 보이는 수치가 있으면 공무원들이 달성할 정책적 목표가 분명해지고, 예방적 정책을 써서 사전에 사회문제에 따른 비용을 줄이도록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사회문제가 발생시키는 비용은 얼마나 될까. 환경 분야는 보통 사람들이 특정 문제로 인한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지불하겠다고 응답한 금액(지불 의사액)에서 이를 추정한다. 연구 결과 자동차 배출 가스(CO, NOx, SOx, VOC, PM2.5)는 5개 오염 물질이 골고루 10%씩 줄었을 때, 사회 전체에 1682억원의 편익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는 1g을 줄이는 데 지불 의사액이 781.31원에 달했다. 현재 조기 폐차 대상인 2002년식 소형 경유차가 하루에 내뿜는 초미세먼지의 양이 4g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우리 옆집 난민 ②] “고국땅에서 못 이룬 법학 교수 꿈, 한국에서 이루고 싶습니다”

마퓨타 피오피오 프레디(45)는 경계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기자가 악수를 청하자, 잠시 망설이더니 조심스레 손을 잡았다. “그동안 기자들을 여럿 만났는데, 다들 심문하듯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그런 식으로 사람을 대하다니….”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난민이다. 고향땅 콩고민주공화국을 떠나 한국에 온 건 2006년. 콩고 최고 명문인 킨샤사대 법학과 2학년을 다니고 있을 때였다. “당시 콩고는 정치적으로 혼란기였어요. 지식인으로서 가만히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죠.” 그는 장기 집권 세력에 반대하던 콩고자유운동(MLC)에 가담했다가 쫓기는 신세가 됐다. 법학 교수를 꿈꾸며 착실히 공부하던 모범생이 하루아침에 정치범이 된 것이다. 기약 없이 숨어지내던 그는 결국 고국을 떠나기로 했다. “한국으로 가겠다고 선택한 게 아니었습니다. 주선자가 건네준 비행기표의 목적지가 한국이었을 뿐이죠.” 바다 건너 낯선 땅에 오니,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법학 지식은 아무 쓸모가 없었다. 난민 신청자가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다. 그저 하루빨리 난민으로 인정받기를 기도하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당장 먹고사는 것도 문제였다. 어릴 적부터 그냥저냥 연주해온 젬베(아프리카 전통 타악기)가 밥줄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공연팀을 만들었다. 대학 축제 등을 돌며 젬베 연주를 했다. 난민지원 비영리단체 ‘피난처’는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피난처가 없었다면, 버티기가 힘들었을 것”이라며 “난민에게 무엇보다 힘이 되고 필요한 존재가 바로 ‘피난처’ 같은 비영리단체들”이라고 말했다. 12년을 기다린 끝에 그는 지난 2월 13일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난민 인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심정은…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잠시 먼

“제 얘기 들어보실래요?”…3인3색 장애인 유튜버

1인 미디어 전성시대,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크리에이터(Youtube creator·유튜브에 직접 만들거나 출연한 영상을 올리는 창작자)’에 도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이들이 ‘장애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다. 다른 유튜버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독특한 취미를 소개하는 영상을 올리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자신들만의 특별한 콘텐츠로 세상과 소통하는 장애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3인을 소개한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장애인 이야기’, ‘경산시청, 휠체어 경사로를 철거하라고?’, ‘장애인한테 이런 것 좀 하지마!’ 유튜버 ‘굴러라 구르님’(김지우)이 만든 콘텐츠들이다. 구독자 수 2만9000여명, 인기 영상 조회 수는 10만이 넘는 그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하고 생각을 밝힌다. 휠체어 경사로를 철거하라는 지자체의 부당한 지시를 비판하고, 장애인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말과 행동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는 식이다.  굴러라 구르님은 지난해 2월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 활동을 시작했다. 뇌성마비로 인해 휠체어를 사용하지만, 자신을 “대한민국의 평범한 여고생”이라 소개한다. 이름도 휠체어가 굴러가는 모습을 빗대 ‘구르님’이라 지었다. 그는 영상을 통해 “우리나라에 수많은 장애인이 있지만, 주변에서 찾아보기도 어렵고 TV에 출연하는 것도 보기 어렵다”며 “나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지만,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당찬 포부를 밝힌다. 굴러라 구르님의 유튜브 영상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유튜버 ‘브래드박(Bread Park)’의 주요 콘텐츠는 ‘BB탄총’으로 불리는 ‘에어 소프트건’ 리뷰 영상이다. 전문가 못지않은 전문 용어, 능수능란한 손놀림으로 제품의 부품 하나하나를 살펴 시청자들에게 설명한다. 다양한 BB탄총을 시연하는 그는 놀랍게도 1급 시각장애인이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 갑작스럽게 시력을 상실했다”는

아동 보호 최전선의 상담원들 폭염 속 길거리에 나선 까닭은?

장화정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에게 들어본 ‘릴레이 1인 시위’ 배경 유난히도 더웠던 올여름, 아동 보호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상담원들이 거리에 섰다. 뙤약볕 아래 몸을 곧게 세우고 팻말을 들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하 ‘아보전’)의 직원들이다. 아보전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시 기획재정부 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번 시위는 2001년 아보전 출범 이후 첫 집단행동이다. 이들은 왜 현장이 아닌 광장에 나오게 됐을까. 장화정(54)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을 만나 40일간의 투쟁을 되돌아봤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동 학대는 계속되고 있다” “한계 상황에 다다랐다고 판단했어요. 수많은 아이가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재의 인력과 예산으로는 전국의 아동 학대 사건을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고, 수많은 회의 끝에 시민들 앞에 섰습니다. 저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릴레이 1인 시위밖에 없었어요. 우리가 모두 거리로 나와버리면 아이들은 어떡합니까?” 장화정 관장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보전은 학대 아동을 발견하고 치료·예방 사업을 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다. 전국에 배치된 62곳 상담원 715명이 지자체 226곳을 맡는다. 지난해 아동 학대 신고는 3만4185건으로, 5년 전보다 3배가량 늘었다. 장 관장은 “상담원들이 24시간 당직 근무 체제로 일해도 쏟아지는 신고 건수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상담원 한 명이 연 50건 가까이 담당하는 이런 위태로운 구조를 국민에게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시위 시작과 동시에 진행한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6만5060명이 동참했다. “청와대가 답변 의무를 갖는 20만명이 넘었으면 좋았겠지만, 6만명도 정말 많은 숫자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111년

[우리 옆집 난민 ①] “자유 찾아 한국 온지 3년…태극마크 달고 세계 챔프 되는 게 꿈”

[우리 옆집 난민 ①] 카메룬서 온 ‘난민 복서’ 길태산 855명. 난민법이 마련된 2013년 이후, 지금까지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획득한 사람의 숫자다. ‘난민’이라고 불리는 이들에게도 가족이 있고,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고향이 있다. 다만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뿐이다. 더나은미래는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난민들을 만나 보는 ‘우리 옆집 난민’ 시리즈를 연재한다. 다를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보통 사람들, 바로 우리 이웃의 이야기다. 총 5회 연재하며 1회는 지면에, 나머지는 더나은미래 홈페이지에 싣는다. -편집자 주 한국 프로 복싱 수퍼미들급 챔피언 길태산(31). 본명은 장 두란델 에투빌, 카메룬 출신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 주관 수퍼미들급(76.19㎏ 이하) 한국 타이틀 매치에서 이준용(27) 선수를 6라운드 TKO로 꺾고 챔프 자리에 올랐다. 올해로 한국 생활 4년 차인 길태산 선수를 지난 16일 천안 돌주먹복싱체육관에서 만났다. 서툰 한국어 탓에 인터뷰는 프랑스어로 진행됐다. ◇한국에서 얻은 것은 ‘자유’ 그리고 새로운 ‘가족’ “자유(la liberté)! 난 이제 자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평온합니다.” 길태산 선수가 두 팔을 양옆으로 펼치며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고국인 카메룬에서는 군 소속 복싱 선수로 활동했다. 카메룬은 폴 비야(85)가 36년째 장기 집권하는 독재국가다. “카메룬에서의 생활은 폭력과 가난의 연속이었습니다. 대회를 준비할 때면 군 당국의 가혹 행위가 이어졌어요. 다쳐도 자비로 치료해야 했고, 월급도 받지 못했습니다. 관리자들이 중간에서 가로챘죠. 반항하면 주먹이 날아왔습니다. 운동과 장사를 병행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죠.”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