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부 그 후] 빗물이 마실 물로 바뀌는 기적

필리핀 힐루퉁안 섬에서는 물이 아주 귀합니다. 건기에는 비가 아주 조금 내리고, 우기에 모인 빗물은 금세 오염이 돼 먹을 수 없습니다. 지하수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산호초로 이루어진 힐루퉁안 섬은 빗물이 고이지 않고 땅으로 스며드는데다 땅을 파도 짜디짠 바닷물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1500여 명의 주민들은 물이 부족할 때면 10페소짜리(약 220원) 수돗물을 사기 위해 한 시간 동안 배를 타고 육지로 나가야 합니다. 물을 구하는 것은 대부분 어린아이들의 몫입니다. 아이들은 6~7살이 되면 일하러 간 부모님을 대신해 약 20kg이나 되는 무거운 물통을 두 개씩 들고 나섭니다. 물을 구하러 가느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도 많습니다. 이것도 경제 사정이 좋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힐루퉁안의 각 가정의 한 달 수입은 약 2000페소(4만4000원). 건기가 되면 물 값은 4~5배 정도 오르기 때문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집은 양동이나 그릇에 빗물을 받아 사용합니다. 그런데 그릇에 모인 빗물은 쉽게 오염됩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끼가 끼어있거나 벌레가 있는 오염된 물을 마시고 수인성 질병, 감염 등으로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최재봉(41)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릿지 과장은 지난해 초 필리핀 협력 업체 직원을 통해 이 ‘비극’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필리핀으로 날아갔지요. 힐루퉁안 섬을 직접 가 본 최 과장은 섬의 비극적 상황에 매우 가슴이 아팠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힐루퉁안 섬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빗물 저장 시설을 섬에 설치하기로 한 것이죠. 토질 환경을 진단해보니 우물을

[기부 그 후] 콩 한쪽, 닭 한 마리가 일으킨 아프간 여성들의 삶

  저는 두 딸과 아들 하나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남편은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족의 생계를 혼자 책임지는 하루하루의 삶이 고통의 연속입니다. 저는 아프가니스탄 카불(Kabul)주의 콸리 슘자이(Qaly Shumlzai) 마을에 살고 있어요. 우리 마을엔 저와 같은 여성들이 200명이 넘습니다. 마당에서 키우는 암탉 몇 마리가 유일한 생계원입니다. 닭을 살 돈조차 없는 이웃들에 비해선 그나마 나은 편이죠. 하지만 아침마다 알 수확량이 넉넉하진 않습니다. 닭을 어떻게 길러야 하는지, 꾸준히 알을 낳게 하려면 뭐가 필요한지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죠. 배고픔보다 더 힘든건 아프간의 문화적 관습입니다. 아프간 여성들은 집 밖으로 자유롭게 나갈 수 없습니다. 대부분 남편의 허락 없인 혼자 일을 하거나 회사에 다니는 등 경제활동을 할 수도 없죠. 생계를 위해서는 오로지 남편이나 아들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남편마저 잃은 과부들은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전전하며 구걸을 해서 먹고 삽니다.    우리도 비슷합니다. 우리 가족의 생계는 오로지 어린 아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한창 학교 다닐 나이인데도 아들은 매일 거리에 나가 돈을 벌었죠. 온 가족이 아들의 수입에 의존했습니다. 저도 밖에 나가 일을 하고 싶었지만, 여성인 제게 허락된 일자리는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절망 그 자체였죠.  시골인 우리 마을에서는 많은 산모들이 아이를 낳다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고기나 달걀처럼 단백질이 든 음식을 먹지 못해 다들 영양결핍 상태이기 때문이죠. 특히 닭고기나 달걀은 그림의 떡입니다. 닭을 키울 수는 있어요. 하지만 닭을 살 돈도, 닭을 키울 수 있는

얼어붙은 ‘모금 시장’ 비영리단체 조직 개편 속내는?

비영리단체는 조직 개편 중    최근 밀알복지재단은 조직 개편과 함께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공중파 PD 출신 홍보 전문가가 미디어홍보부를, CJ오쇼핑에서 스카우트된 마케팅 전문가가 온라인마케팅부를 이끌게 된다. TV, 신문, 라디오 등 매체별 홍보 전략을 모금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함이다. 온라인 모금을 강화하기 위해 온라인마케팅부로 기존 팀을 격상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모금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모금 전략을 고민하는 비영리단체들의 조직 개편이 줄을 잇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1월부터 두 달에 걸쳐 조직 개편을 진행 중이다. 모금과 홍보 기능을 결합한 것이 큰 특징. 기존 홍보실이 나눔마케팅본부와 회원실로 쪼개져 각 기능을 보강했다. 후원자를 위한 소식지, 연간 보고서를 발간하던 콘텐츠기획팀은 회원실로, 미디어·PR 등 커뮤니케이션팀이 모금과 마케팅을 결합한 전략을 위해 나눔마케팅본부로 흡수 통합된 것. 대신 온라인 홍보는 강화됐다. 마케팅팀 온라인 전략 담당 파트가 온라인팀으로 격상돼, SNS 등 온라인 홍보를 단독으로 실행하게 된다. 대중 모금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고액 모금에서 해답을 찾는 단체도 많다. 기아대책은 고액 모금을 전담하는 ‘메이저 기프트(Major gift)’팀을 본부(메이저 기프트 본부)로 격상시켰다. 2014년 기아대책은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필란트로피 클럽(Philanthropy Club)’을 발족, 2년 반 만에 42명이 가입했다.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임수진 기아대책 홍보팀장은 “고액 모금뿐만 아니라 지역별로 모금 전략을 연계·통합하고, 교회 모금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최초 어린이재활병원을 건립한 푸르메재단 역시 고액 후원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14년 12월 1억원

비영리 투명성 평가, 이대로 괜찮은가

한국가이드스타 투명성 평가… 별점 공개 이후 6人 ‘긴급 좌담회’                                                                                   vs.   지난 22일 한국가이드스타가 공익법인의 ‘별점’ 결과를 발표하자, 비영리 내부에서 찬반 논란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다. 가이드스타는 국세청에 의무 공시한 공익법인 중 평가가 가능한 2553곳의 ‘정보 공개 투명성 및 재무 안정성’ 별점을 매기고, 이 중 만점(별 5개) 기관만을 공개했다. 162곳이 만점을 받았다.  투명성 평가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 단계 나아간 시도”라는 시각에서 “너무 성급했다”는 비판까지 다양하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비영리 투명성 평가,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박란희 편집장의 사회로 열린 좌담회에는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희정 한국NPO공동회의 사무국장,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여수동 삼일회계법인 이사, 정무성 숭실사이버대 총장,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이사(가나다순) 등이 참석, 2시간 남짓 열띤 토론을 펼쳤다. ◇가이드스타 평가 첫 시도, ‘긍정적 vs. 성급해’ 사회=가이드스타의 비영리 공익법인 별점 평가 결과가 공개됐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투명성 평가인데, 이를 어떻게 보고 있나. 박태규=정부가 아닌 민간단체가 민간단체를 평가함으로써 자정 작용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번 평가는 평가기관이나 공익법인을 위한 게 아니라, 한국 사회와 기부자를 위한 것이다. 공익법인은 면세 혜택을 받기 때문에 모든 납세자에게 투명한 정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낙하산 의혹’ 코이카 이사장, 내부 반발 심한 무리한 사업만 강행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14일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전 직원이 참여한 의견 수렴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선 “김인식 이사장을 포함한 경영진의 무책임한 의사 결정 및 무능한 조직 경영으로 인해 조직 내 혼란과 직원 고통을 초래한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는 요구가 터져 나왔다.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의 이권 개입 의혹까지 불거진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내부가 어수선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발단은 지난달 말 김 이사장이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밀어붙인 게 계기였다. 김 이사장은 “구글코리아같이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은 요즘 대부분 ‘오픈 스페이스’로 운영된다”며 “코이카는 사무 공간 단절로 인해 소통 문화가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유를 밝혔다. 책정된 예산은 6억4000만원. 공사의 주요 골자는 ▲파티션을 없애고 ▲벽을 유리벽으로 교체하며 ▲직원 한 명당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겠다는 것. 하지만 직원 반발이 잇따랐다. 직원들은 ‘불통의 핵심이 파티션이 아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라’는 내용의 포스트잇과 대자보를 연이어 붙였고, 내부 익명 게시판에도 반대 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인테리어 개편안을 공지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6일부터 내부 사무실 철거가 강행됐고, 직원들이 근무하는 와중에 벽과 천장까지 뜯는 작업이 진행됐다. 코이카 내부 관계자는 “먼지 날림과 소음이 심해 경영관리팀에서 직원들에게 마스크까지 나눠주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코이카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개발 원조에 관심도, 전문성도 없는 이사장이 취임했던 것이 갈등의 시작”이라며 “지난 9개월간 말도 안 되는 사업 및 행정 개편을 밀어붙이면서 갈등을 빚다 이번에 폭발한 것”이라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협VS공정위…생협법 개정안 두고 시끄러운 내막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생협법 개정안, 시끄러운 내막  아이쿱생협은 23만 조합원에게 공제 사업을 할 수 있을까?    “6년 넘게 기다렸는데 뒤통수 맞은 격이에요.” (A 생협 관계자)  지난 7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하 생협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공제사업을 할 수 있는 주체를 ‘생협전국연합회’에 국한하겠다는 것입니다. 공제사업이란 조합원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손해를 당했을 때 공제조합, 노동조합, 협동조합 등이 각 조합원으로부터 받은 출자금을 자본으로 공제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일종의 보험업과 비슷하지만, 조합원만이 가입자이고 공제 금액에 소정의 한도가 있는 것이 차이입니다.  사실 아이쿱생협, 한살림 등 생협연합회들은 오래 전부터 조합원의 사고시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제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해왔습니다. 이에 어렵게 2010년 생협법이 개정되면서 ‘생협 연합회도 공정위의 인가를 받으면 공제사업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반영(생협법 제4절 제54조 3항)됐습니다. 하지만 ‘그림의 떡’이었습니다. 공정위가 6년 넘게 구체적인 시행령(인가 기준 및 감독 규정 등)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현장에선 발목이 묶여있었죠. 지난해 정무위 국감에서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의 행보에 대해 지적하자, 그제서야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은 “금년 말까지 (시행 규정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 7일 뒤늦게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개정안에는 금융위와 협의해 공제사업 감독 기준을 마련하고, 내부 감사위원회를 설치해야하는 등 구체적인 인가 기준 및 감독 규정도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더 뿔이 났습니다. “공정위의 생협법 개정안 입법예고는 사실상 공제 사업 거부”라고 강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정원’ 출신 아동단체 고위 간부 성희롱 논란… 비영리단체 고위직 채용 논의 필요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고위 간부가 성희롱 의혹으로 진상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유엔 산하기구로 아동 권리 옹호를 활동 목표로 하는 단체다. 지난 5일 보도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기구의 핵심 고위 간부가 여직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 초까지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적인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낄 만한 언사를 수 차례 했고, 직원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문제를 제기한 관련 직원들은 “술자리 등 업무 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일상적인 업무 상황에서 성적인 발언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다만 피해를 주장하는 직원들 입장이나 2차 피해를 고려해 구체적인 사례는 밝힐 수 없다고 이들 관계자는 전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측은 문제가 불거진 직후 지난달 진상 조사위원회를 꾸려 세 차례 이상 조사를 했고 이달부터는 S씨와 직원들을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연합뉴스는 지난해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종로에 있던 단체 사무실을 마포로 이전할 때 임대 비용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S씨가 가장 이율이 낮은 은행 대신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은 다른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다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서도 직원들이 의혹을 제기함에 따라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유니세프 측은 “사태를 파악해 진상이 밝혀지면 내부 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할 방침”이라며 “사안을 보고받은 유니세프 본부에서도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의 S 고위 간부 성희롱 논란을 두고 “비영리단체의 고위 간부 채용

[공감펀딩]한국의 1세대 무료병원, ‘요셉의원’을 아시나요.

30년간 소외된 이웃 62만명 진료해‘치료비 0원’의 기적, 함께 이어가길 지난 25일, 설 명절을 앞둔 영등포역 앞. 화려하게 외관을 장식한 대형 백화점에서 불과 150m 떨어진 뒤편엔 전혀 다른 세계가 있다. 인적도 드문 어둡고 좁은 골목길 사이로 2평 남짓한 쪽방 60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아무도 발길조차 두지 않는 이곳에서 1997년부터 쪽방촌 주민들은 물론 노숙인, 외국인 근로자 등 무려 62만 명을 ‘진료비 0원’으로 치료해온 곳이 있다. 바로 ‘영등포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요셉의원’이다. 요셉의원 2층 접수처엔 지난 수십년간 병원을 다녀간 환자들의 노란 진료 기록표로 빼곡했다. 요셉의원은 1987년 ‘하늘 아래 첫 동네’라 불리던 서울 신림동 달동네에서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10년간 신림동 빈민촌을 돌보다 재개발로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서자, 쪽방촌이 밀집한 영등포로 자리를 옮겼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한다’던 요셉의원의 초대 원장인 故 선우경식 선생의 뜻이었다. 그는 21년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보다 생을 마감했다. 원장뿐 아니라 요셉의원 직원들 역시 치료부터 행정, 심지어 무료 급식 준비까지 1인 3역할을 척척 해냈다. 월 30~40만원에 불과한 급여를 다시 환자 약값으로 내놓기도 했다. 병원 재정은 열악했지만, 요셉의원을 찾는 이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IMF때는 하루에 최대 270명까지 이곳을 찾았다. ‘약값은 어떻게 하나’ ‘쌀이 떨어졌는데, 다음 달엔 정말 문을 닫아야하나’ 등 걱정과 고민은 매일같이 이어졌다. 그때마다 병원엔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어려울 때면 ‘쌀을 보내고 싶다’, ‘신문을 배달하며 모은 돈이다’며 나눔의 손길이 나타난 것. 12년째 요셉의원에서 치위생사로 일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세이브더칠드런 내부가 뒤숭숭한 까닭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표적인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 내부가 뒤숭숭하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한달 간 본부장 2명을 포함해 부장급 이상 4명이 그만둔 상태다. 전 본부장 K씨는 중앙 일간지 기자 출신으로, 2010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 등을 역임하며, ‘이서현 보고서'(울산 울주군 아동학대 사망사건) 집필 총괄 등 아동학대의 중요한 어드보커시(옹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전 마케팅디렉터 C씨는 세계적인 광고회사 이사를 역임한 마케팅 전문가로, 2008년 세이브더칠드런에 들어와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을 성공시켰고 최근 3년 아프리카 여아 교육에 집중하는 ‘스쿨미 캠페인’을 이끌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의 얼굴 역할을 해온 주요 스태프가 그만둔 이유는 무엇일까. 사정을 잘 아는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부임한 전(前) 사무총장의 불미스러운 언행으로 인해 직원들과 갈등을 빚은 게 발단”이라고 한다. 전 사무총장 S씨는 30년 가까이 금융업에 종사하며, KB국민카드에서 마케팅본부장으로 역임하다 지난해 비영리로 옮긴 인물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말 벌어진 회식자리였다. S씨는 한 부장의 다면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당사자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했고, 동석한 본부장이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오히려 격분하며 도를 넘는 행동을 했다고 한다. 이후 상황을 수습하는 직원들에게 인권 침해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사건 이후 처리 절차였다. 본부장들은 고충 처리 절차를 통해 사무총장의 윤리강령 위반을 신고했으나, 김노보 이사장은 인사위원회에서 ‘화해하고 넘어갈 만한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사무총장에 대한 징계는 유야무야 되고, 오히려 이를 신고한 K본부장의 사표가 수리되자 직원들은 1·2차 비상총회를 통해 ‘총장의 해임을 건의하는 성명서에 연임을

[해외 비영리 트렌드] 이틀 만에 3억원…트럼프 덕분에 美 비영리단체에 기부 쏟아진 까닭?

해외 비영리 트렌드   “권력을 가진 이가 타인에게 굴욕감을 주려는 본능을 드러내면 그것은 모든 사람들의 삶에 스며듭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래도 된다고 승인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혐오는 혐오를 부르고 폭력은 폭력을 낳습니다. (중략) 그래서 언론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권력자에게 책임을 추궁하고, 그들을 비판할 수 있는 원칙 있는 언론이 필요합니다.” 미국 비정부기구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로 전례 없는 기부금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진행된 제 4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배우 메릴 스트립이 수상 소감을 통해 ‘언론을 보호하는 비영리단체를 후원해야 한다’고 촉구한 이후다. 한국을 비롯,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된 이번 수상소감에서 메릴 스트립은 러시아 출신의 장애를 가진 기자를 흉내내며 조롱했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며 “권력을 가진 자가 자신의 지위를 타인을 공격하는데 사용할 때, 우리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호소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열린 대중 집회에서 팔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관절구축증을 앓고 있는 뉴욕타임스 소속 기자를 조롱한 사건을 의미한다. 메릴 스트립의 호소에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언론인보호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그녀가 수상 소감을 발표한 당일 저녁에만 온라인을 통해 700건이 넘는 기부가 이뤄졌다. 하루 평균 5건의 온라인 기부가 이뤄졌던 것과 비교해 하룻밤 사이에 140배가 넘는 기부가 쏟아진 것. 48시간 만에 25만 달러(약 2억960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고, 이는 지난 한

[기부 그 후] 음악으로 세상을 보는 아이들

실로암필하모니 음악캠프의 마지막 날. 피아노 독주무대를 앞둔 준형이의 등으로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오랫동안 피아노를 쳐왔지만, 무대는 언제나 준형이를 떨리게 만들었습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멘토 형, 누나들과 존경하는 음대 교수님들까지. 준형이를 위해 캠프에 찾아와준 사람들의 뜨거운 응원과 격려가 느껴지는 듯 했습니다. 잠시 후, 준형이의 손가락이 건반을 스치면서 연주가 시작됐습니다. ‘실수하지 말자, 실수하지 말자’ 바로 그 순간, 준형이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렸습니다. 긴장감을 이기지 못한 준형이는 결국 연주를 멈추고 무대 아래로 내려가고 말았습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망쳐버렸다는 생각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앵콜! 앵콜! 모든 연주회가 끝난 뒤, 무대 아래서 앵콜을 연호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준형이를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관중들의 함성에 용기를 얻은 준형이는 다시 피아노 앞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끝까지 연주를 해내고야 말겠다는 준형이의 열정에 선생님들과 관중들도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캠프의 강사진으로 참여한 한 교수님은 “내가 본 음악회 중에 가장 훌륭했다”며 소감을 전했습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시각장애인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연 1회 열리는 4박5일의 음악캠프는 아이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전문가를 초빙해 단기 집중 레슨을 실시하고, 앞서 음악가의 길을 걷고 있는 형, 누나 멘토들과의 만남도 주선합니다. 10명의 음악점역사(악보를 음악으로 번역하는 전문가)들이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으로 매일 출퇴근하며 아이들을 교육하는 연중 음악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서울예고에 합격한 민주 역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음악 교육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신의 꿈을 첼리스트로 정한 민주는 악보를 볼 수는 없었지만,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습해왔습니다.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선생님들은 그런 민주를 위해 악보를 점자로 번역해주고, 무대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이 같은 기회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선생님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