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3일 현대차정몽구재단 첫 출근 후 벌써 일년이 지났다. 재단에서 맡은 첫 번째 프로젝트는 재단 최초의 브랜드 커뮤니티 스페이스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비영리 영역에서는 아쇼카 코리아가 운영하는 사회 혁신 뮤지엄 ‘아쇼카 스페이스’, 루트임팩트가 운영하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코워킹 커뮤니티 ‘헤이그라운드’, 아산나눔재단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 ‘마루 180′과 ‘마루 360′ 등이 브랜드 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런 공간들을 벤치마킹하며 현대차정몽구재단이 만들고자 하는 공간의 방향성을 수립해나갔다. 미래 세대와 함께 환경 관련 사회문제를 창의적,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이태원, 성수동, 한남동 등 임대 가능한 빌딩을 보러 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예전에 청년 사회적기업 인큐베이팅 센터인 ‘서초창의허브’를 운영해 본 경험이 있어서 공간 입지와 커뮤니티 형성의 중요함을 잘 알고 있었기에 섣불리 선택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이후에도, 부동산 중개 사무소에서 소개하는 건물들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 휑한 공간을 무언가로 채울 자신도 없었다.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가 ‘페이지 명동’이라는 커뮤니티 스페이스가 명동에 있는데 개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페이지명동은 사회혁신 기업 더함이 YWCA로부터 회관 건물을 마스터리스 방식으로 위탁 운영하는 곳인데 1층부터 6층까지 공간 콘셉트가 마음에 들었다. 다음 날 직접 방문해보니 마침 1층, 3층, 6층이 공실로 비어 있었다. 더함은 이 공간을 사회 혁신과 가능성의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이것은 사회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는 재단의 방향성과도 일치하였다. 명동성당과 남산타워가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입지도 매력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