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6개월… ‘공익 DNA’ 사회 곳곳에 심을게요”

청세담 8기 수료식   “제게 많은 성장이 있었으리라 믿습니다. 더나은미래 청년 기자라는 직함을 갖고 많은 사람을 만나 배울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정빛나·청세담 8기 최우수상) 지난 15일, 광화문 현대해상 사옥 10층 대회의실에서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8기 수료식이 열렸다. 청세담은 2014년부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국내 최초로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소셜에디터(공익 전문 저널리스트)’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과정이다. 지금까지 졸업생 240여 명을 배출, 언론사를 포함한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 ‘공익 DNA’를 퍼뜨렸다.  3대1에 육박하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24명 8기 청년 기자들은 6개월 동안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성장했다. 사회공헌·국제구호개발 등 전문가들의 공익 강의, ‘셜록’ ‘닷페이스’ 등 뉴미디어와 저널리즘 강의, 청년 혁신가와의 만남 등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현직 기자들과의 멘토링을 밑바탕으로 다양한 공익 현장도 취재했다. ‘무연고자를 위한 공영 장례제’ ‘8개 은행 청각장애인 ARS 인증 현황’ ‘인도적 체류 중인 예민 난민가정 르포’ 등 청년 기자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템과 기사들이 쏟아졌다. 청세담 과정을 통한 취업 사례도 속속 나왔다. 실제 수료생의 60% 이상이 조선일보, KBS, JTBC, 연합뉴스, AP통신 등 언론사를 비롯해 대기업, 정당, 소셜벤처 등 영리와 비영리를 넘나들며 사회 곳곳에 진출했다. 이날 수료식에서 김영식 사단법인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공익에 대한 관심과 뜻을 가지고 24주간 함께한 청년들에게 앞으로 여러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언론인으로서 사회적 경제 및 사회 혁신 분야를 활성화하고 비판도 해달라”고 조언했다.

머리 맞대고 여행 계획 작성 그것만으로도 온 가족이 행복

더나은미래·문체부 ‘우리 함께 캠페인’ 최종 시상식 현장 “아빠, 이건 어디에 가면 볼 수 있어요?” 정다현(6)양은 지난가을부터 동화책에 나오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 보는 여행 계획을 세웠다. 정양네 가족이 동화책 속 장소를 찾는 여행 계획을 세운 건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공모전에 참여하면서다. ‘우리가족 행복시간표’는 가족이 직접 여가 시간 계획표를 작성해보는 공모전으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우리 함께 캠페인’의 일환이다. 올해로 3년을 맞은 ‘우리 함께 캠페인’은 가족이 함께 여가 시간 계획표를 만들어보는 ‘우리가족 행복시간표’를 비롯해 지역문화 소통 활성화를 위한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중소도시·도서(島嶼) 지역 중학교 20곳에 인공지능 체험 및 진로 탐색 워크숍을 진행하는 ‘꿈에 날개를 달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만도 총 780가족, 2780명의 가족이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부문엔 총 101개 단체, 2028명이 참가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는 ‘우리 함께 캠페인’ 시상식이 열렸다. 공모전에 참여한 전국 780가족 중 54가족, 문화예술 단체 101팀 중 20팀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책 따라 여행계획’을 세운 정씨네 가족은 ‘우리가족 행복시간표 공모전’ 부문에서 대상을 받았다. 그 밖에도 ‘이미진·권완순 가족’이 최우수상을, ‘오지선·임미혜·윤강남 가족’이 우수상을 받았으며, 수상팀에는 10만~100만원에 달하는 시상금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후원하는 ’63스퀘어 관람권’ ‘설악 워터피아 종합 이용권’ ‘제이드가든 이용권’ 등의 부상이 주어졌다. ‘문화, 나를 춤추게 하라’ 부문에서는 크로키를 활용한 예술 퍼포먼스 형제 ‘크로키키 브라더스’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대상)으로 선발됐으며, 그 밖에도 최우수상으로 ‘극단 푸른해'(마술·인형·미디어아트를 컬래버한

학생들이 새로 쓰는 동화책, ‘청춘누리’ 농산어촌 진로 체험 현장

우리가 알고있던 기존의 동화와는 그 내용이 사뭇 다르다. 흥부는 영화 제작자가 되어 투자자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피노키오의 거짓말은 최첨단 거짓말 탐지기로 금세 밝혀지고 만다. 이는 모두 지난달 6일, 충북 진천의 이월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작가 체험 시간에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교과서 벗어난 창의 체험 교육   씨드콥 사회적 협동조합 ‘청춘누리’의 문장원 대표가 진행하는 농산어촌 진로 체험 버스는 진로 교육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의 학생들을 찾아가 진로 교육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2015년에 시작해 전국의 40여개 학교를 찾아갔고, 2000여명의 학생들을 만났다. 글 쓰는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이 창의력이 필요한 작가라는 직업을 체험해보고, 릴레이 웹툰과 글쓰기를 통해 타인을 이해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날 작가 체험에 참여한 학생 26명은 창의력을 발휘해 익숙한 동화책을 새롭게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동화 속 등장인물의 직업과 성격 나이를 새로 정하고, 조별로 앉아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을 한 장씩 쓰고 옆으로 동화책을 돌려가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완성시켰다. 무작정 이야기를 새로 쓰라고 하면 학생들이 어려워 할까봐, 문장원 대표는 프로그램 중간에 색다른 요소를 가미했다. 글을 쓰기 전에 그림카드를 무작위로 한 장씩 뽑고, 자신이 뽑은 그림카드를 책에 붙인다. 그림카드에는 풍경, 동물, 마이크, 영화필름 등을 비롯한 여러 사물이 그려져 있고, 학생들은 그림을 바탕으로 다음 이야기를 적어 나간다. 제목부터 결말까지 학생들의 손으로 재탄생된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있던 동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줄거리가 뒤바뀌었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됐기 때문일까. 친구들이 새로

운동으로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사회혁신가들

“20대 중반에 우울증에 걸렸어요. 병원에 갔지만 정신과 치료만으론 제 삶을 변화시킬 수 없었죠. 그때 건강까지 악화돼 단순히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처음 시작했어요. 그런데 운동이 직업, 삶까지 바꿔놨죠.”(CTOC 장은하 대표)     “4년 전, 엄마가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사회·경제적으로 괜찮았던 엄마가 왜 나를 버리고 갔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주위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말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엄마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처음 꺼냈을 때 놀랐어요. 주변 친구들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우울증을 숨기는 것에 대한 심각성을 그때 느꼈죠. 저도 어머니가 우울증인지 몰랐거든요.”(스텔라재단 조재훈 대표)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우울증,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 환자비율은 턱없이 낮다는 게 정설이다. 운동을 통해 우울증을 해소하겠다고 창업한 두 사회혁신가가 있다. CTOC(Challenge to change, 변화를 위한 도전)의 장은하(30) 대표와 ‘스텔라재단’ 조재훈(25·한체대 스포츠레저학과) 대표다. 두 젊은 청년은 왜, 이 일에 나섰을까. ◇“운동과 정신의학, 심리 전문가들이 협업하며 맞춤형 운동 치료 시도”   CTOC는 맞춤형 무술 프로그램으로,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장은하 대표는 남부럽지 않은 길을 걸었다. 경영학을 전공해 대학교 3학년 때 패션매거진을 발행하는 회사를 만들고, 대학졸업 후 통신 대기업에서 5년 동안 근무했다. 하지만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렸다. 자비를 털어 서울 성수동 근처에 40평 체육관을 오픈했다. 근력과 체력(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타격(복식, 킥복싱, 유도, 레슬링), 명상과 기공(태극권, 요가, 명상) 등으로 11개 프로그램 만들었다. “CTOC의

도심 속 농업공원으로 출근하는 사람들

‘여월농업공원’의 옛 이름은 여월 정수장이다. 1980년대부터 2001년까지 부천 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했던 곳이다. 까치울 정수장이 그 기능을 대체하자, 방치되어온 여월 정수장은 2013년 4월 27일 ‘여월농업공원’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침전지는 캠핑장과 생태연못으로, 농축조는 연향지로, 정수지는 도시텃밭이 됐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토론, 시의 지원 덕분이었다. 2015년에는 세계 4대 환경상인 ‘그린애플어워즈’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기존환경을 살리면서 시민의 주도하에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도시재생 모델 사례로 적합하다는 평을 받았다. 사회적기업 ‘㈜지엔그린'(대표 신미자)은 2015년부터 여월농업공원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3년 차다. 도시녹화, 도시농업을 통해 녹색도시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취약계층에게 사회적 서비스와 녹색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지난 10월부터는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어르신들이 공원에서 버섯을 재배, 판매하여 그 수익금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여월청춘농장을 신설했다. 시민, 부천시 도시농업과 공무원, 사회적 기업과 함께 공원을 가꿔온 사람들이 있다. 비영리기관 여월농업공원 소속인 채민자 본부장, 최미선 대리, 홍주현 주임이다. 사회복지, 청소년지도학을 전공한 이들은, 공원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공원입구에 위치한 운영본부에서 행정업무를 본다. 그리고 기자는 지난 9월부터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사무실 한 켠에 책상 하나가 생겼다. ◇폐정수장을 새활용한 도시재생모델 공원, 시민·지자체·사회적 기업이 만들다   알바 7주차. 주로 파쇄기 돌리기, 행사 물품 라벨지 붙이기, 공원 내 프로그램 활동 사진 찍기를 하던 기자에게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다. ‘우리동네 그린커튼 미니과원 보급사업 현장에서 현수막 인증사진 찍어오기.’ 주민센터, 경로당, 어린이집 앞마당에 포도나무가 등장하자, 동네 주민들이 너도나도 구경을 나왔다. 이는 경기농식품유통진흥원이

“가슴으로 낳은 아이 키우기…방법 몰라서 더 힘들었어요”

지혜(가명·56·부천시 오정구)씨는 현재 아들과 떨어져 지낸다. 2009년 다섯살이던 시훈(가명)이를 입양했지만, 7년이 지나도록 잘 적응하지 못한 아들은 작년부터 보육원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충격이 컸던 지혜씨는 한국입양가족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1년간 그곳에서 열리는 집단상담, 입양아카데미, 부모교육 등에 모두 참여했다. 시훈이와 떨어진 후에야 그녀는 알게 됐다고 한다. 지혜씨는 “입양 전에 교육을 받았더라면 쌍둥이 동생 2명을 입양하지도 않고, 시훈이가 다섯 살까지 못 받았던 무조건적인 사랑을 채워줬을것”이라며 “입양부모가 된다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키우는 게 무척 힘들었다”고 말했다.   ◇신생아기 입양 대신 유아기 입양 늘어…아이의 상처 몰라 힘든 부모들   우리나라의 한해 국내입양 건수는 2011년 1452명에서 2016년 546명으로 줄었다. 해외입양 또한 같은해 916명에서 334명으로 줄었다. 국내외 입양아동은 2011년 대비 64%나 줄어든 것이다. 한해 국내외 입양아 총수 880명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김승희 의원실 자료) 입양특례법으로 인해 입양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입양 대기아동의 숫자도 늘고 입양아동의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신생아기가 아닌, 유아기에 입양되는 아동에 대한 부모교육이나 관련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한국입양가족상담센터 김외선 센터장은 “유아기 입양 아동들은 수차례 양육자가 변경됐을 수도 있고, 대부분 방임 학대의 경험을 갖거나 심한 경우엔 육체적인 폭력을 받은 경우도 있다”며 “입양부모들은 훨씬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함에도 이를 잘 모른 채, 심한 경우 그 폭력이 연장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세 살이 되면 자기 고집이 생깁니다. 정제되지 않은 폭력성을 많이 내포하고 있어요. 이 아이들은 새

에이즈 감염인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꿈꾸다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 ‘빅핸즈’ 카페를 가다 “얘랑 같이 살수 있을까요?” 부모님이 첫번째로 물어본 질문이었다. 의사는 “다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집에서 화장실을 따로 썼다. 알아서 식사시간을 피했다. 설거지도 따로 했다. 옷도 따로 빨았다. 자칫 잘못하다 국에 숟가락이라도 닿으면 아버지의 윽박이 날아왔다. ‘그 날’ 이후 늘 그랬다. 상훈(가명)씨가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 사실을 가족들에게 밝힌 날, 아버지는 한숨을 쉬었다. 누나는 어머니를 불렀고 어머니는 연신 “괜찮다”며 “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눈물 흘리는 그에게 아버지는 휴지를 건네며 “조심해야지, 이거 옮으면 어떻게 하려고”라고 했다. ‘그 날’ 이후 가족들이 점점 멀어져 갔다.  ‘감염인과의 일상적인 접촉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아요’ ‘악수, 포옹 등의 신체접촉을 통해서는 감염되지 않아요’ ‘감염인이 요리해서 함께 먹는 식사로는 감염되지 않아요’ 대구 반야월역 2번 출구를 빠져나와 금호강변으로 걷다 보면, 외딴 카페 하나가 나타난다. 카페를 들어서면 여느 카페와 다름없이 음악소리와 커피 내음이 어우러져 다가온다. 하지만 곧장 나타나는 좁은 통로를 지날 때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깨는 문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통로를 지나자마자 카운터에 서 있던 종업원이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건넨다. 벽면 곳곳은 감염인들이 그린 그림들로 장식돼 있다. 창가에서는 밝은 햇살과 넓은 금호강의 모습이 펼쳐졌다. 이곳은 레드리본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빅핸즈’ 카페이다. 2013년 설립된 ‘빅핸즈’ 카페는 국내 최초의 에이즈 협동조합이다. 현재 총 26명의 조합원이 일하고 있으며 이 중 6명은 에이즈 감염인이다. 이들은 올해로 5년째 에이즈에 대한 인식개선활동과 감염인의

작은 따옴표 사이의 여백을 채우는 공간, 신림동 ‘작은따옴표’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있는 신원시장의 끝자락. 소박한 상권을 이루고 있는 동네다. ‘신원로 5-1’이라는 표지판을 따라 골목 어귀로 들어서면 남색 철제문이 보인다. 손으로 쓴 ‘복합문화예술공간 지하 1층’이라는 글씨가 간판을 대신한다. 문을 열고 어두컴컴한 지하 계단을 내려가면 의외로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이 바로, 2014년 2월 28일 둥지를 튼 문화예술혁명단체 ‘작은따옴표’의 거점이다. “작은따옴표라는 문장 부호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정, 진심을 담을 때 씁니다. 오늘 여기 ‘작은따옴표’에 오셔서 느낀 감정 그대로를 부호 안에 담아서 기억해주시면 됩니다. 그게 곧 저희의 이름입니다.” 단체명은 장서영 대표(25)가 지었다. 정확하게는 작은 따옴표(문장 부호) 사이의 공백이 단체의 이름인 셈이다. 작은따옴표는 문화예술로 사회에 선한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포부와 함께 문을 열었다. 설립 이후 3년, 그들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한 해 동안 공간을 오고 가는 사람만 3000여 명에 이른다. 2015년에는 ‘Artrash(아트래시)’라는 프로젝트로 서울시 혁신대상을 받았다. 지난 9월에는 영국 킹스턴에서 열린 킹스턴 코리안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국내외로 활동 기반을 넓히고 있다. 조직의 몸집도 불어났다. 장 대표를 비롯해 3명으로 시작했던 작은따옴표는 현재 9명의 운영위원이 활동한다. 네트워크를 맺은 청년 예술가는 40여 명이다. 작년에 작은따옴표 2호점을 오픈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신림동 작은따옴표 본점에서 장서영 대표를 만났다. ◇ ‘나다운 삶’을 찾아 떠난 여정… 대학 자퇴 후 무작정 서울로   장 대표는 예술가를 꿈꿨다. 대학에서도 그림과 디자인을 공부했다. 하지만 스물두 살, 자퇴를 결심한다. 장학금을 받을 만큼 우수한 성적이었지만

어두웠던 아이들이 별이 되는 곳, ‘성장학교 별’

왕따, 장애 등으로 자신감을 잃었던 아이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밝아지는 학교가 있다. 서울 봉천동에 위치한 도시형 비인가 대안학교 ‘성장학교 별’의 이야기다. 지난 2002년, 정신과 의사인 김현수 교장이 성장학교 별을 만든 건 개인적 경험 때문이었다. 1992년 공중보건의로 활동하면서 소년교도소에서 만난 아이들이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대부분 지적장애나 주의력 결핍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거나, 가정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이들이었다. 아이들은 출소를 해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범죄의 길로 빠졌다. 10년 동안 보호관찰소를 찾으며 이를 지켜본 김 교장은 이들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기로 마음먹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이 학교엔 7명의 ‘별지기(선생님)’들과 2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지낸다.   ◇교사와 학생,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한 곳   지난 11월 10일, 성장학교 별을 방문했다. 학교의 첫 인상은 ‘자유로움’이었다. 학생들의 휴식 공간인 줄 알았던 곳은 타 학교의 교무실에 해당하는 ‘별지기방’이었다. 아이들은 언제든 자유롭게 이곳을 드나들며 수업내용 중 궁금한 점을 묻거나 수업에 대한 평가를 나눴다. 별지기방뿐 아니라 복도, 교실 어디서든 선생님과 학생이 소통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기자가 이날 참관한 수업은 ‘반편견 수업’. 4명의 학생과 선생님이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에 대해 가질 수 있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편견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질문을 툭 던졌다. “다문화가정을 편견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죠.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한국인은 외국인과 결혼을 못한다’는 편견이요. 또 ‘다문화가정은 특별하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진짜 편견 같아요.”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