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 가구… ‘따로 또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그리다협동조합 유경희 이사장 “자취 꿀팁 담은 노트 재능·고민 나누는 아카데미 싱글족의 유쾌한 공유” ‘첫 번째 집을 구하고 나서 뼈저리게 느낀 점. 1 창문 큰 집이 좋은 줄 알았는데 밤새 떠드는 사람들 소리에 잠 못 이루는 날이 많다. 2 오랜 시간 공실이었던 방은 좀 더 꼼꼼히 살펴볼 것. 3 수압을 체크할 땐 욕실과 부엌 수도를 동시에 틀어볼 것. 4 창틀이나 이음매에 곰팡이가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 5 안전을 위해 1층보다는 고층이 낫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홍대 골목을 지나 들어선 카페 ‘어슬렁정거장’. 벽 선반에 놓인 흙색 스프링 노트 3권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한 카페 ‘방명록’이 아니다.’쉐어링노트(Sharing Note·공유노트)’란 이름답게, 혼자 사는 자취생들의 ‘꿀팁(Tip)’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스마트폰 소액 결제 사기 대처법, 새송이버섯 피클 만드는 법, 주말 외국어 스터디 모집 글 등 생활 정보가 가득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손님들이 알아서 선반에 놓인 노트와 색연필을 가져다가 페이지를 채운다. “1인 가구가 따로 또 같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 소비 패턴부터 건강, 안전, 정서적인 문제까지 혼자이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일수록 함께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많거든요. 생활은 따로 하더라도 이들이 한 지역에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게 바로 지난해 문을 연 ‘어슬렁정거장’이에요.” 유경희(58) 그리다협동조합 이사장이 셰어링노트를 넘기며 입을 열었다. 국내 첫 여성 1인 가구 협동조합 ‘그리다협동조합’은 한국여성민우회를 거친 활동가 6명을 주축으로 2013년 설립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⑨ 2000명 후원자 만든 30년 나눔 球歷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9) 후원금 1억원, 봉사시간 2만시간… 헌혈 독려로 ‘흡혈귀’ 별칭 붙기도… “어려울수록 쪼개 베푸는 것이 나눔” “스리랑카에서 북한까지, 가난하고 어려운 아이들을 만나봤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이 가장 어두워요. 더 많은 어른이 나서야죠. 성인 다섯 중 한 명이 나눔을 실천하도록 하는 게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지난달 27일, ‘나눔왕’으로 꼽히는 송화태(56·사진) 한전 광주전남본부 순천전력처 급전부소 과장을 만난 곳은 광주의 한 영세아파트 놀이터였다. 정글짐 등 최신 놀이기구와 쿠션매트로 새 단장을 한 놀이터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감격이 서렸다. 녹슨 그네 하나뿐이던 낡은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개조하려는 어른들과 맞선 지 반 년. 그는 한전 직원들과 십시일반 모은 850여만원을 후원금으로 내놓았고,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하 어린이재단) 및 지역 교육 관계자들과 함께 놀이터를 지키는 데 힘을 모았다. 놀이터 완공식이 진행되는 이날도 근무시간을 주말로 바꿔가면서 순천에서 광주로 한걸음에 달려왔다. 혹시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이 없을지 염려됐기 때문이다. “나눔이란 남는 돈, 남는 시간을 나누는 게 아니에요. 없는 것을 쪼개서 베푸는 것이지.” 영하(零下)의 날씨, 세 시간 넘게 아이들을 지켜보느라 꽁꽁 언 그의 입에서 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송씨의 나눔 구력(球歷)은 30년이 넘는다. 어린이재단에 기부한 후원금만 1억원, 봉사한 시간은 2만 시간을 훌쩍 넘는다. 속옷 살 돈까지 아끼고, 봉사를 하기 위해 야간 근무를 자처하며 이어온 헌신이다. ◇IMF 때 오히려 후원금 늘려… 매일 1004원씩 기부하는 ‘1004 캠페인’ 기획 송씨와 어린이재단과의 인연은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난

지역 사회 문제 해결, 우리는 ‘축구’로 합니다

“축구가 사회를 바꿀 수 있느냐고요? 물론입니다(Absolutely). 저는 어렸을 때부터 늘 키가 작아서 자신감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축구를 잘하게 되니깐 친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습니다. 의기소침해 있던 제가 사람들과 소통하게 된 계기가 바로 축구였습니다. 축구는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영국의 프로축구팀 ‘퀸스파크 레인저스(Queens Park Rangers·이하 QPR)’ 구단의 사회공헌 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앤디 에번스(Andy Evans·47·사진)씨의 목소리에서 자신감이 묻어났다. 160㎝를 조금 넘은 작은 체구였지만, 눈빛과 손짓에는 당당함이 가득 차 있었다. ‘박지성의 클럽’으로 한국에서 널리 이름을 알린 QPR 구단은 20년 넘게 지속한 지역 사회공헌의 성과로 업계에서 회자되는 유명 구단이다. 이 구단이 설립한 QPR 재단(QPR in the community trust)은 연간 평균 130만파운드(약 23억원)를 모금해, 매년 유소년 2만5000명을 지원하고 있다. 총 100명의 직원이 사회공헌을 전담해 전문성을 더한다. 주한영국문화원과 FC안양의 초청으로 방한한 앤디 에번스 대표를 만나 프로축구의 사회공헌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지난 1994년 QPR재단을 창립한 멤버로, 2009년부터 재단 대표를 맡고 있다. “1년에 두 번, QPR 홈구장엔 특별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은 다운증후군 장애인입니다. 홈경기 오프닝 때 터지는 이들의 골 세리머니에 로프터스 로드(Loftus Road) 경기장은 떠나갈 듯 환호성이 터집니다.” 에번스 대표는 QPR 구단 팬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프로그램으로 2009년 시작한 ‘타이거 컵스(Tiger Cubs)’ 프로젝트를 꼽았다. 이는 런던 서부 지역의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이 축구,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도록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장애인만 매주 300명. QPR구단은 매년

비영리 단체, 대중 신뢰 얻으려면?

영국 자선사업감독위원회 케네스 디블 수석법률고문 “영국을 포함한 많은 선진국이 비영리단체와 협력하는 동시에 이들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경을 넘나드는 비영리단체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문제가 생길 경우 자국법만으로는 규제가 어렵기 때문. 최근에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경제·문화적 여건에 맞는 비영리 관련 법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비영리 관련 법 전문가들을 초청하고 있다.” 케네스 디블(Kenneth Dibble·사진) 영국 자선사업감독위원회(Charity Commission·이하 CC) 수석법률고문이 비영리 법제화의 트렌드를 전했다. 지난달 3일 ‘2015 국제 기부 문화 선진화 콘퍼런스’에 참석차 방한한 그를 만났다. 영국 비영리 민간 독립 규제 기관에서 30년 넘게 경력을 쌓은 그는 “건강한 비영리 관련 법은 자선 영역의 성장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비영리 관련 법체계는 어떻게 발전해왔나. “1850년대 초까지 영국은 법원에서 개별 재판을 통해 비영리단체를 규제했다. 이 무렵 종교계 자선 단체들의 비리가 대규모로 적발되면서 비영리단체 규제 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1853년 최초의 규제 기관이 설립됐다. 그러나 CC처럼 비영리단체의 자격 심사와 기부금 사용 허가 등을 담당하는 통합 기관이 본격화된 것은 1960년 이후다. 당시 영국 정부는 비영리단체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비영리 자선 단체 등록을 법제화했다. 1992년에는 비영리단체의 법적 행위를 구체화하고, 2006년에는 영국 법률상 처음으로 비영리단체의 목적을 서술했다.” ―비영리단체 규제 기관이 설립된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CC가 비영리자선섹터 및 대중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CC에 대한 신뢰도는 정당·은행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섹터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하면서 자선 영역도 계속 커지고 있다. 2014~2015 내부

“NPO 리더십 교체, 미국은 1년 전부터 준비”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 공동저자 프랜시스 쿤로이더·헬렌 선희 김 한국 시민사회를 이끌어온 ‘베이비붐 세대(1955~1969년 출생)’가 은퇴기를 맞으면서 비영리 리더십의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차세대 비영리 리더로 거론되는 이들은 암울한 경제 위기(IMF) 속에서 젊은 시절을 보내고, 서태지의 음악을 들으며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게 된 ‘X세대’다. 새로운 관점에서 조직을 돌아봐야 할 때, 우리보다 한발 앞서 세대 교체를 겪은 미국의 이야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2008년 미국 베이비붐 세대(1945년)의 은퇴 시기에 맞춰 비영리 조직에 ‘세대’라는 새로운 지침을 제공한 책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일하기(Working across generations)’가 한국어로 출간됐다. 공동 저자 프랜시스 쿤로이더(Frances Kunreuther)와 헬렌 선희 김(Helen S Kim)이 본 한국 비영리조직의 ‘세대 갈등’은 미국과 어떻게 다를까. 프랜시스는 하버드대 하우저센터, 뉴욕대 리더십행동연구센터 등에서 30년 넘게 비영리 세대 교체와 사회 변화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현재 국제 비영리전문교육단체 ‘락우드 리더십’의 교육자인 헬렌은 24년간 비영리 영역에서 실무자, 이사, 교육자, 상담가, 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해왔다. 지난달 23일, 두 저자를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많은 비영리단체가 리더십 교체, 조직 내 소통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 갈등을 ‘세대’라는 키워드로 연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프랜시스 쿤로이더(이하 프랜시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갈등이다. 리더와 스태프가 같은 세대로 구성된 조직에서는 볼 수 없는 문제(세대 갈등)를 파악해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많았다. 특히 젊은 세대의 욕구가 높았다. 둘째는 생애주기에 따른 구성원의 환경 변화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처음 들어갔을 때, 결혼 후, 아이가

[Cover Story] 네슬레를 배우다

[Cover Story] 어완 뷜프 네슬레코리아 CEO 네슬레의 공유가치창출(CSV)을 말하다 가장 ‘핫’한 기업 네슬레 영양·물·인권·농촌개발·환경… 5가지 영역서 CSV 프로젝트 수십만 농부에게 일자리 제공, 멕시코 공장 물 사용 0% 실천도 2010년 ‘네스카페 플랜’ 도입… 커피 가격 하락, 농가 손실 입자 6000억 투자해 묘목 지원 사업 R&D 센터 짓고 재배 기술 교육 CSV는 긴 여행… 단기 성과보다 영향력에 집중해야 광고비 대신 지역 주민 고용… 농부·실업자를 홍보대사로 커피 시음회 열고 맛 평가 수집, 일자리·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 지속적인 투자가 성공 요인 커피 농가 환경·자립에 투자하면 결국 커피 질 향상으로 이어지게 돼… 매출보다 ‘사회적 임팩트’ 중요한 이유 “초콜릿 좋아하세요?” 탁자 위로 누군가 손을 쑥 내밀었다. 어완 뷜프(Erwan Vilfeu) 네슬레코리아 CEO가 초콜릿 과자 ‘킷캣(KITKAT)’을 한 움큼 쥐며 건넨 첫 인사였다. 초콜릿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로 이어졌다. “전 세계 코코아의 40%를 코트디부아르에서 생산합니다. 그곳에서 만난 농부들은 매우 가난했어요. 자녀들은 일을 찾아 도시로 떠나가고, 자립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코트디부아르 농부들이 코코아 나무를 더 이상 키우지 않는다면, 또 그들을 돕는 사람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숨을 고르던 뷜프 사장이 떠듬떠듬 한국말로 이렇게 말했다. “킷캣, 없어요!(웃음)” 네슬레(NestléS . A)는 직원 33만9000명, 연매출 916억 스위스프랑(약 110조원)에 달하는 150년 전통의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네스카페(NESCAFÉ), 캡슐커피머신 네스카페 돌체구스토(NESCAFÉ Dolce Gusto), 네스퀵(NESQUIK), 킷캣, 거버(GERBER) 등 네슬레가 보유한 브랜드만 2000여 개에 달한다.

[더나은미래 논단]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자 중심 ‘바우처 제도’를 주목하라

[더나은미래 논단] 최근 한국의 사회복지 환경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저출산·고령화, 양극화, 가족 기능 약화 등의 변화는 복지 욕구의 급격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공공 사회복지 지출이 2000년 GDP의 5% 수준이었으나, 2014년 배 이상 증가해 10%를 넘었다. 절대적 수준은 아직 OECD 평균(약 22%대)에 비해 여전히 낮지만, 2000년 이후 증가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이 중 가장 변화의 속도와 폭이 큰 분야가 사회복지 서비스 영역이다. 2000년대 이전의 사회복지 체계가 주로 생계 보호를 중심으로 한 사회보험과 공공부조 위주였다면, 2000년대 이후는 새로운 사회적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복지 서비스의 확대가 특징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2012년 개정된 ‘사회보장기본법’은 한국의 사회보장 체계를 기존의 두 축(사회보험과 공공부조)에 사회 서비스를 포함한 세 개의 축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산 측면에서도 2000년대 이후 보건복지부 예산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분야가 노인, 아동, 장애인, 여성과 가족 등 사회 서비스 영역이다. 양적으로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과연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의 복지 욕구에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국민의 복지 체감도는 여전히 낮고, 사회복지 서비스는 아직도 값싸고 질 낮은 서비스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양적인 확대를 넘어 이제는 질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질적인 변화를 추동하는 대표적인 흐름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의 변화다. 우리나라 사회복지 서비스 공급 체계는 전통적으로 공급자 중심 체계로 발전해 왔다. 국민이 국가로부터 서비스를 받을 권리인 ‘사회권’ 차원에서가

페이지 넘기면 열린다, 사회 바꾸는 혁신의 길

비영리 중간관리 실무자 8명… ‘힘들지만 행복한 일이야’ 공동 출간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1기생 10년 직장 떠난 후 NGO 창업… 비영리 꿈 안고 인생 2막 시작 “진짜 비영리조직 현장 이야기 흔들리는 후배들에게 조언되길” “어린 아이와 아내를 두고 일주일에 3~4일은 지방 출장을 다녀야 했어요. 그런데도 뭐가 그렇게 좋았던지 ‘어떻게 하면 좀 더 제대로 된 인큐베이팅을 할 수 있을까’ 밤새워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김종진 시니어허브 상임이사는 2005년 사회연대은행에 입사하며 처음 비영리에 발을 들였다. 영세 소상공인에게 창업 노하우를 알려주고 무담보 대출까지 해주는 ‘사람 중심 은행’. 착한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멋진 직업이라는 생각에 개인사업도 접고 뛰어들었다. 그로부터 10년. 사별한 남편 대신 가장 역할을 도맡은 전업주부는 그의 도움을 받아 소셜 프랜차이즈 ‘신나는 이모네 곱창’ 대표가 됐다. 다섯 번이나 사업에 실패했던 김윤상 대표는 도곡동에서 가장 사랑받는 초밥집 ‘스시생’을 세웠다. 2001년 북한 이탈 청소년을 위한 하나둘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이주 배경 청소년들을 꾸준히 지지해온 윤상석 공존플랜 소장은 지금도 ‘훈이’를 잊지 못한다. “대학 시절 처음 만난 탈북 학생 훈이는 제게 ‘형이 되어 달라’ 했습니다. 그런 훈이가 2003년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오토바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죠. 훈이의 이야기는 영화 ‘다섯 개의 시선’ 중 세 번째 이야기로 만들어졌고, 그 일 이후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사회적 과제가 만들어졌습니다.” ◇10년의 원동력… 힘들지만 행복한 일이야 다양한 사연을 가진 비영리 실무자

‘청년, 세상을 담다’ 비영리 명사 특강 “세상의 변화, 꿈꾸는 당신이 주인공”

“성과보다는 꿈·비전에 주목해야” 지난 10월 23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함께하는 소셜에디터(Social Editor) 양성 아카데미 ‘청년, 세상을 담다’의 비영리 명사 특강이 막을 열었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을 시작으로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가 차례로 마이크를 잡았다. 세 명의 저명인사가 예비 저널리스트들에게 던진 조언은 무엇일까. “여러분이 생각하는 저널리즘, 혹은 저널리스트는 무엇인가요?”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의 말에 청년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관찰자에 국한되던 저널리즘의 시대는 갔어요. 이제는 ‘솔루션 저널리즘’으로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이원재 소장은 “최근 언론이 사회 갈등을 증폭시킨다고 이야기하는데 언론은 반드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비영리 영역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는 곳”이라며 “성과보다는 그 단체 혹은 개인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과 비전에 주목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는 ‘소통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김영걸 교수는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제는 소통을 통해 조화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창조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어려움에 처한 주변 사람들이 부담없이 다가와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람(일명 Go-To-Person)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고투퍼슨(Go-To-Person)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는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과 열린 마음 두 가지를 꼽았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무엇인가를 요청할 때 언제나 이렇게 대답하세요. I can do more than that!(부탁한 것보다 더해줄 수 있어요) 그리고 그대로 실천하세요. 끊임없이 도전하다 보면 여러분 모두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송인수 공동대표는 “경쟁을

[기고] 진정한 국민중심 소통 정책 펼치려면

[기고] 국민과 정부의 소통은 시대를 거치며 진화해 왔다. 첫 번째 시기는 정부 홍보의 태동과 민주적 전환기를 거친 ‘공보의 시대’다. 1945년 11월 미 군정기 공보과가 신설된 이후 공보는 1997년까지 그 명맥을 유지했다. 두 번째 시기는 적극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한 ‘국정 홍보의 시대’다. 언론뿐 아니라 대국민 직접 홍보가 적극적으로 모색된 시기로, 뉴미디어 등 다채널 시대에 맞는 다각화된 홍보가 시도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열심히 국민에게 정책을 알리면 정부의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호소형 소통의 한계에 봉착했다. 이제 정부의 대국민 소통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직면한 새로운 소통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현 시기는 ‘국민중심 소통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국민중심 소통이란, 국민에게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다. 쟁점이 내재한 정책은 시간을 갖고 국민과 대화하며 사회적 담론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소위 광고홍보전문가가 제작해 화려한 문구로 치장한 정책 광고를 집행하는 것보다 국민이 만들어 낸 투박하지만, 공감이 가는 메시지를 공유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인 소통이 될 수 있다. 소통의 패러다임이 정부 주도에서 민관 협력, 일방적인 정보 전달에서, 듣고 동참하도록 하는 소통으로 변화된 것이다. 국민을 수동적 존재로 보아서는 안 되며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실천 의지를 고취하는 협력의 동반자로 받아들여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만 창의적인 국민 공감형 소통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정책은 국민의 일상 속 문제를 다루는 해결책이다. 정부는 큰 의제를 제시하고 소통의 동기를 유발해내는 역할에

“아이들은 씨앗… 나무로 잘 크도록 돕는 게 내 역할”

안면기형 어린이 재건 수술 돕는 프랑스 출신 디자이너 ‘카스텔바작’ 故요한 바오로 2세 무지개 예복 디자인 “아이들 미소 찾아주는 것만으로 인생의 많은 부분 바뀔 수 있어” 소아암 홍보대사 등 사회공헌 활발 레이디가가의 청개구리 코트, 고(故)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무지개 예복을 디자인한 프랑스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 카스텔바작(Jean-Charles De Castelbajac·66·사진)이 지난 3일 한국을 찾았다. 그가 방일(訪日) 일정을 조정해가면서까지 한국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안면기형 어린이의 재건 수술을 지원하는 국제 의료 NGO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Operation Smile Korea)’ 홍보대사 임명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지난 4일 학동의 한 아트갤러리에서 카스텔바작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림 하나 그려도 될까요?”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그가 깜짝 제안을 했다. 흰색 몽땅분필이 몇 번 벽 위를 오가더니 흉터 자국을 가진 소년의 옆얼굴이 나타났다. 몇 번의 손길이 더해지자 소년의 얼굴은 금세 환한 미소로 뒤덮였다. 등 뒤에는 작은 날개가 솟았다. 카스텔바작의 ‘트레이드마크(trademark)’인 천사 그림이다. “저는 지금까지 수천 명의 천사를 그려왔어요. 하나하나 모두 다른 이야기를 가진 아이들이죠. 이 천사는 안면기형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에게 미소를 선물해주는 오퍼레이션 스마일 코리아의 활동에서 영감을 받은 아이예요. 상처가 있지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죠.” 1982년 미국의 성형외과 의사 윌리엄 매기(William P. Magee)와 그의 아내 캐슬린(Kathleen)이 설립한 오퍼레이션 스마일은 전 세계 35개국에 지부를 둔 의료봉사단체다. 60여 개 국가에서 구순구개열 등 안면기형을 가졌거나 화상으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의 성형·재건 수술을 돕고 있다.

[Cover Story] 샘킴, 나의 요리 나의 나눔

요리와 음악 통해 즐거운 기부 이끌다…‘소울푸드 콘서트’로 환아 돕는 셰프 샘킴 “요리로 도울 수 있는 일 뭐든 하고 싶어”… 특정 단체 홍보대사 안 맡는 이유 “즐기면서 좋은 일 하실 준비 되셨죠?” 평소 방송에선 말이 없던 샘킴(38) 셰프가 앞치마를 벗고, ‘소울푸드(Soul Food) 콘서트’의 MC로 무대에 나섰다. 150명의 관객이 내지르는 환호성이 터질 듯했다. 지난 13일 저녁,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이탈리아 레스토랑 ‘보나세라’. 드라마 ‘파스타’의 촬영지이자 샘킴 셰프가 총주방장인 식당이다. 한 달 전 식사 예약을 해야 하는 이 ‘핫(hot)’한 식당은 이날 모든 영업을 접었다. 대신 요리와 음악, 기부를 공유하는 ‘나눔의 장(場)’으로 변신했다. ‘소울푸드 콘서트’는 초대 손님이 추억의 음식(일명 소울푸드)을 재현하면, 이를 샘킴 셰프와 보나세라 요리사들이 따라 하면서 수백 인분의 요리를 완성해 관객들과 나눠 가지고, 초대 가수들의 공연도 감상할 수 있는 콘서트다. 관객은 그에 상응하는 기부로 답한다. 입장료(6만5000원) 이외에 음식·음료 값을 레스토랑 곳곳에 둔 모금함에 원하는 만큼 지불하는 것.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9월, 첫 공연엔 120장의 표가 이틀 만에 매진됐고 올해엔 정원을 30명 늘렸는데도 하루 만에 신청이 마감됐다. 행사 당일에는 장대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식당 앞엔 공연 시작 1시간 전부터 우산을 쓴 채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이 긴 행렬을 이뤘다. 이날 150명의 관객에게 다섯 가지 메뉴를 선보이느라, 주방에선 쉴 새 없이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칼질 소리가 그칠 줄 몰랐다. “2분 남았다”는 신호에, 주방 요리사들은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