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보살핌이 희망이 되는 것 봤어요

청소년 봉사단 RCY “고등학교 2학년 RCY(Red Cross Youth)에서 글로벌 리더 프로젝트로 유엔(UN) 뉴욕본부에 가서 반기문 총장님을 만났어요. 반 총장님도 RCY였는데, 이 프로그램으로 미국에서 케네디를 만나 자극이 되었다고 하셨어요. 저도 국제기구 유니세프에 들어가 개발도상국 아이들을 위해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조현규(19·경희대 자유전공학과 1년)군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4년째 활동하는 청소년 적십자단원(이하 RCY)이다. 문승성(17·일신여상고 2년)양은 RCY 서울시 고등부 회장이다. 문양은 지난 2년 동안 매달 한 번씩 지적장애인을 위한 재활시설에서 청소나 말동무 봉사를 해왔다. “한 지적장애인 할머니께서 저를 사물함으로 부르시더니 돈지갑에서 1000원을 보여주면서 ‘너한테만 비밀’이라고 하더라고요. 지적장애인이 무섭다고만 생각했던 편견을 버리게 됐어요. ” 최인영(14·성신여중 3년)양 또한 중학교 3년 동안 RCY 활동을 해왔다. 성북구 길음사회복지관에 격주로 한주에 두 번씩 죽이랑 반찬 배달 봉사를 한다. “1학년 때 죽 배달을 하다가 빗길에 미끄러져 다리를 다쳤어요. 그래도 약속한 것이라서, 붕대를 감고 갔죠. 할머니가 그걸 보고 친손녀처럼 붕대 위에 밴드를 붙여주셨어요.” 지난 7월 5일 오후 만난 세 명의 RCY 단원들은 “RCY 활동이 나를 변화시켰다”고 입을 모았다. RCY는 대한적십자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봉사단체다. 13세부터 18세까지의 중·고생들이 주로 참여하고, 대학생도 참여할 수 있다. 지역사회 봉사활동, 저개발국 어린이에게 선물 보내기, 국제 캠프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2009년 17만명이던 RCY 회원 수는 꾸준히 늘어 작년 한 해만도 회원 수가 163.4%나 늘어 현재 24만여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 미국·호주·일본 등 186개국에서 1억여명의 단원이

집 쫓겨난 불우이웃에게 옥탑방 선뜻 내줘

[김귀동 적십자 서울지사협의회장] 피 안 섞인 남남인 데8년째 가족처럼 살아 적십자 봉사 16년째 1만5000시간 활동 어려운 사람들이 남 돕는 것 더 좋아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에게 선뜻 집 한쪽 옥탑방을 내줬다. 적십자 봉사활동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반찬을 해서 가져다주던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적십자 생계 지원을 받던 정성복(가명·76)씨가 살던 방에서 갑자기 쫓겨나게 돼 하루아침에 갈 곳이 없게 되자, 조금도 망설임 없이 방을 내줬다. 한집에서 같이 어우러져 산 지도 어느새 8년. 이제는 맛있는 반찬을 먹다 보면 얼굴이 아른거려 조금이라도 꼭 싸가고, 같이 시골에 며칠씩 여행도 다녀오는 영락없는 가족이다. 대한적십자사 봉사회 김귀동(63·사진) 서울지사협의회장의 이야기다. “적십자 노란 조끼가 맺어준 인연이에요. 이제는 가족이지. 당신이야 나한테 늘 무척 고맙다고 하지만, 나도 또 옆에 있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의지가 되는지 몰라. 이러다 그 양반 아프거나 먼저 떠나기라도 하면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을 거야….”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김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정씨는 두 달 전 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31일, “노인들은 매년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며 김씨가 보채는 통에 함께 병원에 갔다가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것. “그래도 수술 결과가 좋아 한시름 마음을 놓았다”며 김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가 적십자에서 봉사한 지는 올해로 16년째, 지금까지 봉사한 시간만 합쳐도 1만5000여 시간이 넘는다. 1997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바로 그해에, 두 아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우연히 만난 당시

“사회문제 많은데 재원은 한정… 이걸 해결하는 게 혁신이죠”

브렌튼 가핀 英 네스타 혁신기술팀 팀장 “좋은 아이디어가 중요하진 않아요. 그저 그런 아이디어가 좋은 사람과 만났을 때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만듭니다.” 영국의 네스타(NESTA)는 3억5000만파운드(약 7000억원)의 기금을 통해 벤처기업과 사회혁신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공익 재단이다. 지난달 27일 한국사회투자가 주최한 ‘2013 소셜이노베이션글로벌심포지엄’에 참석한 브렌튼 가핀(Brenton Caffin) 영국 네스타 혁신기술팀 팀장은 ‘혁신 투자’의 키워드를 이렇게 말했다. 그는 호주의 사회혁신센터 택시(TACSI)에서 창립 CEO를 역임하기도 했다.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이 왜 중요한가? 대표적인 사회혁신 사례가 있었다면 알려달라. “호주에서는 지난 10년간 가정 폭력, 가정 해체 등으로 인해 보호시설로 보내지는 아동 수가 50% 가까이 급증했다. 호주사회혁신센터에서는 ‘패밀리바이패밀리 (Family by Family)’ 라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미 위기를 극복한 가족들과 문제를 겪는 가족들이 서로 만나 상담할 수 있도록 1:1로 매칭해주는 것이다. 첫해에 가족들이 90%가 프로그램에 참가했고, 이중 다수가 가족문제를 해결했다. 서부 호주 주정부에서 첫 투자 금액의 2배인 300만달러를 3년간 투자하기로 했고, 다른 주 정부에서도 이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엄청난 정부 예산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교육이나 의료, 고령화 등 다양한 사회문제가 발생하는데, 국가의 재원은 한정돼 있다. 이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풀어가는 ‘사회혁신’은 그래서 중요하다.” ―사회혁신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 “우선 분명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사회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지속 가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수익구조가 확실해야 한다. 둘째 시장이다. 사회혁신 기업의 공급을 받아줄 수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③ “일자리 창출·나눔 실천하려면 기업부터 잘 돌아가야죠”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3> 최신원 SKC 회장 10년 동안 20억원 기부… 이웃 돕던 가족들 보며 어릴 적부터 나눔 배웠죠 사업장서 바비큐 파티 때 모금함 마련해 놓고 직원들 격려·소통하면서 기부 공감대 만들었어요 “사진만 찍는 봉사? 받는 사람들 얼굴 보면 대충대충 할 수 없어요” SKC 최신원(61) 회장을 만난 3일, 신문에는 ‘경제 민주화 법안 대거 통과’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1000억원 기부’ 소식이 나란히 실렸다. 민감한 질문 대신 “차 한잔 마시자”던 최 회장은 두 가지 소식을 묻자,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정몽구 회장이 사회적으로 기부한 건 높이 평가해줘야 해. 약속을 지켰고…. 잘한 것에 대해 손뼉을 쳐야지. (가나의 빵 공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있으니까 주는 거 아냐. 없으면 이렇게 나눠줄 수 있겠어? 기업이 잘 돌아가야 일자리도 만들어져. 일자리 창출이 바로 나눔이야. 여유를 가져야 해. 해외에선 다 우리나라 기업의 성공 비결 배우러 오는데….” 최 회장은 “인터뷰 서두르지 말고 이거나 먹고 하자”며 보라색 비비빅 아이스크림을 꺼내왔다. 밖은 30도가 넘는 무더위였다. 함께 비비빅을 먹으니, 우습기도 하고 마음이 편해졌다. 인터뷰는 자연스레 ‘나눔’ 이야기로 시작됐다.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등과 달리, 우리나라 대기업 오너들은 기업 돈으로 기부하지 개인 차원의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단골로 지적된다. 10년 동안 20억원가까운 돈을, 매년 1억원이 넘는 개인 돈을 기부한 이유는 뭔가.   “경기도 수원 화성이 내 고향인데, 어릴 적 할아버지는 300가마를

파퐁씨, 울지 말아요… 언니들이 있잖아요

[적십자 봉사원 동행 르포] 필리핀 이주여성 손잡아 준 희망풍차 사업 5년 전 만나 週에 2~3회 말동무 돼주고 도움 건네 희망풍차 사업 선정으로 집안 전체 리모델링하고 파퐁씨는 요양원 취직과 적십자사 회원 활동 나서 인적이 없는 2차선 도로를 달리다 보니, 오른쪽에 축사 2~3곳이 보이기 시작했다. 흙길은 중간중간 구멍이 파였고, 돌멩이가 차량 바닥에 닿을 듯 말 듯했다. 박현숙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 철원지구협의회장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을 다녀오면 승용차 바닥이 심하게 망가졌다”고 했다. 5분 남짓 갔을까. 파란 지붕과 하얀 외벽이 눈에 띄는 양옥집을 발견했다. 지은 지 얼마 안 돼 보였다.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신철원리, 집 입구에 ‘하모니’라는 팻말이 적힌 이집은 넬리디 파퐁(45)씨와 남편, 두 아들의 보금자리다. 파퐁씨는 16년 전 필리핀에서 시집온 결혼 이주 여성이다. “선생님 오셨어요?” 파퐁씨는 박씨를 보자마자 반갑게 말을 건넸다. 급히 부엌으로 간 파퐁씨는 주전자에 보리차와 몇 시간 전에 찐 단호박을 내왔다. 동행한 채명옥 적십자 철원봉사회장이 “아직 덜 익었는데, 그래도 맛있다”고 했다. 박현숙씨는 “전자레인지를 돌리면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야”라고 자세히 일러줬다. 1996년부터 적십자 봉사원으로 활동한 박씨는 5년 전 파퐁씨를 처음 만났다. 다문화가정 실태조사를 위해서였다. 16년 전 국제결혼한 파퐁씨의 삶은 처참했다. 원래 이 집은 축사 창고를 임시로 개조해 만든 곳이었다. 창문도 없는 어두컴컴한 18평 내외의 공간에서 매월 대지 임대료 20만원을 내고 살았다. 생활 편의시설이라곤 임시로 설치한 녹슨 기름보일러, 1950년대를 연상시키는 재래식

“본드에 중독돼 방황하던 아이들 이젠 무대 오르는 게 더 좋다네요”

음악으로 위기 청소년 보듬은 명성진 목사 위기 청소년 공동체 ‘세상을품은아이들’ 6년 전, 부천 예수마을교회 명성진(44) 목사는 거리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트럭 밑에서 두 아이가 잠을 자고 있었다. “차 떠나면 어떡할 거야?”, “죽을 거야?” 한 명을 설득해 교회로 데리고 왔다. 밥을 먹이고, 몸을 씻기고, 옷을 입혔다. 며칠이 지난 후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갔다. “아버지세요? 오면 뭐해. 또 나갈 건데.” 체육 교사의 말에 명 목사는 화가 났고, 실망했다. “괜찮아. 너희 그릇이 특별해서 학교가 담질 못하는 거야.” 그렇게 진무(18·가명)는 예배당 한편에서 보금자리를 찾았다. “또 가출하더라도 잠은 여기서 자.” 위기 청소년 공동체인 ‘세상을품은아이들’의 시작이었다. “애들이 진무를 독립군이라고 불러요. 워낙 가출을 자주 해서 생긴 별명이에요. 진무 친구들이 줄줄이 들어왔습니다. 하도 지갑을 털어가서 장발장이란 별명을 가진 애도 오고…. 부천 지역의 잘나가는 ‘양아치’ 30여명이 다 모였습니다.” 처음엔 고민이었다. 지난 2005년, 명 목사가 만든 ‘세상을품은아이들’ 공동체는 위기 청소년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모범생 청소년들이 대상이었다. ‘여행을 통해 세상을 품은 미래 지도자들을 길러내겠다’는 생각에 몽골·캄보디아 등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 주된 활동이었다. 진무를 비롯한 비행 청소년들이 한둘씩 공동체로 몰려들자 기존 청소년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전혀 의도치 않은 변화였다. 밥 먹듯 가출 일삼고 본드 흡입하던 청소년들 명 목사가 음악 가르쳐주자 달라지기 시작해 2008년 가을부터 ‘세상을품은아이들’은 위기 청소년들의 보금자리로 완전히 전환됐다. 교회의 소예배실을 주거공간으로 개조했다. 처음엔 교인을 비롯한 자원봉사자 10여명이 공부·음악·미술·스포츠 각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②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사회공헌의 방향성이 보여요”

[더나은미래·위즈돔 공동 캠페인] 청년, 기업 사회공헌을 만나다 ② 김민석 LG전자 CSR팀장 개도국 식량 해결 위한 ‘LG희망가족’ 프로그램 물 부족한 멕시코에서 드럼세탁기 캠페인 열고 빈곤층에 물탱크 만들어 깨끗한 식수 제공해 기업 CSR 담당자와 청년들 한자리에 모여 꿈 구체화할 계기 마련해 지난 19일 저녁 서울 성수동의 카페 그랜드마고에서 ‘청년, 기업 사회공헌 만나다’의 두 번째 행사가 열렸다. 대학생, 비영리단체 종사자,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등 20여명의 다양한 청년이 모였다. LG전자의 CSR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석 팀장은 사회공헌 활동의 방향성에 대해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자립 의지가 있는 사람을 돕는다’는 것. 그는 “저개발국의 도로·배수로 건설 등 마을 환경 개선 사업에 부모를 참여시켜 일자리도 제공하고 대가로 식량을 주면서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2011년부터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 극빈층 7000가구를 대상으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LG희망가족’ 프로그램이다. 둘째 방향은 ‘기술·인적자원·물류 등 기업의 핵심 역량을 활용해 사회공헌을 한다’는 것이다. 멕시코는 산불과 불법 벌목으로 심각한 물 부족을 겪고 있다. 2011년 10월부터 환경 NGO인 ‘폰도파라라파즈(Fondo para la Paz·평화를 위한 재단)’와 함께 ‘드럼세탁기를 이용하면 물을 절약한다’는 캠페인을 열었다. 김민석 팀장은 “제품 구매 시 대당 30달러씩 적립해 멕시코 빈곤층 4400명에게 물탱크를 만들어 깨끗한 식수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책 읽어주는 폰’ 개발, 홍보 인프라가 부족한 UNEP(유엔환경계획) 등 국제기구에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광고판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등의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김민석 팀장은

[다라 오루크 美 UC 버클리대 교수]”윤리적 소비하는 3~5%에 기업은 움직이기 시작하죠”

소비자에 제품 원료 구입부터 생산 과정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해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모바일 앱 ‘굿가이드’ 제작 “소비자가 착한 소비해야 윤리적 생산 늘어 어느 기업이 윤리적인지 정보 공유도 필요” 2008년 시작된 미국의 ‘굿가이드(www.good guide.com)’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모든 생애주기(life cycle)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자 모바일앱이다. 원료 구입 과정부터 제품의 생산 과정, 환경과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분석한다. 현재 5000여 기업의 19만개가 넘는 제품이 소개돼 있다. 이 앱을 이용해 제품의 바코드를 찍으면 환경·건강·사회 총 3분야의 점수가 뜨고 왜 그런 점수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의 공동 창업자는 다라 오루크(Dara O’Rourke·사진) UC 버클리(Berkeley)대 환경정책경영대학 교수로 국제 생산망 내의 노동·환경 문제를 20년 이상 연구해온 인물이다. 월드뱅크와 유엔개발프로그램(UND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윤리적 소비’의 글로벌 트렌드를 듣기 위해 지난 20일 다라 오루크 교수와 전화 인터뷰했다. ―굿가이드를 만들게 된 계기는 뭔가. “한번은 딸이 바르는 선크림을 무심코 보다가 아이에게 해로운 성분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후 샴푸나 장난감 등 딸아이가 쓰는 모든 제품의 재료를 찾아보니 해로운 성분이 많았다. 나중에는 모든 집 안 제품으로 연구를 확장했다. 일반 소비자에게도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100만명이 굿가이드앱을 쓰고, 200만~300만명 정도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다.” ―현재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 인식은 어떠한가. “현재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는 ‘하이브리드 카’다. 지난 5년 동안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공정무역 잘 되려면, 소비자가 사고 싶은 제품부터 만들어야”

신충섭 아름다운가게 그린사업국 국장 공익 상품 월매출 3년 만에 약 15배 늘어 제품 유통 마진 줄이고 디자인 개선 도와줬더니 홈쇼핑 2차 방송할 만큼 소비자 반응 좋아져 “2002년 공정무역을 처음 시작할 당시 동남아 8개국 수공예품을 판매하려고 했는데, 수억원의 적자만 봤어요. 당시엔 무조건 ‘저개발국 생산자를 위해 사달라’는 접근 위주였거든요. 공정무역 제품도 결국 소비자의 수요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신충섭(42·사진) 아름다운가게 그린사업국 국장의 말이다. 그는 “작년 아름다운가게, 아이쿱, 두레생협, 카페 티모르 등 규모가 큰 곳들의 매출을 합치면 연 100억원 가까이 된다”며 “지난 10년간 우리의 공정무역 규모가 굉장히 성장했다”고 말했다. ―최근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현장의 변화가 있나. “공정무역 사업을 10년 넘게 해오다보니 사회적기업, 공정무역, 친환경 공동체 등이 우수한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부터 전국의 아름다운가게 매장과 온라인을 통해 우수한 공익 상품을 발굴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메이저 유통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GS샵 등 대형 홈쇼핑에서 사회적기업 제품을 꾸준히 방송하고, 신세계나 현대백화점에서도 사회적기업 제품 기획전을 열었다. 이것이 지속되면 일반 시민이 사회적기업의 제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 ―공정무역이나 공익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어떤가. “현재 아름다운가게에는 50여개 단체의 400여개 공익 상품이 입점해 있다. 2010년 시작 당시에는 월매출이 1000만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월 1억5000만원 정도로 늘었다. 올해 공익 상품 매출이 13억원가량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성장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아름다운가게에는

그의 자전거가 1㎞ 달릴 때마다, 1000원씩 희망이 쌓였다

나눔 위해 미국 횡단한 양금용 前 전경련 국제경영원 팀장 가난한 청소년 700명… 일류 요리사로 키워낸 베트남 사회적기업 ‘코토’ 한국지부 설립 응원 위해 6000㎞ 달리고 기부하는 ‘세요리따’ 캠페인 벌여 횡단기 담은 책도 출간해 수익금 전액 기부하기로 13년차 직장인이 사표를 쓰고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 한 대로 6000㎞를 횡단했다. 1㎞당 1000원씩 적립, 기부하는 ‘세요리따(세계를 요리로 따뜻하게)’ 캠페인을 벌였다. 일류 요리사를 꿈꾸는 가난한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서다. 지난 4월 15일부터 60일 동안 자전거로 미국 대륙을 횡단한 양금용(37·사진) 전(前) 전경련 국제경영원 팀장의 이야기다. “오는 10월, 한국에 ‘코토 인 서울(KOTO in Seoul, 이하 S코토)’이 세워진다는 소식〈2013년 3월 12일자 더나은미래 E2면〉을 들었어요. 코토(KOTO)는 13년 동안 베트남의 가난한 청소년 700명을 일류 요리사로 성장시킨 직업교육 전문 사회적기업이에요. 코토 한국 지부 설립을 알리고 응원하고 싶었어요.” 양 팀장은 2004년부터 약 10년간 전경련 국제경영원 CEO포럼팀에서 일했다. 국내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교육, 세미나, 학술대회, 네트워크 모임 등 지식 공유 플랫폼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했다. S코토를 설립하는 ‘요식업계 미다스의 손’ 오진권 (주)이야기가있는외식공간 대표도 CEO포럼을 통해 만났다. ‘S코토의 수익금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오 대표의 비전에 공감한 양 팀장이 ‘세요리따’ 캠페인을 기획한 것. CEO포럼에서 양 팀장과 인연을 이어온 CEO들도 마음을 모았다. 송경애 SM C&C(에스엠 컬처앤콘텐츠) 사장, 김창호 코오롱 대표, 김경준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오진권 이야기가있는외식공간 대표, 이판정 넷피아 대표 등 CEO 5명은 현금 기부는 물론 항공권,

[책임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② “사회공헌으로 소비자 믿음 얻으면, 경영도 든든해지죠”

책임 있는 기업, 존경받는 리더 <2>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 내년 30주년 맞는 캠페인…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사회적으로 관심 모으자 직원들도 자부심 느껴 경영 힘들 때도 계속했죠 이젠 열심히 가꾼 숲을 문화공간으로 만들려고요 실버상품 산업 확대 위한 ‘액티브 시니어’ 캠페인 반나절만 근무할 수 있는 육아 단축근무시간제 등 사회 책임 경영으로 저출산 고령화도 풀어야죠 “사회 없이 기업이 존재할 수 있는가. 사회를 외면하고 기업만 성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유한킴벌리 본사에서 만난 최규복(57)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유한킴벌리는 각종 조사에서 ‘존경받는 기업’ ‘사회공헌 잘하는 기업’으로 손꼽히는 CSR(기업의 사회적책임) 대표주자다.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 유한킴벌리가 이 가치를 지켜내는 비결은 무엇일까. 흥미진진한 답을 기대했으나, 최 대표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유한킴벌리는 화장지·기저귀·생리대 등 주요 생활위생용품 사업에서 선두를 달리는 등 매출 실적도 좋고, ‘착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좋다. 사회공헌은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가. “‘사회공헌을 많이 하면 경영 실적이 좋아지는가’라고 묻는다면, 이 둘은 별개의 차원이다. 우리 회사가 경영 실적이 좋은 것은 경쟁사보다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사회책임 경영과 경영 실적이 직접적인 상관관계는 없다. 다만, 사회공헌을 하다 보면 사회나 소비자가 좋은 점수를 주다 보니까 비즈니스에 도움을 받는다. ‘유한킴벌리는 신뢰 있는 기업이구나’라는 외부의 시선이 있으면, 직원들도 거기에 맞춰 제품과 서비스를 좋게 만들고 착한 활동을 한다. 사회책임 경영을 추구하면, 외부와 내부가 선순환 구조를 이룬다. 회사 내부

“탈북 아동의 선배이자 보호자로 세상과 소통할 준비 도와야죠”

탈북 청소년 돕는 탈북자 최동현·순영옥 부부 적응 못 하고 겉도는 탈북 아동들 한국 생활 돕기 위해 학교 설립하고 사회복지사 등 자격증 5개 취득 운영비 부족해 1억 넘게 대출했지만 주변 기업·이웃에서 꾸준히 도움 줘 기타, 아코디언, 북…. 아이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악기를 손에 쥐었다. “저도 내일부턴 기타 배울래요.” 이화선(가명·12)양이 기타줄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반짝였다. 아코디언을 어깨에 멘 남학생들은 팔을 움직이며 소리를 내보았다. 연주하러 들어온 15명의 아이로 8평 남짓한 방이 꽉 찼다. “우리 학생들은 원하는 악기를 하나씩 배울 수 있습니다.” 최동현(55) 겨레얼 대안학교 대표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아이들이 한국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해요.” 순영옥(52) 겨레얼 지역아동센터 원장이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중국을 넘어, 바다를 건너, 산을 타고 한국 땅에 발을 디딘 아이들이다. 최동현, 순영옥씨 부부는 2011년 지역아동센터와 대안학교를 세우고, 탈북 아동 청소년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아이들만큼은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했어요.” 2002년 북한 신의주에서 배를 타고 월남(越南)한 이 부부는 아이들의 탈북 선배이자, 선생님이자, 보호자다. ◇목숨 건 48시간의 항해…탈북 부부가 한국 땅에 뿌린 나눔의 씨앗 2002년 8월 15일 새벽 4시. 북한 선천군 홍건도에서 대가족 21명이 배에 올랐다. 7세 아이부터 71세 노인까지 구성도 다양했다. 고기잡이 배로 위장한 20t급 목선은 바람을 타고 꼬박 하루를 항해했다. 서해 공해에 다다르자, 멀쩡하던 배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컴컴한 배 밑바닥에 숨어 있던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렸다. “배 안으로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