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판에는 청년이 적다. 기초 의회는 만 39세 이하 의원 비율이 6%에 불과하다. 더 많은 청년 정치인이 나오려면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지난 4일 서울 광화문 인근 카페에 ‘2030 정치계 종사자’ 4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강민진 정의당 청년정의당 대표, 서난이 전북 전주시의원, 주이삭 서울 서대문구의원,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이경호 C영상미디어 기자
“어려서 정치 모른다고요? 세상 함께 바꿀 ‘동료’입니다”

더나은미래×뉴웨이즈 공동기획[‘젊치인’ 전성시대]<3> 기울어진 운동장에 등판한 ‘어린것’들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 청년 4명이 모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두 가지다. 먼저 2030세대다. 또 하나는 ‘정치계에서 일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기성세대 중심 정치판에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 보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청년들이다. 강민진(27) 정의당 청년정의당 대표는 17세 때부터 청소년 인권 운동을 했다.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 과정에서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는 정당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직접 정치를 해보기로 했다. 2019년 정의당 대변인으로 시작해 지난해부터는 당내 청년 조직인 청년정의당을 이끌고 있다. 서난이(36·더불어민주당) 전북 전주시의원은 2014년에는 비례대표로, 2018년에는 선출직으로 당선됐다. 누구도 손대지 않았던 지역 내 성매매 집결지를 해체하는가 하면, 청년 무료 건강검진 사업을 시행해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등 전국적으로 주목받는 의정 활동을 펼쳤다. 주이삭(34·국민의힘) 서울 서대문구의원은 9년 전 평범한 청년의 시각을 정치권에 전달하고 싶어서 정당에 가입했다. 이후 다양한 정당에서 활동하다가 ‘젊은 사람이 기초의원이 돼야 정치도 시대 흐름에 맞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으로 2018년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나고 자란 서대문구 지역을 발로 뛰며 주민의 불편을 해결하고 있다. 박혜민(29) 대표가 이끄는 뉴웨이즈는 지난해 2월 출범한 ‘정치 스타트업’이다. 더 많은 젊은 정치인(이하 젊치인)이 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젊치인들 앞에는 높은 포부만큼 장애물도 많다. 선거법을 비롯한 각종 제도는 기성 정치인에게 유리하게 짜여 있고, ‘어려서 뭘 알겠느냐’는 편견도 일상적으로 쏟아진다. 정치권에서는 늘 청년을 거론하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청년에게 정치판은 ‘기울어진 운동장’인 셈이다. 더

[’젊치인’ 전성시대] 세상을 바꾸려면 동네부터 바꿔야
“내가 사는 동네 문제, 내 손으로 해결하겠다”

더나은미래×뉴웨이즈 공동기획[‘젊치인’ 전성시대]<2> 세상을 바꾸려면 동네부터 바꿔야 “집 앞 골목이 어두워요. 가로등을 더 설치해주세요.” “제가 사는 주택가에 쓰레기를 분리배출할 곳이 마땅치 않아요.” “아이와 함께 성매매 업소 집결지를 지나다녀야 하는 게 불편해요.” 동네마다 주민의 편의를 위해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매일 쌓인다. 쓰레기 문제와 같은 일상적인 이슈부터 지역 재생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문제까지, 동네 안에서 협의하고 풀어내야 할 크고 작은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내가 사는 지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보겠다’며 나선 청년들이 있다. 중·장년층 중심의 정치판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정책을 만들고 동네 풍경을 바꾸는 전국의 젊은 기초의원들이다. 현재 현역으로 뛰고 있는 만 39세 이하 기초의원은 전체 기초의원(2927명) 수의 약 6%인 192명이다. 적지만 동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과 정책을 내놓으며 지역 주민은 물론 기성 정치인들에게도 환영받고 있다. 젊치인에게 정치란 목표가 아닌 수단 젊은 정치인(이하 젊치인)의 관심 분야에는 제한이 없다. 돌봄, 대중교통, 빈집 활용, 기후 문제 등 다양하다. ‘정치 새내기’라고 해서 의정 활동이 마냥 서투르지도 않다. 경북 상주의 민지현(31·더민주) 시의원은 2019년 ‘고독사 예방 조례안’을 만들었다. 도시 지역에서는 고독사가 주목받고 있지만 상주 지역에서는 관심이 높지 않았다. 지역사회가 좁아서 이웃을 속속들이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민 의원이 통계와 기사를 들여다보니 고독사 사망 건수가 꽤 높았다.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조사를 진행했고 시내의 빌라, 고시원에 사는 중·장년층 1인 가구가 고독사 위험에 놓여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상주시에서는 고독사 조례를 바탕으로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자립주택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뇌병변과 지적장애가 있는 이용수(가운데)씨가 친구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다. /한준호 C영상미디어 기자
지원 공백에도 불구하고… ‘인생 2막’ 위해 시설 밖으로

[2022 탈시설 보고서]<하> 자립 생활의 필요충분조건 장애인들은 시설 밖 자립 생활을 ‘인생 2막’이라 부른다.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보통의 삶’이 이들에게는 새로운 인생이다. 쉽게 얻어지진 않았다. 장애인 시설의 문을 나서면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던 평범한 일상은 도전하고 쟁취해야 했다. 기자가 지난 한 달간 취재하며 만난 탈시설 장애인 5명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발달장애인이었다. 이유가 있었다.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거주시설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2만9086명이 머물고 있다. 이 가운데 약 80%를 발달장애인이 차지한다. 같은 해 국내 장애인 263만3000명 중 발달장애인은 24만7500명으로 약 9.4%에 불과하다. 시설 내 장애 유형이 편중된 이유가 뭘까. 이를 쫓아가면 탈시설 지원 제도의 한계를 마주할 수 있다. 지원주택 입주는 ‘로또 당첨’ 경증발달장애인 박혜영(28)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자립을 꿈꿨다. 경증장애인이 중증장애인을 챙겨야 하는 시설 내 관습도 감내했고, 관리자들의 폭행도 견뎠다. 하지만 10여 년 전 날아든 날카로운 말은 아직도 가슴에 박혀있다. “어느 날 선생님이 고추장을 푸던 주걱으로 얼굴을 때리면서 ‘너는 미혼모 배에서 나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시설을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발달장애인을 향한 편견은 시설 내에도 존재했다. 폭언·폭설을 벗어나려면 보금자리가 필요했다. 식비나 휴대전화 요금 등 생활비는 기초생활수급비로 그나마 해결되지만, 주택 마련은 얘기가 다르다. 사실상 정부나 지자체, 장애인지원센터 등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젊치인’ 전성시대] (1) 20대는 정치에 관심없다?
20대 1000명에게 물었다 “정치에 관심있습니까?”

더나은미래×뉴웨이즈 공동기획[‘젊치인’ 전성시대](1) 20대는 정치에 관심없다? 올해는 정치적으로 분주한 해다. 상반기에만 제20대 대통령 선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잇따라 치른다.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정치계에서는 ‘20대’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선거의 승부는 전 세대에서 부동층이 가장 많은 20대가 판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20대 의중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은 보수·진보 등 정치 이념보다 환경·젠더·일자리 같은 현실적인 사안에 집중한다. 더나은미래는 청년 정치인 육성 비영리단체 뉴웨이즈와 함께 정치에 대한 20대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의뢰했다. 지난달 23일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에서 진행한 이번 설문은 전국 19~29세 100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알고 보면 정치적인 세대 먼저 얼마나 정치에 관심 있는지부터 물었다. 첫 문항 결과부터 예상 밖이었다. 절반이 넘는 55.2%가 ‘관심 없다’고 했다. ‘전혀 없다’(23.3%)고 답한 응답자 수는 ‘매우 많다’(5.3%)보다 4배 많았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유로는 ‘정치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져서’(26%) ‘정치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치가 없어서’(25.8%)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기 때문’(23.4%) 등을 꼽았다. 20대에게 정치는 ‘가성비’가 떨어진다. 정치 사안마다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쉽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딱히 뜻이 맞는 정당이나 정치인도 없다. ‘정치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58.8%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고 이들을 ‘정치에 관심 없는 세대’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정치 참여의 시작은 ‘민주주의의 꽃’으로 불리는 선거다. 20대 투표율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07년 17대 대선만 하더라도 20대 투표율은 46.6%로, 전 세대 중 꼴찌였다. 이후 2012년 18대 대선에서 68.5%, 가장 최근인 2017년 19대 대선에서는 76.1%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20대 투표 참여율은 30대(74.2%), 40대(74.9%)보다 높았다.

뇌병변과 지적장애를 가진 중복장애인 이용수씨가 헤드포인터에 붓을 연결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보통의 삶’ 찾아 시설 밖으로 나온 장애인들

[2022 탈시설 보고서]<상> 나의 고군분투 자립기 첫 크리스마스 파티였다. 이용수(38)씨는 전동휠체어 위에 앉아 빙그레 웃기만 했다. 친구들과 눈만 마주쳐도 웃음이 났다. 그는 뇌병변과 지적장애를 가진 중복장애인이다. 뇌병변은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보행 등 기본적인 동작에 제약을 받는 중추 신경장애다. 지난달 15일 서울 영등포구 자립생활주택에 용수씨를 비롯해 6명의 친구가 한자리에 모였다. 장애인 시설을 나와 자립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들과 이들을 지원하는 활동지원사들이다. 마음껏 수다 떨고, 음식을 나누는 것. 이처럼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 이들은 시설 밖 세상으로 나왔다. 포기할 수 없었던 ‘자립의 꿈’ 용수씨의 손목은 90도 가까이 꺾여 있다. 손가락도 이리저리 휘어 있다. 단어 하나를 내뱉는 데도 얼굴 근육을 총동원해야 했지만, 그는 할 말이 많았다. 그는 1988년부터 2019년까지 30년 넘게 장애인 시설에서 살았다. 서른이 될 때까지 탈시설이 무엇인지 몰랐다고 했다. 시설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연이 닿으면서 새로운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2014년부터 교육프로그램, 자립생활주택 체험 등을 거치면서 홀로 설 준비에만 5년을 쏟았다. 용수씨는 새 보금자리를 지난해 5월 서울 구로구에 마련했다. 자립 이후 뭐가 좋으냐는 질문에 그는 “동네 미용실이 머리를 잘 잘라서 좋다”고 말했다.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고,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다 늦게 자도 되는 것이 좋다”고도 했다. 왼손 약지에 낀 반지를 가리키자 “커플링”이라고 했다. 그는 “여자친구가 강동구 암사동에 살아서 자주 보진 못하고 전화로 아쉬움을 달랜다”며 “그래도 며칠 전에 데이트했다”며 웃었다. 피플퍼스트서울센터에서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청년로컬액션' 사업에 참가한 김동주(맨 왼쪽) '물꼬' 대표와 팀원들.
“사회적경제 성장 위해 시장 판로 넓히고 청년과 손 잡아야”

더나은미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동기획[이것이 사회적경제다]④양적 성장 넘어 질적 성장으로 <끝> 사회적경제는 지난 2016년을 기점으로 양적 성장을 이뤄왔다. 정부가 사회적기업 제품의 구매 실적을 기관 평가에 반영하기로 하면서다. 기관의 구매가 늘면서 사회적경제 조직의 매출 규모도 커졌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년 7400억원이던 공공기관 구매 실적은 올해 1조6200억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인증 사회적기업의 수도 지난달 11월 기준 3142개로 2016년(1713개)에 비해 약 83% 증가했다. 사회적경제 조직들 사이에서는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기후위기 등의 영향으로 시장이 급변하고 있지만 사회적경제는 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서사경)는 사회적경제의 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였다.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서울 사회적경제 보따리 토크 2021′에서는 지난 1년간 서사경이 진행했던 지원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공공 넘어 백화점·면세점 진출하는 사회적기업 서사경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진출할 수 있는 공공과 민간 시장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ESG가 유행하고 정부 주도의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이 시행됨에 따라 공공기관들이 친환경 제품 사용을 늘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사경은 사회적경제가 공략할 수 있는 공공 시장 분야를 ▲에너지 ▲리모델링 ▲그린사이클 ▲농업 ▲그린숲 등 5개로 나눴다. 김대석 서사경 기업전략팀 선임은 “민간 기업뿐 아니라 공기업과 정부 기관들도 ESG 경영을 선언했다”며 “사회적경제 조직과 거래하는 게 ESG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걸 공공에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관악정다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 실시하는 '허약노인 의료·영양 중재 시범사업' 대상자 박맹년(90)씨가 지난달 26일 조합원으로부터 도시락을 전달받고 있다.
끼니 대충 때우는 어르신께 ‘밥상 처방전’ 들고 달려갑니다

더나은미래×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동기획[이것이 사회적경제다]③허약노인 의료·영양 중재 사업 지난달 26일 오후, 권오선 관악정다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정다운의료사협’) 조합원이 도시락 가방을 들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박맹년(90)씨의 집을 찾았다. 박씨는 정다운의료사협이 추진하는 ‘허약노인 의료·영양 중재 시범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줄 도시락을 11월 초부터 매일 제공받고 있다. 박씨는 “혼자 제대로 된 밥을 해 먹기 어려워 끼니를 대충 때우곤 했는데 따뜻한 밥과 다양한 반찬들을 챙겨줘 고맙다”고 말했다. 허약노인은 심각한 질병이나 장애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노화나 영양 부족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을 의미한다. 청소, 장보기 등 일상 활동에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허약 상태를 방치할 경우 앓고 있던 가벼운 질병들이 큰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다운의료사협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여러 사회적경제 조직들과 함께 허약노인의 영양 관리를 위한 의료중재 사업 모델을 만들어 지역의 어르신들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월 관악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중에서 서비스 대상자 30명을 선정했다. 조계성 정다운우리의원 원장은 “영양과 의료 서비스를 병행하는 통합 돌봄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허약노인의 질병 예방하는 ‘밥상 처방전’ 대상자로 선정된 허약노인 30명은 영양 상태를 개선해줄 도시락을 7주간 제공받는다. 도시락은 사회적기업 ‘CSC푸드’에서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도시락 메뉴는 CSC푸드의 영양사와 정다운의료사협의 의사, 약사 등이 어르신들의 식생활과 체중 등을 분석해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줄 수 있는 식단으로 구성했다. 매주 화요일에는 지역 주민에게 수공예·요리 수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업공감협동조합이 토스트식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최윤정 정다운의료사협 연구원은 “어르신들의 영양

착한가게 캠페인 참여 현황.
착한 가게, 착한 가정, 착한 소비 늘어난다

코로나에도 기부 이어가는 시민들 울산 남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여애림씨는 2019년과 2021년, 두 번이나 ‘착한가게’ 현판을 받았다. 착한가게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하는 소규모 자영업자 대상 기부 프로그램이다. 매출 일부를 기부하는 점포에 현판을 달아준다. 여씨가 현판을 두 번 받게 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9월 주방에서 발생한 누전으로 가게가 모두 불에 탔다. 영업 중단. 복구에만 3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여씨는 매출 0원인 상황에서도 매월 기부를 이어갔다. 가게 공사가 마무리됐고 사랑의열매는 불타 없어진 현판 대신 새 현판을 보내줬다. 2일 더나은미래와 통화하면서 여씨는 “한동안 장사도 못 하고 가게를 다시 복구하는 데 비용도 들었지만 화재를 겪으면서 어려운 사람들 처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면서 “코로나 사태 전부터 기부를 시작했는데 여기서 중단하면 다시 시작할 수 없을 거 같아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 국민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기부를 이어가는 시민이 많다. 지난해 사랑의열매에 모인 기부액은 역대 최대인 8461억원을 기록했다. 기부 규모뿐 아니라 개인 기부자 수도 97만2583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자영업자 ‘착한가게’, 전국에 3만4000곳 대표적 개인 기부는 자영업자들이 참여하는 ‘착한가게’다. 30년간 수학 학원을 운영해 온 이지현씨도 코로나19로 학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착한가게 현판을 유지하고 있다. 이씨는 “폐업으로 기부를 중단하는 가게가 많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착한가게 가입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착한가게가 첫선을 보인 2005년만 하더라도 가입 점포는 10곳에

왼쪽부터 김정혁, 이지현, 조우리씨.
“귀촌해도 ‘집’이 문제… 청년 위한 주택 정책 확대해야”

더나은미래×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공동기획[농촌으로 간 청년들]③[좌담회] 이런 정책 왜 없나요?<끝> 서울 소재 국책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이지현(34)씨는 어느 날 회의감이 밀려왔다. 일이 바빠 1년 동안 남편과 마주 보고 밥 한 끼 제대로 먹은 적이 없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데도 미래에 대한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2017년 5월, 귀농을 결심하고 충북 괴산으로 내려왔다. 자연 속에서 인생다운 인생을 살기로 했다. 주변에서는 “박사학위까지 받은 네가 농촌으로 가는 것이 아깝다”고 했지만 이씨의 마음은 가뿐했다. 지난 2월에는 뜻이 맞는 친구들과 농업회사법인 ‘뭐하농’을 설립했다. 모임 공간을 만들고, 도시 청년에게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농촌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경북 상주에 사는 디자이너 조우리(33)씨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3년 전 상주의 가을 논 풍경에 반해 귀촌했다. 이곳에서 자연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담요와 컵 같은 제품을 만들면서 지낸다. 충남 천안에서 문화기획자로 일하던 김정혁(33)씨 역시 4년 전 충남 서천군에 둥지를 틀었다. 지역의 문화 격차 문제를 해소하고 싶었던 김씨는 2019년 ‘삶기술학교’라는 청년공동체를 만들었다. 이곳을 찾은 도시 청년들은 지역 특산물을 브랜딩하는 등 지역에 도움이 될 만한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러다 서천에 정착하기도 한다. 청년들이 오가면서 서천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올해 8월 기준 전국 읍·면·동 단위 지역(3553곳)의 50.4%가 ‘소멸위험지역’이다. 도시 인구 집중이 심화하는 와중에도, 일부 청년은 농촌으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꾸리고,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장애물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들의 정착을 도우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

“할머니가 불쑥 찾아와도 ‘관심’이라는 걸 이제는 알아요”

더나은미래×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공동기획[농촌으로 간 청년들]②할머니, 제 나이를 묻지 마세요 가까워지기 위해선 서로 한 발짝씩 양보또래 문화 그리울 땐 청년 조직 만들어 교류터 잡고 오래 살아가려면 인프라 풍부해야 자연과 부대끼는 삶, 수확의 기쁨, 시간적 여유…. 귀농·귀촌 청년들은 도시에서와 다른 삶을 그리며 농촌으로 향한다. 하지만 삶터로서의 농촌은 청년들에게 익숙한 도시와 많은 부분이 다르다. 우선 이웃과의 관계, 일자리, 인프라 등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크게 변화한다.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했더라도 이론과 실전은 다른 법. 씨 뿌리면 자랄 줄 알았던 농작물이 예년과 다른 기후로 인해 맥없이 고꾸라지는가 하면, 나이와 살아온 환경이 다른 이웃 주민들과 관계 맺기도 쉽지 않다. 어른들이 툭 던진 말에 상처를 받고, 또래와의 수다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 ‘용감한 개척자’들은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분투한다. “여자도 이장 할 수 있지 뭐!” 농촌의 평균 연령에 한참 못 미치는 청년들이 오자마자 마을 구성원으로 녹아들기는 쉽지 않다. 청년도, 마을 주민도 서로 존재가 낯설다. 한 공동체 구성원으로 마음을 나누는 사이가 되기까지는 시간과 약간의 너스레가 필요하다. 안재은(29)씨는 2년 전 충북 청주 문의면으로 이사를 왔다. 마을 어르신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농사짓는 시늉만 하다가 금방 돌아갈 사람으로 여겼다. “젊은 애가 무슨 농사냐”라거나 “시집이나 가라”는 말도 들었다. 재은씨는 그럴수록 더 가까이 다가갔다. 신정이면 떡국을 한 솥 끓여 이웃과 나눠 먹고, 할머니 집에서 하룻밤 같이 자고

한국 아동권리옹호 30년 역사
아동권리협약 비준 30년…역사적 순간마다 NGO 있었다

한국 아동권리옹호 30년 ‘정부는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 1989년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한 유엔아동권리협약(UNCRC)의 한 대목이다. 아동의 기본 권리에 대한 개념을 최초로 명시한 이 협약은 196국이 비준한 인권 협약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가 비준한 국제조약이기도 하다. 올해는 한국의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30주년이 되는 해다. 한국은 1991년 11월 20일 비준했다. 이때가 아동 권리 역사의 가장 큰 분기점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아동학대처벌법 제정, 학대 방지 예산 확대, 아동 수당 도입, 아동 성범죄 처벌 강화, 남성 육아휴직 확대, 한 부모 가정 지원 확대 같은 정책적 진전을 이뤄왔다. 아동 권리의 실질적 보장은 결국 법 제도 개선을 통해 이뤄진다. 협약 내용과 부딪치는 국내 법을 풀어야 했다. 한국도 비준 당시 ▲부모 면접 교섭권(제9조 3항) ▲입양 허가제(제21조 1항) ▲상소권 보장(제40조 2항) 등 민법·입양특례법 등과 충돌하는 세 조항을 유보했다. 이후 한국은 2007년 민법 개정을 통해 면접 교섭권 조항 유보를 철회했고, 2011년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신고제였던 입양 제도를 법원 허가제로 전환하면서 입양 허가제 조항 유보도 철회했다. 마지막 남은 유보 조항인 아동의 상소권 보장에 대해 정부는 지난 2017년 유엔아동인권위원회에 제출한 제5·6차 국가 보고서를 통해 “유보 철회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국내 아동 권리 역사의 순간마다 NGO가 있었다. 이들은 아동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과 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아동 옹호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2011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아동 옹호 캠페인 ‘나영이의 부탁’을 벌여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아이가 추천하고 투표하고 시상하는 ‘아동권리 시상식’ 열렸다

초록우산 어워드 아동이 후보자 추천하고 투표하고 시상하는 ‘아동권리 시상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한국 정부의 유엔아동권리협약 비준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1일 서울 마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아동권리 시상식 ‘초록우산 어워드’를 개최했다. 행사는 유튜브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초록우산 어워드는 아동권리 증진에 큰 역할을 해 준 후보를 아동들이 발굴하고 직접 투표를 통해 수상자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상 부문은 ▲인물 ▲미디어콘텐츠 ▲법제도 ▲기업·단체 ▲물건·공간 등 5개다. 부문별 후보군은 전국 초·중·고등학생 129명으로 구성된 아동심사위원단이 추렸다. 심사 기준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54개 조항에 따른 아동권리증진 기여도다. 지난 7월 위원단은 지역별 토론을 통해 후보별 공적 사항을 검증하고 최종 후보군을 가렸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하랑(13)군은 “아동들이 직접 의견을 내고 결과까지 낼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시상식은 전 과정을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게 참여했다”고 했다. 투표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지난 8월 30일부터 10월 4일까지 전국에서 총 2783명의 아동이 투표에 참여했다. 인물 부문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수상자는 ‘국민 육아 멘토’로 불리는 정신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다. 오 박사는 TV 프로그램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등에 출연해 아동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부모 역할과 아동이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부문별 상 이름도 아동이 직접 작명했다. 아동이 정한 인물 부문 상 이름은 ‘우리들의 우상’이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오은영 박사는 “사회나 국가가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그들을 어떻게 존중하는가에 따라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과 수준을 알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