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사회혁신의 만남… 카카오임팩트 ‘테크포임팩트’ 왜 시작했나

[인터뷰] 육심나 카카오임팩트 사무총장

“기술이 접목되면 사회문제 해결 속도가 4배 빨라집니다.”

육심나 카카오임팩트 사무총장(카카오 ESG 부사장)은 지난 21일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진행된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기술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철학이 카카오임팩트 ‘테크포임팩트(Tech for Impact)’ 탄생의 배경이다. 2023년 시범사업으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개발자와 사회혁신가가 힘을 모아 사회문제를 해결할 기술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운영 방식은 두 가지. 대학 교과과정과 연계한 ‘캠퍼스 프로그램’과, 현업 개발자 중심의 ‘랩(Lab)’이다. 캠퍼스 프로그램은 대학과 재단이 공동으로 커리큘럼을 짜고, 현직 기획자, 개발자와 사회혁신가들이 수업에 참여한다. 수업 후 학생들이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고 싶을 경우 후속 개발도 지원한다.

랩은 사회혁신가가 문제를 정의하면, ‘모두의 연구소’를 통해 개발자를 모집한다. 평균 12명이 팀을 꾸려 5개월간 매주 평균 약 10시간씩 모여 실제 서비스를 개발해 현장에 도입한다.

◇ 재난 대피 훈련 앱·돌고래 보호 앱 등 24개 기술 개발  

카카오임팩트가 ‘테크포임팩트’를 시작한 이유는 뭘까. 육심나 사무총장은 “그동안 사회혁신가들을 지원하는 펠로우십 사업을 운영해 왔다”며 “그러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아무리 뛰어난 사회혁신가라도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임팩트를 확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죠.”

육심나 카카오임팩트 사무총장은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테크포임팩트에 대해 “기술은 잘 활용하면 세상을 이롭게 하고,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긍정적인 힘을 알고, 누군가를 돕는 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임팩트

펠로우십을 통해 수많은 혁신가들을 만났지만, 현장에서는 늘 기술 인력의 부족이 문제였다. 육 사무총장은 “임팩트 생태계에는 기술자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래서 ‘기술을 사회문제 해결에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테크포임팩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테크포임팩트에는 251명이 참여했고, 총 24개의 기술이 개발됐다. 대표 사례는 ‘디바(DIVA)’다. 디바는 시각화 AI를 통해 수상 드론 영상에서 남방큰돌고래와 선박 간의 실시간 거리를 측정해 돌고래 생태 보존에 기여하는 기술이다. 이는 돌고래 관광선박의 위법 행위를 감시하고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데 활용된다.

또 다른 사례는 카이스트 학생들이 개발한 ‘가방으로 살아남기’. 2분30초 안에 재난 대피 가방을 싸는 훈련을 게임 형태로 구현했다. 가방 크기부터 물병 무게, 휴대 가능 무게 제한 등 현실적인 요소를 반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카카오임팩트의 6개월 후속 지원으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저개발국가에서 백내장을 AI로 진단하는 기술, 농난청인과 문자통역사를 연결하는 플랫폼 등이 개발됐다.

그는 기술자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거나, 사회혁신가들이 기술의 가능성에 눈뜨는 순간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한 캠퍼스 프로그램 참가자는 기술과 임팩트를 융합하는 분야에 더 깊이 뛰어들고 싶다며 결국 유학을 결심했어요. 테크포임팩트가 누군가의 인생 방향을 바꿨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낍니다.”

◇ “국내 개발자 1만명이 사회문제 해결에 뛰어들도록”

카카오임팩트는 지난 21일 ‘테크포임팩트 랩’ 1기 성과공유회를 열고, 완성된 기술들을 공개했다. 상반기 내 현장에 기술을 이관해 실제로 활용할 예정이다.

카카오임팩트는 지난 21일 ‘테크포임팩트 랩’ 1기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카카오임팩트

올해는 더 큰 확장을 꾀한다. 누적 참여 개발자 1000명을 목표로 하고, 6월에는 랩 2기를 모집한다. 육 사무총장은 “국내 개발자 1만 명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길 바란다”며 “이런 기술이 삶의 현장을 바꾸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는 4월에는 ‘테크포임팩트’ 전용 홈페이지도 문을 연다. 사업 성과를 정리해 공개하고, 개발자 친화적인 커뮤니티도 구축할 계획이다.

육 사무총장은 “각 기업이 직접 수혜자를 찾는 사업도 가능하겠지만, 누군가를 돕는 사람들이 더 많이 조명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이들을 돕고, 그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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