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가 곧 경쟁력이다”… 국회서 산업·에너지 전환 해법 모색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 ‘두 마리 토끼’ 잡기 위한 토론회 열려
“탄소중립은 위기가 아니라,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핵심입니다.”
서울대 홍종호 교수는 지난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가 경제다,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에너지전환’ 국회 토론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경제포럼과 에너지전환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글로벌 탈탄소 경제 전환 흐름 속에서 마주한 도전과 기회를 짚고, 산업·학계·정부·시민사회가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좌장을 맡은 홍 교수는 “한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산업 전환과 에너지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며 “지금은 기후 대응이 곧 산업 전략”이라고 말했다.

발제에 나선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세계 경제는 빠르게 탈탄소로 재편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정책적 지원 부족과 내수시장 한계로 산업 공동화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서정석 김앤장 ESG경영연구소 전문위원은 “글로벌 주요국은 법제화를 통해 탄소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이에 대응할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의 현장 목소리도 이어졌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센터장은 “기업들이 능동적으로 에너지 조달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에너지 교육과 효율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준호 BS그룹 솔라시도사업단 전무는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AI 슈퍼클러스터를 결합한 혁신 모델이 지역경제와 신산업을 동시에 이끌 수 있다”고 소개했다. 정규창 한화솔루션 팀장은 “태양광 산업을 살리기 위해 내수 확대와 영농형 태양광 도입 같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훈 SK오션플랜트 센터장은 “해상풍력 확대는 조선 산업의 신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민 한국해상그리드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첨단 해상그리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전력망 기술을 산업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인프라 구축 ▲산업별 맞춤형 지원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확보 ▲민관 협력체계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홍 교수는 “오늘 제안된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해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겠다”며 “탄소중립과 산업경쟁력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밝혔다.
국회 기후위기 탈탄소경제포럼 대표인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탄소중립은 환경 보호를 넘어,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산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실효성 있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